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봄비가 내리는 늦은 밤, 가천대 재능기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시 한 구절.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도종환 시인의 '라일락 꽃'이었다.
"빗방울 무게도 가누기 힘들어 출렁 허리가 휘는 꽃의 오후. 빗물에 연보라 여린 빛이 창백하게 흘러내릴 듯 순한 얼굴.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맞았다. 비 맞으며 가천대 재능기부 하는 동안에 코트장 주변에 핀 꽃들은 향기와 빛깔을 간직한 채 우수수 바닥으로 지고 있었다. 낭만적으로 보면 한없이 낭만적인 풍경이나 한 생명이 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그리 아름답게만 볼 수 없는 광경이기도 하다.
가천대는 3년 전에 방문했을때에도 재능기부 하는 동안 비가 내려 중간에서 멈춰야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밤 아홉시가 되어야 서울지역에 비가 내릴것이라는 우천 예보가 빗나가 당겨졌다. '더 배우고 싶다'는 학생들의 소망은 코트가 미끄러워 부상으로 이어질 지 모른다는 팀원들의 만류로 미리 준비 해 놓은 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들은 모두 비에 젖었으나 의외로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이 많아 명강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학생들은 질문을 했고 팀원들은 진지하게 답변을 했다. 최소 20년에서 30년 이상의 테니스 관련 축적의 힘을 가진 팀원들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여직 알지 못했던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주었다.
이색적인 강연을 마치고 우리는 학생들과 헤어져 위례지구 '해물한상'으로 이동했다. 비를 맞아 으슬으슬 추운데 따뜻하고 얼큰한 해물찜이 들어가니 온 몸이 나른해졌다.저녁 식사는 최근 준우승한 조익준 회원이 찬조했다. 우리는 모두 다 '잘 먹겠습니다'라는 인사를 하고 화끈하게 바닥까지 모조리 다 비웠다. 맛있는 저녁식사였다.
안희동 차장님께서 오셔서 커피를 사주셨다. 우리는 커피숍에서 5월 4일에 있을 '각 대학 동아리 대표 재능기부'를 위한 최종 준비에 관한 토의를 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그날 모인 각 대학동아리 대표들은 후배를 가르쳐야 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지도해야 후배들이 빨리 제대로 배울 수 있겠는가'에 관점을 두고 미리 연구해 오는 것을 중점적으로 논의.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 오늘도 소중한 시간을 나눴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아래는 회의 내용및 기타
공지
날짜-5월4일 12시 집결
장소-올림픽코트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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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차장님
볼 준비, 플랜카드 준비
(비 맞아서 더이상 쓰지 못하는 재능기부 플랜카드까지 준비)
코트 넘버
학생들 간식과 물 준비 (2시간 진행후 20분 쉬면서 간식과 물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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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팀 (조영화 이권희)
팀원들 점심(김밥)과 과일 간식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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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섭
각 코트 지도할 내용 프린트 해오기
근처 저녁식사 장소 알아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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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볼바구니 4개 준비해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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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초-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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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흰색 반바지에 흰모자 흰색 티셔츠를 입는다. 그 위에 공통 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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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섭 팀원이 작성한
<2019 대학생 대표자 재능기부(안)>
코트별 주안점은 각 코트 팀장님들이 팀원들과 협의하여
미리 말씀해 주시면 반영해 프린트 하겠습니다.
1. 활동 방법
가. 학생들을 총 4개조로 편성한다. 약 15명 1개조 정도
나. 각조를 4개 코트로 순서를 정해 로테이션한다.
다. 각 코트의 활동시간은 50분으로 한다.
쉬는 시간 2개구역 활동후 20분으로 한다.
(처음 10분은 인사후 조편성)-학생들 간식시간
2. 코트별 활동내용(코트별 주안점)
A코트 (스트로크의 기본) /조익준,안성자
가. 그립, 스텝
나. 스텝과 스윙의 연결
다. 스탠스와 발란스
라. 스플릿 스텝과 몸통회전
B코트 (스트로크 심화) /정인, 김성철, 정해숙
가. 포핸드/백핸드
나. 파워와 컨트롤
다. 호흡과 랠리
C코트 (발리) /고운섭, 김태형,
가. 기본자세(그립,스텝)
나. 핵심포인트(임팩트, 스윙)
다. 발리를 위한 연습법
라. 서브 & 발리
D코트 (서비스와 스매시) /이순규, 신경옥,
가. 토스
나. 내전
다. 밸런스(꼬임과 체중이동 등)
라. 스매시 실습
팀원들의 가천대 재능기부 소감
이순규
첫째
비내리는 궂은 날씨에 감기가 걱정되어 그만하라고 했더니 이런 기회가 자주있는게 아니니까 괜찮으니 좀더 하겠다는 열정에 놀랐고
둘째
비예보가 있다고 미리 강의실을 예약해놓은 준비성에 놀랐고
셋째
학생인데도 동호인테니스 대회요강및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것에 놀랐습니다.
고운섭
비가 계속 내리는데도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열정이 재능기부를 지속적으로 하게 하는 진짜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당에 모여 진행한 질의 응답은 또 다른 방식으로 나를 돌아보며 정리해보는, 그러면서도 새롭게 배우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다시 가천대와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김성철
21시부터 올것으로 예보되었던 비가 공교롭게 재능기부 시간에 맞춰 내리기 시작하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부랴부랴 짐들을 챙겨 강당으로 이동하면서 재능기부에 기대를 걸며 기다렸던 가천대 학생들이 매우 아쉬워할텐데 어찌해야하나 걱정이 되었다.
처음엔 강당에 앉아 있는 상황이 어색했는데 이순규 팀원의 사회로 테니스와 관련한 다양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학생들의 질문에는 테니스를 잘치고 싶어하는 열망과 의지가 느껴졌고, 비트로 팀원들의 답변에는 동호인테니스 최고의 고수가 되기까지 수많은 훈련과 경험, 고뇌의 시간들을 겪어왔기 때문인지 주저함이 없었다.
멘트 하나하나에 진솔함과 정성이 담겨있었다. 진지하게 경청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힘이났고, 팀원들은 테니스 기술에 대한 노하우와 각종 에피소드들을 5시간이고 10시간이고 네버엔딩스토리로 이어갈 수 있을것같은 분위기였다. 역시 테니스는 해도해도 재미있는 운동인게 분명했다. 마지막에 한 번만 더 재능기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가천대 학생들의 간절한 요청과 소망어린 눈빛이 오래도록 마음에 걸릴것 같은 여운이다.
이권희
비 때문에 중단 아쉬워하는 학생들을 보며 비트로팀의 재능기부에 소중함을 느껴봅니다 저도 초보때 에이스의 말 한마디에를 소중히 간직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우리들의 재능기부가 누군가의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될수 있게 진심을 담아보겠습니다.
조익준
강당에서 만난 가천대 학생들을 통해 얼마나 테니스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간절함이 대단한지 알게 되었다. 진지하게 듣고 있는 모습. 비를 맞으면서도 더 해주면 안되느냐는 학생들의 바람을 다 채워주지 못하고 돌아오는데 아쉬움이 컸다.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학생들에게 기본 스윙을 지도하고 또 학생들의 질문을 통해 내 자신에게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정인
오랜만에 후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아쉽게도 비가와서 끝까지 하지못하고 실내에서 질문 받는 시간을 가졌지만 공을 주고 받는것 외에 지식을 주고받는 자리가 되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현재 가천대학교동아리 운영을 맡은 운영진들,그리고 대학생활의 끝을 달리고 있는 예비졸업생들. 가천대동 아리의 행복한 대학생활과 테니스동아리 생활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