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경주 쪽으로 간다.
지난 주 남산에서 바라보았던 단석산이다.
경주 최고봉으로 통하는 단석산(斷石山·827.2m)에는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 장군과 관련된 전설이 짙게 배어있다.
화랑 김유신이 17세 때 이 산 정상 부근 석굴에서 삼국통일의 의지를 다지며 기도를 하자 난승(難勝)이라는 신인이 나타나 신검을 하사했고, 유신은 그 칼로 무예를 익혀 큰 바위를 잘랐다고 해서 단석산이라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단석산은 신라시대 때 화랑들이 수련장소로 이용되었던 곳으로, 산 이름은 김유신이 검으로 바위를 내려쳤더니 바위가 갈라졌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건천IC를 빠져나와 고속도로 다리 근처에 주차를 하고 건천천을 건너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건처천을 건너 고속도로 옆으로 난 길을 잠시 따라가면 우측으로 오르는 산길이 열린다.
경부고속도로를 내려다보면서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산길로 올라서는데 날씨가 꽤 차다.
운동기구도 보이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이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좌측에 조망처가 보여서 올라서니,
출발했던 산행들머리가 바로 눈아래 내려다보이고 건천읍시가지와 산업단지 뒤로 인내산과 구미산, 용림산능선이 보인다.
장군바위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올라간다.
올라서면 다시 조망처가 나오고,
건너편 능선 뒤로는 부산성이 있는 오봉산도 보인다.
아래에는 KTX경부선 터널도 지나가고...
장군바위.
경북 경주 건천읍 송선리 선동마을에서 남쪽을 쳐다보면 우뚝 솟은 산꼭대기에 큰 바위들이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 곳은 옛날 한 장군이 용마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을 살펴 본 즉 병란이 없고, 평화스러우니 세상에 내 할 일이 없다하면서 돌놀이, 짜구놀이 등을 하고 놀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갔는데 그 후에 그 곳에 남은 바위를 사람들이 장군바위라 불러 왔으며 지금도 이 곳에는 말의 발자국이 있다.
장군바위를 지나면서부터 등로는 다소 완만해지고 이어 장군봉에 도착한다.
장군봉을 지나 한동안 내려서면 443.8봉 앞에서 우회로가 보이지만 바로 치고 올라왔다.
443.8봉이다.
단석산 방향의 등로는 보이지 않고 그냥 방향만 잡아 완만한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가서 내려서면 정상등로와 합류한다.
다시 시야가 열리고 건천읍 방내리 들녘 뒤로 용림산과 우측으로 선도산이 보인다.
여기서 단석산 방향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꺾여진다.
잠시 후 커다란 암릉앞에서 진달래군락지 표지판이 땅에 떨어져 있는데 그쪽으로는 나무가지로 막아놓은 것 같고 우측으로 조그만 등로가 보인다. 잠시 올라가 암릉을 넘어갈 수 있는가 보았으나 등로가 보이질 않아 우측길로 돌아간다.
지나고 보니 이곳에선 좌측 진달래군락지 방향으로 그냥 갔어야 했다.
우측 길은 인적이 드물고 제법 험하기도 했다.
등로가 갈수록 점점 더 희미해져 가고 결국엔 안되겠다 싶어 능선으로 올라서니 또 다시 커다란 암릉이 가로막고 지나온 방향의 능선으로 등로가 뚜렷하게보인다. 그제서야 처음의 암릉에서는 우회하는게 아니고 좌측길로 갔어야했고 이 암릉앞에서 우측으로 돌아 내려서야 마애불이 있을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미끄러지듯 사면을 잠시 내려서니 커다란 암벽앞에 마애불 안내판이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금 전에 능선으로 올라서지 않고 계속 진행했으면 바로 마애불 암릉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방대리(상제암) 마애불.
상제암 마애여래좌상은 거대한 마애불로써 신라말기 또는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나말려초가 되면 금동불과 석불 등 실내에 봉안되는 불상은 규모가 작아지지만 마애불은 대불화의 경향을 보이게 되고 고려시대를 통하여 유행하는 불상의 유형이 된다.
이 상제암 마애여래좌상도 여깃 이와 같은 경향을 띠고 있는 불상의 하나이다. 얼굴부분은 환조에 가까운 돋을 새김을 하였지만 아래로 내려올수록 선각으로 처리되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전체 높이에 비하여 무릎쪽이 짧은 이등변삼각형의 형상을 보이는데 이것은 고려시대의 불상의 특징이다. 오른손은 어깨부분까지 들어 올려서 엄지와 중지 또는 검지를 맞대고 있으며 왼손은 아랫배 부분까지 늘어뜨린 모습이 확인이 된다. 목에는 삼도가 어렴풋이 남아있으며 머리에는 육계가 선명하다. 양쪽의 귀는 어깨까지 늘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마애불이 제작되기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많은 수가 산재되어 있는데, 특히 경주 남산일대에 많은 수가 존재한다. 마애불은 자연의 바위면을 이용하므로 대부분 규모가 큰 작품이 많고, 경관이 수려한 자연 속에 위치하고 있어 외경심과 경건함을 더욱 고취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으므로 그 제작이 성행했다고 본다.
