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단고의 겡뀌예요~
또...다시..긴긴~ 시간이 지나...단고가 나와씀돠~
걍.지루하고 나른한 하루하루....잔잔한 미소나마 열분덜에게 드렸으면하는
바람임돠~ *^^*
예고해드렸던대로..이번은 = 스토커 편 = 입니다..^^
★★ 단고 삼형제 (부제 : 가난한 우리집) 제 6화 : 스토커 편★★
[재근 버젼]
시끌...시끌..
1교시 수업전....애들모두..입에 모터를 단듯..재잘재잘 떠드느라 정신없다.
[ 야! 고재근..... 누가 이거 너 주랜다.]
[ 응? ....이게 뭐야..]
[내가 어떻게 알아임마~]
동철이가 주고간...작은 봉지...
나는 봉지안의 작은 엽서를 열었다.
[ !!!!!!!! 히익!~]
나는 화들짝 놀래 엽서를 손에서 떨어뜨렸다.
[뭐야..뭐야! 왜그래~]
인조가 내자리로 와서는 바닥에 덜어진 엽서를 주웠다.
[헉! 머야 이거... 완전 싸이코아니야....!!
야..재근아..이거 어떤놈이 너한테 보냈냐~...]
[나..나도몰라...]
빨간색의 작은 엽서안에는
신문, 잡지, 책에서 오린 글자들을 질서없이 오려붙혀서....
[ 오빠... 늘 지켜보고있어요... 언젠가 오빠앞에 나타날때까지
절때 다른여자와 있으면 안돼요..... from 마누라]
라고 돼있었다.
[뭐? 마누라?? 이런 우라질!!
누가 마누라야..어? 내가 이렇게 두눈 시퍼렇게 뜨고있는데...
야..재근아! 겁먹지마...이딴거 다 내손에서 해결할테니까!]
인조는 내 엽서를 씩씩거리며 박! 박!찢어 가루로 만들었다. ㅡㅡ;
그다지 신경쓸일은 아니지만...그래도..항상 지켜보겠다니..왠지 섬뜩했다.
이런저런 생각을하며 집으로 가는길.....
[ !!!!! 헛!!!]
내 시야 2미터 전방에 붉은 지폐! 천원짜리가 나를 기다리며
땅바닥에서 뒹굴고있는게 아닌가!!!!!!!
순간....가슴이 쿵쾅쿵쾅 미치도록 뛰기시작했다.
도둑질을 하는것도아니고..그져....길바닥에 돈을 줍는다는데..
뭐 어떠랴..
나는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이 근방엔 아직 가까이 다가온사람이없다.
' 저건!! 흐흐..내꺼야!'
후천적으로..금전을 밝히게 되어버린 나의 모든 오감들이 꿈틀거리며
아주 재빠르게 만원짜리 지폐를
낚어채듯 집어들고...잽싸게 튀게한다.
진짜 졸라 달렸다.
'헉...헉..... 아무도 못봤겠지.........헉헉..'
나는 우리집 방안으로 들어올때까지도..뒤에서 누가 쫒아오며...'내돈이야..이도둑놈아'
할까봐.....심장이 마구 곤두박질쳤다.
꾸깃꾸깃해진 지폐를 보며....나는 회심이 미소를 짓고.... 우리집 통장인....
복돌이 돼지 저금통장에 쏘옥 집어넣다.
복돌이를 들어보니..꽤 묵찍한것이...배를 째면 돈 십만원은 족히나올듯 싶다.
오락실간다고 찔끔찔끔 동전입구에서 동전을 빼내가는
유찌녀석만 아니었어도...이십만원은 채워졌을텐데...
[쾅!]
저금통을 만지며 흐뭇해하고있는데 유찌와 코지녀석이 나란히 방으로들어온다.
[어? 형~ 일찍왔네...]
[응..... 어? 근데....니들 손에든거 그건 뭐냐...]
유찌의 손에 왠 조그만 인형들이 대여섯개나 들려있는게 아닌가..
[ 어? 이거? 헤헤헤..요앞에 왜 동전넣고 인형뽑는거있잖아..헤헤..
나는 맨날해도 안되는데..코지 이녀석은 했다하면....잘도 뽑히데..
다 이녀석이 뽑아준거야!~]
유이찌는 별로 이뿌지도않은 싸구려틱한 인형 다섯개를 들고 싱글싱글웃으며
그렇지않아도 좁은 벽에 더덕더덕 붙히기시작했다.
[ 야..... 그것도 일종의 마약같은거야...
땅파봐라..백원이 나오나...
잔돈이라고 그렇게 막 쓰지마..... 계속 그렇게 쓰다보면..나중에 끝도없어..]
[헤헤..알아..알아..걱정마.!]
유찌녀석 싱글싱글 웃긴..
괜시리 우리 복돌이가 불안해진다....ㅡㅡ;;;
오늘은 주번이 걸린날이라...일찍 학교에왔다.
모두 등교전인지라...교실전체가 조용한것이..의외로..참 여유로운 아침....
나는 교실 화분에 물을주기위해 주전자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 쏴아!!!!!!!!!!!! ]
주전자에 물을 한가득 담고 교실로 들어왔다.
[어? ]
내 책상위에...흰봉투가 놓여있다.
나는 주전자를 책상위에 올려놓고....흰 봉투를 열었다..
왠지 불안했다.
[ !!!!! 헉!...]
쿵...쿵....쿵....또 미친듯이 심장이 뛰기시작했다.
' 이건............'
식은땀이 줄줄 났다.
어제와마찬가지로... 이곳저곳에서 글자를 오려 붙힌 쪽지와..사진한장이 들려있다.
사진속에는 눈치를 살피며 재빠르게 천원짜리를 주워 달아나려는 내모습이 찍혀있었다.
[ 오빠.....저는 항상 오빠를 지켜보고있다구요.
그리고..이젠 오빠를 어떻게 유인하는지도 알겠어요..
돈을 굉장히 좋아하는 오빠에게.........from 마누라]
[야! 뭘보고있냐?]
같이 주번을 맡은 인조가 내 어깨를 툭치며 사진을 보려고했다.
[아.아무것도아니야...]
[야..뭔데그래? 응? 보자니까~]
[안돼.....아앗!]
사진을 들여다 본 인조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아..정말..쪽팔리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길바닥에서 돈을 줍는 나의 '거리의 시인'과도 다를바없는
처량한 모습.....'
