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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갑자기 정보 기술(Information Technology)化 되면서부터 전에는 쓰지도 않았던 '재설정(reset)'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이 '재설정'을 가장 많이 요구받게 되는 것이 개인 계정이나 계좌의 비밀번호입니다.
툭하면 AI놈이 보안이 위태롭다며 겁박하며 비밀번호 재설정을 요구하는 바람에 짜증이 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재설정은 '일정한 규정이나 규칙에서 작동되고 있는 특정 시스템을 특정한 기간마다 중간에 환기(fresh)하기 위해 설정을 다시 만들어 정하는 것' 인데, 이에 대한 제 생각은 컴퓨터가 개입되어 있는 시스템들이 이용자(고객)에게 요구하는 재설정은 그러한 시스템을 만든 사람들이 그 시스템을 범죄的 목적으로 침입하려는 사람들을 막으려는 과정에서 이용자(고객)에게 자신의 책임과 수고를 전가하는 행위가 아니겠는가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재설정을 할 수 밖에 없죠. ㅠㅠ
人間은 끝없이 특정 시스템, 그것도 계속 새로운 것에 속하게 된다
모든 인간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 태어나 살아가다 보면, 계속해서 새로운 시스템들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러한 시스템들에 들어갈 때마다 각각의 계정(계좌)을 만들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름,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이 있겠고, 은행계좌나 인터넷 아이디(ID)같은 것들도 있는데, 특히 인터넷 아이디 같은 것은 복수가 허용되지 않죠.
한편 카약킹을 배우는 스쿨에서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록을 필요로 하지만, 카약커들과 어울리는 커뮤니티에서는 그것보다는 닉네임을 그 카약커를 특정하는 계정으로 쓰는 편이죠.
사람은 출생 이후부터 점점 더 커지고 다양하며 새로운 환경의 시스템들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데 각각의 시스템들마다에서 무수히 많은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그것을 체화하는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집(home)이라는 기본 시스템을 시작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job)들이라는 시스템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런 새로운 시스템(new system)들은 저마다의 그 배움의 수준(level), 양(quantity), 깊이(depth)를 비롯해 반복하는 훈련의 양과 강도가 모두 다르고 저마다의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들을 거치는 기간이 짧게는 1~2년에서 긴 것은 6년, 맨 마지막에 들어가게 되는 시스템은 수 십년에 이르기도 하는데, 그런데도 우리는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동안 그 시스템 속의 일원으로서 어떤 식으로든 적응해가며 잘 버텨냈던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왜 이들 시스템들의 기간은 왜 이리 긴 것일까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하나의 시스템에서 다음 시스템, 즉 상위 시스템으로 올라가는 것을 그냥 나이가 먹는다고(예를 들면 카약을 탄 年數가 오래되었다고) 저절로 올라갈 수가 없으며, 매 단계는 수료(certificate)같은 '과정의 마침'으로 마무리하게 되고, 그것들은 갈수록 점점 더 어렵고 힘들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종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직장(job)이라는 시스템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은 거의 극악 수준이지 않습니까?
자... 오늘 이야기의 배경 설명은 여기까지만 하고, 오늘 이야기에서는 카약킹이라는 신체를 써서 하는 스포츠 활동에서도 특정 기간마다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Kayaking is also a new system.
사람이 하는 모든 스포츠 활동은 신체(body)를 쓰는 것은 기본이고, 도구를 쓰는 스포츠 활동은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활동 공간을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곧 도구라는 변수(variable)가 추가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변수가 많을수록 더 어려워지는건 당연한데요.
따라서 스포츠 활동 경험이 없거나 적은 경우, 더우기 도구를 쓰는 스포츠 활동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카약킹같은, 그마저도 출렁대는 물 위에서 하는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에 당연히 더 다양하고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카약킹(패들링) 스포츠가 앞서 언급한 인간이면 누구나 거치면서 배우고 훈련해야 하는 공통(표준) 시스템은 아니지만 자의적 자발적으로 선택하였다면 그 역시 하나의 새롭고 특별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변수가 많은 새로운 선택적 시스템.
카약킹이 사회적으로도 정말 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 활동에 그치고 있는 것도 이것 때문 아닐까요?
