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번씩 진행되는 꿈청지기의 과일청 만들기 작업은 매번 익숙치 않았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닌데다가 각자의 본업에 충실하다가 특정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모여 활동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조금 종종 어려움이 있는 듯 보였는데, 왜냐하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일일찻집을 쉬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선생님들은 주변 전문가들에게 자문으로 구했고, 이전에 기록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서로 대화해가면서 즐겁게 활동을 이어갔다. 오늘도 그렇게 소통하면서 각자 맡은 일들을 척척 해냈다.
지난 주에는 대추생강청을 마쳤고, 오늘부터는 레몬청 제작에 들어갔다. 은옥 부회장님과 신은미 선생님은 조금 더 좋은 물건이면서 가격도 착한 레몬을 구하러 함라까지 다녀왔고, 작업을 위해 최은희 총무님, 허경민 선생님, 지은숙 선생님과 달그락의 김성훈 인턴 선생님이 동참했다. 레몬 17kg 4박스를 마주한 우리들은 잠시 머뭇거렸으나, 장은옥 부회장님이 먼저 바지를 걷어붙였다. 세정제로 레몬을 씻기 시작했고, 오성우 사무국장은 그 레몬을 다시 한번 깨끗한 물로 헹구어냈다. 그 모습을 본 신선생님과 성훈 인턴쌤도 2인 1조가 되어 세척 작업을 했고, 최은희 선생님과 지은숙 선생님은 자리 잡고 앉아 레몬을 썰고, 허선생님은 씨를 발라냈다.
지난 8일 동안 꿈청지기의 청 제작 과정은 마치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았다.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선생님들이 있었고, 틈틈히 시간을 내어 손길을 보태는 분들이 존재했다. 어떤 분은 간식을 지원하기도 했으며, 집과 직장에서 시간을 내서 자신들이 맡은 일들을 감당해주었다. 오늘 새롭게 시작하는 레몬청 만들기에서 이 같은 기적은 계속 이어졌다. 오늘 해야 할 일만큼 필요한 인원들이 모였고,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 마지막 씨를 발라내는 작업에서 손길이 조금 더 필요했는데, 그 때 하교 후 달그락에 놀러온 청소년 2명이 큰 힘이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정확하게 이번 꿈청지기의 일일찻집 준비과정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처음에는 올 해 일일찻집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모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내일은 또 어떤 감동의 드라마가 쓰여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