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4일 사순절 두번째 주일 강단꽃꽂이입니다.
벌써 3월이네요.
지난 금요일에는 각급 학교가 입학식을 가졌지요.
꽃시장에 나갔다가 점심 먹으러 근처 식당에 갔더니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많이 있더군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인가봐요.
그래서 이번 주 강단 꽃꽂이도
사순절 분위기 중에도 입학과 새학년으로의 진급을 축하하는
의미도 담아보려고 했어요.
토기 수반에 오아시스를 채우고
먼저 기다란 잎새란을 둥글게 방사형으로 꽂았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모두 위를 향해 꼿꼿하게 곧추세웠지만
몇 개는 일부러 구부려 약간의 변화를 주었어요.
(예전 교과서에 실려 있던 피천득님의 수필이라는 글이 떠오르는 부분이죠?)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파랑 델피니움을 고루 꽂아 어우러지게 하구요.
꽃은
퍼플 보라의 덴파레와
더 붉은 보라의 아네모네를 꽂아
사순절 절기 색상을 유지했고
새하얀 백합과 노랑과 주황의 금잔화의 화사함으로
입학을 축하하는 뜻을 표현했지요.
마지막으로
아래부분에 잎새란을 접어 꽂고
셀렘잎 몇 장을 늘어뜨려 그린을 더해 주구요.
크게 펼쳐진 잎새난 때문에
이번 주 강단 꽃꽂이의 규모가 웅장해진 감이 있네요.
이번 주에 사용한 꽃들입니다.
델피니움이지요.
하늘하늘한 느낌과 펄 사파이어 블루
또는 시안색이라고 하는 청자색이
청량한 느낌을 주지요.
줄기가 가늘어 물이 제대로 오르지 못해선지
좀 시들해보여요.
덴파레구요.
원래 종은 덴드로비움에 속하는데
꽃 모양은 호접란 팔레놉시스를 닮았다고 해서
덴파레라고 불린대요.
승진 영전 개업 등의 축하용으로 많이 사용되던
대표적인 서양난인데
요즘엔 심비디움 같이 더 화려한 난들이 많아
인기는 좀 시들했졌다구요.
아네모네입니다.
알뿌리 화초로 지중해 지역 원산이지만
우리나라에도 바람꽃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꽃이 있다고 해요.
아네모네 하면 웬지 마담이라는 말과 자꾸 연관되지요.
아마 그런 소설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빨간색 꽃도 예쁘지만 이번엔 붉은 보라가 강렬한 느낌이네요.
백합...
아무런 무늬나 다른 색이 섞이지 않은 새하얀 꽃잎이
순결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금잔화입니다.
국화과 여름꽃이지만 내한성이 좋아
요즘엔 한겨울에도 많이 볼 수있지요.
채도 높은 노랑과 짙은 주황으로 골랐습니다.
잎새란이예요.
잎 가장자리로 노란 줄이 있어요
길이가 긴데도 꼿꼿하고 또 구부리거나 여러가지 모양을 잡기도 수월해서
화형의 기본 구도를잡는 용도로 사용하기가 좋지요.
셀렘잎이니다.
토란 잎처럼 보이기도 하죠. 꽃도 토란 꽃과 비슷하다네요.
피아노에도 노랑과 주황의 금잔화를 단지에 꽂았어요.
처음에는 꽃이 넓게 퍼지도록 옆으로 비스듬히 꽂았는데
물이 오르니 꽃들이 모두 수직으로 똑바로 올라가
이런 모양이 되었네요.
꽃꽂이를 마치고 불을 끄고 나오려는데
강단 조명을 미처 끄지 않았더라구요.
근데 그 때 모습이 넘 예뻐
사진 찍을 때 특별히 그 모습을 연출해서 찍어 보았습니다.
이번 주 강단 꽃꽂이는 김준택권사님 이종우집사님 부부의 큰 딸
은진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봉헌으로 드려졌습니다.
은진이는 플로랄 아티스트의 길을 가기 위해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미술을 전공했으니
아름다움을 보는 심미안의 기초가 튼튼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을 쌓으면 훌륭한 아티스트가 될거예요.
생일 축하해요.
HAPPY BIRTH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