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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 남발 김여사 (콩트) 외 3
작가: 백화 문상희
낭독: 김인희 소설가
(댕댕이와 책을..) 유튜브 운영자
"콩트 소설이란 해학적인 내용을 주제로 하여
입체적인 대화체로 꾸며낸 짧고 임팩트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사회에서 회자되는 에피소드를 콩트로
꾸며본 글이니 어느 개인을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
https://youtu.be/THRplAX_cqE?si=FQwn0Fx4zIGkvCiw
딱지 남발 김여사 (콩트)
작가: 백화 문상희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는 평범한 가정에 육십 대
초반의 남편 이현섭과 오십 대 후반의 부인 김혜숙이 있었다.
"아니 여보~!
이번달에도 딱지가 석장이나 날아왔네!
도대체 눈과 귀는 어디다 두고 운전을 하는 거예요?
내비게이션 아가씨 말만 잘 들으면 될 것을
내가 운전해도 당신보다 잘할 텐데 말이에요!"
"여보, 그게 아니고 이제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깜빡깜빡해서 그랬으니 이해를 좀 해주시구려!
눈도 귀도 어둡고 말이야 미안해!"
김여사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물가에 가계부까지
써가며 생활을 하다 보니 부가적으로 나가는
돈에 대해서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또 벌금 딱지가 날아왔다.
그것도 삼백만 원이나 하는 음주운전 벌금이었다.
김여사는 화들짝 놀라 남편에게 소리쳤다.
"어메요 이것이 뭣이여?
"여보~!
음주운전 벌금 이라니 이게 도대체 뭐여요 응?"
열 살 차이 남편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여보 미안해!
동창회 갔다가 마지못해 한잔 한 것이
그렇게 됐구먼!
나는 몇 시간 지나서 괜찮겠거니 했는데
어째 그것이 음주운전에 걸려 100일 정지까지 나왔어!"
"아이고 내가 미쳐요 미쳐!
삼백만 원이면 우리 집 두 달 생활비예요!
들어오는 돈은 뻔한데 무슨 돈으로 그 벌금을
내느냐구요!
퇴직금도 애들 대학 보낸다고 야금야금 다 타서
썼는데 무슨 수로 벌금을 내느냐구요!
친정집에서 빌려다 쓰는 것도 한계가 있지요!
이제는 나도 친정집에 손을 벌릴 수가 없답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돈을 마련해서 음주운전 벌금을
내도록 하세요 아셨지요?"
"여보~, 그래도 그렇지, 내가 돈 나올 데가 없잖아!
해외여행 간다고 들어놓은 적금이라도 깨서
한 번만 내줘요!"
음~., 그렇다면 할 수 없지요!
해외여행 포기하고 적금을 깨서 벌금을 내줄 테니
당신, 다시는 운전하지 마세요 아시겠지요?"
"그래, 알았어 여보!"
그리고 딱지 값을 줄이려면 비록 장롱면허지만
앞으로는 내가 운전을 할 수밖에 없군요!
내일부터 내가 차 끌고 다닐 테니 그리 아세요!"
김여사는 남편에게 대차게 쏘아붙혔다.
어느 날 친정집 엄마의 생신날이 되어 꽃다발과
케이크를 들고 가는 길이었다.
드디어 김여사는 장롱면허 출정식을 가졌다.
김여사, 내심 큰소리는 쳤지만 시동을 걸어본들
심쿵심쿵 속은 타들어갔다.
김여사는 안전벨트를 매고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여보~!
출발합니다!"
집을 나서자마자 어린이 보호구역이 나왔다.
김여사는 노란색 신호등에 기겁을 해야만 했다.
끼익~ 끽!
김여사의 급정거로 남편의 이마는 대시보드에
쿵 하고 박아버렸다.
"아니, 여보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
"미안해요 여보!
오랫동안 운전을 안 해봐서 그래요!
