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밀린 일들 하느라,
솔직히는 게으름 부리느라
아무런 글도 올리지를 못했습니다.
해마다 벚꽃이 피어 꽃구경을 가는 밤엔
어찌 그리 추웠었던지요.
퇴근후 경주에 드라이브를 가보면
차들은 도로에서 꼼짝을 하질 않고
겨우겨우 보문단지에 들어가서 조금 걷다가
와들와들 떨곤 했습니다.
성급하게 꺼내입은 봄옷과
밤이면 급속하게 내려가버린 기온이
꽃구경에 집중할수 없도록 훼방을 놓곤 했지요.
그러고 나면 금방 봄비가 왔었습니다.
그 봄비가 고인 인도 곳곳에
꽃비로 날린 벚꽃 잎들, 그 또한 환상적이었구요.
올해는 아직 봄비가 내리질 않아
벚꽃 시즌이 꽤 가는 것 같습니다.
꽃이 너무 화사해서
만개한 벚꽃나무 주위에 비치는
햇살도,
차마 그 빛을 빼앗기곤 하지요.
벚꽃의 찬란함은
은하계의 지존 광원인
태양 빛 조차도 눌러
더 밝게 빛나버린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꽃의 화사함이 힘이 센건지
그 위에 반사되는 햇빛이 죽어버리는건지
내 마음 속에 있는 벚꽃 예찬이즘이 태양빛을 폄훼하는것인지...
요즘
바람이 분다라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에
푹 빠져있습니다.
내용은
2차 세계대전중 일본의 비행기를 설계하는 젊은 청년 엔지니어의 이야기인데,
그가 만드는 비행기는 결국
우리나라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했을텐데
그런 정치적, 사회적, 역사적 사실들보다는
너무 섬세하고, 서정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 애니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코로나로 쉬고 있을때
보고, 또 보고.
The wind rises 라는 주제음악이 너무 좋아서
듣고, 또 듣고 있습니다.
기타 소리, 넘 좋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하여
오늘 일찍 출근했습니다.
월급 도둑이 되지 않기 위하여
업무시간 전에 나의 취미를 영위해야겠지요.
아무도 없는 사무실,
불도 켜지 않고,
자연광으로, 내 폰으로.
봄은
볼수 있어서 좋습니다.
누군가가
꽃이 너무 예뻐서
보다가
보다가
봄..
으로 줄인것은 아닐까요.
몰래 생각해봅니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