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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큐슈 올레길을 찾아 떠난 맛집 여행/ 전 성훈
< 규슈로 가는 길 >
2006년 여름,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들과 함께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이후, 12년 만에 큐슈 땅을 다시 밟았다. 그때는 온천으로 유명한 뱃부와 쿠마모토에서 며칠 지냈다. 옛 직장 동료들과 함께한 이번 일본 여행은 큐슈 올레길과 맛집 여행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일행을 만나 t'way 항공기에 탑승하려고 앉았던 자리에서 무심코 일어나 게이트 앞에 줄을 섰다. 일행 중 한 분이 “가방 어디 있어요?”라고 하기에 가방을 메지 않았음을 알았다. 다행히 가방은 바로 옆 의자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천 공항이 아니라면 가방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부터 작은 실수가 나온 것은 이번 여행에서 여러 번 실수가 생길 것을 암시한 것인가 불길했다.
옆자리에 앉은 일행들과 잠시 수다를 떨다 보니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어느 새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하였다. 후쿠오카공항 입국심사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지루하였다. 심사 자체는 까다롭지 않았지만 입국심사 창구가 적어서 대기 시간이 길었다. 대기 줄에는 본토인들인지 대만인들인지 알 수 없지만 단체 중국인들이 많았다. 입국심사는 얼굴 사진 촬영 및 가운데 손가락 지문 채취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후쿠오카 국제선 청사에서 국내선 청사로 이동하는 버스를 탔다. 우리나라에 비해 공기가 맑고 황사나 미세먼지가 눈에 띠지 않아서 마음 놓고 편하게 호흡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공항 연결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사세보행 기차표 매표소로 이동하였다. 기차표 매표소도 외국인들로 북적거리고 번잡하였다. 창구직원이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도 느리게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린 후에 가이드를 해주는 선배가 유창한 일본어로 창구 직원에게 말을 걸자 차표 구입하는 절차가 간단히 끝났다. 기차표를 끊고 근처 가게에서 캔 맥주와 역전도시락을 사서 사세보행 특급열차에 몸을 실었다. 새벽에 집을 나온 이후 오후 2시가 넘도록 제대로 된 식사를 못했기에 배가 많이 고팠다. 저가 항공사는 단거리 비행에 식사나 간단한 먹을 것을 주지 않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인천공항에서 커피와 샌드위치 한 조각 먹은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되었다. 평소 사정상 맥주는 거의 마시지 않지만 현지 여건에 맞추어 아사이 캔 맥주를 마시며 도시락을 게눈 감추듯이 먹었다. 기차 안에서 먹는 도시락, 우리나라 기차가 아니라 외국 기차를 타고 까먹는 도시락은 어릴 적 소풍갔던 기억을 살려내어 기분이 좋았다. 벚꽃이 만개한 남쪽지역으로 달리는 열차 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주변은 한가롭게 보였다. 거리도 마을도 산도 모두 하나같이 깨끗하였다.
< 사세보항구에서>
오후 5시 경, 사세보 RESOL 호텔에 짐을 풀었다. 지방도시 답지 않게 14층 높이의 호텔은 하얀 건물로 깨끗해보였다. 호텔 방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로비에서 일행을 만나 사세보 시내 구경을 하였다. 지방이라서 그런지 높은 빌딩이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사세보항구에는 미군 기지가 있다. 미군과 그 가족들만 보일뿐 오키나와처럼 외국인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눈에 띠지 않았다. 깨끗한 길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바다와 연결된 다리를 건너자 사세보공원에 닿았다.