이제부터는 잘해볼게요 걱정 마세요 여보!"
다시 50km 주행이 시작되었고 직선도로는
그런대로 잘 달렸다.
서울 변두리 주거밀집 지역에 학교가 유난히 많아
어린이 보호구역이 많았다.
또다시 30km 지점이라 김여사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50km 에서 30KM 또 50KM, 수시로 변하는
도로에서 김여사는 몹시 당황스러웠다
김여사는 내비게이션 아가씨만 믿고 운전을 했으나
무심코 휙 지나가는데 무엇인가 빤짝하는
불빛이 보였다.
결국 김여사는 30km 과속을 단속하는 카메라에 찍히고 말았다.
"아니 여보!
내비게이션 아가씨가 아무런 말이 없었네요!
이거 업그레이드한 거예요?"
"글쎄~,
작년 검사 때 배터리 집에서 업그레이드를
하기는 했는데 왜 찍혔을까?"
"아이고 여보!
그러니까 이 아가씨가 아무런 말이 없었지요!
아이고 작년까지는 여기에 어린이 보호구역이 없었잖아요!
이거 딱지 날아오면 당신 탓입니다 알았지요?"
김여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김여사는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두고 속도계를
번갈아 보며 운전을 하다 보니 어깨가 쑤셔왔다.
"아이고 오랜만에 운전을 하다 보니 허리에
어깻죽지까지 다 아프네요 여보!"
"그봐, 운전이 쉬운 게 아니라니까!"
"아, 그러지 말고 뒷목이라도 좀 주물러봐요 좀!"
"아이고 알았어요 알았어!"
김여사와 남편은 티격태격하며 운전을 했다.
청주시 외곽 친정집 동네 입구까지 왔을 때였다.
친정집 동네는 꼬불꼬불 좁은 시골길이었고
전봇대를 끼고돌아야 김여사의 고향집이었다.
어릴 적엔 그렇게 넓어 보이던 길이 운전대에
앉으니 이렇게 좁아 보일 수가 없었다.
김여사는 조심조심 커브길을 돌아가는데
차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를 못했다.
"아니 여보 차가 안 나가는데 고장인가요?"
남편은 잠이 들어 그 말을 듣지 못했다.
아뿔싸, 김여사가 핸들을 급히 꺾었으니 뒤쪽
부분이 전봇대에 걸려버렸다.
김여사는 안절부절 어떻게 빠져나가려 했으나
경험 부족으로 다시 왼쪽으로 핸들을 꺾었으나
뿌지직뿌지직 소리만 요란하게 들렸다.
잠시 잠들었다가 깨어난 남편은 휘둥그래 놀랐다.
"아니 여보 이게 무슨 일이고?"
김여사는 죄지은 사람처럼 묵묵부답이었다.
그때 반가운 인사가 들려왔다.
"안녕하십니까?
누님 자형 오셨군요!"
때마침 김여사 막냇동생이 마중을 나왔다.
김여사는 구세주를 만난 듯이 동생을 반겼다.
"혜원아, 차가 나가지를 못하는데 네가 좀 봐줘라!"
"누님, 차 뒤쪽이 전봇대에 걸려서 못 나가요!
제가 한번 해볼게요!"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라 뒤로 후진 전진 몇 번을
거친 뒤 겨우 빠져나왔다.
그러나 자동차 조수석 뒤쪽 홴다가 움푹 들어가 버렸고
김여사는 어쨌거나 그렇게 첫 번째 장롱면허 운전을
마쳤다.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친정집 아버지는 김여사를 안심시켰다.
"걱정 마라 걱정 마, 에미야!
머지않아 내가 새 차를 뽑아줄 테니 걱정 마라!
저기 앞산 밭뙈기 쪽으로 고속도로가 확정됐단다!
가을에 보상금 나오면 새 차 사 줄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마라 에미야!"
김여사는 잔소리를 뿜어내던 남편을 째려보면서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아이고 아버지 정말이에요?"
