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올 수석졸업생은 과학도다.
그러나 물리학을 전공한 이 수석졸업생은 병역특례 자리를 찾지 못해
통역병으로 입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공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최연소(21세)로 졸업하는 학생은 같은
대학 치대로 편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핵심 문제로 최우수 과학 두뇌의
감소를 들고 있다.
이공계 천재 한 명이 수십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
그런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싹들을 찾아내 제대로 양성하는 나라는 선진국으로
뻗어나가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몰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서울대 수석 졸업 물리학도가 사병으로 입대해야 한다.
병역특례 제도 자체가 없다면 별 문제다.
과학 인력 양성을 위해 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운동 선수들도
병역 특례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최첨단 학문의 최선두를 달려와 언젠가는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마련해 줄수도 있을 이 사람이 예외가 된다면 그 병역특례 제도는
누구를 위한 제도일까.
우수 과학도들이 의사로 진로를 바꾸는 일은 이미 유행이다.
작년 서울공대 자퇴생 88명중 52명이 의·한의대에 편입했다.
한 대학의 한의학과는 재작년과 작년 신입생의 4분의 1 이
이공계 대학 출신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고교 교육은 아직도 낡아빠진 평준화에 묶여 있다.
그나마 우수 학생은 대부분 의대로 간다.
작년 의대 진학생중 수능 1등급 비중은 이공계의 14배에 달했다.
그래도 공대로 진학하면 캠퍼스엔 ‘당신도 의사가 될 수 있다’는
학원 선전 벽보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하기는 과학기술위성을 개발한 석·박사급 연구원들의 연봉이
3000만원 안팎이고 위성 개발로 받은 성과급이 150만원이라는데
어떤 우수 학생인들 그 벽보에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