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님 반갑습니다.
아래 글은 희망과결혼이 미치도록 농업에 관한 조언을 듣고 싶어 얻은 소중한 메일답변중의 하나입니다. 참고하시어 또 하나의 소중한 글로 푸성귀님에게 남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사실 예산 귀농학교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일단 농업을 하기로 마음 먹으셨다면, 당장 어느 것을 하실 건지부터 결정해애 할 겁니다. 인터넷으로 본 귀농학교의 프로그램에서 보면, 일단 수도작과 채소원예쪽은 많은 체험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농업분야에 접해 본 경험이 없으시다니 여러가지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고, 또 함께 시작하고자 하는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어느 분야를 시작하든지 간에 앞으로도 많은 기술정보등을 얻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는 동료들이나 인근 관련분야 종사자들과 알아 두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분야에 대해서 식물농업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답니다. 저는 대학과 이후에 축산분야에 종사하였고, 나름대로 축산에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요. 축산이 농업분야에서는 경제적인 순환이 가장 빠른 분야이고, 가축은 작을 수록 더 빠릅니다. 일단 해 보시면 어느 것이든 옛날식의 농업과는 개념이 많이 다릅니다. 일종의 하나 하나의 사업이지요. 그래서 기술정보도 중요합니다만, 그외에도 유통과 같은 판매전략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면들은 기존에 농업을 하는 사람들도 매우 그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젊은(20-50대 초반) 영농인들은 항상 자신의 경영방법을 재구상하고 다른 농장의 성공실패등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너무 부담은 가지지 마시되 항상 자신의 경영을 업데이트해야 된다는 것을 유념하셔야 할 겁니다.
여담입니다만, 제가 농업에 관심을 갖는 데에는 노후생활에 대한 구상이 다분히 배여 있습니다. 아직 한창 일할 때지만, 지금이나 곧 시작하지 않으면 그때가서 시작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직장 은퇴후에 이런 저런 사업하다 망하는 사람도 많고, 또 갑자기 일이 없어지면서 암등과 같은 병으로 몇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많습니다. 농업은 이런 점에서 보면, 평생을 일할 수 있고 또 많은 환경적 보답을 주는 업종입니다.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지요.
어떤 농업을 하시든간에(농업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도시에서의 업종에 비해 오히려 더 다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가지 부탁하고 싶은 점을 적어 봅니다.
1. 다른 농민의 말이든지 전문가들의 말이든 액면 그래도 믿지 마세요. 많은 농민들도 요즘은 나름대로 아집이 많이 생겨 자신의 방법이 최고라고만 여기고 실제로 올바른 전문가의 말도 듣질 않습니다. 100원에 생산할 것을 200원 들여 생산하면서 말입니다. 전문가도 또한 분야가 다양해서 특정 분야에 대한 의문은 특정 전문가에게서만 올바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구소와 기술센터 대학등 많은 집단이 있습니다만, 전공분야도 다양하며, 지식수준은 더욱 다양합니다.
2. 과학영농이라든가 더생농에서 말하는 친환경농업이라든가 여러가지 미사여구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느 것이든 기본은 최고의 수익률입니다. 친환경농업이라 해도 취미로 하는 농업이 아닌 다음에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할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과학영농은 더욱 그러하지요. 요즘 떠들어대는 생명공학이니 신품종개량이니 많이 얘기합니다만, 이런 것들에 혹하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영농의 기본은 "기록"입니다. 수확량과 실험적 접근에 대한 기록이 과학영농의 처음과 끝입니다. 실제로 생명공학등은 현재 농업에 도움이 되는 바는 영(0)입니다. 오히려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이를 빌미로 아까운 연구비만 축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농민들이 가장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기록입니다. 기록은 생산량 또는 질에 대한 기록과 경영(가계부)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이 기록을 통해서 보다 농가 수익이 높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로 과학영농입니다. 그리 쉽지는 않지요. 그러나 요즘의 농업 또한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3.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농업에 대한 자신의 철학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중에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 주연했던 "horse whisperer"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도시에 사는 성공적인 사업가인 어느 여자(교수의 부인)에게 딸이 있었는데, 친구와 승마를 가던 중에 사고로 인하여 딸의 말이 정신적 충격을 받고 딸의 승마를 거부하게 됩니다. 어머니가 수소문하여 한 시골에 말의 정신적 질병을 대화로 고친다는 사람(로버트 레드포드)를 알게 되고 딸과 함께 찾아갑니다. 수개월에 걸쳐 질병을 고치게 되는데, 그러는 중에 이 어머니는 로버트 레드포드와 사랑에 빠지지요. 그래서 질병이 완치되고 떠날 때가 되어서 어머니는 로버트에게 자신과 함께 도시로 가자고 합니다. 이때 로버트는 왜 도시로 가냐고 합니다. 많은 부귀와 현란한 문화가 전혀 부러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길 떠난 어머니가 다시 로버트에게 돌아오면서 막이 내리는데, 저는 이 영화나 로버트 레드포드의 다른 몇편의 영화를 보면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걸 느꼈습니다. 즉, 우리가 보통 느끼는 문화의 개념과 농촌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는 문화의 개념!
이 다르다는 얘기지요. 어느 것이 더 좋은 가는 아마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겁니다.
도움이 되셨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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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귀농을 심각하게 고려중인 직장인 입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농사일이라고는 시골에서 고추를 따는일 이외에는 해본적이 없는 그런 농촌 문외한입니다.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껴서 도피처로 결정한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의 포부나 희망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재배해야 할지도 모르고 지은 농작물의 판로는 어떻게 뚫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귀농하는것이 아니라 지금은 이것저것 알아보는 중이거든요?
저에게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자주 들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