김여사는 감사한 마음으로 어린아이처럼 아양을 떨었다.
김여사는 그 일을 격은 뒤로는 운전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서 광복절에 모교동창 운동회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동창회 당일 아침 같은 동네에 사는 동창 지숙이가
집으로 왔다.
김여사는 친구 지숙이와 커피를 마시고 출발을 준비했다.
드디어 잔소리꾼인 남편의 동행 없이 김여사의 장롱면허
두 번째 운전이 시작되었다.
집을 나서자마자 저번에 과속으로 찍힌 신호등에서
긴장을 한 채 30km 정속으로 가는 중이었다.
김여사는 신호등이 황색불로 바뀌어 정지를
한다고 했는데 교차로 중간에 서버렸다.
좌우에서 빵빵 번쩍번쩍 난리가 아니었다.
김여사는 어쩔 수 없이 지나가버렸으니 신호위반
카메라에 찍혔으니 영락없는 신호위반 딱지감이었다.
두 분 장롱면허 여사님은 우여곡절 끝에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연휴라서 그런지 도로에 온통 자동차 천지였다.
어찌어찌 톨게이트를 지나자 숨통이 조금 트였다.
김여사는 2,3차로에 무시무시한 화물차가 많아
뒤에서 빵빵거리든 번쩍거리든 무시하고
1차선으로 계속 달렸다.
김여사는 핸들을 꼭 잡은 채 차로변경 없이 무조건
1차로에서 100km 정속주행을 했다.
김여사와 친구 지숙이가 서청주쯤 왔을 때 일이었다.
두두두두 헬리콥터 소리에다 어디선가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
김여사 차를 뒤따라오던 운전자가 속이 터져서
신고를 한 것이고 바로 단속이 이루어졌다.
"2019호 차량 자동차 추월선 주행 위반입니다!
2km 전방 우측 졸음쉼터로 이동해서 정지하세요!"
"어머나!
이 자동차 번호는 우리 차인데 어떡해야 하니
지숙아?"
"응, 시키는 대로 해야지 어떡하겠니 영자야!"
언제 왔는지 고속도로 순찰차가 앞에서 유도를
했고 김여사는 어렵게 차선을 바꾸어 졸음쉼터에 주차를 했다.
김여사가 자동차를 세우자 경찰관이 거수경례를 하고
면허증 제시를 요구했다.
"여사님은 차선변경 없이 10km 이상 추월선 주행 하셨습니다.
법규 위반을 했으니 면허증 제시하십시오!"
"아니, 저는 과속도 안 하고 계속 100km로 주행을 했는데요?"
"그게 아니고 여사님!
추월선 주행 위반을 한 겁니다!"
김여사는 또다시 범칙금 딱지를 받아야 했다.
그동안 남편에게 딱지가 많이 날아온다고 잔소리를
퍼부었는데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었다.
김여사와 지숙이는 늦게서야 고향 마을 면소재지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을 했다.
김여사는 동창회에 온 차들로 주차자리가 없어
이리저리 살피던 중 딱, 한 군데 자리가 비어있었다.
김여사는 룰루랄라 여유롭게 주차를 하고 서둘러 들어갔다.
세월 따라 늙어가는 친구들과 수다로 동창회를
마치고 나오니 또 딱지가 붙어있었다.
"아니, 다른 차는 주차 딱지가 없는데
왜, 내차만 주차위반 딱지를 붙였을까?"
김여사는 주차위반 스티커를 읽어보고
기겁을 했다.
김여사는 쓰레기봉투에 가려진 소화전 자리를
못 보고 주차를 했던 것이다.
그것도 비싼 십만 원짜리 소화전 불법주차
딱지였다.
김여사는 어쩐지 자리가 여유롭더라 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여사는 그렇게 두 번째 운전을 마쳤다.
가을 추수가 끝날 때쯤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에미야~!
