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부터 우리가 지금까지 벌여온 정치 토론에 대한 세닉이 자신의 잠정적인 결론을 내려보려 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 글에 설명해 놓았으니 그 글부터 꼭 먼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토론 주제는 어디까지나 의원임대 사건입니다. 그 이야기에서 우연히 나온 국부적인 곁가지를 서로 편 갈라 물고늘어질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도 의원임대 사건에 한정될 것입니다.
세닉이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의원임대사건은 현실적으로 보나 도의적으로 보나 모두 실수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뭔가 망상에 빠져있는듯 합니다. 현실의 보고 싶은 반쪽만 보았으며, 도의의 보고 싶은 반쪽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선문답 같은가요?
1.의원임대는 분명 현실정치적인 대악수입니다. 왜냐구여? 여론은 아무리 썩어빠져도 여론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 여론의 반대를 과소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여론의 반대를 정면돌파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여론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고 김대중 정부에게는 옛날처럼 철저한 언론통제 같은 걸 할 수 있는 힘이 없었습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도 없고 여론의 지지도 얻지 못한 지도자가 국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권위는 강해도 권력은 그리 강하지 못한 대통령이 강한 여당을 만드는 데 있어서 결코 작지 않은 댓가입니다.
또 자민련과 공조복원도 정권초기처럼 완벽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첫째로 민주당과 자민련의 당 기본이념이 크게 틀리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진보적인 색깔이 조금 섞여 있지만 자민련은 보수본당을 자임하는 당입니다. 둘째로 완전히 틀어졌던 두 당이 다시 완전히 공조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건 자명한 이치입니다. 그렇게 싸워놓고 두 당이 완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셋째, 두 당의 내부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강창희 의원이 있는데 이 사람은 극단적인 경우라고 치고, 많은 젊은 소장파 의원들이 의원임대 사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권초기같이 2여공조를 통한 강력한 정권 실현은 어려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상의 결과로 볼 때 의원임대를 통한 공조복원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고, 현실정치적인 실수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2.의원임대사건이 도덕적인 측면에서 정치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것은 모두가 찬동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서술은 생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