마침 벚꽃 축제 기간이라 야간 등불이 켜지고 ‘밤 벚꽃’놀이 나온 일본인들이 보였다. 직원 한 명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어 책에서 보았던 설명 그대로의 모습을 마주하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밤 벚꽃 아래서 멋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웃음꽃을 피우며 이야기를 하며 산책을 즐겼다. 호텔 앞 일식집에서 즐거운 저녁 시간을 가졌다. 이런저런 회를 주문하는 선배 덕분에 맛있는 음식에 샤케도 많이 마셨다. 말로만 들었던 ‘고등어회’와 ‘말사시미’도 먹어보았다. 마시는 술 종류에 따라 술잔도 바꾸어 마시고 음식도 10가지 이상 먹었다.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입가심으로 사세보 라면집에서 돼지뼈 고운 국물에 생면을 넣은 일본라면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 피로감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네덜란드 마을, 하우스텐보스에서 >
다음 날, RESOL 호텔의 훌륭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하카타 특급열차를 타고 사세보 하우스덴보스(Huis Tenbosch)로 이동하였다. 과거 네덜란드와의 교역에 대한 향수로 소위 ‘오란다 마을’을 조성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었다. 이곳은 후쿠오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한국인 단체 여행객이 찾아오기에는 비용적인 측면에 부담이 있어 한국인 여행객은 거의 찾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선배가 네덜란드와 똑같다고 하면서 일부러 네덜란드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농담을 하였다.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풍차와 튤립 화단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고 자그마한 운하도 만들어 놓았다. 운하를 왕복하는 배를 타고 주변 건물을 바라보고 사진을 열심히 찍고 찍었다. 햇볕은 따갑고 하늘 높이 떠있는 구름은 느긋한 몸짓으로 흘러가고 바닷가임에도 불구하고 비릿한 냄새가 없어 입을 크게 벌리고 호흡을 하였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빼앗는 각종 놀이동산을 오밀조밀하게 꾸려놓은 하우스텐보스, 아이들 등쌀에 어른들이 돈을 풍덩풍덩 쓰게 만들어 놓았다. 더위에 쫓겨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걷는 둥 마는 둥 걸어가며 구경하였다. 관광객은 대부분 일본인과 중국인 그리고 약간의 서양 사람들이었다.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 한국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 원폭 투하의 현장, 나가사키 >
일정보다 빨리 하우스텐보스를 나와 SEASIDE LINER 기차를 타고 나가사키로 이동하였다. 약 1시간 25분 후 나가사키에 도착하여 DORMY INN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나가사키 시내 구경에 나섰다. 일일자유이용권을 구입하여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전기궤도 노면전차는 일종의 트램으로 전기로 동력을 얻기에 공해문제가 없다고 한다. 백년도 넘은 오래전부터 노면전차를 이용했다는 사실에 알고 일본인의 지혜와 선견지명에 놀랐다. 먼저 천주교 26인 순교자 기념 성지(성 필리피성당, 니시자카 성당)를 찾았다. 16세기 일본 전국 시대, 천하를 통일하고 권력을 잡은 ‘풍신수길’은 1590년경 천주교 신자들을 참혹하게 죽였다. 신앙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초창기 일본인 신자들의 모습에 머리가 숙여졌다. 순교성지에는 한국인 복자 한 분의 기념비도 있다. 순교자 성지 기념탑 앞에서 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당 경내로 들어서자 많이 듣던 성가가 울려 나와 속으로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성당 안으로 들어서니 한국인 사제가 신자 30명 정도와 함께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영성체를 마치고 성가를 부르고 있는 중이었다. 한국인 성지 순례단이 신부님과 함께 일본 나가사키 성지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자 의문이 쉽게 풀렸다.
성지를 나와 찾은 곳은 나가사키 원폭 투하 장소였다. 비석에 원폭 투하 시간을 알리는 1945.8.9. 11시 02분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피폭 당시의 지층을 보존하고 투명 유리로 보여주고 있다. 순교 성지와 원폭 투하 장소를 보고 조금 착잡한 기분이 들었지만, 기분 전환을 위해 나가사키 짬뽕 집을 찾았다. 맛이 좋다고 소개 받은 ‘사해루’라는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로 짬뽕을 먹었다. 대형 유리창 밖으로 밤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음식점이었다. 짬뽕의 원조는 ‘나가사키짬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짬뽕과는 달리 전혀 매운 맛이 없고 짬뽕 국물도 뿌옇다. 일본인들이 우리처럼 불타는 홍합 짬뽕은 매워서 먹지 못해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25도짜리 일본 소주를 물을 섞어(일본식으로 미즈와리) 짬뽕에 곁들어 마셨다.