[시....시파!!!! 뭐야 이거!! 야! 너 사진빨 졸라게 안받는다!
얼굴이 왜 이렇게 크게나왔어!
실제로보면..이렇게 잘생겼는데....너임뫄! 앞으로 절때 사진같은거 찍지마라!]
' ㅠ.ㅠ ......인조의 둔함에...감사드리며.....'
애써 아무것도 아닐꺼라고 쉽게 넘기고싶었지만...
점점.....무서워진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 대체 누굴까..
이젠..별게 다 속을 썩히는군........'
[ 아줌마 감사합니다! ]
[그래.재근아...너처럼 제때제때 해다준녀석은 없었는데...
녀석....장하다..
자 이건..요번물건 수고비다.....그럼 또 부탁한다! 자!]
인형 도매상주인 아줌마는 한보따리의 인형을 내게 안겨주며
수고비를 내 바지주머니에 넣주신다.
나는 인형보따리를 낑낑거리며 어깨에 매고..집으로향했다.
[ 스슥........]
뒤에서 누가 자꾸만 따라온다는 느낌이들었지만 뒤를 돌아볼때마다..
등에 짊어진 커다란 인형보따리때문에 잘 보이지않았다.
' 오빠..전 항상 오빠를 지켜보고있어요.'
소름이 쫘악 돋았다.
나는 잽싸게 막 뛰었다.
젠장할...내가 어쩌다 이런신세가 됐지..
내가 뛰니....뒤쪽에서도 누군가 따라 뛰는듯..숨을 몰아쉬는소리가 작게 들렸다.
[ 누구얏!!!!!!]
나는 어께에 짊어진 인형보따리를 내뒤쪽을향해 휙 집어던졌다.
[퍽!!!!! ]
[아얏...형....... 나야........ 아이고 아퍼...]
유찌가 오똑한 콧날을 잡고 징징거렸다.
[왜...이런걸 던지고난리야....놀래줄려고 몰래몰래 따라갔는데..]
[이..이..이자식아! 사람놀라게....그딴장난할래?]
나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인형보따리를 다시 어깨에 들쳐매고 집으로 올라갔다.
점점.... 소심해지는 나... 아...싫어!
댕~ 댕~! 댕~
벌써..저녁 12시다..
유찌와 코지는 방안 한가득 뒹굴러다니는 인형들 사이를 삐집고....
새우처럼 몸을 오그린체 잠이들었다.
벌써..다섯시간째 인형의 눈알을 붙히고있다.
내 눈알이 빠져버릴것같다.
그래도 집에서 편안히 돈을 벌쑤있는건 이것밖에없다.
그 스토커때문에..밖에서하는 아르바이트는 당분간 안하기로했다.
' 졸려............. 흠냐..'
[ 헉..........헉.........헉....]
나는 미친듯이 도망치고있다..
젠장할....... 도망쳐도 도망쳐도...계속 똑같은 자리....
[저..저..저리가! 싫어! ]
좁은 골목의 막다른길....
검은 그림자가 내쪽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숨이 턱막혔다.
[ 싫어!!!!!!!!!!!!!!!!!!!]
[형! 정신차려!!! 형!~]
코지가 내 뺨을 찰싹 때렸다.
'꿈이구나.......'
[왜그래..악몽이라도 꾼거야? ]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 형..... 이거 그만 붙히고....어서 자...]
코지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인형들을 한곳으로 밀고는 나를 억지로 눕혔다.
동생들에게 걱정끼치게하고 싶지않은데....
온몸이 너무 피곤해서....금새 잠이들었다...아마도 코지는 내가 깊이 잠들때까지
나를 걱정스래 지켜봤겠지,.......
[ 재근.... 고재근!!]
교실안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어있음을 뒤늦게야 알았다.
[임마! 무슨생각하길래 몇번을불러도 그렇게 넋이나가있어? 어?
여자친구 수영복차림이 어떨까..머 그딴거 상상하고있냐?]
수학선생 테니스체 학주가 키득키득거리며 내 자리로 걸어왔다.
[ 나가서 3번문제 풀어.]
[ ... 예.....]
어제 계속 악몽에 시달려서 오늘아침부터 기분이 붕뜬상태다
무슨말을해도 윙윙거리는 벌래 날개소리로만 들려온다.
' 이..이거 배운건가? '
분필을 들고 한참동안 칠판의 숫자들을 쳐다봐도...초등학생에게
미적분을 푸라고하는것처럼...
나는 멍한표정으로 그렇게 칠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이! 이봐!! 고재근. 너 임마 요즘 정신을 어디다 놓고다녀? 어?
이녀석!! 나가서 세수나 하고와..눈은 획까닥 풀려서는!]
학주는 매직봉(두깨 5cm의 당진산 대나무로 만든 봉)으로 내 머리를
툭툭치며 한심한듯 쳐다본다.
' 쪽팔려....'
[푸우....푸우...]
세수를하고 나니 한결 나았다.
다시 교실로 들어가기가 좀그래서.... 복도를 계속 걸었다.
3층 맨끝의 음악실........
다행히 수업이 없어서 빈교실이었다.
피아노앞에 앉아건반을 아무렇게나 두들겨본다.
어렸을때 억지로 엄마에게 이끌려 피아노학원이라도 다닌 애들은 이런때
건반을 신나게 두들기며 콧노래라도 불렀을텐데....
나란녀석은 그 어린시절도 친척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느라
그런 기대는 그져 동화속 꿈같은 얘기다....
그냥 나도 뽀대나게 피아노를 두들겨보고싶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서 음도 안맞는데 아무렇게나 두들기며 내나름대로 심각한 표정을짖고
후까지잡으면서 tv에서본 피아니스트들이 전율하듯이 몸서리치는것도 해봤다.
' 큭큭...'
너무 놀래서 뒤를 확 돌아봤다.
아무도없는데..
잘못들은걸까..누가 작게 웃는소리가 들렸는데.....
신경쓰지 않으려고해도..자꾸 내 등뒤에 누군가가 있는것같아 소름이돋았다.
' 쾅!'
나는 피아노 뚜껑을 닫고 잽싸게 교실로 뛰었다.
그다음시간이 체육시간이라 서둘러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왔다.
[ 야! 오늘은 뜀틀좀 하자... 요즘 뭐 허리가 삐끗하네 코뼈가 뿌러지네해서
학부모들이 뜀틀을 체육에서 빼자고 난리지만..