네가 큰딸이라고 애경사마다 찾아줘서 고맙다!
이번에 우리 땅이 고속도로에 편입되어 보상금을
많이 받았단다.
그래서 말인데 애비가 죽기 전에 큰 인심을
한번써보마!
외제차 타면 길도 잘 비켜주고 또 튼튼하다고 하니
벤츠 자동차로 한번 알아보거라!
돈은 부쳐줄 테니 너무 비싸지 않은 자동차로
말이다!"
김여사는 기쁜 마음에 전시장에 들려 최신 벤츠로
계약을 했다.
비까 번쩍 새하얀 벤츠 자동차가 김여사 집 앞으로
탁송이 되어있었다.
김여사는 인수인계 절차에 마치고 남편을 불렀다.
"여보!
당신보다 딱지 많이 날아온다고 날 무시했지요?
보세요 봐요!
아버지 덕분에 벤츠 자동차도 타보고
내덕에 당신 출세한 줄 아세요 아셨지요?"
남편은 시무룩해서 묵묵부답이었다.
김여사는 차를 인도받은 후 융걸레로 닦고 또 닦고
일주일 동안 사용 설명서를 열 번도 더 읽었다.
김여사는 새로 산 외제차가 행여 흠집이라도 날까
조바심에 두근두근 좌불안석이었다.
김여사가 새로 산 외제차를 타고 아버지 생신 날 친정집에
가는 길이었다.
김여사는 운전 솜씨도 좀 늘었겠다 외제차를 운전하면서
룰루랄라 휘파람이 절로 나왔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고향 집으로 가는 4차선
도로는 속도 제한이 80km였고
김여사는 80km 그대로 정속주행을 하였다.
이제 저기 앞에 보이는 커브길만 돌아가면 고향마을이었고
고향 마을이 어렴풋이 보였다.
"여보 친정집 가면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
꼭 드리세요?"
김여사는 남편을 다독이며 고향집에 왔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다소 풀어졌다
마지막 커브길을 돌아가는데 눈앞에 볏짚을
가득 싫은 트랙터가 초저속 주행으로 가고 있었다.
기겁을 한 김여사는 황급히 1차선으로 차로를 바꿨다.
김여사는 그 순간 무엇인가 모르지만 희끗한
물체와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
김여사는 속도가 높지 않아 곧바로 차를 멈춰
세웠지만 정신이 멍하고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운전대 앞쪽에 무엇인가 부딪혔는데
이상한 것은 상대차가 없는 것이었다.
김여사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내려보니 운전대 앞쪽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김여사는 두리번거리며 왜일까를 생각했고
옆자리에서 자고 있던 남편은 그제야 일어났다.
"아니 여보!
왜 안 가고 여기에 서있는 거요?"
김여사는 정신이 없어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50m 좌전방 길 건너 반대편 차선에서
웅성웅성 사람들 소리에 김여사는 그리로 가보았다.
이어서 왱~왱~,, 사이렌 소리에 구급차가
달려오고 이어서 렉커차도 도착했다.
두 부부가 가서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웬 스포츠카 한대가 찌그러진 채 천장 뚜껑이
열린 채로 논바닥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이어서 김여사가 연락한 보험회사 직원도
도착을 했다.
경찰차도 와서 경찰관이 주변 사람들의 목격담까지
듣고 조사가 이루어졌다.
곧이어 경찰과 보험사 직원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건 추정으로는 김여사 자동차가 2차로 주행 중
커브길 모퉁이에서 트랙터를 발견하고
1차 선으로 차로를 급히 바꿨다
그 순간 과속으로 달려오던 스포츠카가 김여사
자동차 운전대 앞부분을 충돌하고 속도를 못 이겨
반대편 가드레일을 치고 그대로 논바닥으로
처박힌 것이다.
그래서 김여사는 그 차를 볼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블랙박스를 학인을 한 경찰관이 하는 말이었다.
