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
등향로봉(登香爐峰)
만국도성여의질萬國都城如蟻蛭
천가호걸사혜계千家豪傑似醯鷄
일창명월청허침 一窓明月淸虛枕
무한송풍운부제無限松風韻不齊
서산대사<西山大師>
만국의 도성은 개미의 집과 같고
천하의 호걸들도 하루살이 같구나!
맑고 그윽한 달빛 베고 누었으니
끝없은 솔바람 소리 갖가지로다.
이 시(詩)는 칠언절구(七言絶句) 측기식(仄起式) 시(詩)다. 압운(押韻)은 상평성(上平聲) 운목(韻目) 중에 재통(齋統) 계(鷄), 재(齋)로 작시(作詩)했다. 서산대사는 많은 선시(禪詩)를 남겼다. 위의 시는 역모(逆謀) 시화(詩禍)를 겪게 된다. 기축옥사(己丑獄事)라 불리는 역모(逆謀) 사건이 발생하는데, 선조 22년 10월에 정여립(鄭汝立)이 역모(逆謀)가 들통이 나자 그에 가담 한자는 모두 잡히고 정여립(鄭汝立)은 자살(自殺)한다. 정여립 역모에 가담한 무리 중에 승려(僧侶) 출신(出身) 무업(無業)이 서산대사의 향로봉시(香爐峯詩)를 들어서 사명대사(四溟大師)까지 역모(逆謀)에 가담(加擔)했다고 무고(誣告)한 바람에 누명을 쓰고 옥(獄)에 갇히게 된다. 선조 임금은 무고(誣告)임을 알고 서산대사를 바로 석방(釋放)했다. 1592년 일본왜군(日本倭軍)이 명(明)나라로 침략하려고 조선을 길을 빌려 달라 하자, 반대하자, 그것을 빌미로 임진왜란(壬辰倭亂)을 일으켜 조선(朝鮮)을 침략(侵掠)한다. 왜군이 부산(釜山)을 점령하고 한양(漢陽)을 공격하자 선조는 의주로 피난(避難) 가면서 서산대사(西山大師)에게 나라가 위급(危急)함을 전하면서 백성(百姓)들을 구해 달라고 당부하자,
서산대사께서는 팔도(八道) 십육종(十六宗) 도총섭(都摠攝)에 임명되어 의승병(義僧兵)을 모집하고 1500명의 승병(僧兵)으로 평양성(平壤城) 탈환(奪還)에 큰 공을 세우고 나라가 안정되자, 연세(年歲)가, 고령(高齡)임을 이유(理由)로 도총섭(都摠攝) 직위(職位)를 제자(弟子) 사명대사(四溟大師)에게 물려주고 묘향산으로 귀사(歸寺)하게 된다. 나라가 풍전등화 위급할 때는 염주 목탁 대신 칼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을 걸어놓고 싸웠다. 호국불교의 한 축이다. 선사는 많은 게송을 남겼다. 게송도 운(韻)에 맞추어서 작게(作偈) 하셨다. 선사(禪師)의 삼몽사(三夢詞)를 보면 시어(詩語)가 꿈 얘기다. 사람 사는 세상 살아가는 모양이 꿈속에서 꿈 얘기 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주인은 손님에게 제 꿈 얘기하고, 손님은 주인에게 제 꿈 얘기하네, 지금 두 꿈 얘기를 하는 나그네도 이 또한 역시 꿈속에 사람이어라.<主人夢說客 客夢說主人 今說二夢客 亦是夢中人> 이 시는 오언절구(五言絶句) 측기식(仄起式) 시(詩)다. 압운(押韻)은 상평성(上平聲) 진통운(眞統韻) 운족(韻族) 인(人), 인(人)으로 작시(作詩)했다. 서산대사 선시는 운통(韻統) 작시(作詩)를 해서 근체시(近體詩) 작법(作法)에도 합당하다. 삼몽사(三夢詞) 시는 세 사람이 나온다. 주인과 객과 또 다른 한 사람도 꿈 얘기를 하는데 주인은 주인의 꿈 얘기고, 객은 객의 꿈 얘기다. 그 꿈 얘기를 듣는 삼자도 역시 꿈 얘기다. 선사가 전하고 하는 핵심 메시지는 꿈 깨란 얘기다. 서산대사는 선화가 아주 많다. 다 쓰기에는 인터넷 공간 속에서는 한계가 있다. 대사께서는 이씨조선(李氏朝鮮)은 건국 초부터 숭유배불(崇儒排佛) 정책 때문에 불교가 유생들로부터 비판지탄(批判指彈)을 받자 유불도(儒佛道) 삼교(三敎)를 아우르는 삼가귀감(三家龜鑑)을 저술하셨다. 진리는 궁극적으로 삼교가 맞닿아 있다는 논리다. 화옹은 서산대사 삼가귀감을 앞으로 책으로 낼 예정이다. 그래서 서산대사에 대한 것은 간략하게 몇 개의 게송으로 선사의 시 세계를 반추(反芻) 해보았다. 여여법당 화옹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