저녁을 마치고 더미 인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의 공동 온천탕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 이 호텔은 저녁 21:30~23:00까지 무료로 간단한 쇼바(국수)를 제공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쇼바 이름이, “밤에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 날 때 먹는 쇼바”이다.
< 타케오 온천, 큐슈 타케오 올레길 >
이른 아침 호텔에 짐을 맡기고 근처에 있는 ‘데지마’를 찾았다. 데지마는 네덜란드와 일본의 최초의 교역 장소였다. 다음 장소인 타게오 온천지역으로 가려고 기차를 갈아타면서 이동하였다. 기차역 이름 ‘타게오 온센’은 우리나라 온양 온천역을 연상하면 될 듯하다. 일본전통 여관인 ‘에도야’에 짐을 풀고 큐슈 타케오 올레길 14.7km를 걸었다. 이 코스는 규슈올레 제1 코스다. 약 4시간 반 정도 걸린 올레길에서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일본인들은 우리처럼 올레길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가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하지 않았지만 그다지 볼 것이 많지 않은 코스였다. 수령 3천년된 녹나무를 본 것이 큐슈 올레길의 하이라이트였다. 올레길에 다녀와서 료칸의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푹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 저녁 식사는 ‘가이세키’ 정식을 먹었다. 식사를 하면서 술을 상당히 많이 마셨다. 소주 이름이 ‘귀신의 유혹’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숍을 찾아 나섰으나 커피숍이 없어 선술집에 들어가서 술을 마시며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 유후인 정통 료칸에서 >
어제 저녁 과음한 탓에 숙취가 심했다. ‘악마의 유혹’에 제대로 빠져버렸다. 오늘은 상당히 멀리 이동하였다. 타게오 온천에서 하카다로 다시 오이타를 거쳐서 유후인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특급열차와 완행열차를 갈아타면서 이동하였는데 4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기찻길 옆 산에는 나무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었다. 유후인의 ‘야마다’라는 이름을 가진 전통 여관에 머물렀다. ‘야마다’료칸은 어제 잤던 ‘에도야’료칸보다 숙박비가 비싸 1인당 20만 원 정도 들었다. 풀코스의 ‘가이세키’ 정식도 맛있었고 매끈매끈한 노천온천탕도 멋있다. 온천탕에는 우리 일행이외 다른 사람이 없어서 정말 좋았다. 비용 때문에 예전에는 료칸에서 묵을 수 없었다. 고즈넉한 야마다 료칸, 정갈한 음식 모음, 서비스 하나 하나에 까지 세세하게 정성을 쏟는 모습, 무슨 일을 하던지 디테일이 강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말이 틀림없다는 것을 또다시 느끼게 한 일본인들의 솜씨다.
< 하카타 귀환 >
오전에 유후인 시가지 관광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오이타로 이동하였다. 오이터역사 안의 회전초밥 집에서 일본스시의 맛을 보았다. 입안에 사르르 녹는 듯한 스시의 맛이 피로한 나그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비 내리는 오이타역에서 다시 하카타행 특급열차에 몸을 실었다. 하카타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에 투숙하여, 짐을 호텔에 두고 텐진과 캐널시티를 구경하였다. 전자제품을 파는 곳을 돌아다녔는데 여기저기서 우리나라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다.
< 집으로 가는 길 >
하카타역 부근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로 후쿠오카로 이동한 후 다시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하였다. t'way 항공사 카운터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출국 심사를 간단히 받았다.
출국장을 빠져 나와 아내가 부탁한 초콜릿을 사면서 남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초콜렛은 3가지 종류 중 2가지만 있고 하나는 샘플만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서서 계산대로 갔더니 담당자가 달러는 받지 않는다며 환전해 오라고 하였다. 별다른 생각 없이 아내 명의 카드를 내밀었더니 여권과 카드 이름이 달라서 결제할 수 없었다. 결국 선배에게 달러와 엔화를 바꾸어 값을 지불하였다.