카약커들은 스스로 그러한 시스템에 발을 들이면서부터 역시나 다른 표준(standard) 시스템에서 늘 요구하며 또 그렇게 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배우고(learn) 훈련(training)하는 것과 거의 같은 식(式), 즉 '기본 소양과 윤리, 진짜 목적과 철학, 건강관리, 지식의 습득, 문화 이해, 창의적 자율적 활동, 동아리 활동, 비슷한 또래(레벨)와의 만남과 교류, 기초 지식에서부터 전문 교육, 인격 도야, 사회 발전 같은 거창한 것에 이르기까지 누구보다 더 잘해냈을 때 성취도와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느끼게 되는' 식의 활동을 하게 되죠.
카약킹을 생계의 원천인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이 모든 면에서 보통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잘해야겠지만, 그것이 아닌 취미 스포츠 활동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심리는 역시 남보다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성취도와 만족도가 더 커지는 건 분명합니다.
한편 사람은 세상 밖으로 나올 때도 그랬고, 그 이후 모든 새로운 시스템에 들어갈 때마다 막연하게나마 두려움과 어려움을 느끼곤 하는데, 그것은 사람은 새로운 습관(habits), 즉 새로운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생각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순서와 방법(routine)을 떠올리고, 능숙한 행동 방식(behaviour)을 형성하기까지 일반적으로 66일(매일 한다면 최소 2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에는 두려움과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 어쩌면 정말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렇게 무섭고 힘든데도 다들 잘 버텨내고 점점 더 상위 단계로 올라가고 있는 여러분은 대단한 분들인 겁니다.
* Fresh Start Effec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잠깐!
위에서 표준 시스템들의 기간이 왜 그렇게까지 긴 것일까 생각해 본 적 있는지 여쭤봤었죠.
그게 바로 Fresh Start Effec 때문인겁니다.
카약스쿨에 가서 카약킹을 배우고 꾸준하게 연습해서 자기 것으로 체화(體化)시킨다 하더라도 그것이 새로운 시스템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66일이 걸린다는 말인데, 이게 거의 매주 주말 토,일요일에 이틀씩 꼬박꼬박 카약을 타면서 새로운 기술과 전술, 문화들을 신중하고도 정성껏 연습해야 비로소 새로운 기술을 자기 것으로 체화(體化)시킬 수 있다는 말이니 결국 무려 33주를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3월부터 10월까지 여덟 달동안 한 주도 빼먹지 않고 꼬박 타야한다는 것이죠.
카약킹 선배들이 '많이 타는게 최선이다'라고 말하는 것인데, 쉽게 생각하면 공부 많이 한 사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는 말과 상통하죠.
물론 카약을 선수나 코치, 가이드처럼 거의 직업적으로 주당 거의 5일을 타는 경우라면 14주, 서너 달이면 되기도 하겠지만!
이것을 제가 운영하는 송강카누학교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카약교육 프로그램인 Star Award system과 비교해볼텐요.
아래 표에서 '시즌'으로 표기한 항목의 년수는 열심히 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충분히 체화시킬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시즌 | 카약킹에서의 새로운 습관의 형성 | Star Award Level |
1년 | 처음으로 카약을 타고 잔잔한 수면에서 다루는 기본 기술 배우고 익힌 후, 조금 더 거친 환경에서 '그것들'을 재설정하는 방법들을 배우고 익히기 | 1-2스타 |
2~3년 | 상당히 거칠고 위험하게 보이지만 대부분 배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 '그것들'을 재설정하고 보다 수준 높은 전술들을 배우고 익히기 | 3스타 |
4~5년 | 지금까지 개인 기술들에 국한했던 것으로부터 본인을 포함한 그룹 차원의 기술과 전술 차원으로 '그것들'을 재설정하여 카약킹 그룹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현장에서 리드까지 할 수 있는 한차원 높은 전략과 전술을 배우고 익히기 | 4스타~ |
그렇다면 재설정이 정말 유용하고 가치가 있을까?
