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지명의 유래와 무지개 다리..홍교 이야기
보성에는 1천 3제의 명산이 있다.
임금제자 들어가는 산이 세개 하늘천자 들어가는 산이 하나 있다. 천봉산.존제산.제암산.제석산.이 바로 그것이다.
그중 벌교의 제석산(560.3m)은 호남정맥에서 갈린 금전산과 오봉산줄기의 끝자락에 위치한 산이다.
정상에 오르면 낙안벌과 순천만으로 이어지는 벌교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하늘중에 가장 높은 하늘이 삼십삼천으로 부르는 도리천이다.
신라의 선덕여왕은 어릴때 이름이 덕만공주였다.덕만이란 이세상에 와서 만가지 덕행을 닦아 내세에는 반드시 부처님의 지혜를 성취하겠다는 뜻이다.그는 서원대로 죽어서 도리천의 선덕보살이 되었다.
제석산이란 도리천의 대왕이신 제석천왕이 머무는 신성한 성역이란 뜻이다.
벌교에는 보물 304호로 지정된 무지개다리 홍교가 있다.
낙안벌을 지나 남해안으로 흘러드는 벌교천을 건너는 다리이다.동쪽의 순천과 서쪽의 보성지역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다리였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이 지점에 본래 뗏목을 연결하여 만든 뗏목다리가 있었다.뗏목다리에서 유래된 지명이 바로 벌교이다.
어느해 큰비가 내리고 홍수물에 뗏목다리가 떠내려갔다.
그때 선암사 주지 호암스님이 제자 습성스님에게 설계와 공사감독을 맡기고 초안스님께 화주를 맡겨 홍수에 떠내려 가지 않을 대규모 석교를 만들것을 지시하였다.
3개의 아름다운과 아치로 이루어진 홍교는 화강암을 다듬어 폭 4미터 길이 80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토목공사였다.
그때가 조선영조 5년이니 1729년의 일이다.
벌교홍교는 우리 나라에 남아 있는 아치형 홍교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아름답다.
국가에서 해야할 대규모 토목공사를 선암사 스님들이 직접 나서서 설계.건축.감독하고 경비까지 직접 모금해서 조달하였다.
조선중기부터 남한산성등 산성과 성곽축조에 동원되었던 승병들이 산성축성기술을 이용해서 쌓았을 것이다.
소설 태백산맥에도 김범우의 마을앞에 놓여진 다리로 소개된다.
뗏목과 다리는 불경에 많이 나오는 비유이다.
땟목은 강을 건너기 위한 수단이다.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떠나듯이 깨달음을 얻었으면 경전을 벗어난다.
우물을 만들어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고 깊은 강에 다리놓아 사람들을 안전하게 건네주는 일은 큰 공덕을 닦는 일이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사람들을 안전한 세계로 건네주고자 하는 것은 보살의 마음이다.
벌교의 제석산은 제석천왕이 계시는 도리천의 하늘세계이다.
부용산은 연꽃봉오리이다.연꽃이 피어나면 극락의 문이 열린다.안락국 낙안의 너른벌판이 극락이다.
선암사의 스님들은 그당시 고통과 핍박속에 살아가는 민중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 도리천의 하늘과 극락으로 인도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홍교를 만들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