< 후기 >
이번 여행은 항구도시 사세보, 네덜란드 모형 도시 하우스텐보스, 원폭의 피해지역의 하나인 나가사키, 큐슈 올레길 중의 한 곳인 타케오 올레길, 유명 온천지역인 유휴인 료칸, 후쿠오카로 가는 길목의 하카타 등을 돌아다니며 입을 즐겁게 하였던 맛집 기행이다. 여행 중 맛본 음식은 하카타 라멘, 닭고치, 오이타 회전초밥, 빵, 야마다 료칸 가이세키 정식, 사세보 사시미와 라멘, 하우스텐보스 햄버거, 나카사키 짬뽕 등이다. 몇 번에 걸친 일본 여행 중 맛있는 일본전통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이드를 해준 선배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과 수년간 일본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큐슈로 가는 길, 집을 떠나 나그네가 된다는 건 언제나 나를 발견하는 길이다. 낯설고 물 설은 고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자연을 통해 다시 한 번 나를 찾아가는 극기의 순간이다. 사세보항구에서 맛 본 정통일본 ‘회’의 정갈한 맛은 한 모금의 독한 일본 소주와 함께 풍선처럼 날아오르는 여행객의 몸과 마음을 하늘 저 멀리 둥둥 풀어헤쳐놓는다. 하우스텐보스의 어린이를 상대로 오밀조밀한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상술은 언제나 주머니 가벼운 어른을 슬프게 한다. 하지만 아기의 커다란 꿈은 어린이 동산에서 잉태되어 날아간다.
천주교 순교 성지 나가사키에서 들었던 우리말 성가 소리,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 그리고 성모님께 마음속으로 깊은 감사의 기도를 바친다. 거룩한 성가에 어울리지 않는 원폭 투하 지역 나가사키의 또 다른 모습, ‘안네 프랑크의 일기’처럼 ‘어느 소녀’의 일기가 적힌 기념비에는 “목이 마르다, 물이 먹고 싶다”라는 글귀가 보였다. 어린 소녀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모두가 어른들 욕심 탓이다. 2차 세계대전의 원인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원폭 피해국가라는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는 일본정부의 태도를 생각하면 불쾌한 기분이 든다.
타케오 올레길을 걸으며 큐슈 올레길을 조성하는 데 아이디어를 주고, 그 대가를 받았던 제주 올레길 관계자들에게 커다란 박수를 보낸다. ‘악마의 유혹’에 빠진 정통 료칸에서의 하룻밤은 꿈만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라는 건 한여름 밤의 한 줌의 꿈이런가.
일본여행은 우리나라에서 비행시간이 짧아서 좋다. 장시간 비행에서 오는 시차와 지루함으로 인한 찌뿌듯한 기운을 전혀 느끼지 않아 그만이다. 음식도 정갈하고 입맛에 잘 맞아서 최고의 여행지다. 좋아하는 온천욕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어서 너무나 마음에 든다. 지방도시나 시골로 내려가면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우리나라와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않아서 친근함을 느낀다. 밤길을 혼자 걸어도 안전하여 일본여행은 아주 편한 느낌이 든다. 여행객으로서 보는 일본은 마음에 들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마음을 터놓고 가까이 하기에는 조금은 불편하고 서먹서먹하고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다가오는 이질적인 느낌을 갖는다.
여행 중 일행들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고 저 사람에게 저런 면이 있었구나하고 놀랐다. 다른 모습이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생소한 면도 있었다. 상대방도 나에게서 엉뚱하거나 생뚱맞은 모습을 보고 왜 저렇게 행동할까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함께 여행을 해보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옳다는 것을 느낀 여행이었다. 함께 어울려 즐거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울리기에 불편한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은 아주 좋은 추억거리를 겹겹이 쌓은 여행이었다. 안내를 해 준 선배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2018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