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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우승자 렉시 톰슨과 준우승자 미셸 위는 180cm가 넘는 장신들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렉시 톰슨(19·미국)과 미셸 위(25·미국)가 나란히 걸을 때 키 큰 농구 선수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톰슨과 미셸 위의 키는 1m83cm다. 공을 때리는 모습도 일반 선수들과는 달랐다. 3라운드 톰슨과 함께 경기한 박세리(37·KDB·1m68cm)는 “다른 선수 신경 안 쓰고 경기하지만 톰슨이 공 때릴 땐 땅이 울리는 것 같고 나까지 몸이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게 치더라”고 말했다.
톰슨이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LPGA 투어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톰슨은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로 미셸 위를 3타 차로 제쳤다. 19세 1개월인 톰슨은 모건 프리셀(미국·당시 18세 10개월)에 이어 두번째로 어린 나이에 메이저 우승을 했다.
톰슨 뿐 아니라 올해 LPGA 투어 7개 대회 우승자들은 다 장신이다. 시즌 2승을 거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도 1m83cm이며 제시카 코르다(미국)는 1m80cm이다. 폴라 크리머(미국)는 1m75cm, 카리 웹(호주)은 1m68cm다. 다들 멀리 친다. 드라이브샷 거리 1위인 톰슨을 비롯, 모두 샷 평균 거리 40위 이내다.
나비스코 챔피언십 톰슨과 미셸의 경쟁에서 장타의 위용을 알 수 있었다. 미셸 위는 3번 우드 펀치샷(낮게 깔리는 샷)으로 티샷을 하면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톰슨은 매 홀 드라이버를 뻥뻥 휘둘렀다.
미셸 위의 공은 똑바로 갔으나 톰슨보다 뒤에서 두 번째 샷을 해야 했다. 짧은 채로 치는 톰슨의 두번째 샷이 훨씬 정확하게 핀 쪽으로 붙었다. 긴 클럽으로 친 샷은 딱딱한 그린을 맞고 튕겨나갔다. 톰슨은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힘 대 힘으로 맞서면 미셸 위가 뒤지지 않았다. 파 5인 11번 홀. 두 선수 모두 드라이버를 쳤는데 미셸 위가 이겼다. 미셸 위만 2온에 성공해 한 타를 줄였다. 400야드가 넘는 긴 파 4인 13번 홀에서도 미셸 위는 드라이버를 휘둘러 톰슨보다 20야드 정도 멀리 보냈다. 그러나 미셸 위는 경기 전 짜놓은 계획대로 이후엔 우드로 펀치샷을 했다. 톰슨에 거리가 뒤졌고 두 번째 샷이 부정확했다. 결국 역전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평소와 달리 러프가 길지 않아 장타자들이 유리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1m66cm), 폴라 크리머(미국) 등이 "변별력이 없다"고 불평을 했다. 톰슨은 “러프가 길지 않고 그린이 단단해 무조건 가까운 곳에서 웨지로 치는 게 유리한 것을 알았다. 짧은 채로 치면서 뒤로 물러설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시즌 전체적으로 장타자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 미국 골프 위크의 베스 니콜스 기자는 “허점이 있었던 장타자들의 쇼트게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기의 퍼트로 LPGA 투어를 평정한 박인비가 큰 영향을 줬다. 톰슨은 “이기려면 퍼트가 중요한 걸 알게 됐고 지난 겨울 쇼트게임, 특히 퍼트를 중점 훈련했다”고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렸던 박세리는 두 타 차 3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첫 홀에서 약 15미터 칩인 버디를 성공했고 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으나 파 3인 8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마지막 홀에서는 디봇에 공이 빠지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더블보기를 했다. 합계 6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