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너머 후속 모임으로 밝은누리 홍천마을을 다녀왔어요. 그동안 에너지너머 특강 또는 청년철학모임 <잇고짓고> 를 함께 했던 벗들이 지난 인수마을 탐방을 이어 홍천마을 찾아갔어요.
밝은누리움터를 둘러보고, 삼일학림 이야기를 영주님을 통해 들었어요. 모두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생태뒷간과 더불어 똥, 오줌, 밥상부산물 등 각각 우리 몸을 거쳐갔던 님들이 새롭게 거름이 되어 비옥한 흙으로 바뀌는 거름곳간이었어요.
삼일학림에서의 일상과 더불어 영주님이 이곳에 함께 하게 된 이야기도 듣게 되었지요. 푸른이때 부터 가지고 있었던 생태•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환경공학을 공부하고, 정치적 활동도 했다고 해요. 이후 삶과의 순환,실천적 측면에서의 고민 끝에 밝은누리를 만났고 하늘과 땅 사람 살리는 하늘땅살이 하게되었지요. 이후 하늘땅살이와 같은 맥락에서 생명을 돌보고 자라게 하는 삼일학림으로 함께 하셨다고 해요.
이어져서 소농연대 희경, 진숙, 미영님을 만났어요. 각자 인생길이야기 한토막씩을 들었고 이후 질의응답을 이어 나갔는데요.
언제 거름을 주고, 얼마나 주면 되나요? 라는 질문에 정해져 있는 답은 없고 흙과 작물의 상태를 보면서 정한다라고 대답해주셨어요. 같은 작물이라고 해도 어디에 심기느냐에 따라 다르고, 같은 밭이라고 해도 흙상태는 여기다르고 저기다르기 때문이지요. 작물을 만나길 마치 아기 만나듯해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요. 아이가 울때 배가 고파 오는지 기저귀가 젖어 오는지 심심해서 오는지는 아이와의 교감을 통해 부모가 알수 있다는 것이죠.
마음이 가는 작물에 대해서 물었을때 미영님은 “쪽파!”라고 이야기 해주셨어요. 2015년 예전에 근무하던 학생들과 학교텃밭을 할때 받은 씨앗이라고 해요. 이후 이 쪽파에 미영님의 꿈을 담아 (일명 “쪽파의 꿈”^^) 애정있게 만난다고 하셨어요. 학생을 만나왔던 시절과 하늘땅살이가 쪽파를 매개로 이어져가는 듯 느껴졌어요.
매년 토박이 씨앗을 인수-홍천-옥천-대야미 마을에서 나누는데요. 한번은 쇠뿔가지 씨앗을 홍천에서 모두 잃은 적이 있어 이어나가기 어렵게 된 상황이 생겼는데요. 그 씨앗을 마침 인수 마을 학교에서 잘 거두어 홍천에 있는 소농들에게 모두 전해서 지금까지 쇠뿔가지를 이어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점심은 작은 밥상 오솔길에서 맛나게 먹고, 덩기덕쿵떡에 들려 떡도 맛보았어요. 마침 서석면에서 장터가 열리는 날이라 시장 구경도 했네요.
이후 밝은공방에 방문 했어요. 따뜻하고 아늑한 기운이 저희 모두를 반겨 주는 것 같았어요. 인곤님이 키우시는 꿀벌들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정성스레 받으신 토종꿀 맛도 보았어요.
자연에서 와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생명이 살림 예술의 바탕이 된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혜님이야기를 들었어요. 갈대, 대나무, 부들, 밀납등과 같은 것들을 자연에서 채취 하는 것에서 부터 살림 예술은 시작해요. 그리고 자연에서 온 것들이 허투로 쓰여지지 않도록, 우리 삶에 요긴하게 쓰이는 것들을 만들고•잘 쓰고•다시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까지 살림예술로 지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자연이 낸 것이라면 어느것도 버릴 것 없고, 무엇도 쓰임이 된다는 고백을 들을수 있었어요. 공방에 만들어진 각종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며 살림예술를 배우고 싶다는 열의가 불타오르 기도했어요.
마지막으로 너른숲 마을을 방문했어요. 마을의 일상 이야기 듣는 것과 더불어 마을 울력도 함께 했는데요. 바로 뜨끈하게 몸 뎁혀줄 구들방에 장작으로 들어갈 잔가지 줍기 울력! 집 뒤편에 있는 나지막한 언덕에서 크고 작은 잔가지를 주으며 마을 생활을 짧게나마 경험 했답니다.
또 저희가 방문한 날은 정월 대보름이라 달집태우기도 저녁에 하신다고 하셨어요. 달집태우기 때는 보통 한해 염원하는 소원을 종이에 적어 함께 태우는데요. 각자 바라는 소원을 예쁘게 적어 달집에 모셨습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키우신 땅콩과 ’잣부심‘넘치는 홍천 잣도 내주셔서 부럼도 깨물었네요.
너른숲마을에서는 유경님, 승화님, 아름님, 영준님, 하나가 참여했는데요. 특별히 푸른이인 하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인상깊었어요. 많은 이모, 삼촌들이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찾아와 준 것이 참 기쁘고 좋았다고 해요. 그리고 이 마을의 삶을 더 열심히 해 가야겠다라는 마음도 생겼다고 합니다.
홍천 마을 여러 벗들의 따뜻한 환대와 진솔한 나눔으로 하루 풍성히 보냈습니다. 또 만날 날을 기원하며 각자 지내는 곳에서의 생명평화 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너른숲 아랫마을 사는 영길입니다. 멀리서 찾아오는 동무들이 있다는건 참 신나는 일인데 함께 못 만나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다녀간 것 보니 만난것 같아서 좋습니다. 다음에 놀러오시면 아랫마을도 함께하겠습니다.(아랫마을로 오시는것도 좋습니다^^*) 듬뿍 메고 온 잔가지들로 너른숲이 따뜻하겠어요.^^*
덕분에 저희도 행복한 때 보냈어요. 💕
꽃피는 봄이나 여름에도 또 오셔서
하늘땅살이도 함께 해보아요. ✨️ 🌱 🌻
뒷간, 건축, 난방, 먹거리, 생활용품, 전기사용 등 일상적인 영역에서, 불편하지만 생태적이고 조화로운 삶을 꾸려나가고 계신 모습 존경합니다! 저도 본받고 싶어요. 삶의 이야기 진실하게 나눠주신 것도 고마웠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방문객이 이것저것 살펴보고 물어보는 것이 귀찮을 수도 있는데, 어딜 가든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정성스럽게 대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 먼 길 오고 가며 운전해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답글로 적다가 내용이 좀 짧아서 댓글로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