내가 체육선생이야! 니들 허리가 부러져도 코가뿌러져도 이 선생이 책임진다.
자고로 너희처럼 한창때는 높이 높이 뛰어야하는법이야! ]
[ 자! 다음!]
[다음!]
여자애들은 막상 자신의 허리보다 더 높은 튐틀대를 보니 겁이나는지
반이상이 튐틀대 위에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탈락이다.
[ 자! 다음은 남학생!]
[좋아! 다음~]
[그렇지! 다음!]
내 차례가 다가오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선천적으로 체육에는 젠병이였다.
뜀틀대 맨끝에 엉덩방아를 찍어 앞으로 꼬꾸라지는 민수를보고
여자애들이 손가락질하며 미치도록 웃어댄다.
이제 내가 저꼴이 되겠구나 생각하고있는 찰라!
옆에 뜀틀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우리반의 다크호스! 인조가 나한테 멋있게 보인답시고
힘차게 도약하다...너무 오바해서 멀리 나르는바람에
매트가 깔리지도 않은 바닥으로 꼬꾸라져 얼굴 반쪽이 흙모레에 긁혔다.
[으아악!!!!!!!!!!!!!! ]
운동장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괴성~
' 고맙다 인조야! 네덕분에 살았다.'
나는 이 시간을 피하기위해..인조를 양호실로 데려다놓겠다는 핑계를대고
그자리를 피했다.
[시파! 쪽팔려..... ]
인조는 울그락불그락해진 얼굴로 내어깨에 기대서 씩씩거린다.
[안아퍼? 오른쪽 얼굴껍질이 다 벗겨진것같은데...]
[ 괜찮아...이까짓 가죽이야 뭐......그나저나 허리가 삐끗했는지....
허리가 아퍼서 걷기가...윽...]
인조는 어울리지도 않게 자꾸못겄겠다면서 내 어깨부축을 받고 질질 끌려가듯 쇼를한다.
[...... 어..업힐래?]
이놈의 주둥이가 화근이지..
' 헉.... 헉./....'
양호실을 오층에다 만든이유가 뭐야.. 제기랄.
쌀가마니 두대무게를 등에 짊어지고 가려니 미칠지경이다.
[재근아 힘들어?]
[........]
' 말시키지마.. 숨도 쉬지마 너 숨쉴때마다 나 다리에 힘이 풀려 미치겠다.'
나는 땀을 뻘뻘흘리며 양호실문을 두들겼다.
[어? 재근아..어디아프니?]
이 망할 선생은 내 뒤에 실려온 얼굴 반쪽이 벗겨진 인조는 안보이고
땀만 억수같이 쏟아내는 내가 환자로 보이나보다.
인조를 침대에 눞히고...나도 그 옆침대에 쓰러졌다.
어제 저녁 인형 눈깔붙힌답시고 밥도안먹고 잠도 설친게 피로가 쌓였나보다.
잠깐 잠이 들었는지
눈을떠보니 아직도 양호실..
장마가 다 끝난걸로 아는데 어디서 천둥 우뢰소리가 들린다.
옆에서 인조가 내지르는 코고는 소리에 ...... 침대가 작게 울릴정도다.
' 어? 이건....'
내 옆을보니 작은 약봉지가 놓여있다.
[ 선생님!! 선생님!]
[왜그러니 재근아!]
커튼을 젖히고 선생님이 내쪽으로 왔다.
[이거 무슨약이예요? 그냥 먹으면 되나요?]
[어? 난 약둔적없는데.. 이상하다? ]
약봉지를 만지작거리더니..
[이건 학교앞 약국봉지잖아 .... 너 잘때 누가 둔건가본데?
아무약이나 먹으면 큰일나는데....]
나는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내가 여기서 잠들어 있을때 두고갔다고?
그럼 그 '마누라'???
[서..선생님 저 갈래요!!!]
그리고는 기억이 안난다.
그냥 다리에 힘이풀려 주져앉은것같은데.....눈을떠보니..곰팡이 씌인 우리집 천장이 보인다.
그리고 걱정스런 큰 눈망울 네개가 내 눈안에 들어온다.
[혀엉~~~]
내가 일어나자 머리위에 얹어있던 물수건.... - 걸래로 쓰고있는 유찌의 찢어진 난닝구-이
뚝 떨어진다.
[형 괜찮아? 마니아퍼? 어? 왜그래..요즘? 계속 악몽꾸고..]
유찌는 옆에 세숫대아물에 물수건을 적시고 다시 내 이마의 식은땀들을 닦아준다.
[괜찮아.....괜찮아...]
[형............ ]
코지가 날 계속 뚫어져라 쳐다본다.
내 맘을 읽을껏만같다... 저녀석에겐 정말 거짓말못하겠다.
무표정하게 큰눈으로 날 1분만 계속 쳐다보면 난 거짓말탐지기위에 앉은
범인처럼 줄줄줄 다 뱉어내게 된다.
[ 뭐!! ??? 스토커!!!!!!!!!!! ]
유찌 코지가 입을 모아 버럭 소릴질른다.
[ 혀..형! 걱정마! 우리가있잖아. 우리가 다 지켜주께!]
[ 말이라도 고맙다 유찌.]
[그녀석이 누구야? 응? 몇학년이야?]
[몰라 나도.]
[에잇. 그것만알아도 당장에 내가 처리할수있는데.
뭐..인물로보나 성격으로보나 내가 형보다 훨씬 잘났으니 내쪽으로 화살을
돌리게하는건 식은죽 먹긴데....]
' 저놈...더위를 먹은게야. ㅡㅡ;'
이제 동생들까지 걱정을 입히게됐다.
내 모든 질서정연하던 삶의 목차는 그 '마누라'라는 스토커때문에
흐트러진 퍼즐처럼 골치아프게 돼 버렸다.
[ 야! 니네 막내가 과학3실에서 좀 보잰다...]
' 잉? 왠 과학3실?'
[삐꺽..]
[코..코지? 코지.................... ]
과학실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칙칙한 습한냄세만 나고 아무도 없었다.
' 뭐야..... !!!!!!!!!!'
철컥!
문이 닫혔다.
[앗! 누..누구야!! ]
나는 곧장 문으로 달려가 문고리를 돌려봤다.
밖에서 잠겼다.
나는 잽싸게 창문쪽으로 달렸다.
[덜컹...덜컹...]
'젠장할...'
창문들도 벌서 다 닫혀있었다.