김여사 자동차는 커브길 실선에서 급차선 차로변경
위반을 했고
스포츠카는 제한속도 80km 도로에서 추정 100km
주행으로 속도위반을 한 것이다
잠정적인 결론은 김여사는 실선 차로변경
금지구역에서 급차선 차로변경으로
사고 원인제공을 하여 과실 80% 였다.
그리고 상대차는 과속에 안전의무 위반으로
과실이 20% 상계되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보험사 직원 입에서 나온 말이다.
상대차는 올해 국제모터쇼에 출품된 자동차로
시가 7억 원짜리 최신 슈퍼카 람보르기니라고 했다.
문제는 차가 완파되어 수리가 불가하다니
차주가 원하면 같은 차를 사줘야 한다고 했다.
김여사 입이 쩍 벌어져서 말도 더듬었다.
"우, 우리는 7천만 원짜리 벤츠도 덜덜 떨면서 샀는데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예~, 보험 계약상 그렇게 되는 겁니다!"
믿을 수가 없는 보험사 직원의 말이었다.
김여사 자동차 보험은 대물한도가 1억 원이었다.
김여사나 남편이나 둘 다 보험에 문외한이라
예전 그대로 둔 것이 화근이었다.
7억 원의 80%는 5억 6천만 원이었고
대물보험 1억을 빼면 4억 6천만 원을 물어줘야 했다.
김여사는 자기가 살고 있는 빌라보다도 비싸다니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또한 상대차 운전자가 구급차에 실려가며 하는
말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그 사람은 똑같은 새 차를 사달라고 우격다짐을
하였다.
신차를 뽑아서 오늘 처녀주행을 했다나 어쨌다나 그랬다.
사고 소문이 동네까지 알려지고 시골에 사는 막냇동생 혜원이도
나와서 치켜보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아버지는 그래도 딸을
두둔하고 달랬다.
"괜찮다 에미야!
나는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땅 보상받은 돈으로
이미 재산분배를 해놨단다.
5형제 모두 공평하게 5억씩 나누었으니 네게
돌아갈 금액으로 해결을 하도록 해라!"
김여사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나마 지키고 살던 빌라를 팔아도 모자랄 판인데
고속도로가 생기는 바람에 아버지가 보상받은
돈으로 해결을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제는 운전 안 할 거야!
다시는, 다시는 운전 안 할 거야!"
김여사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했다.
김여사는 친정집 부모님과 남편의 따뜻한 위로에
덜썩이던 어깨는 잠잠해졌고
따사로운 가을 햇살아래 김여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민망한
모습으로 멋쩍게 웃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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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바가지 (콩트)
작가: 백화 문상희
*낭독을 위한 최종 수정본입니다.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바가지를
소재로 꾸며본 콩트입니다,,
옛날 원님이 고을을 다스리던 시절이었다.
충북 하고도 저 끄트머리 물 좋고 산세 좋은
괴산 땅 고을 사또 사돈에 팔촌인 박생원은
삼십 대 초반에 초시에 합격하고
책 속에 빠져 장원 급제를 목표로 주경야독이었다.
가난 탓에 삼십이 넘도록 장가갈 꿈도 못 꾸고
홀어머니 모시고 근근이 끼니만 때우는 선비라
동네 처녀들이 쳐다보지도 않으니 포기한 혼례다
"아들아~!"
"예, 어머니!"
"점심 먹고 동네도 한 바퀴 돌고 좀 그래봐라!
동네 처녀 얼굴도 보고 그래야 장가를 가지!"
"아이고 어머니!
우리 형편에 장가는 무슨 장가입니까?"
"그래도 이 어미는 걱정이다 아들아!
네가 장가를 들어야 나 죽어 저승 가서 니 아비에게
할 말이라도 있지 않겠냐 쯔쯔쯔!"
작년 관아에서 회갑 때 원님을 처음 알현했을 때 일이었다.
"그래, 박생원이라 했는가?"
