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296m)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낮고 완만한 산 이지만, 숲이 울창하고 곳곳으로 오솔길과 나무로 테크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숲이 잘 조성되어 있다.
해가 기울어가는 시간쯤 산에 올라 천천히 산 둘레의 완만한 숲길을 거닐다가 잠시 정상에 오르면 펼쳐지는 정상에서의 장쾌한 전망을 즐긴 뒤, 해가 진 직후 야경을 감상하며 내려오기에 딱 좋은 산이다.
최근 계단도 없고 턱도 없는 나무테크와 일부 흙길이 이어지는 길이 7㎞의 ‘안산자락길(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찾는 이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고 한다. 넉넉잡고 3시간이면 둘레길을 한바퀴 돌 수가 있다.
지난번 12월 말에 서대문독립공원 왼쪽 계단길을 올라 이진아도서관 위쪽에서 나무테크길을 만나 안산자락길을 걷기 시작했었다. 일단 테크길에 오르면, 하늘색 또는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걸으면 출발점으로 돌아오게 된단다.
노란색은 시계 방향, 하늘색은 반대 방향이다. 길은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도 큰 부담 없을만큼 완만하고, 소나무, 참나무, 잣나무, 자작나무, 메타세쿼이아 숲은 해를 가릴 만큼 울창하다.
가파른 산비탈엔 나무테크길이 지그재그로 설치되어 경사도를 줄여주고 있다. 숲 그늘 짙은 평지엔 쉼터와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약수터는 안산의 전체에 무려 27개소나 있다고 한다.
뭐니뭐니 해도 안산의 가장 큰 매력은 정상에서의 멋진 도심 전망이다. 나무테크길 곳곳에서 연결되는 흙길, 바윗길, 계단길을 10~20여분쯤 걸어 오르면 봉수대가 있는 안산 꼭대기에 닿는다.
정상의 봉수대는 조선시대 안산의 두 봉수대 중 ‘동봉수대’로 최근 복원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둘레길을 대부분 반쯤 걷고 나서 산길을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 동쪽 북카페-백암약수-정상코스는 다소 가파르고, 서쪽 무악정-정상 산길이 비교적 완만하다고 한다.
안산 꼭대기의 전망은 예상을 뛰어넘어 아름답다고 한다. 이렇게 낮은 산이 이토록 장쾌한 조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가까운 아파트에서부터 인왕산, 북한산, 북악산, 남산 등 가깝고 먼 산들과 산들이 품고 있는 광화문, 용산, 여의도, 신촌 등 도심의 고층빌딩 숲이 빼곡하게 우거져 있다.
북서쪽 일부 전망을 제외하고는 270도 가량의 시야가 좌우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해가 저물자 반달이 떠 있고 빌딩 숲에 별이 뜨듯 하나둘씩 불빛이 켜지면서 황홀한 서울 야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산객들은 난간에 기대서서 4방을 보고 있다. 어두워질수록 경관은 아름다워지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 하산길을 재촉해야 한다. 눈길이 얼어 있어 아이젠을 찬후 돌부리와 계단의 미끄럼에 주의해 나무테크길까지 내려서면 다시 걸림돌 하나 없는 평탄한 둘레길이다.
안산 주변에는 볼거리도 많다. 일제강점기 애국지사들이 투옥되고 희생되었던 옛 경성감옥 자리에 조성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나 독립투사로 이름을 떨친 서재필 선생의 동상과 자금을 모아 세운 독립문, 신라때 연세대 터에 창건 되었다가 옮긴 고찰 봉원사 등이다.
봉원사는 한글학회의 시초가 된 국어연구학회가 1908년 창립총회를 연 곳이기도 하다. 봉원사 명부전 현판은 조선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의 친필이라고 한다.
독립문기념공원은 그동안 공원 이용에 불편이 많았으나 2007년 4월 16일부터 독립공원 재조성 사업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2009년 10월 28일 독립문, 역사관, 독립관, 순국선열추념탑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함과 동시에 시민이용에 불편을 초래했던 노후한 공원시설을 정비하여 공원을 방문하는 학생 및 관광객과 시민고객들의 편의를 최대화하고 있었다.
특히, 독립문은 그동안 시민들의 접근을 제한하였으나 서대문독립공원 재조성사업으로 12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하게 되었다. 서대문독립공원은 역사의 현장임과 동시에 주민들의 포근한 쉼터이다. 자연속 휴식처 어울쉼터에서는 다양한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여가를 즐길 수가 있으며, 또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배울 역사의 산 교육장소 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산행의 들머리는 서대문구청, 독립문역, 봉원사 등등 여러 곳이 있다고 한다. 어디든 10여분 정도만 걸어오르면 안산자락길과 만난다고 하니 세월은 흐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편리하고 아름다운 안산을 봄철 벗꽃 등이 활짝 필적에 한 번 더 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