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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에 위치한 경남이주민센터에서 몽골, 필리핀 등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한글 및 자국 역사 교육을 받고 있다. |
창원에서는 몽골 모임 못지않게 필리핀 커뮤니티의 활약상도 대단하다.
대표자 격인 버뮤도 마리아 크리스티타(48) 씨는 지난 2000년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국내로 들어왔다. 13년차 한국 주부로 살고 있는 그녀는 외동딸(5)을 두고 있다.
필리핀의 소도시인 일로일로시에서 9남매중 첫째로 태어난 마리아 씨는 맏이답게 통솔력이 있다. 익숙해진 한국생활을 바탕으로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필리핀 댁'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민원까지 척척 해결해준다. '마당발'이란 별명은 그래서 붙여졌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로 이뤄진 필리핀 커뮤니티는 주말이면 인근 운동장에서 함께 어울리기도 하고, 직접 만든 필리핀 음식도 나눠먹으며 우의를 다진다. 이들은 평소 십시일반으로 모금한 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필리핀 가정이나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국의 문화를 잊지 말자며 필리핀 국경일 행사도 갖는다.
KPMA는 지역사회에 융화되기 위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9월 마산지역에서 태풍 매미 피해가 발생하자 복구현장으로 달려가 쓰레기를 치우는 등 봉사활동을 했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피해 발생 때는 모금활동을 벌였다.
그럼에도 여전한 외국인 차별 및 무시는 이들을 괴롭히는 요인들이다.
마리아 씨는 "최근 동료와 버스를 타고 서로 담소를 나눴는데 버스기사가 대뜸 시끄럽다고 말해 모멸감을 느꼈다"며 씁쓸했던 기억을 털어놨다.
# 가요제·전통복장 행진 인기…10만명 참가 내외국인 화합 대표 축제
■ 이주민 국내 최대 축제 '맘프'
- 이름 바꿔 첫 행사 4~6일 성료
지난 4일 경남 창원시 용지문화공원에서 개막된 '이주민과 함께하는 다문화축제 맘프 2013'에 참가한 학생들이 중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
맘프(MAMF·Migrants' Arirang Multicultural Festival)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이주민 축제다.
경남이주민센터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해마다 창원에서 10만 명가량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리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4~6일 성공리에 축제가 치러졌다. 지난해까지는 '마이그런츠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올해 맘프로 변경됐다.
이 축제는 정부가 다문화 사회 원년을 선포한 지난 2005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한 뒤 2010년부터 창원으로 옮겨왔다.
지난 행사에서는 이주민 가요제가 가장 각광을 받았다. 전국에서 600명이 참가, 15개 지역예선을 거쳐 10여 명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이주민센터 관계자는 "최종 출전자 가운데는 자국에서 음반을 내는 등 가수에 버금가는 실력파도 있었다"고 귀뜸했다.
올 축제에서는 시클로,릭샤 등 동남아를 대표하는 택시 모형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문화장터에서는 나라별 물품을 판매하고, 내국인과 이주민간 물품교환을 했다.
캄보디아, 필리핀 등 10개국 이주민들은 전통복장을 한채 창원 시가지에서 퍼레이드를 펼쳐 시민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철승 이주민센터 소장은 "영국의 이주민 근로자들이 주축이 된 이주민노동자축제는 유럽을 대표하는 명물 축제가 됐다"며 "맘프를 이주민 화합은 물론 창원을 대표하는 관광축제로 승화시키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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