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운동 궁정감리교회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등촌동 실로암안과병원에서 특별한 예배가 치러졌다. 설립 100주년을 맞은 궁정감리교회는 이날 교인과 교회 지인 40여 명이 병원에서 예배를 한 뒤 형편이 어려운 시각장애 노인들을 위해 개안(開眼)수술 비용 6000만원을 병원에 전달했다.궁정교회는 1910년 '백운동교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나 1943년 일제에 교회 건물을 강제로 빼앗겼다. 6·25전쟁 때는 폭격으로 교회가 불탔고 1955년에야 궁정교회라는 이름으로 지금의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리에 다시 세워졌다.
-
- ▲ 22일 오전 궁정감리교회가 시각장애 노인 개안 수술비용으로 모금한 6000만원을 서울 강서구 등촌동 실로암안과병원에 전달했다. 왼쪽부터 궁정교회 권종호 목사, 실로암안과병원 김선태 원장, 문형배 장로, 장현수 장로. /실로암안과병원 제공
당초 100주년에 맞춰 '100안구(眼球) 수술비용' 3000만원을 목표로 모금에 나섰으나, 목표의 두 배인 6000만원이 모였다. 권 목사는 "교인뿐 아니라 교회에 다니지 않는 주변 사람들도 모금에 동참했다"며 "덕분에 200안구 수술이 가능하게 돼 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금된 수술비용은 실로암안과병원 김선태 병원장(69)에게 전달됐다. 6·25전쟁 때 폭탄 파편에 시력을 잃은 김 병원장은 평생을 시각장애인을 위해 봉사한 공로로 2007년 '막사이사이 상(賞)'을 받았다. 김 병원장은 "어려운 이들이 세상의 빛을 되찾는 데 값지게 쓰겠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앞으로도 교인과 외부인을 대상으로 '1가정 1명 개안수술 비용 기금 모음 캠페인'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