"그렇습니다 사또 어른!"
"사돈댁 집안사람이라 내가 자네를 유심히 지켜보았네!
관상도 좋고 초시에 합격을 했다니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 복시에 꼭 합격하게나!"
박생원은 사또에게 극구 칭찬을 받은 것이었다.
두 집안이 내생에 인연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최진사댁 막내딸은 눈이 높아 삼십이 넘도록
시집가기를 거부해 눈에 가시였다.
그러나 아비 생신 때 가난하지만 훤칠한 박생원을 한번 본 뒤로
시집을 가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니 시집을 가지 않아 눈에 가시였는데 당연지사
사또에게는 소원풀이를 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건넛마을 원님 댁에서 매파를 보내왔다.
"춘천댁 집에 계신가요?"
"뉘시오?"
춘천댁은 방문을 열어젖혔다.
"네~, 아랫마을 박무당입니다!"
"누추하지만 어여 들어오시오!
그래, 무슨 일로 오셨소?"
아~,그 시기 고을 원님 심부럼 왔지유~!
윈님 막내딸이 올해 꼭 삼십을 채웠는디
평생 시집 안 간다고 우기다가 이 집 아들
칠복이 도령을 보고 홀딱 반해서 시집을 가겠답니다 글쎄!
그래서 원님이 지보고 몰래 매파를 서라고 했시유!"
박무당은 호들갑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고을 원님은 딸 시집보내며 신신당부를 했다.
"박생원 집안이 옛날엔 그런대로 기와집 지키며
잘 살았단다.
그러나 그 집 애비 박첨지가 금맥 찾는다고
광산을 일구다가 망해서 화병으로 죽고부터
집안이 풍지박산 났다고 내가 들었다 알았느냐?"
"네~, 아버지 알겠습니다!"
"그러니 시집가서 절대로 공부에 방해되지 않도록
잔소리하지 말아라 알겠느냐?"
"예~, 아버지!"
"머지않아 과거에 급제할 사람이니 그리 알거라!
그리고 먹을 양식은 내가 사람을 시켜 수시로 보내주마!"
"알겠습니다, 아버지!"
수연이 아씨는 아버지 잔소리를 들어면서도
입가엔 그저 좋아서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어쨌거나 가난 때문에 장가가기를 포기한 터에
칠복이 어머니는 기분이 좋아 부산을 떠는데도
칠복이 박생원은 그저 무덤덤했다.
수연 아씨는 원님댁에서 머슴과 식모들에게 대접만 받고 살다가
정지간에 불 때는 것도, 밥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새아가~!"
예~., 어머니!"
"정지간 생활은 안 해봤을 테니 천천히 배워보거라.!"
"예, 어머니!
솜씨는 없지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청주 목사 아들도 싫다고 했던 원님댁 막내딸 수연이는
매운 연기에 컥컥거리면서도 입가엔 웃음꽃이 피었다.
"서방님 ~, 저녁상 차렸습니다
어여 나오셔서 드시지요!"
계면쩍은 박생원이 그제야 골방에서 나왔다.
험, 험, 정지간 출입도 안 해봤을 텐데
고생시켜서 미안하오이다!
"아이고 서방님 무슨 말씀을요!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인데요!
그나저나 아버님께서 선물 받은 귀한 인삼주를
보내주셨습니다!
한잔 따라 올리겠습니다 서방님!"
홀아비 냄새만 진동하던 박생원 집 비좁은 방안에
수연 아씨가 시집을 오고부터 깨가 쏟아졌다.
어머니는 늦게서야 장가든 아들 생각에
또 민망한 구석도 있어 수시로 바깥으로으로 나갔다.
'아이고 어머니 또 어딜가시게요.?"
"오늘은 윗마을 언니집에 집안 제사가 있단다!
제삿밥 얻어먹고 새벽녘에나 올 게다!"
