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내전[삿 12장]
[내용개요]
여호수아의 인도로 가나안에 입성한 이스라엘은 약 400년에 걸친 가나안 생활을 통해 민족적인 공동체 의식이 점차 사라져 갔다. 그들은 서로가 자기 지파의 이익만을 추구하였고 다른 지파가 위기에 처해 있어도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외면하였던 것이다. 본장은 암몬과의 전쟁을 계기로 발생한 이스라엘의 내전을 기록함으로 당시 이스라엘의 공동체 상황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입다가 암몬 족속과 싸울 때는 비겁하게 뒤로 빠져 있던 에브라임 사람들이 입다가 암몬을 물리치고 승리하자, 자신들을 암몬과의 전투에 참여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입다를 치고자 한 것이다. 이에 격분한 입다는 그들을 질책하고 길르앗 사람들을 모아 에브라임 사람들과 싸웠다. 이에 에브라임이 대패하고 입다는 그날에 에브라임 사람을 사만 이천 명이나 죽였다. 그 후 입다는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육 년 간을 다스렸다(1-7절). 입다가 죽은 후에도 베들레헴 사람 입산과 스불론 사람 엘론, 그리고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 이스라엘의 사사로 활약하며 이스라엘을 다스렸다(8-15절).
[강 해]
본장은 전장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암몬 사이의 전투 결과와 연결됩니다. 이전에 입다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집합시켜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암몬 족속을 전멸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자 이제 이스라엘 일원 가운데 하나인 에브라임 족속들이 입다에게 시비를 걸었습니다. 이유는 암몬과의 전투에 자신들의 참전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일로 인해 입다가 속한 길르앗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 사이에 동족 상잔의 전쟁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본문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1. 에브라임 지파의 트집
1) 입다가 암몬 족속을 진멸함
오랫동안 암몬 족속의 침략을 받고 있었던 이스라엘은 암몬과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입다를 군대 장관으로 세워 암몬과 일전을 벌이게 되었고, 그 결과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대승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입다는 전쟁이 끝난 후 이 전쟁 오로지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라 고백하며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모든 전쟁의 승패를 주관하시는 분은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a. 전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잠2:31)
b. 이스라엘과 암몬 사이의 전투(삿11:4,12)
2) 에브라임 지파가 입다에게 시비를 걺
암몬과의 전쟁은 이스라엘의 큰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에브라임 지파가 자신들을 전쟁에 초청하지 않았다고 시비를 걸고 나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거짓말로 에브라임 지파는 입다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도움 요청 시에는 모른 척 하고 있다가, 전쟁이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나자 이 영광에 참여하고 그 공적을 나눌 욕심에 이런 추태를 보인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함께 일은 하지 아니하고, 그 좋은 결과와 공로만을 차지하려는 사악하고 이기적인 자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불어 일에 참여하는 건설적인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a. 일은 않고 일만 만듦(살후3:11)
b. 손수 일하라(시126:5-6)
2. 에브라임 지파의 패배
1) 길르앗 지파를 모욕함
에브라임 지파는 입다가 속한 길르앗 지파 사람들에게 모욕과 수치를 가하였습니다. 즉 길르앗 사람들은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에서 도망친 족보 없는 유랑 자손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길르앗은 므낫세의 후손이요, 한 분파입니다. 그런데도 에브라임 지파는 길르앗 지파의 족보와 근본을 무시하고 수치와 모욕을 주었습니다.
a. 악인의 모략(시58:3)
b. 므낫세의 후손 길르앗(민26:29)
2) 에브라임 지파가 전투에서 패배함
결국 길르앗과 에브라임 지파는 전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동족 상잔의 비극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하나님께 범죄하던 이스라엘은 암몬과 일전을 치른 뒤에, 다시 동족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범죄하고, 하나님의 곁에서 떠난 민족은 결국 하나님 앞에서 여러 모양으로 심판받고 징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들을 돌아보아 행여 이런 비참한 전쟁의 형벌을 당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깨어 경성하는 백성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a. 깨어 경성하라(마25:13)
b. 동족 상잔의 비극(삿20:18)
3) 에브라임 장정이 거의 전멸당함
길르앗 자손과 에브라임 지파 사이의 전쟁에서 에브라임은 처절하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급기야 이들은 본토로 도주하기 위해 요단 나루턱에 도착하자 길르앗 병사들에 의해 수없이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무려 42,000명이나 되었습니다. 광야 생활 마지막에 있었던 인구 조사에서 에브라임의 장정들이 32,500명이었고, 그 후 다소의 인구 변동이 있었음을 감안할 때, 여기서 죽은 42,000명은 당시 에브라임 장정 대부분이었으리라 추측됩니다. 이렇게 에브라임은 형제들을 무시하고 비난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다 거의 전멸 직전의 위기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a. 교만의 결과(잠16:18)
b. 에브라임의 인구 계수(민26:37)
3. 입다 이후의 사사들
1) 입다 이후 한동안 이스라엘이 평안함
본문에는 사사 입다 이후 여러 명의 사사들과 그 자손들에 대한 내용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들 사사의 가족 관계나 혼인 관계, 그리고 자손들의 숫자 이외에 특기할 만한 내용은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는 그만큼 당시의 상황이 평온했고, 태평스러웠음을 보여 줍니다. 이스라엘은 모진 시련을 통해 연단받고, 또 그 가운데서 믿음을 회복함으로써 입다 이후 한동안 평안을 얻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죄악에서 떠나 믿음을 회복한 자들에게는 이런 축복이 임하게 됩니다.
