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바로 봅시다 125 /3. 대담/진리를 위해 일체를 희생한다(9)
진리를 위해 일체를 희생한다(9)
-1982년 1월 1일, 법정스님과의 대담-
⋅이은윤 기자 정리
● 얼마 전 불교교단은 일찍이 없었던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승단의 많은 인사들이 사회 정화의 차원에서 제재를 받은 일이 있어 한동안 낯을 들고 다니기가 민망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도 종단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불국사나 월정사 등에서 물의가 일어난 것도 그 한 예가 아니겠습니까. 스님께서는 오늘의 우리 불교교단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지요?
“우리 불교에 대해 항상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소한 파동보다도 근본적으로 볼 때 우리 불교가 일반 사회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낙후되어 있는 현실입니다. 그것을 면하려면 불교인의 자질 향상부터 시켜야 하며, 그것은 도제 교육이 가장 기본 조건입니다.
어느 단체든지 그 장래는 2세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불교계도 자질이 저하되는 것이 사실인데, 자꾸 낙후되다 보면 나중에는 탈락하고 맙니다. 존재하지 못하지요. 이대로 나가다가는 결국 탈락 현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힘을 다하여 승려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남의 단체를 굳이 말할 것은 없지만, 예수교 같은 곳은 정규 대학이 32개나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불교는 지금 현재 대학이라고는 동국대학교 하나밖에 없고 승가대학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100점으로 도제 양성을 하는데 우리는 0점입니다. 불교 장래를 위해서 불교인 2세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실현되어야 하겠습니다.”
● 스님께서 한창 때 정진하시던 것과 요즈음 선원이나 강원에서 스님들이 처신하는 것을 견주어 보시면 생각이 많으실 줄 믿습니다. 어린 후배들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진실한 수행자가 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젊을 때 한 것이 다 옳고 지금은 잘못한다고만 말할 수는 없겠지요. 그때그때의 특기와 장점이 있습니다.
출가한 사람이란 무엇이 목적이냐 하면, 결국 대법大法을 성취하여 일체를 위해 사는 인격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스님들은 개인주의여서는 안 됩니다. 출가의 목적에서 볼 때, 참으로 큰 활동을 하기 위해 세속을 버리는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수행하는 기간 동안에는 세속을 버리고 사는 것 같지만, 근본 목적은 성불해서 중생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만약 자기를 위해서 수행하고 자기를 위해서 견성한다면 그것은 외도外道입니다. 수행도 남을 위해서 하고 나중 생활도 남을 위하는 것입니다. 자초지종自初至終, 이것이 불교의 출발이자 종점인데 요즘 가만히 보면 세속적으로도 정신 방면이 소외되고 물질 본위로 치중되고 있듯이 우리 불교도 그런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흔히 공부하는 스님들이 와서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나는 공부하는 데 5계를 한번 지켜보라고 하지요.
첫째, 잠을 적게 잔다. 세 시간 이상 더 자면 그건 수도인修道人이 아니지요.
둘째, 말하지 말라. 말할 때는 화두가 없으니 좋은 말이든 궂은 말이든 남과 말하지 말라. 공부하는 사람끼리는 싸움한 사람같이 하라고 합니다. 무슨 말이든 말하지 말라.
셋째. 문자를 보지 말라. 부처님 경經도 보지 말고 조사 어록도 보지 말고, 신문 잡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참으로 참선하여 자기를 복구시키면, 이 자아라는 것은 팔만대장경을 다해도 설명할 수 없고 소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세속적인 어떤 문장이나 부처님이라도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이지요. 자아를 완전히 깨치려면 불법도 버려야 합니다. 불교를 앞세우면 그것이 또 장애가 됩니다. 참으로 깨끗한 자아에 비춰 보면 먼지요, 때다 그 말이지요. 오직 화두만 해야 합니다.
넷째, 과식하지 말고 간식하지 말라. 음식은 건강이 유지될 정도만 먹지, 과식하면 잠이 자꾸 오고 혼침해서 안 됩니다. 소식小食이 건강에도 좋고 장수비결이다.
다섯째, 돌아다니지 말라. 해제하면 모두들 제트기같이 달아나는데, 그러지 말란 말이지요.
이 5계를 못 지킨다면, 그런 사람은 공부 안 하는 사람입니다. 이 5계를 지키며 이렇게 10년을 공부하면 성불할 수 있습니다. 수백 명에게도 더 일러주었는데, 그대로 지키는 사람 아직 못 봤어요. 아마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없는 모양이야. 물론 숨어서 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마하반야바라밀 _()_
첫댓글 진실한 수행자가 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 어려운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