카약킹에서 재설정은 어떤 다른 장소(환경)에서, 다른 장비(도구)를 써서, 완전히 다른 목표(만족도)를 위해, 다른 기술을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서 어느 것 하나라도 그렇지 않다면 구태여 재설정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즉, 매번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장비로 항상 비슷한 방법, 수준, 강도의 기술을 써가면서 그저 그 시간을 즐기는 것에 만족하는 카약커들이 더 많은 이유는 재설정 행위가 이미 몸과 머리에 깊게 배인 순서나 방법(routine)이나 행동 방식(behaviour)에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카약을 타는 동안 점점 더 높은 수준(level)의 성취감을 맛보고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졌다면 지금까지 경험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뿌리 깊게 체화된, 수준을 올려가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나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아주 놀랍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재설정'입니다.
Star Award System에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있고, 여러분들 중 상당수가 이미 경험해보셨을 법한 것들인데, 그것들이 과연 어떻게 얼마나 유용하고 어떤 가치가 있는 것들인지 다시 한번 알려드리면 어떨까 싶네요.
정규교육 | 해당 시스템 적응에 필수적, 기본적으로 필요한 내용이라고 표준적으로 규정한 내용들을 배우는 것. 세세한 부분까지 완전히 체화시키는 것까지 목표로 하진 않지만 왜 무엇을 위해 필요하며, 어떻게 구사하는지 보여주고, 앞으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복습)해야 하는지 알려주는데 목표가 있음. 카약의 유형이 다르거나 다른 환경, 다른 수준이라면 당연히 새로운 정규교육을 받아야 함. |
실습투어 | 해당 단계의 정규교육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새로운 기술과 정보, 문화를 체화시키는 것. 스스로 복습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을 붙잡아 주어 체화 시간을 앞당기는 효과를 볼 수 있음. 학교 교육으로 치면 복습(review)과 같으며, 그것들이 실제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효과를 보게 되는지 확인하고 이해시키는 효과가 있음. 체화의 정도가 부족할 경우 이것을 규칙적, 정기적으로 하면 할수록 핵심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요령들을 간파하기에 이르게 됨. |
클리닉 | 특정 단계의 시스템에 적응하고 체화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원포인트 레슨과 같음.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강력한 재설정 방법. 참가 자격에 미달하는 경우라면 효과를 보기 어려운 이유가 어떤 미흡한 기술적 부분을 보완하고 체화시킴으로써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포인트에 대해 30분 이상은 할애해서 그 해결 방법의 요지나 방법을 깨달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해당 기술의 필요 목적과 그에 따른 기본적 이해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평가 | 하나의 단계를 마친다는 것을 스스로와 주변에 공포(?)하는 의미도 있고, 다음 단계의 시스템으로 올라갈 자격을 갖추었음을 증명하는 수료증(certificate)도 수여함. 만약 실패했다면 좌절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말고 심혈을 기울여 보완한 다음 재평가를 받으면 됨. |
여러분이 처음 카약킹을 시작해 스쿨에서 카약킹 교육을 받은 이래로 위 같은 일련의 교육 프로그램들에 대해 그것들이 여러분께 과연 얼마나 유용하였으며 그렇게 시간과 돈들을 투자한 가치가 있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과연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주실 수 있을까요?
첫댓글 흐르는 물에서 더키 조종 한번 해보겠다고 교육 받으러 왔다가 지금까지 카약타고 있습니다. 여긴 왜 왔냐고 여러번 물어보시던 교장선생님 모습도 아직 선합니다. 돌이켜보니 저는 처음에 힘들고 감이 잘 오지 않다가 리셋적응 잘 마치고 났을 때 그 효용감이 비로소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다음엔 또 어떤 카약킹 세계가 있을까 하는 동심 비슷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시점도 비슷했던것 같습니다. 주관적이겠지만 투자 대비 효용감(비율)을 단기와 장기로 비교해보면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장기로 갈수록 가성비가 크게 올랐던것 같습니다. 특히 평가나 대회 후 밀려오는 감격 후회 보람 반성 등 복합감정을 배경으로 새롭게 보이는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이 인상 깊었고 삶의 활력소였던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카약킹은 삶의 활력소임에 분명합니다.
그것을 계속 얻고 누리기 위해서는 항상 건강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카약을 타야 하는 것이겠죠.
엔키님은 이제 한번 더 리셋 버튼을 눌렀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