사실 제사는 핑계였고 윗마을에 춘천에서 시집온
동갑내기 과부댁이 있어 아들 장가든 이후로는
어머니는 신혼에 방해가 될까 해서 수시로 피난 생활을 했다.
어머니가 자리를 비우자마자 수연 아씨는
서방님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아양을 떨었다.
"서방님 저도 한잔 마셔봐도 될까요?"
"마셔도 괜찮다면 한잔 해 보시구려!"
박생원은 가난 탓에 원래가 소심하고 무뚝뚝했다.
소연 아내는 늦게 시집와서 사내맛을 봤으니
어머니가 자리를 비워준 덕분에 잠자리를 서둘렀다.
소연 아내는 대충 상을 물리고 이불을 깔고
남평에게 말을 건넸다.
"서방님~,
얼른 침소에 드시지요!"
소연 아내는 가끔 고을 원에 잔치가 있을 때마다
호기심에 조금씩 맛을 본 술이었지만
오랜만에 마신 인삼주에 취기가 올라 홍당무 얼굴이 되었고
코맹맹이 소리까지 색기가 줄줄 흘러넘쳤다.
"험, 험 알겠소이다!"
신혼방이라 해봤자 두 평 남짓 창하나 딸린 골방이었다
인삼주가 들어간 탓인지 몰라도 신혼방에는 깨가 쏟아졌다.
금세 문풍지 사이로 새색시 교성이 흘러나왔다.
오늘따라 동갑내기 과부 친구가 친정에 가서
할 수 없이 일찍 돌아온 시어머니였다.
시어머니는 문틈으로 흘러나온 며느리 교성에
방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 잠시 머뭇거렸다.
시어머니는 늦었지만 자손을 보겠구나 하는 안도감에,
또 한편으론 나이 삼십 줄에 서방이 죽어 홀로이 살아온
청상과부라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시어머니는 외로운 마음에 먼저 간 서방님 얼굴을 떠올리며
담벼락 넘어 달을 쳐다보았다.
박서방 또한 허구한 날 서책만 보고 변소 갈 때 외에는
바깥출입도 없었으니 신혼 재미가 있을 리 만무했다.
식량은 원님댁에서 가져와 집안 살림을 하였고
그 덕에 가난길은 면했던 것이다.
세월은 유수 같아 흐르고 흘러 일 년이 훌쩍 지났고
소연 아내는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고
시어머니는 외아들이 늦게서야 낳은 손주라
애지중지 정성 들여 보살폈다.
새해 설을 보내고 난 정초 어느 겨울날이었다.
박생원 동네엔 보름 내내 눈이 내려 산 아래 마을과 길이 끊어져
통행이 어려웠다.
머슴이 가져온 식량도 떨어져 밥을 지을 수 없는 상황에도
박생원은 주야장천 책만 읽고 있었다
하여, 속이 터지는 박생원 부인은 잔소리하지 마라고
신신당부하신 아버님 분부를 거역할 수 없어
부엌에서 빈 단지를 바가지로 벅벅 긁어 소식을 알린 것이다.
박생원 부인도 아이를 놓은 뒤로는 잔소리가 조금씩 늘었다.
박생원 부인 역시 화가 나면 습관처럼 단지를 긁었다.
박생원 부인은 잔소리나 해야 할 말이 있을 때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나서 잔소리 대신에
바가지로 단지를 벅벅 긁어 화풀이를 했다.
조선시대 속담에도 그때부터 마누라 잔소리를
바가지라 불렀다고 전해졌다.
박생원은 어쨌거나 이를 알아차리고 밖으로 나왔다.
"험, 험, 내가 처갓집에 다녀오리다.!"
박생원은 그렇게 말하고는 빈 지게를 지고 나섰다.
이에 민망한 부인은 말리는척 하였다.
"아이고, 서방님, 어쩌시려고요 이 눈길에.!"