바람이 꽤 부는 가운데 좌측으로 커다란 바위가 보여 올라가니,
멋진 조망처가 나타났다.
넓다란 암반 위에 한 그루의 소나무가 운치를 더해주고...
여기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 추워서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부랴부랴 바위위에서 내려선다.
단석산 정상부.
정상으로 오르던 중 좌측에 있는 송곳바위를 보러 간다.
조금 경사가 있는 등로를 올라가는데 좌우로는 진달래숲이 펼쳐지고...
봄에 오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응달에는 며칠전 내린 싸락눈이 남아 있다.
백석마을 갈림길을 지나,
단석산 정상에 도착했다.
역시 사방으로 조망이 열리며 멋진 경치를 선물한다.
김유신 장군이 검으로 잘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
뒤로 경주 남산이 보인다.
토함산도...
급하게 떨어지던 등로는 쉰길바위로 이어지고...
거대한 바위 5개에 조성된 신선사 마애불상군.
7세기 초에 조성된 이곳은 인공으로 지붕을 덮어 만든, 이른바 '토굴법당'으로 신라 최초의 석굴사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벽면의 명문(銘文) 해석을 통해 이곳의 이름이 신선사였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 곳은 거대한 암벽이 'ㄷ' 모양으로 높이 솟아 하나의 돌방을 이루고 있으며, 인공적으로 지붕을 덮어 법당을 만든 신라 최초의 석굴사원이다. 남쪽 바위 보살상 안쪽에 새겨진 명문에 의해 이곳이 신선사였고, 본존불은 높이가 일장 육척인 미륵장륙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쪽바위 표면에는 반가사유상과 함께 삼존불상이 있으며, 삼존불상은 왼손으로 동쪽을 가리키고 있어 본존불로 인도하는 독특한 자세를 보여준다. 이 밑으로는 버선 같은 모자를 쓰고 손에 나뭇가지와 향로를 든 공양상 2구가 있으며, 모두 불상과 보살상 10구가 돋을새김 되어있다.
7세기 전반기의 불상양식을 보여주는 이 마애불상군은 신라의 불교미술과 신앙연구의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래 바위 위에는 목조의 지붕을 올렸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옛날에도 비바람에 의한 마모를 막기위한 것인데, 현재는 철제 기둥위에 지붕이 씌워져 있다. 바위 위의 이 같은 흔적은 원래 커다란 불전이었음을 알게 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북암에 높이 8.2m의 미륵본존불상과 정면에 동암(관음보살상)이 먼저 시야에 들어오고 또 다른 북암엔 7구의 불상과 보살상, 인물상이 새겨져있다. 먼저 위쪽은 왼쪽부터 여래입상, 보관이 생략된 보살입상, 여래입상, 반가사유상을 나란히 배치했다. 반가사유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왼손을 동쪽으로 가리키고 있어 본존불로 인도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아래쪽에는 버선 같은 모자를 쓰고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한 공양상 2구와 스님 한 분을 새겼다.
모두 신라인의 모습을 추정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정면이 동암(관음보살상).
좌측은 북암(미륵본존불상) 발가락이 이채롭다.
높이 6m의 동암 관음보살상은 상반신에는 옷을 걸치지 않았다. 왼손은 들어서 가슴에 대었고, 오른손은 몸 앞에서 보병을 쥐고 있다. 허리부분이 잘린 것처럼 보인는데, 아직도 비교적 선명한 상태로 남아있다.
높이 8.2m의 북암 미륵본존불상은 둥근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며, 머리 위로 2단으로 된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작게 솟아있다. 양 어깨를 감싸고 있는 옷에는 U자형 주름이 선명하고, 트인 가슴 사이로는 띠 매듭이 보인다. 오른손은 어깨 높이로 들어 손바닥을 보이고 왼손은 내려 손끝이 아래로 향해 손바닥이 보이게 하고 있다. 아래쪽엔 양발의 발가락을 아주 실감나게 조각해 놓았다. 왼쪽 발가락은 다소 마모됐지만 오른쪽 발가락은 아직도 크게 파손되지 않았다.
북암(공양인상).
북암(삼존불 및 반가사유상).
북암(여래입상).
남암(지장보살상)
좌측 하단벽에 400여 자의 글이 새겨져 있는데, '신선사에 미륵 석상 1구와 삼장보살 2구를 조각하였다'라는 내용이다.
신선사 석불.
신선사.
신선사를 둘러보고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공원지킴터를 지나,
우중골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주택 사이로 난 샛길을 따라 계단을 올라서면,
버스정류장이 나오면서 산행을 종료한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건천IC에서 내려서 아침에 주차해둔 곳으로 간다.
사실 단석산은 처음이다.
쌀쌀한 바람이 차갑게 불어대는 가운데 그래도 날씨가 맑아 괜찮은 산행을 즐길 수가 있었다.
아울러 마애불 유적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고!
점심식사를 하면서 꽤 애를 먹었지만 말이다!
도상거리 13.5km, 산행시간 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