그리고 실험실 불도 꺼져버렸다.
어두컴컴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맙소사......'
의자에 넘어지고 걸려서 우당탕 소리를 내며 실험실 바닥에 엎어졌다.
[도와줘요!!! 누구없어요!!!!!!!!!!!!!!! ]
소릴질렀지만 여긴 지하다.
지하 1층 ........... 3개의 실험실중....별로 쓰지않는 제 3실험실.
[ 도와줘요!!!!!!!!!!!!]
[ 오빠......]
' 헉...'
뒤쪽에서 날 부르는 여자애 목소리가 들렸다.
머리털이 거꾸로 스는것같았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지하 실험실 ...
나는 그 안에 갖혀 있고...지금 내 뒤엔................. 소름돋게 가느다란 목소리의 여자애가
날부르고있는것이다.
[ 재근오빠.....저예요 마누라]
' 오 맙소사... 하나님, 부처님 , 알라신.....도와주세요.
이제 돈도 안밝히고.............. 동생들 구박도 안할께요.............. 이번만 제게 공간이동을
할수있는 능력을 주세요...오......'
[가..가...가까이오지마!]
[오빠... 좋아해요. 제 맘을 받아주세요.]
[저.......리가..........]
나는 교실바닥에 넘어지고 의자에 부딪히며 점점 벽으로 붙었다.
[ 오빠. 처음봤을때부터 반했어요.... 제 남자친구가 돼주세요 오빠...네?]
' 그래..침착하자 고재근!! 이애를 흥분시키면 안돼!!
그래.................'
[ 얘야......... 마누라야....아..아니지. 니 이름부터 알자...이름이 뭐..뭐야?]
[ 지혜요...... ]
[이..이쁜이름이네... 하하....... ]
[오빠 .... 제 남자친구 해주세요...저희집 돈 많아요. 엄마아빠 모두 성형외과 의사예요.
제 한달 용돈은 2백만원이고....]
' 히익!! 이...이...이백?? 이..이거면 우리집같은 방 네개정도는 사고도 남는다.'
[ 오빠 .... 이번주에 저랑 데이트해요.... 예?]
지혜가 내 근경 1미터 가까이까지 다가왔다.
식은땀이 계속 흘러댔다.
[오빠... 강남역 씨티극장 앞에서 이번주에 만나요.
만약 안나오면.............. 죽어버릴테야!]
' 히익!! 신이시여..... 제가 뭘 잘못했나요... 그져 돈좀 밝히는거.
쫌 구두쇤거.... 쫌 속좁은거 빼고 이렇게 착한 제게...이런 시련을 주시다니... '
[ 지..지혜야............. 제발...]
[오빠...]
갑자기 내 입술위에 촉촉한 무언가가 살짝 와 닿았다.
[아아아아악!!!!!!!!!!!!!!!!!!!!!!!!!!!!! ]
' 한번도 뺏기지않았던 내 입술.......... ㅠ.ㅠ'
[형!!! 재근형!!!!!!!!!!!!! 어딨어!!]
'코지다! 아..하나님.... '
[코지!!!!! 코지!!]
복도로 뛰어온 코지가 주먹으로 유리창을 깨부셨다.
'와장창!!!!!!!!!!!!!'
[코지!!!!!!!]
나는 지혜를 확 밀치고 서둘러 코지가 깬 창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코지!! 빠..빨리 도망치자!! 어서!!!!!!!!!!!!]
' 헥..................헥................'
옥상위로 올라온 나는 거의 대짜로 뻗어 숨을 헐떡였다.
[형! 알아냈어? 누군지? ]
[응............ 지혜....... 지혜래....]
[뭐? 우리학교에 지혜가 얼마나 많은데...고작 그거야!]
' 그...그건그렇군.. 워낙 어두워서 얼굴도 못봤는데.........'
[근데 내가 거기있는거 어떻게 알았어?]
[아까 형이 걱정되서 형네반에 갔더니 인조누나가
내가 불러서 형이 과학실로갔다길래...]
[ 흐음.................... ]
[별일 없었지? 응?]
[야...야..얌마...내가............... 그런 여자에게 다..다..당할것 같냐?]
'제길..입에 벽돌이라도 주렁주렁 단것처럼 말도 안떨어지네...'
코지는 또 내얼굴을 한참이나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씨익 웃곤.
[그럼 다행이구............ ]
토요일이다.
오늘이 지혜와 씨티극장에서 만나기로한날..
아니지..만나자고 일방적으로 갸가 사정한날이지.
학교에서도 거의 좀비처럼 멍하니 앉아있다 집에 틀어박혀 왔다갔다 안절부절
이모냥으로 있다.
' 꼭 와주세요! ...만약 안오면.....죽어버릴테야...
죽어버릴테야.....
죽어버릴테야.....'
아 ........... 엄마아빠!! 어찌해야좋아!
불상한 인간하나 살리는샘치고.....나는 바지를 갈아입었다.
[어? 형! 어디가!!!!!!!!]
유찌 코지가 때마침 들어왔다.
[저........... 유찌..코지!]
열라게 붐비는 씨티극장 앞.
사람들이 개때처럼 보여있다.
나는 힐끔힐끔 뒤를돌아보고......내 동생들이 내 뒤를 잘 따라오고있는지 확인한다.
영진아줌마한테 빌린 꽃무늬 롱 치마에 나일론 쓰레빠를 신고
밀짚모자같은걸 눌러쓴 유이찌와........... (꼭 카바래 가려는 바람난 아줌마 차림)
벙거지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썬그라쓰를 낀 코지가
바싹 쫗아오고있다.
안심이다.
약속시간 5분전이다.
두근....두근...............
어떻게 생긴 애일까..
목소리는 그런데로 꽤 애띠던데...
" 엄마 아빠는 성형외고 의사구... 제 한달 용돈이 2백만원이예요..."
자꾸 그말이 생각난다.
만약..................... 만약................... 얼굴도 귀여우면....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무섭게 피해다릴 이유가 있을가?
거기다 부잔데............
돈이 많다는데..........................
그래...... 나를 좋아해준다는데 ...어쩜 잘된것일쑤도...큭큭
나는 씨익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때!
[저!!!!!!!!!]
히익!~~~~~~~~~~
출렁~ 출렁~
왠 살파도를 일으키며 생기다만 얼굴에 개털머리를 사정없이 볶아풀어헤친
왠 여자가 화장으로 떡칠을 하다못해 특수분장을 하고 내앞에 다가왔다.
