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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 (16 : 1~10)
1 요셉 자손이 제비 뽑은 것은 여리고 곁 요단 곧 여리고 물 동편 광야에서부터 나아가 여리고로 말미암아 올라가서 산지를 지나 벧엘에 이르고
ㅇ요셉 자손이 제비 뽑은 것 - 야곱의 12아들(창 35:22-26) 가운데 요셉을 제외한 다른 11아들들은 각각 1지파씩으로 구성되었는데, 요셉은 기근시에 가족을 구한 그의 공적 때문에 그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의 명의(名義)로 2지파로 구성되었다(4절:창 48:5).
이와같이 그들은 2지파로 구성되었지만, 기업 분배시에는 한 자손으로 취급되어 한 제비만을 뽑았는데, 나중에 요셉 자손들은 이것을 문제삼아 자기들은 2지파인데 왜 1개의 제비만을 뽑게 하여 더 넓은 땅을 주지 않느냐고 항의하게 된다(17:14-18). 한편 '제비 뽑기'에 관해서는 14:2주석을 참조하라.
ㅇ여리고 물 - 구약 시대의 여리고(Jericho)는 오늘날의 '텔 에스 술탄'(Tell es Sultan)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당히 침식된 알 모양의 언덕을 가진 성읍이다. 이 언덕은 사해(死海)의 하구에서 북서쪽으로 16km 떨어져 있으며, 지반 위로 50피이트나 솟아오른 언덕을 형성해 왔다. 오늘날의 도로도 언덕의 동쪽 측면을 뚫고 지나간다. 그리고 언덕으로부터 도로쪽에는 오래 전부터 유명한 '아인 에스 술탄'(Ain es Sultan)이라는 샘이 있는데, 이것이 곧 여리고 샘물이다.
오늘날 이 일대의 오아시스에 물을 공급해 주고 있는 것은 물이 풍부한 이샘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샘물은 평원으로 흘러 들어가 작은 개천을 이루는데, 특별히 우기(雨期)에는 켈트(Kelt) 계곡으로 이어져 요단강으로 흘러 들어간다(Keil & Delitzsch, Vol. 2. p. 175).
ㅇ여리고 - 6:1 주석 참조.
ㅇ벧엘 - 예루살렘 북쪽 19.2km 지점에 위치해 있는 벧엘(Bethel)은 팔레스틴의 남북대로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현재의 작은 성읍인 '베이틴'(Beitin)이 이 벧엘과 동일한 성읍으로 추정된다. 한편 벧엘이 고대로부터 각광을 받게 된 이유는 이곳 언덕 정상 가까이에 아주 좋은 샘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벧엘은 여리고를 지나 요단 건너편 서쪽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동서(東西) 루우트의 요충지이며, 아얄론 골짜기와 고브라를 지나 샤론 평야와 지중해에 이르는 요단 동편 동서 도로상의 요충지이기도 했다. 성경에서 예루살렘 다음으로 벧엘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와같은 벧엘주변의 지리적 상황의 중요성 때문이다. 7:2 주석 참조.
2 벧엘에서부터 루스로 나아가 아렉 사람의 경계로 지나 아다롯에 이르고
ㅇ벧엘에서부터 루스로 나아가 - 일찍이 야곱은 형 에서의 복수의 손길을 피하여 외삼촌이 있는 밧단아람으로 도망하던 도중 어느 한곳에 도착했는데, 그곳의 이름은 '루스'(Luz)였다. 여기서 밤을 지새우던 야곱은 꿈 속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나타나신 것을 본 후에 이곳 이름을 '하나님의 집'이란 뜻의 '벧엘'(Bethel)로 고쳤다(창 28:19).
따라서 루스는 가나안사람들이 불렀던 본래 이름이고, 벧엘은 야곱이 명명한 이름이므로 벧엘과 루스는 동일하다. 하지만 본 구절은 벧엘과 루스를 다른 곳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해석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즉 여기서 벧엘은 성읍 이름이라기 보다는 벧엘 성읍 남쪽에 위치해 있는 산악 지대인 것으로 보고, 루스는 벧엘 성읍 자체를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다(Keil, De Wette, Bunsen). 따라서 이 벧엘산맥에서부터 경계선이 루스로 계속 뻗어 나갔던 것이다. 한편, 18:13에서 베냐민 지경의 경계를 묘사할때 벧엘과 루스는 동일한 곳으로 간주되었으며, 이 성읍은 사사 시대까지 가나안 거민들에게 루스로 계속 알려져 있었다.
ㅇ아렉 사람 - 다윗의 친구이자 후에 압살롬의 조언자가 되었던 후새가 이 가문 출신의 사람이었다(삼하 15:32;16:16;대상 27:33). 이 아렉 사람들(the Archites)은 베냐민의 북쪽 변경인 아다롯 앗달에 거주했었다.
