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염에 참 피곤한 하루 하루를 보내다 임진왜란에 관한 답사를 간다고 해서 들뜬 마음에 진주로 향한 길을 나섰다. 평소 답사를 무지 따라 가고 싶었으나 일에 매인 몸이라 답사에 동참하지 못하고 늘 부러워만 했었는데.. 드디어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다...
가는 내내 들뜬 마음에 열심히 수다를 늘어놓았다. 너무 말 많은 나로 인해 관장님께서 힘드시지 않았나 모르겠다. 지나고 보니 쑥스럽긴 하다.
드디어 진주성.. 엄청 뜨거운 날씨다. 잘 정비된 진주성을 둘러보며 참 정갈하구나...라는 느낌을 가졌다. 그런데 그곳이 공동묘지인 셈이라는 것이다. 김시민 장군의 지휘아래 싸우고자하는 모든 진주 사람들은 끝까지 진주성을 지켰고, 1년 후 왜군의 재 침입때 한사람도 남김없이 모조리 몰살당한 곳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이 묻혀 있는 진주성은 그 넓은 성 자체가 바로 성지이다. 그래서 진주성 내에서는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는 것도 살짝 관장님께서 알려 주셨다. 진주성 내의 그 정갈함이 어쩌면 숙연함에서 묻어나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국립진주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의 지붕은 우리나라 목탑을 형상화 한 건물이라는 특이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고,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이라는 특성도 가졌다. 우리는 최은영 문화해설사 선생님께 배려 깊은 해설을 들었다.
우리나라 비밀병기, 거북선과 판옥선에 대한 이해부분, 아이들에게는 말하기 어려우나 이런 점들도 있다는 둥...의 야사의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우리가 찾아갈 10월에도 꼭 그 해설사 선생님이 설명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촉석루 넓은 마루위에서 남강을 내려다 보고 있으니 어찌 그리 평화로운지... 진주성이 천혜의 요새라는 것도 눈으로 확인을 하고 진주에서 그 유명하다는 천황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1950~60년대 건물이지 않을까 추측하면서 약간의 기다림 끝에 참 맛있는 비빔밥을 먹었다. 천황식당이라....이름에서 약간의 냄새는 나지만, 맛은 참 좋았다...
배를 충분히 채운 뒤 통영으로 출발하였다. 다음의 목적지는 세병관이라는 곳이다. 세병관에 도착을 하니 세병관 입구 앞에 바로 발굴하는 현장이 있어 잠시 들러 보았다. 처음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현장을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다니..... 오늘은 여러모로 수확이 많은 날인 것 같았다.
세병관은 이순신 장군과 휘하의 장수들과 회의도 했었고, 군사들도 훈련시킨 곳이라고 한다. 건물들 사이의 좁은 길을 들어서니 세병관의 입구가 있었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들러보기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의 발굴현장, 복원계획에 의해 이리저리 공사를 하고 있었고, 정돈되지 않은 건물들에 들러싸여 길만 보고 걸어 들어가 세병관에 들어섰을때의 느낌은 좀 전의 어수선함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묵직하고 커다란 건물이 떡하니 있었다. 세병관은 과거의 시간을 그대로 품고 있는 듯 해서 참 좋았다. 기둥들이나 마루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약간 흥분되기도 했다. 이렇게도 좋을 수가.......
앞으로 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정비되어 옛 모습으로 온전히 갖게 될 세병관이 기대되었다.
다음은 진해의 해군사관학교의 박물관을 예약했으나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 다음날로 기약
하고 그길로 통영의 그 유명한 충무김밥과 거북당의 꿀빵을 샀다. 흐흐흐 맛있었다~
이번 답사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첫 경험이었다.
첫댓글 언제 이러코롬 사진을 찍으셨단 말입니까...
눈으로 찍어두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