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다운패딩, 다운점퍼…. 몇년 전부터 다운패딩 제품 열풍이 국내 의류시장에 불어닥쳤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다운이 무엇이고, 다운 제품은 어떤 기준으로 구입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33년 동안 거위·오리털, 솜, 양모 등 의류 속에 채우는 충전재를 전문적으로 시험·인증해온 김한수(57) 본부장에게 다운의 '모든 것'에 대해 물어보았다. /김성윤 기자
―다운(down)이란
"새의 솜털 또는 깃털 밑에 나는 잔털을 말한다. 주로 가슴에서 배에 걸쳐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는 털을 가리킨다. 이것을 영어로 '다운'이라고 하는데, '깃털(feather)'과는 다르다. 동양에서는 솜털(다운)과 깃털을 합해 '우모(羽毛)'라고 부른다. 거위나 오리 1마리에서 약 100g의 우모를 얻을 수 있다. 이 중 16~18%만 솜털이고, 나머지는 깃털이다. 이렇게 소량이다 보니 다운이 비쌀 수밖에 없다."
―다운이 충전재로 각광받는 이유
"다운은 민들레의 면모(綿毛·홀씨)처럼 생겼다. 무수히 많은 잔털이 서로 얽혀 부풀어 있는데, 그 사이에 많은 공기를 품고 있다. 이 공기가 외부의 찬 공기를 차단하고 체온을 빼앗기지 않게 해준다. 중국에서는 늦어도 11세기, 유럽에서는 14세기쯤 거위털 옷과 이불이 등장했다."
- 한국의류시험연구원 김한수 본부장이 구스 다운(거위 솜털) 하나를 집게로 집어들었다. 민들레 홀씨처럼 생긴 다운은 바깥 냉기를 차단하고 체온을 지키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거위털(goose down)과 오리털(duck down) 중 어느 게 더 좋은가?
"거위 솜털이 오리보다 지름이 1~1.5배 크기 때문에 보온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오리냐 거위냐를 따지기보다는 얼마나 오래 사육한 새에게서 얻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어린 새의 깃털은 연약하고 탄력이 떨어져 쉽게 부서진다. 오리와 거위 모두 1차 사육 목적은 식용(食用)이다. 오리는 대개 45~60일 사육한 뒤 잡는다. 거위는 1년 정도 사육한다. 값비싼 서양 식재료인 거위간(푸아그라)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거위털이 더 품질이 좋은 것이다. 털 색깔이 흰색이건 회색이건 품질 차이는 없지만, 흰색 털이 5% 정도 더 비싸다. 털이 희기 때문에 옷 속에 넣어도 비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운 제품은 100% 솜털인가
"그렇지 않다. 다운패딩 재킷 1개를 만들려면 보통 충전재가 300g 정도 필요하다. 다운만으로 채우려면 한 벌에 오리나 거위 20~30마리 분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개 솜털과 깃털을 섞는다. 국제적으로 솜털 함량이 75% 이상이면 '솜털 제품(Down)', 75~50%이면 '솜털 및 깃털 혼합제품(Down & Feather Ble nd)', 50% 이하면 '깃털 제품(Feather)'이라고 라벨에 표기하게 돼 있다. 이와 함께 거위털, 오리털 등 종류를 표기한다."
―'필파워(fill power)'란
"제품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로, 우모의 복원력을 뜻한다. 30g(약 1온스)의 우모를 실린더에 넣고 24시간 압축했다가 압력을 풀었을 때 최대한 부풀어오른 부피를 세제곱인치로 표시한 것이다. 보통 600이고, 700이 넘으면 우수한 제품이다. 800 이상이면 고급품이다."
―다른 선택 기준은 없나
"우모는 사람의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동물성 단백질인 케라틴(keratin)으로 구성돼 있다. 케라틴은 더우면 수축하고 추우면 팽창한다. 온도에 따라서 부피가 왔다갔다하는 다운 제품이 고급품이다."
―어느 나라 것이 좋은가
"거위는 일 년에 3~4차례 털갈이를 하는데, 털이 더 촘촘하고 기름이 많이 끼어 있는 겨울에 뽑은 것이 보온력이 더 뛰어나다. 그래서 시베리아, 폴란드, 캐나다, 몽골 등 춥고 겨울이 긴 지역에서 생산된 우모가 품질이 좋다."
―최근 다운 제품 가격이 매년 오르는 이유는
"오리 다운(솜털 80%, 깃털 20% 기준) 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올해 ㎏당 4만원에서 8만원으로 배가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은 줄었다. 우모 최대 생산국은 중국인데, 중국인 입맛이 서구화하면서 오리·거위를 덜 먹으면서 사육 농가가 줄었다. 중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오리·거위를 도살 처분하면서 사육 두수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운 세탁법]
①드라이? 물세탁! ②중성세제로 빨고 ③건조는 빠르게
다운 제품을 세탁할 때는 물세탁이 드라이클리닝보다 낫다. 다운은 0.5~1%의 유분(기름)을 함유하고 있는데, 드라이클리닝을 반복하면 유분이 빠져 다운이 푸석푸석해지며 탄력과 보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의류 보호 측면에서는 손세탁이 이상적이나, 요즘 워낙 세탁기 성능이 좋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세탁기 사용 시 울·기능성 의류 등에 사용하는 '소프트(저속회전)' 세탁 코스를 선택한다. 충분히 헹군다. 세제가 남아 있으면 옷 색깔이 변할 수 있다. 탈수는 2~3회 해서 수분을 최대한 제거해 가능한 한 빨리 말린다. 다운을 젖은 상태로 오래 방치하면 냄새나 얼룩이 생길 수 있다. 중성세제를 사용한다. 다운 전용세제도 중성이다. 비누, 분말 등 알칼리성 세제는 다운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다운 제품은 때가 찌들 때까지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염이 심하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세게 문지르게 되고 이는 다운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운뿐 아니라 모든 의류는 오염이 심해지기 전 가볍게 세탁하는 것이 좋다.
- 라벨에서 솜털(다운):깃털(페더) 비중을 확인한다. 솜털 함량이 높을수록 고급이다. ‘솜털 제품’은 솜털 함량이 75% 이상, ‘솜털 및 깃털 혼합 제품’은 75~50%, ‘깃털 제품’은 50% 이하이다.
첫댓글 겨울엔 다운만큼 따신옷이 없지요.
다운에도 이런 비밀이 있었군요.
알고 비교해 보면 가격 대비 어느것이 좋은것인지 브랜드만 따지지 않고도 알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아도 좋은 제품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직업상 알고 있었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