ㅇ아다롯 - 18:13에는 '아다롯 앗달'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 위치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요셉 자손의 남쪽 경계선과 베냐민지파의 북쪽 경계선 상에 있다는 것만 알 뿐이다. 그러나 카일(Keil)은 이곳을 현재의 '아타라'(Atara)로 본다.
3 서편으로 내려가서 야블렛 사람의 경계에 이르러 아래 벧 호론 곧 게셀에 미치고 그 끝은 바다라
ㅇ야블렛 사람 - '야블렛'이란 조상의 이름을 딴 종족인 것 같은데, 어떤 종족인지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으며, 다만 요셉 자손에게 할당된 가나안 영토에 살았던 한 종족이라고만 알려져 있다. 이곳은 벧 호론에 가까운 에브라임의 경계에 위치해 있었다.
ㅇ벧 호론 - '벧호론'(Bethhoron)은 상, 하(上下) 두 벧 호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예루살렘 서북쪽 약 16km와 19km 지점에 각각 위치해 있었다. 또한 이들상, 하 벧호론 성읍들은 베냐민 지파 지경과 에브라임 지파 지경의 경계선 상에 위치하여 있었다. 후일 통일 왕국이 남북으로 갈라졌을때, 이 두 성읍은 북왕국 에브라임 지파에 속하였다. 보다 상세한 것은 10:10 주석을 참조하라.
ㅇ게셀 - 여호수아가 북부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동안에 게셀 왕 호람은 라기스를 지원하기 위하여 원정왔다가 이스라엘에게 패배한 적이 있었다(10:33). 이러한 게셀(Gezer)은 스블라의 북쪽 변방에 위치해 있는데, 벧호론을 통해 산간 지방으로 들어가는 측면 대로는 지중해의 해안으로 가는 길과 만나기 전에 바로 게셀로 이어진다. 10:33 주석 참조.
4 요셉의 자손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그 기업을 얻었더라
ㅇ요셉의 자손 므낫세와 에브라임이...얻었더라 - 요셉 자손은 므낫세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의 두 지파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므낫세 지파가 분배받은 기업은 17:7-13에 기록되어 있고, 에브라임 지파가 분배받은 기업은 본장 5-10절에 기록되어 있다. 한편, 요셉 자손의 두 지파인 므낫세와 에브라임 지파가 분배받은 땅은 요단 서편 가나안 땅의 중앙 지대로, 비옥했을 뿐만 아니라 광활했다. 이것은 일찍이 야곱을 통해 예언된 축복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창 48:15, 16;49:22-26). 여하튼 이들 지파의 지역은 동쪽으로는 요단 강을 경계하며, 서쪽으로는 지중해를, 남쪽으로는 단과 베냐민 지파를, 그리고 북쪽으로는 아셀, 스불론, 잇사갈 지파와 각각 경계한다.
5 에브라임 자손의 그 가족대로 얻은 것의 경계는 이러하니라 그 기업의 경계는 동으로 아다롯 앗달에서 윗 벧 호론에 이르고
ㅇ에브라임 자손의 그 가족대로 - 므낫세와 에브라임은 요셉의 두 아들인데, 므낫세가 형이고 에브라임이 동생이었다. 그런데도 아우인 에브라임이 형 므낫세 보다도 먼저 기업을 분배받게 된 것은 에브라임이 동생인데도 불구하고 야곱에 의해 장자권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창 48:8-20).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본장 5-10절 강해, '에브라임 지파의 우월성'을 참조하라. 따라서 에브라임 지파는 유다 지파와 더불어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두 지파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분열되었을 때 유다와 에브라임 지파가 각각 남과 북의 우두머리 지파가 되었다는 사실에 의해서도 여실히 입증된다. 이처럼 이 두 지파가 이스라엘 12지파 중 주도적인 지파가 된 것은 각각 야곱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축복에 근거한다. 즉 유다 지파는 창 49:8-12에, 에브라임 지파는 창 48:8-20;49:22-26에 그 주도적인 위치가 예언된 바 있었던 것이다.
ㅇ아다롯 앗달에서 윗 벧 호론에 이르고 - 에브라임 지파의 남쪽 경계선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미 1-3절에서 상세히 설명되었다. 단지 여기서는 '아다롯'(2절)이 '아다롯 앗달'로, 그리고 '아래 벧 호론'(3절)이 '윗 벧 호론'으로 바뀌어 있는데, 이는 같은 성읍이거나 또는 한 성읍으로 간주되므로 내용적으로는 차이가 없다.
6 또 서편으로 나아가 북편 믹므다에 이르고 동편으로 돌아 다아낫 실로에 이르러 야노아 동편을 지나고
ㅇ믹므다 - 본절과 17:7에서 '믹므다'(Michmethah)는 에브라임 지파와 므낫세 지파의 경계선에 위치한 성읍으로 나타나 있는데, 세겜의 동쪽에 위치해 있었다. 오늘날 믹므다는 현재의 '길벱 줄레이질'(Khirbet Juleijil)로 알려져 있다.
