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4,1-11
그 무렵 1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2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3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4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5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6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8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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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 어머니의 마음은 비록 보고 있음에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선물을 받고, 사랑을 표현할 때만이 그 사랑을 느낍니다. 이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내면의 사랑을 느낀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마음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쉽게 저지르는 잘못은 그 사람의 얼굴과 외형만을 보는 것입니다. 그의 외형이 아닌 내면을 보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외형만 봐도 사람을 알 수 있다고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에 그의 마음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주는 사람이 바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영혼을 보는 것은 더 더욱 어렵습니다. 영혼은 믿음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내려오시어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 분께서는 가난하고 평범한 인간의 육체 속에 하느님의 영광을 지니고 계셨지만 그 빛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영광스러운 신성을 드러내신 스승을 본 제자들은 놀랍고 희망에 넘쳤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마태 17,2)
허름한 옷 안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나약한 인간의 육체에 성부와 성자의 크나 큰 영광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성령이 사람이신 예수님의 몸을 밝힘으로써 우리 인류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의 빛은 죄로 덮인 온 세상을 비추고, 고단하고 지친 모든 인류의 육체를 비추십니다. 이처럼 모든 만물에 하느님이 함께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함께 계시다”
성인 아우구스티노는 ‘그분께서는 우리 인간의 모든 관계 속에, 모든 기쁨에, 모든 우정과 사랑 중에 함께하십니다.’ 행복의 근원은 바로 살아계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님은 나와 같이 계시건만 나는 님과 같이 아니 있었나이다’(성아우구스티노, 고백록 10권 27장 중에서)
하느님의 영광은 나와 형제의 마음 속에 있는 씨앗과 같다 는 것을 그 빛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영광의 빛은 가난한 육체 속에 숨겨져 있는 씨앗입니다. 피곤하여 지치고 흐려진 눈 뒤에 숨겨져 있기에 쉽게 그 빛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죄의 허물이 벗겨지면 벗겨질수록 하느님의 용모가 밝게 드러날 것입니다. 내면의 침묵 속으로 침잠할수록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나와 형제의 마음 속에 하느님 영광의 씨앗이 계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와 형제의 마음은 바로 하느님이 머무시는 성전이며, 성령의 씨앗을 기르는 고귀한 밭이기에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이번 사순절에 마음 속 깊이 계신 나의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금식은 마음 속에 계신 하느님께 다가가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우리 몸에는 너무나 많은 물질들이 쌓여 있어 하느님의 영광을 느끼지도 볼 수도 없습니다. 하느님 영광의 빛이 비추일 수 있도록 세상의 풍요로운 물질로부터 잠시 멀어져 몸과 마음을 비우십시오. 금식은 바로 우리 마음 속에 계신 하느님의 신성한 씨앗이 싹이 틀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나의 내면을 밝게 비추어 흐릿해져 가는 나의 양심과 영혼이 되살아난다면 내 안에 모셔진 하느님께서도 다시 살아나실 것입니다. 내 안의 하느님이 밝게 빛날 수 있다면 나도 하느님의 영광을 다시 세상 사람들에게 비춰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님의 사업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그리스도인의 길입니다.
주님, 저희 형제 안에 계신 주님을 볼 수 있는 굳건한 믿음을 주소서. 그리고 보이지 않는 현실도 볼 수 있는 섬세한 마음을 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오늘 복음의 주님의 변모가 나에게는 어떤 의미입니까?
2. 주님의 변모가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겪어야 하는 온갖 어려움을 견뎌내고 부활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믿음이 되고 있습니까?
3. 내 몸 깊이 계신 하느님 영광의 빛을 비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자기 마음 속의 하느님 영광의 빛을 가리고 있는 불쌍한 형제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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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