"어쩌겠소 부인, 쌀이 떨어졌다고 하니
염치 불고하고 내가 장인어른께 다녀오리다!"
고을 관아에 도착한 박생원은 그래도 이 집 사위라고
대뜸 일갈을 날렸다.
"이리오너라~!
험, 험, 이리오너라~!"
박생원은 큰기침을 하며 목소리에 기합을 넣었다.
"그래 박생원 왔는가!
우리 수연이는 잘 있는가?
얼른 날이 풀려야 외손주를 안아볼 텐데 허허 참!"
"예, 장인어른,
아들놈은 똘방똘방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만
집에 쌀이 떨어져 염치 불고하고 왔습니다!"
"그래그래, 안 그래도 눈이 녹으면 보내려고 했네!
그나저나 자네 과거 시험은 언제쯤 볼 텐가?"
"예, 장인어른!
올해 춘삼월이 지나면 한양 과것길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공부는 많이 했는가?
자네는 명석하니까 분명히 잘 될 것이네!
우선 날 풀리면 곡식을 보낼 테니 걱정 말게나!
그리고 과거 보름 전에 말과 머슴을 보낼 테니
노잣돈 걱정 말고 과거시험이나 잘 보게나 알겠는가?"
"예, 장인어른!
은혜에 꼭 결초보은 하도록 하겠습니다!"
따스한 어느 봄날 주야장천 책 속에서 살던 박생원
드디어 과거 볼 준비를 했다.
친정집에서 보낸 머슴과 말을 타고 한양으로 떠났으니
이 집 며느리도 두어 달은 청상과부 신세가 되었다.
박생원 부인은 서방님 한양 떠난 지 보름이 지나서
무료함도 달랠 겸 친정집 나들이에 나섰다.
박생원 부인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등에 업고
친정집에 도착했다.
고을 원님은 느지막이 본 외손주를 안고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환갑을 지낸 후 고령에 접어든 수연아씨 친정아버지
원님은 정사를 볼 수가 없어 사직서 상소를 올렸다.
시냇물 소리 졸, 졸, 졸, 버들가지 휘휘 늘어진
단오를 앞둔 어느 날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말 요랑소리가 땡그랑땡그랑 들려왔다.
창을 든 군졸 서너 명이 앞뒤에서 호위를 하였다.
"물렀거라, 물렀거라, 사또 어른 행차요!
물렀거라, 물렀거라, 어사또 어른 행차요~!'
뭔 소린가 하여 놀란 박생원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손주를 둘러업고 담 너머로 빼꼼히 바라본 광경에 화들짝 놀랐다.
말 꼬삐를 잡은 머슴은 사돈집 돌쇠였고
말에서 내린 것이 과것길에 올랐던 박생원이었다.
기절초풍한 박생원 어머니는 눈물부터 흘렸다.
"아이고 아들아!
달포 간 소식도 없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더냐!"
"어머니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자 장원 급제를 했습니다.
임자도 그동안 고생 시켜서 미안하오이다!"
안 그래도 입이 큰 박생원 부인은 함박웃음에다
커다란 눈에 눈물만 뚝, 뚝 말을 잊지 못했다.
박생원은 장인어른인 사또께서 고령에 사직서 낸 것을 알고
첫 부임지를 고향 마을로 선택한 것이었다
목청이 우라지게 큰 포졸 관아 앞에서 목청껏 외쳤다.
이리오너라~,
신임 사또 행차요~!
어사또 행차요~!"
마당에 내려선 장인어른은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허, 허, 허,
내가 사람을 헛보진 않았노라!
박생원 자네가 큰 인물이 될 줄 알고서 내가 딸내미
시집을 보냈노라!"
"소생, 장인어른께 결초보은 하고자 노심초사했나이다!"
박생원 부인이 빈 쌀독에 바가지 긁는 바람에
박생원 장원급제하여 기울어진 가세도 바로잡았고
바가지 긁던 며느리 또한 어사또 부인이 되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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