' 아...방금 생각한거 다 취소다!! 취소야!! 스토커는 무조건 없어져야해!! ㅠ.ㅠ'
[ 저!!]
[..... ㅠ.ㅠ....네......]
[ 도를 믿으십니까? 잘 보니..... 8조상신을 잘못뫼셔서 지금 거지신이 씌였어!]
' 제기뢀!!! -,.-::'
이 돼지머리를 내 동생들이 아주 순식간에 잘 처리하고....나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듯
서서 둘레둘레 지혜가 누구일까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저........... 오빠...]
' 잉?...........'
누가 내 티셔츠를 잡아당겨서 내려다보니..
조그마한 키에..아담안 몸집...
똘망한 눈에 싱긋웃는 입술이 새빨간게 무척이나 귀여운 단발머리
여자애가 다가와있다.
[지..지혜:?]
걔는 고개를 끄덕였다.
'앗싸라비아! .................... 땡. 잡. 았. 다'
내눈에는 이 아이가... 돈덩어리로 밖에 안보였다.
그래...요거 하나만 재대로 물면.................. 이 지긋지긋한 가난도 끝이될수있어!
[ 오빠.. 미안해요. 그렇게 하고싶진 않았는데 도저히 용기가안나서.
그동안 저때문에 ........ 죄송해요.]
커피숍에 앉아 쥬스를 마시며 지혜가 내게 사과를한다.
나는 맹물을 벌컥 벌컥 들이키며..(나는 절때 음료는 안시킨다. 물한잔이면 3시간이고
죽사리 앉아있을수있다.)
[괜찮아..괜찮아. 뭐 그럴수도 있지...하하...^^;;;;;;;;]
힐끔 옆을 보니 내 동생들이 화분뒤에 숨어서 나와 지혜를 도끼눈으로 째려보고있다.
' 저자식들...이제 가도 되는데....
형 걱장하지마 임마! 나 ........... 돈다발 하나 물었다......... 기뻐해라! 흐윽~'
[ 저..저기 오빠. 내일 우리집에 오실래요?]
[응? 너..너희집?]
[예...... 꼭 오빠가 와줬음 좋겠어요.]
[그....글쎄.....]
'히히...벌써 부모님께 소개를 시켜줄려고? 그렇게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 오빠! 우리 지금 놀이동산 가요! 예?]
[ 응??? ]
나는 얼떨결에 지혜 손에 이끌려 롯데월드에 왔다.
좀 삭아보이는 얼굴이지만.....애써 학생권을 끊을려고... 사탕하나 빨고 귀여운척하며
스릴있게 넘어갔다.
(무려 4천원이나 싸다. 나이든것도
억울한데 돈까지 비싸게 받다니 우리나라 정부! 썩었다. 썩었어!)
[야! 오빠...우리 저거 타요!! 예?]
' 윙~ 윙'
내 머리위로....열라 큰 배가 스윽 지나간다.
' 바///이///킹//'
난 고소공포증도 있는데다.... 놀이기구타는걸 돈 잃어버리는것보다 더 무서워한다.
난 지혜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바이킹 맨 뒷자리에 탔다.
[캬아~~]
지혜는 신이났다는듯이 두손 번쩍번쩍 올리며 만세를 불렀고
나는 윙~ 윙~ 소리를 내며 올라갈때마다 잠깐씩 잠깐씩 기절했다.
-,.,-;;;;
다른 커플들처럼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먹고 스티커 사진도 찍었다.
문득 동생들이 생각나 뒤를 돌아보니
계속 그 요상한 차림으로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있다.
' 그만 가도 된다니까!'
나는 손짓으로 가도 된다는 포즈를 김응룡감독 못지않게 멋있는 포즈로
싸인을 보냈다.
어랏? 그랬더니 지들끼리 뭐라 뭐라 수근데더니 내쪽으로 막 달려온다.
' 뭐..뭐하러 와..이놈들아!'
[ 오빠! 여기서 뭐하는거야!! ]
유찌가 식초에 쩌린 니글거리는 삑싸리 나는 징그런 말투로 내게
찰싹 달라붙어서 지혜를 갈궈보고는...
[야! 이오빤 내꺼야! 손대지마!! 이제 이만하면 됐지?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고 너네 집으로가!!!!]
[ ................]
지혜는 아무말도 않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잡은체 나를 쳐다봤다.
[오빠..이사람들 누구야?]
[어? 아................. 모...모몰라! 나도! 이봐요!! 왜이래요!]
동생들에겐 미안하지만.... 내 싸인도 제대로 못알아먹는 놈들!
이젠 다됐다....너희들과 나의 텔레파시도 이만큼 녹이쓸었다면 너희에게
지금 조금 상처주는것쯤이야...뭐 어떠랴..
[지혜야 신경쓰지말고 가자!]
벙찐 표정의 유찌와 멍하니 나를 쳐다보는 코지를 두고 억지로 지혜를
끌고는 도망치듯 그자리를 나왔다.
' 미안해 유찌..코지...'
[ 다왔어요 오빠.]
[여기가 니네 집이야?]
목아지가 뿌러지겠다. 집꼭데기가 안보인다.
무슨놈의 양옥집이 이렇게도 높고 크냐.
우리집같이 곧 허물어질것같은 작은 달동네 천막집은 이런 궁궐같은 집
옆에만 있어도 그기운에 기가죽어 폭삭 쓰러져 가루가 될것이다.
[히야!! ]
' 땡잡았어!! 아무렴...복이 넝쿨채 굴러왔어!
이제 인형 눈꾸녕 붙히는것도 끝났고............ 제례식 화장실에서 지독한 모기들과
사투하는것도 끝났고............ 한방에서 겹쳐자는 우리 형제들의 이불싸움도 끝이다!
이얏호!'
[ 오빠! 꼭 내일 와주세요..꼭이요!!]
[응!]
나는 싱긋웃으며 지혜에게 손을 흔들어주고....집으로 향했다.
저절로 콧노래가 흘렀다.
스토커에 시달린다며 며칠동안 잠도 못자고했던 겁쟁이 내모습이 진차
한심하다.....큭큭..
집에 오니 벌써 유찌 코지가 앉아서 날 기다리고있다.
[어.....안잤어? ]
나는 미안해서 동생들눈도 못마주쳤다.
[어떻게 된거야....... 우리더러 그 여자애좀 떨쳐주라더니...]
