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민간음악운동단체인 한국민족음악인협회는 지난 2002년부터 매달 <교사 음악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선 교사들의 음악적 소양을 함양하고 일반인들의 음악에 대한 관심을 넓히기 위해 열리는 이 행사는 매달 2-3번째 화요일마다 민요판소리 강습을 진행하고, 매달 4번째 화요일에는 우리 음악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 우리 음악을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이들이 꾸준히 늘어가며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속에서 강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8개월동안 강은일, 김영재, 김동원, 최상일, 김영동, 노동은, 김철호, 윤중강 등 우리 음악 전문가들의 음악철학을 접하는 민음협의 강의는 우리 음악의 멋을 널리 알리는 강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입니다.
<민음협 교사 음악아카데미>는 오는 10월 28일 화요일 저녁 여섯시 반 굿 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흥주님의 '서울의 마을 굿' 강의를 진행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굿을 미신적인 종교행위로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 굿은 하늘과 땅과 인간을 하나로 보는 세계관을 제공하여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아 사이에서 생기는 엉킴과 맺힘을 없게 하여 순환 생성하도록 발원하는 비나리이며, 한과 살을 풀어냄으로서 각기 본성대로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풀이(解怨)이며,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밥을 만드는 일이며, 실천행위입니다. 우리 민족의 세계관이며 삶을 살아가는 생활원리이자 신앙이며, 구체적인 삶의 모습 그 자체이며, 그 토대에서 생성되고 배태된 문화인 굿을 모르고서는 민족사와 민족문화를 제대로 알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삶의 원형과 우리 예술의 원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굿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강의를 맡은 박흥주님은 지난 20여년간 한국에서 열리는 모든 굿판을 찾아다니며 굿을 연구하고 '서울의 마을굿(서문당, 2001)'을 비롯한 다수의 굿관련 논문을 집필한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굿패 해원 '맞으러가세' 등 다수의 굿판 공연을 직접 기획연출한 그는 최근 무속인들의 삶을 진지하게 다룬 다큐멘터리 화제작 '영매'의 사설 고증을 맡기도 하는 등 굿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번 강의는 지난 4월 '대동과 신명의 우리 굿' 강의를 통해 굿에 대한 총괄적인 설명을 진행한후 이어지는 연속강의입니다. 이미 현대화 서구화되어버린 것으로 알고 있는 대도시 서울에서 벌어지는 굿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설명할 예정인데 그동안 수많은 굿판을 다니며 직접 촬영한 영상을 활용한 강의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강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1만원입니다. 문의와 접수는 민음협(02-364-8031)으로 하면 됩니다. 모쪼록 우리 문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