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짓눈께비와 더불어
질퍽한 인도를 따라 5분쯤 걸었을때 그녀가 내게물었다.
"오빠?"
"응..
"아까 대답안한게 있는데."..
"음..뭔데."
"학교예기..경이오빠 말로는 오빠는 대학에 진학하게 될것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거예요."
"아..그거....경이한테 예기 못들었나보네...
그랬다. 그무렵에 나는 너무나 어렵고힘든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경이와 내가 검정고시에 합격을하고난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렇게 된것은 순전히 권고사직이나 다름이없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때에 주위사람들은 격려와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막상 우리가 대입검정고시에 합격을하게되자
사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난것이었다.
너도나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사원들이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일때문에 회사의 제품 생산라인은 많은차질을 빗고있었으니 생산공정라인을 관리하는 책임자들에게 우리는
눈엣가시같은 존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물론 겉으로표현은 안했지만 그일은 어느날 우리에게 피부로 다가왔다.
어느 날인가 공장장님이 우리를 보자고 하시더니.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앞서말한 그대로였다.다른 좋은직장을 알아보라는 공장장님의 말에 뭐라고 따질법도 했겠지만 이유를 알고 있었기에
경이와 나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만것이다.
그후로 나는 지인의소개로 우체국에 비정규직 사원으로 입사를하게 되지만 경이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만것이다.
그때의 나의 작은월급으로는 대학을 진학하기에는 힘들었다.
그렇지만 지금도나는 기회가된다면 대학에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싶은 소망이있다.
"그후 세월이 흐른 어느날 다니던 그회사를 찾아갔는데 50 여명의 사원들이 야간학교를 다니고 있었어.
"아..그랬어요..저는 그것도모르고..미안해요..
"아냐. 괞찮아..나와 경이 덕분에 그회사에 공부하는 학생들이 생기고.그 학생들을 위해서 기숙사도 지어졌으니 말야..
"결국은 우리가 배우고자하는 그학생들을 위해서 좋은일을 한셈이지..
"그렇네요..보람있었겠어요..
그녀의 작은손이 나의주머니 속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다.
이손을놓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뇌리를스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가락사이로 내 손가락을밀어넣어 깍지를끼고 조금더 걸었다.
여자의 손을잡아본것은 처음이었다.
어렸을적 할머니의손 그리고 어머니의 손 외에는 처음으로 다른여자의 손을잡고 있는것이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도 이렇게 따뜻했었는데 ...여자손은 다 이렇게 따뜻한가보다.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는 이층으로 들어섰다.
테이블 열개도 안되는 작은 레스토랑 안에는 별로손님이 없다.
창가에 자리를잡고 앉았는데 정장차림의 종업원이 다가와서는 따뜻한물과 메뉴판을 놓고간다.
"순이..우리 뭘먹을까."
"오빠 드시고싶은거 드세요."
"그래도 먹고싶은걸 먹어야지..응.
"그럴까요.
그때 조금전의 종업원이 다가오더니 "뭘 드릴까요." 묻는다.
우린 함박스테이크 와 맥주한병을 주문했다.
그렇게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짓눈께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고 있었지만 차도며 인도며 모든것이 질퍽해 보였다.
멀리 역전앞의 전광판시계가 오후4시를 기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너무빠르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빠 우리 영화한편 보러갈까요."
"응.서울가려면 어차피 밤기차를 타야하니까 그렇게하자.
그녀와나는 레스토랑을 나와서 근처 영화 상영관으로 갔다.
극장이름은 생각이 안나지만 영화제목은 아직도 기억하고있다.
"불멸의 연인. 이라고..평민 출신이었지만 다른상류층 귀족들과 대등한 관계를 이루었던 베토벤의 사랑에관한 내용의
영화였지만 극적인 반전을가져와야하는 재미는 없었다. 베토벤이 죽고난후 그의 유품에서 나왔던 편지의 내용을 주제로하여 만들어진 베토벤의 연인에관하여 후세사람들이 그의 사랑에대한 불확실성을 전제하고서 만들어진 영화였는데..이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그 "불멸의 연인 이라는 영화가 몇달전에 서울 어느 극장에서 상영되었던걸로 아는데...그때 한국에 상륙한것인지 아니면 최근에 또 들어 온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영화제목을 잘못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와 나는 그렇게 영화한편을 감상하고 극장을 나섰다.
분위기 있는 찻집에서 차 한잔을 마시고나오니 여섯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곧 기차를 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쉬운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있었지만 더이상의 별할말도 없었는데 그녀가 다시 내손을 꼭 잡는다.
나는 그녀에게 그때 처음으로 kiss를 했다.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시간이 좀더 필요했으나 그녀와 나는 너무멀리 떨어져서 지내기에 언제또 만날수 있을지는 몰랐다.
이것이 나의 달콤했던 첫 키스의 기억이다.
추억(5편 끝)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첫댓글 순수한 아름다운 추억의 이야기...다음글도 기대해 봅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총 10부작 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계속 기다립니다. 글 올리시느라 수고 하셨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