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輓南岡李先生昇薰 남강 이승훈 선생 만사 1)
一九三O年 五月九日 逝世 1930년 5월 9일 별세
(1)
山川間氣李南岡
조국강산에 드문 인물 남강 선생이시니 2)
平地摳身隴畝裡
홀연히 평민 가운데서 자신을 일으켰네.
已聞鴻泰之生死
생사를 건 큰 인물 이미 소문이 났으니
早辨熊魚之義理
일찍이 의리가 더 소중함을 판별하였네. 3)
慷慨西門十數年
의리 의분에 서대문에 십 수 년 갇히고
牢籠南海三千里
체포 감금되어 삼천리 남해로 끌려갔네.
育英始業腐心胸
육영사업 시작해 진심으로 많이 애쓰고
救世自任暗涕泗
세상구원 책임지고 남몰래 눈물 흘렸네.
(2)
衣不重襃只掩軆
의복은 몸치장이 아니라 가릴 뿐이었고
家無担石空簞食
집에는 양식저장 없어 끼니를 걸렀지만
先生處之常晏如
선생은 항상 편안한 마음으로 사시었네.
子視靑年愛如己
청년은 자식 보듯 자신처럼 사랑하였네.
公去公來半島中
어른께서 한반도에 계시고 아니 계심이
雪山輕重嗟已矣
너무나도 의미 깊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4)
願作山河壯本朝
산하가 되어 이 강산 굳세게 해 주시고
願作箕尾燭下地
기미에 걸터앉아 땅을 내려 비춰주시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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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강 이승훈(南岡 李昇薰/ 1864-1930): 평북 정주 출신, 3.1운동 민족33인 대표, 장로교 장로, 오산학교를 설립 육영사업가에, 독립운동으로 옥살이도 많이 했다.
2) 간기(間氣): 여러 세대에 걸쳐 드물게 나타나는 뛰어난 인물.
3) 웅어지의리(熊魚之義理): 맹자(孟子 告子上)에 “생선도 내 원하는 바요, 곰의 발바닥도 내 원하지만 둘을 다 취할 수 없다면 생선을 버리고 곰발바닥을 취하겠노라(魚我所欲也, 熊掌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魚而取熊掌者也)”에서 더 귀중한 의리의 선택을 비유한다.
4) 설산경중(雪山輕重): 두보(杜甫)의 시[贈左僕射鄭國公嚴公武]에서 “공이 오니 설산이 무거워지고 공이 가니 설산이 가벼워졌다(公來雪山重 公去雪山輕)”에서 출중한 인물이 있을 때는 적들도 감히 날뛰지 못하도록 무겁고 없으면 혼란을 일으키는 가벼움이라는 비유다.
5) 기미(箕尾): 장자(莊子 大宗師)에 은(殷)나라 무정(武丁)의 재상 부열(傅說)이 죽은 뒤 하늘에 올라 기성(箕星)과 미성(尾星)의 두 별 사이를 타고서 다른 별들과 나란히 하게 되었다는 전설로, 사람이 죽어 승천함을 비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