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팬들에겐 낯설고, 비틀스 비(比)팬들에겐 신선하게 어필할 환상적인 뮤지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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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술가는 사랑을 노래한다. 비틀스가 사랑 노래를 많이 했던 것도 당연히 사실이다. 다만 비틀스의 러브송들이 이른바 ‘통속적인 사랑 노래’였겠느냐에 대해선 물음표를 두자. 어쨌든 영국의 아름다운 포크송 뮤지션 피오나 애플이 나지막한 읊조림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비틀스의 대표 러브송 (중 하나) <Across The Universe>의 제목을 그대로 따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틀스의 노래만으로 독특한 뮤지컬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줄리 태이머(<타이투스> <프리다>)의 정말 독특한 뮤지컬영화이며, 사랑 이야기다.
영화의 줄거리는 비틀스 노래 33곡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비틀스가 활동했던 1960년대. 반전의 기운 속에 로큰롤과 히피가 전 지구의 젊은이들을 매혹시켰던 격동기에 두 남녀 루시(<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에반 레이첼 우드)와 주드(<Hey, Jude>, 짐 스터지스)가 살았다. 주드는 영국 리버풀 선착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노동자. 그는 아버지를 찾으러 뉴욕에 갔다가 맥스(조 앤더슨)라는 또래 젊은이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림 그리기에 재능이 뛰어난 주드는 맥스와 어울리다 그의 여동생 루시에게 반한다. 아름다운 선남선녀는 연애를 시작하나 관계는 점점 꼬인다. 루시는 반전운동에 적극 가담해 행동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주드는 예술지상주의자로서 방에 틀어박혀 그림 그리기에 몰두한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루시와 주드의 갈등에서 찾아내는 화합은 영화 결말 부분에 흐르는 <All You Need Is Love>라는 곡으로 단번에 설명된다. 시대정신에 뜨겁게 부합했고 예술로서 투쟁했던 뮤지션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가 정신적으로 어떤 문제의식과 해결능력을 가질 것이냐는 감독에게 그다지 중요치 않아 보인다.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주제는 물론 존 레넌이 평생 부르짖었던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줄리 태이머의 천재적인 미적 감각과 괴물 같은 상상력이 만들어낸 화려하고 몽환적인 시각적 세계를 보고 있으면 이것만으로는 비틀스에 대한 몰이해에 가까운 인상이 든다. 그것이 전에 없는 독창적 미학과 감상의 쾌감을 자아내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되, 그런 과한 스타일 집착이 비틀스 특유의 온유하면서도 날카로운 정서와 시상(詩想)을 지운 채 영화를 거칠게 지르기만 하는 록뮤지컬로 변모시킨 건 아닐까 싶다. 말하자면 비틀스 팬들에겐 이 영화 속의 <Across The Universe>가 너무 낯설다.
첫댓글 비틀즈의 마지막....Rooftop concert 가 생각나는 장면이군요Get Beck
영화는 괘안을것 같은디, 워디서 보는거드래유
제가 드리거나 함께 큰 화면으로 보지요.
초록색 물속 바탕의 스틸 컷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보고 싶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