a. 시련 후의 행복(시119:71)
b. 전쟁 없는 평화스런 세상(계21:4)
2) 이스라엘이 다시 범죄하기 시작함
평화를 누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범죄의 길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잠깐 동안의 태평 성대가 끝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금 범죄하였고, 그리하여 블레셋의 지배 아래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조금만 편하면 다시 죄악의 길에 들어서는 인간의 간교하고 어리석은 일면을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
a. 회개와 범죄를 반복하는 인생들(삿10:15-16)
b. 블레셋의 지배를 받는 이스라엘(삿13:1)
결론
입다의 전공을 가로채려는 에브라임 지파의 간교한 술수는 결국 동족 상잔의 비극을 불러왔고, 급기야는 에브라임 지파가 거의 전멸 직전에 이르는 위기를 가져 왔습니다. 이를 보면서 우리는 참으로 자기의 몫에 만족하며, 남의 공로나 소유를 탐내는 악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교훈을 받게 됩니다.
[단어해설]
5절. 나루턱. 원어 <rb;[}m':마아바르>는 '가로지르는 곳'을 뜻하며 고대 사람들이 자주 강을 건너는 방법으로 사용한 얕은 개울을 가리킴.
8절. 입산. 하나님에 의해서 선택된 소사사. 매우 유복하여 자식이 60명이나 되었고 타국과의 동맹을 통하여 정치적 위치를 확고히 하였다.
13절. 압돈.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비라돈 사람으로 하나님의 소사사 중 한 명.
[신학주제]
공동체로서 이스라엘의 현실. 입다와 암몬과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이스라엘의 내전은 공동체로서 이스라엘의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은 열두 지파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열두 지파는 일종의 편의적인 행정 조직에 해당할 뿐 엄밀한 의미에서 이스라엘은 하나의 단일 공동체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지칭하는 명칭도 열두 지파의 직접적인 조상인 야곱의 이름에서 유래되었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취급하실 때도 독자적인 지파들로 상대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민족 전체와 관계하시는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심판이나 축복에서 항상 동일한 결과를 짊어지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은 분명 공동체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나안에 정착한 뒤로 이스라엘은 각 지파 별로 독자적인 생활을 영위하였고 공동체적인 의식도 점점 사라져 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열이야말로 이스라엘이 주위의 열국들에 의해 압박을 받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것은 비단 역사적인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영적 이스라엘인 성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부르신 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 되게 하시고자 하심이다. 따라서 성도들은 하나님 안에서 동일한 공동 운명체이며, 이런 의미에서 성도들은 다른 성도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
[영적교훈]
입다가 암몬과의 전쟁으로 어려울 때 모른 척하던 에브라임 사람들은 입다가 승리하자 그를 시기하고 오히려 치려 하였다. 그러다가 결국은 입다에게 대패하고 많은 사람이 죽게 되었는데, 이는 하나님 안에서 형제 된 자들을 돌보지 않는 자에게 내리는 하나님의 당연한 심판인 것이다. 이와 같이 성도들도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 된 자들의 곤경을 보고도 모른 척한다면 하나님의 진노를 당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성도들이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건물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 건물이 어느 한 부분만이라도 넘어지면 같이 넘어지듯이 성도들도 주 안에서 함께 흥하고 망하는 공동 운명체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주위에 있는 믿음의 형제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빠져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아야 한다. 영적으로 침체되어 있거나 방황하고 있는 자가 있다면 찾아가서 그를 위로하고 기도해 주어야 하며 물질적으로 궁핍한 처지에 놓인 형제가 있다면 경제적으로 그를 도와주어야 한다. 만일 자신이 돌아보지 않아 형에가 시험에 빠지거나 곤란을 겪게 된다면 그 자신도 하나님의 질책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우리를 위해 목숨까지 내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의 형제들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