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풋사랑
흘러간 옛 노래 가사 중에 ‘하룻밤 풋사랑~’이라는 대목이 있다. 오다가다 만나
하룻밤 애틋한 정을 나누고, 이내 헤어져 서로 어디 사는지, 그가 누구인지조차 가
물가물하지만 그 밤의 달콤함과 아련함을 추억하는 로맨스를 떠올리게 한다.
베들레헴의 노신사 보아스는 아내를 먼저 보내고 황혼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신
실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어느 해 여름, 보리를 거두고 타작마당 옆에서 잠을 자
는데, 묘령의 여인이 이불 속을 파고든다. 젊은 과부 룻이 보아스에게 진지하게 청
혼을 해 온 것이다. 대개 이런 경우 그 자리에서 한 몸이 되고, 부부가 되어 다음날
동네에 선포하고 혼례를 치름으로써 한 가정을 이루게 된다.
그 밤 룻의 당돌한 행위는 “당신이 나의 기업 무를 자입니다! 당신은 나를 아내로
맞이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청혼이
었다. 보아스는 룻의 청혼에 신앙적 인품으로 대응한다. 보아스가 생각해보니, 자
신보다 앞선 기업 무를 자가 있다. 자신은 두 번째 순위다. 첫 번째 순위인 사람의
포기 의사 확인 없이 룻과의 결혼은 온당치 않다. 그래서 보아스는 룻에게 정황을
설명하고, 새벽까지 기다려서 성 안으로 되돌아가도록 룻을 배려했다.
자칫 하룻밤 풋사랑으로 끝날 위기의 순간에 보아스는 그 밤을 하룻밤 ‘불륜’으로
이끌지 않고, 고매한 인격과 하나님을 신앙하는 신실함으로 순결을 지키고, 룻이
민망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시어머니 나오미는 새벽에 돌아 온
룻에게 대문을 열어주면서, “내 딸아, 너는 누구냐?”라고 묻는다! 이 대목을 우리
말 성경은 “내 딸아 어떻게 되었느냐?”로 번역하고 각주를 달았다. ‘어떻게 되었느
냐’는 말은 ‘너는 누구냐’를 쉽게 번역한 것이다. 간밤에 “네가 보아스의 아내가 되
었느냐?”라고 질문했다는 뜻이다!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고, 부부의 연은 아직입니다. 어머님!” 룻은 수줍게 대답했
다. 나오미는 룻을 안심시킨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떻게 섭리하시는지 기다려
보자! 아마 보아스가 이 일을 잘 성취시킬 것이다!”
하나님은 보아스와 룻에게 하룻밤 풋사랑으로 섭리하지 않으셨다. 그 밤은 인내
와 정절과 신성한 밤이 되게 하시고, 영원한 사랑, 크고 아름다운 사랑, 그래서 하
나님이 그들을 예수님의 조상이 되게 하시어, 역사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지고지순
한 사랑으로 섭리하셨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