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본격추리소설 작가로서 요코미조 세이지(橫溝正史)는 일본의 역사속에 있는 전설 그것도 매우 섬뜩하고 끔직함을 자아내는 공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연속살인 사건의 작품을 여럿구사한다. 바로 이런 것에 만화적인 상상력과 과장이 덧씌워져 탄생한 것이 소년탐정 김전일이다.
사실 먼저 소년탐정 김전일이 늘 사건을 풀기위해 자신을 향해 외치는 소리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라는 말은 바로 이작가 작품의 주인공인 긴다이치 코스쎄라는 사실이라는 것에 매우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그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그 첫 번째가 팔묘촌이고 다음에 읽게된 것이 지금 소개할 옥문도(獄門島) 이다.
말 그대로 지옥문의 섬이라는 느낌에서도 앞서 저자를 소개한 바와 같이 다분히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세계관에 사로집힌 -외딴 섬이라는 이미지와 너무나 궁합이 잘맞는 것으로 - 한 가문으로 저주스러운 비밀이라는 내용을 섬이라는 공간 속에서 너무나 절묘하게 배치해 놓고 있다. - 괴기스러움은 영화 혈의 누, 그리고 밀실살인의 대표작가인 딕슨카를 연상캐함.
사건의 서두는 긴다이치가 전쟁터에서 만난 전우의 죽으면서 부탁했던 옥문도로 가서 자신의 배다른 3자매를 구해달라는 데에서 출발하고 있다. 시작부터 사건의 전개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긴다이치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옥문도로 가서 3자매의 목숨을 지킬수 있을까? 만일 3자매의 목숨을 지키는 내용이라면 이것은 본격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모험과 스릴러 소설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작품은 그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전체를 지배하는 듯 보이지만 그 근간은 여전히 살인을 하는 범인과 벌이는 탐정의 지적 퍼즐 게임이기 때문에 결국 긴다이치는 연속적인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연속적이지만 또 불연속적이라고 할수 있는 살인 그러나 그 내면에 있는 동기는 하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각각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 언뜻 다른 사건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라는 어쩌면 여럿을 하나로 하나를 여럿으로 수렴과 확산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렇게 구성을 하면서 옥문도라는 섬이 갖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지형과 맞물려 정말 탁월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정말 작가의 뛰어난 필체와 구성에 절로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차원에서 이야기의 구조를 보면 크게 5부분으로 나눌수 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친구의 유언에 따라 옥문도를 향하는 주인공 긴다이치가 이곳의 사실상 정신적 지주인 승려와의 조우와 옥문도가 갖는 음산함을 그려내는 도입부분이다.
두 번째는 3자매중 한명이 절에서 독특한 방법으로 죽어 있고 이를 추리하는 과정이다. 이과정에서 탐정은 이곳 섬의 경찰에게 범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 다소 황당한 그러나 그것이 다음 사건의 연결과 이어지는 부분의 내용이 곁들어져 있다. 후에 이 살인의 방법을 볼때 범인의 의외성은 어쩌면 쉽게 풀릴 수 도 있지만 만일 여기서 살인이 끝난다면 그야말로 용두사미 격인 본격추리소설로 끝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세 번째 3자매중 다른 한 명이 죽게되는 과정 정말로 커다란 범종안에 있던 시신과 어떻게 어떤 시차로 이것이 이뤄졌을까 하는 의문이 증폭되는 정말로 기이한 방법의 살인사건에 접하게 되면서 이소설은 또다른 반전을 이룬다. 여기서 긴다이치는 누명을 벗고 외지에서 이전의 혼징살인사건에서 만난 아소 경부와의 조우를 통해 본격적인 살인 사건 수사가 이뤄진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도 하는 듯 마지막 남은 한명의 자매마저 죽게되는 그야말로 이 소설의 클라이 막스로 다다르게 되면서 또 다시 한 번 누가 어떻게 죽였을까 하는의문을 다시 갖게 만들게 된다. 이 세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탐정인 긴다이치 코스께는 사건의 진상에 다가서게 된다.
마지막 부분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 결말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위 세가지 살인 사건의 동기와 살인 방법 그리고 살인 자가 밝혀진다. 그런데 여기에 정말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다. 과연 누가 어떻게 그들을 죽였을까 마지막한장을 넘길때 밝혀지는 진상을 정말로 기대해도 좋다,
그런데 사실 일본어를 정확히 할고 있는 사람은 이 소설의 작품을 만끽할수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단서를 살인자는 남겨두었음에도 탐정은 살인사건이 종결되어서야 비로소 그 실마리들을 찾아내어 조합하여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 낸다. 끝은 다소 씁슬한 맛을 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다음 번역작품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해피엔딩식의 유치한 결말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수 없는 옥문도의 분위기 속에서의 한 가문의 흥망성쇠를 이 작품은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일본추리소설의 베스트에 언제나 손꼽히는 작품이라는 것이 과장된 것이 아니다. 다만 단순하고 또 일본문화에 대한 낯설음을 극복하기 어렵다면 이 소설은 다소를 지루할 수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본격 그리고 그 본격을 그려내는 그로테스크한 옥문도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이 작품을 대한다면 그런 난관은 쉽게 극복되리라 믿는다.
첫댓글 읽고싶어요...
아, 근데 이국정서라서 그런지 중요한 배경에 대한 몰입이 잘 안 되더군요. 그리고 김전일 이야기 구성하고 똑 같더라고요. 물론 김전일이 차용한 거겠지만... 팔묘촌을 한 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무엇보다..소재가 독특했고..언어의 차이가 있어서 조금 접근이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이책 재밌게 읽었습니다.요코미조 세이지 작가 책은 섬뜻하지만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