코지의 저음의 목소리...무섭다.. -,.-
[아...저............ 그게...]
[됐어. 이제 동생들보다 그 꼬마 계집이 더 좋은가보지뭐...그만 자자!]
유찌가 불을 획 꺼버렸다.
두 동생놈들은 언제나 날 서로 껴앉고잘려고 사투를 벌였었는데
오늘은 지들끼리 꼭 부둠켜 안고 잔다.
ㅡㅡ; 치사한놈들.
그래..... 그래봐라.
이게 다 니들땜에 이 형이 다 희생하는거다.
지혜랑만 잘되면............너희들 하고싶은데로 다해줄수있어! 그러니 지금 잠시 서운하더라도
이해해줘.............
나는 동생들과 멀찌감찌 떨어져 구석에 이불을 펴고 잠이들었다.
부잣집 사위가 되는 꿈을 얼핏 꾼것도 같은데...잠에서 깨어나니..잘 생각이 안난다.
코지 버젼
[ 싫어!! 아악!!!!!!!!!!!!!!!!!!]
재근형이 또 악몽을 꾼것같아.
요며칠 계속이다.
항상..알바때문에 힘들어서 꿈도 안꾸고 드러누우면 시체처럼 잠만 잘자던
형이 매일 이렇게 악몽에 시달리니....도통 걱정이 되서 잠이오질않는다.
점점더 살도빠지고 의욕도 없어보인다.
[형! 왜그래..무슨일있어? 아르바이트 힘들어?]
[아니야.........]
형은 오늘도 밥을 먹는둥 마는둥..깨작깨작거리며 금방 젓가락을 놓는다.
[형! 이렇게 나처럼 듬북 듬북 퍼먹어!! 이렇게! 형 요즘 꼭 좀비같애! 좀비!]
유찌는 입안가득 밥을 쳐넣고는 억지로 재근형 손에 밥숟가락을 쥐어준다.
' 형...................'
대체 무슨일이 있는거야...말좀해봐............
아침일이 걱정돼서 형네 교실로 올라갔다.
[ 재근형 있어요? ]
[ 어? 이거 막내 되련님 아냐? ]
자칭 형수라는 인조누나가 내 볼을 떡주무르듯 주무른다.
[우리형은....]
[어? 니네형? 아까 너 지하 과학실 3층으루 재근이 부르지않았어?]
[네?! !!!!!!!!!!!!!!!!!!!!!]
'이런 맙소사!'
순진한거야..멍청한거야!
내가 과학실로 널 불러낼리 없잖아 이 등신아!!
나는 미친듯이 지하로 뛰어내려갔다.
[ 아악!!!!!!!!!!!!!!!!!!!!!!!!!!!!!]
과학실쪽에서 형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난 거의 내정신이 아니었다.
[ 혀...형!!!!!!!!!! 형!!!!!!!!!!!!!]
철문은 이미 잠겨져있고 복도 유리창도 잠겨져있어서
이것저것 생각할겨를없이 유리창문을 깨부셨다.
[와장창.!!!]
[ 형!]
재근형이 내쪽으로 새파랗게 질린채 다가왔다.
나는 손을 뻗어 형을 잡고 복도로 끌어냈다.
[빠...빨리 도망치자 코지! 어서!!!!!!!!!!!]
그 일이 있은후부터 형은 계속 시름시름 앓았다.
물수건을 머리에 얹어도..금새 뜨끈뜨끈해졌다.
[ 야! 코지! 그 스토커놈을 어떻게 잡지? 응?]
[ 이름이 지혜래....]
[ 지혜? 야..그것가지고 어떻게 찾아!]
[우선 내가 전교생 명단에서 지혜라는 이름을 다 찾아볼께.
그렇게만해도 우선 범위가 많이 줄어든샘이니까....]
끙끙 앓는 형을 보니 정말 맘이아팠다.
저녁내내 형대신 나와 유찌가 인형 눈알을 붙혔다.
내일 이거 다 갖다줘야한담서..형이 잠꼬대를 했기때문이다........
' 빌어먹을 눈깔없는 인형은 없나...'
유찌랑 집으로 돌아오니 형이 어딜 나가려는지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고있다.
[ 어? 형! 어디가?]
[음...지혜 만나러!]
[뭬야!!!!!!!!!!!!!!!]
펄펄뛰는 유찌.
[ 저기 유찌 코지............ 나랑 같이갈래?]
이렇게해서..나와 유찌는 변장(?)을 하고 형을 몰래 따랐다.
내 옆에있는 이놈은 항상 변장을하라면 어디서 얻어오는지 정말 해괴망측한것만
골라서한다.
정말 튄다..이건 변장이 아니라 시전집중하려 발광하는것밖에 안된다.
[야! 또 무슨 원피쓰야!]
[ 시끄러. 활동할땐 치마가 편해.]
' ............... ㅡㅡ;; 그래서 남자들이 널 좋아하는거야..이 화상아!'
[엇! 코지! 코지!! 저기............... 저.... 떡되봐!]
히익!
왠 살물결을일으키며 20층 옥상에서 떨어졌을법한 얼굴로 재근형에게 접근하는 한
여인이 포착됐다.
[ 쟤가 지혜야? ...... 크윽! 우리 재근형 물려도 단단히 물렸네!]
[조용히해봐!]
잘들어보니 형에게 도를 믿으라는둥....지금 거지조상신이 씌였다는둥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는걸 보니 그 마누라라는 지혜는 아닌것같다.
형이 난감해하자 나와 유찌가 긴급 출동되
그 떡되를 소리소문없이 해치웠다.
어떻게?
[이봐!.......... 알라망카 샤브라함~~ 오호~ 옴진리교를 믿으라!
얄리얄리 얄라셩~]
그여자가 무서워서 도망칠때까지 유찌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이에는 이라는 교리가 맞긴 맞나보다.
[엇! 유찌! 이리와..나타났어! 지혜야.]
[엇? 쟤야? 어얼~ 꽤 귀엽잖아!]
우린 형과 지혜의 뒤를 조심스레 밟았다.
커피숍안으로 들어간 그들을 뒤따랐다.
역시 내 예상대로 형은 물을 주문했다.
화분뒤에 숨어서 지켜보니.... 이상하게 형의 표정이 즐거운듯 싱글싱글
웃고있는게아닌가...
무섭다며......... 왜 저렇게 웃는거야?
설마..쟤가 맘에 드는건 아니겠지?