ㅇ다아낫 실로 - 에브라임 지파 내의 동북쪽에 위치한 이 성읍은 믹므다와 야노아 사이에 있었다. 세겜 동남쪽 11.2km 지점에 있는 이 성읍에서는 고대의 언덕 요새가 축성 되었었다는 증거가 발굴되었다(Robinson). 오늘날의 위치는 나블루스(Nablus, 세겜) 동남쪽에 있는 아인 타나(Ain Tana)로 추정된다(Keil, Fay).
ㅇ야노아 - 성경에는 '야노아'(Janoah)란 동일 지명을 가진 두 곳이 있는데(7절; 왕하 15:29), 본절의 성읍은 에브라임 지파의 동쪽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 성읍으로서, 오늘날 세겜 남동쯤 약 11.2km 지점에 위치한 '길벱 야눈'(Khilbet Yanun)과 동일시 된다.
7 야노아에서부터 아다롯과 나아라로 내려가서 여리고에 미치며 요단으로 나아가고
ㅇ아다롯 - 2절에 언급되어 있는 '아다롯'이나 '5절에 언급되어 있는 '아다롯 앗달'과는 구별되는 성읍으로, 에브라임 지파의 북동쪽 국경 도시였다.
ㅇ나아라 - 대상 7:28에 언급되어 있는 '나아란'과 동일한 성읍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여리고에서 북서쪽으로 약 2시간 가량 떨어진 유대 언덕 기슭의 '아인 두크'(AinDuk)로 알려져 있다.
ㅇ여리고 - 6:1 주석 참조.
ㅇ요단 - 4:19-24 강해, '요단 강'을 참조하라.
8 또 답부아에서부터 서편으로 지나서 가나 시내에 미치나니 그 끝은 바다라 에브라임 자손의 지파가 그 가족대로 얻은 기업이 이러하였고
ㅇ답부아 - 세겜 서쪽 에브라임 지파의 북쪽 경계선, 므낫세 지파의 남쪽 경계선에 위치한 성읍으로 지금의 '쉐이르 아부 자랏'(Shejrh Abu Zarad)으로 추정된다.
ㅇ가나 시내 - '갈대 시내'란 뜻으로, 이는 그곳에서 많이 자라는 갈대로 인해 유래된 명칭이다. 에브라임 지파와 므낫세 지파의 경계를 지어주는 시내이며(17:9), 오늘날 욥바 바로 북쪽에서 지중해로 빠지는 '와디 카나'(Wadi Qana)시내이다.
9 그 외에 므낫세 자손의 기업 중에서 에브라임 자손을 위하여 구별한 모든 성읍과 촌락도 있었더라
ㅇ그 외에 므낫세 자손의기업 중에서...성읍과 촌락도 있었더라 - 에브라임 지파는 므낫세 지파의 기업 가운데 흩어져 있는 일부 성읍들을 분배받았는데, 17:8에 의하면 답부아 성읍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본 구절에서 우리는 하나의 의문점을 가질수 있다. 그것은 실질적인 장자권이 므낫세에게 있지 않고 에브라임에게 있어서 에브라임 지파가 먼저 기업을 분배받았는데, 어떻게 해서 에브라임 지파가 므낫세 지파의 기업에 살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칼빈(Calvil)은 므낫세 지파의 기업이 인구에 비해 너무 넓었기 때문에 일부 성읍을 에브라임 지파에게 주었다고 해석하였다. 즉 므낫세 지파의 성읍이 필요 이상으로 많았으므로, 경계선이 재조정되어 에브라임 지파의 경계선이 상향됐다는 것이다(Calvin's Commentaries).
10 그들이 게셀에 거하는 가나안 사람을 쫓아내지 아니하였으므로 가나안 사람이 오늘날까지 에브라임 가운데 거하며 사역하는 종이 되니라
ㅇ그들이...가나안 사람을 쫓아내지 아니하였으므로 - 이와같이 에브라임 지파가 게셀(Gezer)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않은 것은 가나안 족속을 철저히 멸절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신 7:2)을 명백히 위반하는 범죄 행위였다. 과거 게셀 왕 호람은 여호수아가 가나안 남부 지역을 정복할 당시 라기스 왕을 원조하기 위해 멀리 원병을 파견한 적도 있었다. 이와같이 이스라엘에게 적대적인 행동까지 서슴치 않았던 게셀을 강력한 에브라임 지파가 정복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은 큰 잘못인 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은 게셀에 거주하고 있는 가나안 족속들을 사역시켜 그들로부터 공물(貢物)까지 받았다. 즉 이러한 행위는 에브라임 지파가 그들을 쫓아낼 힘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지파의 이익을 위해 그냥 방치해 두면서 이용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따라서 이는 15:63에서 유다 지파가 예루살렘에 거하는 가나안 족속(여부스 사람)을 성심껏 쫓아내지 못한 것보다 더 악한 것이었다(Lias, Matthew Henry, Calvin). 따라서 향후 에브라임 지파를 중심으로하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보다 급격히 우상 숭배의 죄악에 빠진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