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 서로 상
서리다, 서로, 상
相의 갑골문 相의 금문 相의 전문
相의 갑골문(1) 자형은 臣과 木의 합자이며, (2)는 木과 目의 합자입니다. 여기서 木은 특별한 어기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있는] 물질의 대명사격으로 쓰였으며, 臣은 그것이 주체로서 객체를‘보다[目]’대신에 객체로서‘보여 지고 있는’현상임을 나타낸 것입니다. 갑골문 자형(2)에서의 目이 (1)에서처럼 木의 한 쪽 측면이 아니라 상부에 붙여 놓은 것도 주체로서 사물을 본다는 의미가 아니게 때문입니다. 이는 배달말의‘서리다(/어떤 기운이 어리어 나타나다)’를 나타낸 것이며, 이‘서리다’로부터 비슷한 소릿값을 가지는‘서로(/짝을 이루거나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또한 相의 독(讀) [상]은 배달말 고유의 어감으로, 이에 대한 풀이를‘서리다’라고 한 것입니다.
상(相) (1) <민속>관상에서, 얼굴이나 체격의 됨됨이.
(2) 각 종류의 모양과 태도.
(3) 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 표정.
樣相(양상), 形相(형상), 觀相(관상), 眞相(진상), 人相(인상), 位相(위상) 등에서 相이‘서리다[상]’의 뜻입니다.
對象(대상), 相對(상대), 相應(상응), 相衝(상충), 相逢(상봉), 相續(상속) 등에서 相이‘서로’의 뜻입니다.
宰相(재상)에서 宰는 부재하고 있는 권력자를 대리하여 다스리는 벼슬로 배달말의‘마름’에 해당합니다. 相은‘서리’로 상고대 배달말에서‘직무를 대리하는 사람’의 뜻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하며, 이 相의 훈(訓)으로부터 署理(서리 ; 조직에서 결원이 생겼을 때, 그 직무를 대리함)나 胥吏(서리 ; 관아에 속하여 말단 행정 실무에 종사하던 구실아치)가 도출된 것입니다.
天相德回義旗, 罪其黜逆其夷. 『太祖實錄 2年 7月 26日』
하늘이 덕을 사리므로 의기(義旗)를 되돌려, 죄는 그렇게 쫓고 거스름은 그렇게 능이(陵夷)되었다.
管仲相桓公. 『論語』
관중은 환공을 서리었다.
상기 두 문장의 相은 일반적으로‘돕다’라고 풀이합니다. 하지만 相에 직접‘돕다’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리다(/국수, 새끼, 실 따위를 헝클어지지 아니하도록 둥그렇게 포개어 감다)’가 수사적인 표현으로서‘돕다’의 뜻으로 쓰인 것입니다.
相與輔相之. 『孟子』
서로 더불어 덧대고 서린 게다.
상기 문장의 두 번째 相이‘서리다’로 輔의‘덧대다’와 유사한 어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수사적인 표현‘서리다’를 다른 언어권[중국어]에서 의역으로‘돕다’라고 한 것입니다.
廂 곁채 상
서려 놓은 집 ; 곁채
廂의 전문
廂은 广과 相의 합자이며, ‘서려놓은 집’이라는 것에서 본채의 주변에 두르듯이 서려 있는‘곁채’의 뜻을 나타냅니다.
西廂(서상 ; 서쪽에 있는 곁채)에서 廂이‘곁채’의 뜻이며, 廂軍(상군 ; 임금이 나들이할 때 호위하던 군사), 後廂(후상 ; 임금이 행차할 때 뒤를 호위하던 군대) 등에서는 廂이 직접‘호위군’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호위군이 머무르던 곳[곁채]으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想 생각 상
마음에 서리다 ; 생각
想의 전문
想자는 相과 心의 합자로, ‘마음에 서리다(/어떤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간직되다)’로‘생각’의 뜻을 나타냅니다.
思想(사상), 理想(이상), 發想(발상), 豫想(예상) 등에서 想이‘생각’의 뜻입니다.
湘 삶을/끓일 상
김이 서리다 ; 삶다, 끓다
湘의 전문
湘은 蒸(찔 증)의 축약인 水와 相의 합자이며, ‘김(/액체가 열을 받아서 기체로 변한 것)이 서리다(/[안개나 김 따위가 어디에]수증기가 찬 기운을 받아 끼거나 엉기다)’로‘삶다, 끓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箱 상자 상
대나무로 서리다 ; 삼태기, 상재기
箱의 전문
箱자는 竹과 相의 합자이며, ‘대나무로 서리다(/국수, 새끼, 실 따위를 헝클어지지 아니하도록 둥그렇게 포개어 감다)’에서‘삼태기, 상재기(/상자의 방언)’의 뜻을 나타냅니다.
箱子(상자), 書箱(서상), 皮箱(피상), 巢箱(소상) 등에서 箱이‘삼태기, 상재미’의 뜻입니다.
霜 서리 상
서리
霜의 갑골문 霜의 전문
霜의 갑골문 자형은 雨의 아래쪽에 서리가 서려 있는 모양, 즉 서릿발의 모양[①]을 덧붙여 놓고 있습니다. 전문에서는 ①부분이 相자로 바뀝니다. 이는 전문 자형을 만든 시황제와 실무자들은 갑골문의 ① 부분이 우리말의‘서리, 서릿발’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았으며, 동시에 相의‘서로’와 유사한 소릿값이라는 것도 알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전문 자형을 만들고 배포한 실무자들은 모두 배달민족이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현재 갑골문의 모든 자형이 온전하게 다 발굴된 것도 아니며, 진시황(秦始皇) 때에는 어쩌면 霜의 현재 자형과 동일한 모양의 주문이나 금문이 통용되고 있었을 수도 있고, 단지 그 자형의 정형화시킨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런 현상은 한 둘이 아니며, 어떤 글자들은 오직 전문 자형에서부터 시작되는 글자들에서도 그 글자의 의미가 순우리말에서만 온전하게 풀이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것은 진시황이 배달말을 모국어(母國語), 즉 생활어(生活語)로 사용했다는 논증이 됩니다.
風霜(풍상), 秋霜(추상), 雪霜(설상), 霜露(상로), 降霜(강상), 霜髮(상발) 등에서 霜이‘서리’의 뜻입니다.
緗 담황색 상
서리 맞은 색 ; 누르스름하다
緗의 전문
緗은 繡(수놓을 수)의 축약인 糸와 相의 합자이며, 相이 霜의 축약으로‘서리 맞은 빛’이라는 것에서‘누르스름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緗帙(상질 ; 엷은 누런색 헝겊으로 만든 책가위), 緗簾(상렴 ; 누르스름한 빛깔의 발) 등에서 緗이‘누르스름하다’의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