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引끌 家집 歸돌아갈 道길>

우리나라 기독교 최초의 출판물은 현재 [대한기독교서회]의 전신인 [조선성교서회]에서
1894년에 출간된 <인가귀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회 밖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사자성어로서 지금도 심방을 가면 기도제목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인가기도’라고 잘못 적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 말을 직역하자면, ‘가정을 인도하여 (하나님의)도에 돌아오게 한다’는 뜻일 겁니다.
기독교의 전통은 믿음을 가질 때 집안 전체가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는 선포는
이런 전통을 뒷받침 해주는 성구입니다.
여기서 <집>은 영어 표현으로는 ‘family’ 혹은 ‘household’로서 가족, 세대, 집안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인가귀도>라는 기도제목을 사명으로 믿고 기도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 중학생이었던 작은 누나의 친구 중 미진이 누나가 연탄집게로 맞으면서도,
머리카락이 잘리면서도 교회 나오면서 결국은 남동생 둘과 부모님을 다 전도해서
부모님 두 분이 저의 모교회인 만안교회의 권사님 되는 과정을 지켜본 기억이 있습니다.
가족들의 영혼을 위해 추운 날 천막교회에 와서 울면서 기도하던 중학생 미진이 누나의 기도를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구원의 감격은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주고 싶은 최고의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저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는 제목 가운데 하나가 우리 교회의 가정들이 <인가귀도> 되는 것입니다. 부부가 하나되어 하나님의 비전을 향해 섬기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부모님이 자녀를 위해 축복하며 기도해주는 것은 얼마나 값진 일일까요?
가정에서 찬송이 불려지고, 온 가정이 믿음 안에서 하나님의 품 안에 거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축복의 권한으로 성도들의 가정을 축북하길 원합니다.
“주님, 성도들의 가정마다 믿음으로 하나 된 가정이 되게 하시고
아버지의 축복, 어머니의 기도를 받은 복된 자녀들이 믿음의 대를 이어가는 믿음의 명가(名家)가 되게 하옵소서!”
-효성중앙교회 목사 칼럼-
“인가귀도"(引家歸道)는 “나와 내 집안 식구 모두를 하나님의 신앙으로 이끄는” 것을 의미
한다. 영국 선교사 존 그리피트(John Griffith)가 중국의 대중 계몽과 전도를 목적으로 중국어
로 집필한 책을 주한 미국 선교사 플랭클린 올링거(Franklin Ohlinger)가 1892년에 한국어로
번역하여 1894년에 정동제일교회에서 출간한 복음 소설이 <인가귀도>이다.
숭실대 오순방 교수는 1895년에 번역 출간된 <천로역정>보다 출판 시기가 한 해 빠르다는
점에서 중문 번역 소설 <인가귀도>가 “한국 최초의 기독교 번역 소설”이라고 정의하고, “초
기 한국 기독교의 선교사업과 사회개혁의 지표를 설정해 준” 책으로 평가한다.
<인가귀도>는 중산층 가장의 몰락과 신앙을 통한 구원이 중심 내용이다. 현모양처와 세 자
녀를 둔 다복한 가정을 둔 주인공 이선생은 어느 순간 도박과 주색잡기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
는 정도를 너머 자녀를 팔아 넘기는 처지에 이른다. 결국 가족을 파탄으로 몰고 간 죄책감에
집을 나와 객지를 전전하던 이선생은 신앙을 통해 갱생의 길을 걷게 되고, 이에 감복한 처자
식과 부모 친인척 모두 예수를 믿고 따라 죽음의 권세를 이길 정도로 독실한 믿음을 가지게
된다는 거다.
올링거는 이 책을 번역 출간한 일년 뒤인 1893년 “가족 전도”와 “음주문화”를 개선하기 위
해 ‘절제위원회’를 조직하고 계몽운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복음은 끝없는 노력과 선행을 통해
가정과 사회가 하나님의 나라로 변모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
의 말씀에 합당한 도덕적 규범과 생활은 신앙의 기본이 되며, ‘쾌락’은 ‘악마의 계략’이 된다.
밖이나 안이나 민초들을 유혹하는 최대의 적은 ‘술’이었나 보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싸구
려 위스키였던 ‘진’(Gin)을 즐겨 한다는 연유로 “진 계급” 또는 “진 세대”로 불렸던 노동 계층
은 일이 없는 주일이면 아침부터 인사불성이 되어 ‘주(酒)’님을 찾아 헤매는 양떼들로 변신하
는 일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술과 도박 같은 천박한 쾌락의 거부, 금욕과 절제는 지적이고 합리적인 가족 문화를 양육하
는 거름이자 가정 복음화를 꽃피우는 토양이다. 그런데 이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쾌락
은 금단증상을 통해 매 순간 내 안에서 속살거리는 유혹과 후회, 합리화와 자기기만의 반복
을 재생해 내는 강력한 마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쾌락에 탐닉하는 이들의 상상력을 넘어
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한 이유이다. 주일에 주점을 찾지 못하도록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
하고, 술 대신 초콜릿을 만들어 주는 데 헌신했더니, 양떼들이 올바른 길로 인도되고 주님께
서 세속적 성공을 선물로 주셨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존재한다. 영국의 세계 최초이
자 최대 여행사 중 하나 인 “토머스 쿡”(Thomas Cook)과 유명 초콜릿 브랜드인 “케드버리”
(Cadbury)가 바로 그 신화의 주인공이다.
<인가귀도>가 구한말 이 땅에 있던 서구 선교사들에게 복음과 계몽의 지침서이자 안내서 역
할을 했다면, 올링거가 이 책을 번역하고 ‘절제위원회’를 조직하여 벌였던 이벤트는 무엇일
까? 한국판 ‘토마스 쿡’을 상상하는 것은 너무 극적인 비약에 불과할까! 2002년에 개봉되었던
김현석 감독의 <YMCA 야구단>의 영화 소재였던 미국 질레트(P. Gillett) 선교사의 ‘야구 전도’
도 어쩌면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헛된 쾌락과 이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었을 그
시절의 많은 이야기가 그립다.
-여포의 변명이란 블러그에서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