나와 유찌는 형을 뚫어져라 째려봤다.
조금있으니 지혜의 손에 이끌려 또 어디론가 형이 끌려간다.
우린 또 뒤를 쫄졸 따라갔다.
쓰레빠를 신고나온 유찌가 발바닥 아프다며 징징댄다.
[어휴씨. 그럼 집에나 가!]
[싫어! ]
[ 그럼 조용히 하고 따라오던지...]
[칫. 죽어도 지 운동화랑 바꿔신잔 말은 안해요! 나쁜넘! ㅠ.ㅠ]
엇! 형과 스토커가 롯데월드로 들어간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가보지않은 롯데월드.
둘은 이미들어갔는데..문제는 땡전한푼 없는 나와 유찌가 문제였다.
[야! 코지...이제 어쩌지? 응?]
'정말 큰일이다.............. 입장만 하면 되는데....어휴...'
[ 야! 이리와봐!]
나는 유찌를데리고 입장구 앞에 서서 표를 받고있는 여자알바생에게로 갔다.
[ 저..... 누나.......]
나는 썬글라스를 벗고.....그 누님에게 싱긋 웃으며 생전피지도 않은 애교를 부렸다.
[저기요!!............... 저 안에다 지갑을 두고나왔는데.....
잠깐가서 가져오면 안될까요? 예? 그..금방 나올께요......]
[아.....안돼는데........]
그녀는 내가 싱글싱글 웃으며 계속 칭얼대자 약간 당황한듯 하더니
[그럼 지갑찾고 빨리 나와야해요!]
[예!]
그리고 유찌랑 재빨리 형을 찾았다.
[ 큭큭 야! 코지!! 너도 그런 쑈를 할줄아네!
아잉~~ 누낭~~ 누낭~~ 한번만요!! 아잉~]
유찌녀석이 계속 내뒤를 따라뛰어오면서 내 흉내를 냈다.
' 얄미운 녀석...'
[앗! 저거봐!! 저거! 형이랑 스토커다! 저 소프트아이스크림...맛있겠다...쩝..]
유찌가 침을 꿀꺽 삼키며 형을 가르켰다.
형과 우리가 눈이 마주치자 형은 약간 당황한듯 하더니......
손으로 뭐라 뭐라 우리에게 싸인을 보낸다.
' 뭐라는거야? ㅡㅡ;;; 손까락에 쥐라도 났나?'
[ 야! 형이 뭐래냐?]
[ 글쎄....]
[도와달라 그러는거 아닐까? 저것봐....오두방정 떨면서
우리에게 싸인보내는거...어지간히 급한가봐! 빨리 가보자.!]
나는 유찌를 따라 형에게 갔다.
[ 오빠! 여기서 뭐해....... 바람피는거야]
히익! 유찌이자식 또 무슨짓을 하려고..............
[ 누..누구세요!]
형이 우릴 모른척한다.
도와달라 S.O.S.쳐놓곤...쌩을까다니..
유찌는 벙찐 표정으로 딱딱하게 석고처럼 굳어버렸고........... 재근형은
스토커를 데리고 서둘러 나가버렸다.
[.......... 야............ 지..지금 우리 형한테 한방 먹은거냐?]
[ ........... 몰라.. 우리도 나가자!]
집에올때까지 유찌는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 몰라..모르는 사람이야.......... 누구세요.'
라니..
나참..... 정말 그애가 맘에 든거야 형? 우리까지 모른체할정도로?
삐꺽....
형이 들어왔다.
[아직 안잤어?]
나는 아무말도 않고 유찌옆에 딱 붙어서 누웠다.
형은 저 멀리 구석에서 쪼그리고 잔다.
' 오늘 우리를 져버린 벌이야. '
나는 형에게서 획 등을 돌리고 잠이들었다.
근데....... 아주 조금은 형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에이 모르겠다..내일 학교가서 저 지혜라는 애를 좀더 조사해봐야지.....
유찌버젼
정말 믿을수없다.
뭐?
누구냐고?
누구긴 누구야! 니 동생 얼굴도 잊었냐????
아! 화딱지나!
괜히 퍼질러 자고있는 형이 미워서 손꾸락을 발로 확 밟았다.
[아악!! 유찌!!]
형이 벌떡 일어난다.
[ 얌마 아프잖아!]
[칫!]
형의 멍한 표정을 뒤로한체 나는 마당으로 나왔다.
하늘을 보니 비가올것같다.
지금이면 서서히 해가 떠서 날이 훤해야하는데 아직도 새벽같이
어둡기때문이다.
[ 형... 어디가?...........]
[ 몰라도 돼....]
코지가 집을 나가는 재근형뒤를 따라나오며 물었지만 형은
어디가는지 말해주지도않고 나가버렸다.
'다 그 스토커 때문이야.... 지금 그 스토커에게 홀린게 분명해.'
[ 야! 코지 ! 따라가자! ]
[뭐? ]
[분명 그 여우를 만나러 가는걸꺼야.... 가보자!]
[가려면 너나 가! 나 오늘 학교가서 학생부 뒤질꺼야..그 지혜라는애....]
[ ......... 칫! 맘데로해라! 나는 따라갈꺼다!]
나는 파자마를 입은체로 형의 뒤를 조심스레 밟았다.
형은 지하철을 타고 선릉역에서 내렸다.
[ 어디가는거야?..... 나참....]
형은 똑같은 집들이 쫘악 깔린 강남의 부자촌골목으로 들어간다.
' 여기서 파출부라도 하나? 이 부자촌에 뭐할려고?'
[엇! 코지!]
형이 어느집앞에 서있는 코지를 불렀다.
'어라? 저녀석이 여긴 왠일이야! 안온다더니..빨리도 왔네"
[ 형!그 지혜라는 아이 집에 찾아온거지?]
[ 어떻게 알았어?]
[ .......... 들어가지마!]
코지는 팔짱을 끼고는 부잣집 대문앞에 기댄체 재근형에게 말했다.
[야! 유찌! 어설픈 미행 그만하고 너도 어서 나와!]
'히익! 저 귀신같은놈!'
내가 쏘옥 하고 나오자 재근형은 토끼눈을하고 나를 멍하니 본다.
[너..너도 따라왔냐?]
[ 형이 여우한테 홀려서 간이라도 빼줄까봐 ...내가 지켜주려고....]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멋적은듯이 웃었다.
[ 너희들이 말려도 오늘은 안돼 오늘은 지혜랑 꼭 약속했단말이야.]
[ 형! 가봐도 못만나...가지마!]
코지가 재근형 팔목을 붙잡았다.
[왜이래! 코지! ]
형이 조금 화를 내자 코지가 형의 팔목을 놔주었다.
형은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
벨 안에서 지혜의 목소리가 들렸다.
[ 지혜야. 재근이야!]
[ .................. ]
[ 지혜야.]
형이 불렀지만.....초인종 안에서는 한동안 계속 침묵이었다.
[저는 지희인데요! ..............지혜동생이예요.]
[덜컹!]
그리고 대문이 열렸다.
형이 들어가자.......... 나도 따라들어갔다.
형이 무섭게 째려보며 나가있으라는듯 메세지를 보냈지만 난 얼굴에 철판깔고
형의 소매를 꽉 붙잡았다.
[안돼... 형은 지금 여우한테 홀렸다니까!]
[ ... 나참... 맘데로 해라!]
내 뒤로 코지도 따라들어왔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지혜랑 꼭 닮은 여자애가 예쁜 드레스같은걸 입고 우리 셋을 쳐다본다.
지혜랑 똑같이 생겼는데...머리가 긴걸로봐선 쌍둥이 자매인것같다.
아이 뒤를 보니 생일파티를 하려는지............ 거실에는 작은 선물꾸러미가 몇개있고
촛불이 켜진 케잌이 놓여있다.
[지희야! 누구니~~]
어머니가 부엌에서 나오신다.
[ 어? 안녕하세요! 저는 지혜 학교선배인 고재근이라고하고
이녀석들은 제 동생들입니다.]
[ 쨍그랑!....]
어머니가 유리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 오...오늘 지혜가 꼭 집으로 놀러오라고 해서....]
[ 지혜언닌 하늘로 갔어. 작년에 아파서................ ]
지희가 우릴 쳐다보며 무표정하게 얘기한다.
' 뭐? 무..무슨소리야........ 우리셋은 분명 어제도 지혤 만났는데...'
우린 거실에 앉았다.
형의 얼굴을 보니 핏기가 하나도 없어보인다.
[ 오늘이 지혜와...지희의 생일이예요..... 흑.....
그러고보니.... 학생...우리 지혜일기장에서 이름을 본것같군요............재근이라고..
우리 지혜가 무척 좋아했었거든요....
작년 겨울에........ 하나님곁으로 떠났는데......... 그래도 그앤 행복하다면서 ......그렇게
...... 흑흑.......... ]
집을 나오는데...뒤를 돌아보니 지희라는 애가 창문으로 우리를 쳐다본다.
나는 다시 뒤돌아 지희에게로 뛰어가 창문틈사이로 작게 속삭였다.
[얘...혹시 지혜언니가 꿈에서 나타나거들랑.... 우리형이
어쩜 보고싶어할거라고 형의 꿈에도 나타나달라고해줘.....]
지희는 살며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으로 돌아와서 형은 삼일연속 학교도 안가고 끙끙 앓아누웠다.
나와 코지는 번갈아가며 밤을새서 형을 지켜봤고...
내가 잠깐 쭈그리고 새우잠을 잘때.......
형의 잠꼬대가 아주 작게 들렸지만 너무 졸려서 눈을 뜰수가 없었다.
[ 그래...지혜야............... 잘가................. 만나서 너무 반가웠어..
널 잊지않을께...영원히................ ]
형이 그렇게 중얼거린것도 같다.
그리고 그 다음날 형은 멀쩡하게 일어났다.............
[ 코지...... 너 ..... 지혜일....어떻게 미리 알고있었니?]
[ ................ 지혜라는 이름 전교 학생부에서 찾다가 우연히 알게됐어...]
[그랬구나...... ]
형은 이젠 괜찮다며 걱정할것없다고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다.
[ 괜찮다니까.... 나참....맨날 늦잠자는 녀석이 왜 같이 등교하자고 난리야...]
' 그야 형이 걱정되니까 그렇지....'
나는 형의 손을 꼭 잡고 비탈길을 내려간다.
[또 내가 여우에 홀릴가봐 그래? ]
[ 헤헤....혀엉~]
나는 형의 팔짱을 끼고 나란히 등교했다.
[ 야! 니네 교실로 가! ]
[ 에이!~ 아직 수업할려면 삼십분이나 남았어..형네 교실서 놀다갈래~]
이상하게 오늘따라 형네반에 아무도 등교하지않았다.
[어라? 아무도 없네.... 3학년이라 늙은이들 늦잠이 많아진건가?]
[머야? 이녀석!]
형 자리위에 무슨 공책이 놓여있다.
[뭐야?]
[글쎄...........]
책장을 넘기는 형의 얼굴이 벌겋다.
...................형의 긴 앞머리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않았지만.
그 공책으로 형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혀...형???]
' 오늘은 복도에서 우연히 재근오빠와 부딪혔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는데 그 소리가 오빠에게 들릴까봐 조마조마했다.
오빠는 덧니를 드러내며 상쾌하게 웃고는 내게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정말 행복해서 날아갈껏같다.'
' 오늘은 정말 아팠다..
점점 몸에 힘도 없어지고............ 밥맛도 없어지고......이제 나도 하나님곁으로
가야하는건가...
그치만. ... 그렇게되면 재근오빠를 볼수없을텐데.....
그전에 내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
오빠와 꼭 생일선물로 놀이동산에 같이 놀러갔으면좋겠다.
남들이하는것처럼 똑같이 ...손도 잡아보고 아이스크림도 먹으면서...... 행복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오빠와 함께.....................................................
지혜의 일기장이 형의 눈물로 축축하게 젖어간다.
아마도 올해 여름은 형에게 많은 상처와 아픔을 주고가려나보다.........................
- 스토커 편 끄읕~ ^^-
이히히..
여름이다보니....약간 납량특집쪽으로 써봤슴돠! *^^*
무섭지만은 안은....음~ 머..그냥 그런쪽으로 어떻게해보려했는데..ㅠ.ㅠ
잘 표현이....우웅~
암툰..
이번편에 주인공으로 특별출현한 구여운 동상...재근마누라 지혜에게
띰띰한 감솨를 드리며~
비록 영혼으로 나왔을찌라도................ 재근에게 입술도 갖다대보고..그리고 평생
기억하겠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소원풀어준거라 생각한다!
야! 밥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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