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전선·노동조합 그리고 당
2023년 7월 6일 김태균
민주노총의 의회정당 건설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 정치 세력화 사업
아마 오늘 노동전선에서 진행되는 제3차 내부 토론회 ‘노동전선, 대중조직(노조) 그리고 당’은 여타의 토론회와는 달리 긴장이 많이 걸리는 토론회 일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지난 2007년 출범 이후 20여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주춤하고 있는 노동전선의 정체성, 전국결집 출범 동 전국적 단위의 현장조직 운동의 변화, 24년도 총선을 앞두고 움직이고 있는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의 움직임 등일 것이다. 이에 본 글은 단지 노동전선과 노동조합(민주노총) 그리고 당(진보정당)에 대한 해석을 넘어 24년 총선에 대한 노동조합 운동의 대응 원칙과 노동전선의 조직적 전망까지를 부족한 수준에서나마 제언하고자 한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20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➀ 민주노총 제76차 임시대의원대회(4월 21일 예정)에 상정된 정치방침과 토론방침 안건을 토론 안건으로 논의, ➁ 임대 이후 중집에서 논의 기구 구성해 8월까지 중집안 마련해서 8월 임대때 논의, ➂ 정치방침과 내년 총선 방침은 대대 결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함으로써 민주노총 정치 및 총선 방침은 오는 8월 임대로 넘어갔다. 지금까지 민주노총에서 제출하고 있는 정치 및 총선방침을 보면 “내년 총선에서 노동중심의 진보대연합정당을 구성해서 지역·비례 후보 선출을 추진, 총선 이후 당선자가 기존 당으로 복귀 희망시 이를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정치 및 총선 방침에 대해 4개 진보당 중 일부만이 동의한 상태이며,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과 논쟁을 유발하고 있다.
결국, 민주노총 지도부는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어렵다는 현실인식에서 4월 20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저녁 늦게까지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 결과 8월로 연기를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노총의 정치와 총선 방침이 현재의 상태가 변화되지 않는다면 8월 임대에서의 결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며, 설사 다수결 방식 등으로 결정이 되더라도 힘있게 집행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의 상황이 그대로 유지가 된다는 전제하에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평가한다면 ➀ 노동조합(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진보)정당을 건설해서 선거 투쟁을 한다는 점, ➁ 정치활동을 통해 바꾸고자 하는 세상의 불투명성, ➂ 현존하는 진보정당들을 중심으로 판을 짠다는 점, ➃ 노동조합 대중투쟁과는 분리해서 판단하는 점 등을 평가할 수 있다.
1995년 출범한 민주노총의 최초의 정치·총선 방침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다. 1996년 개최된 4차 대대에서 민주노총의 정치 및 총선 방침은 96년 총선 대응을 위해 민주노총 산하로 정치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후 민주노총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승리 21’ 창당과 96-97총파업 투쟁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이었던 권영길이를 대선후보로 선출하면서 민주노총의 정치·총선 방침이 당 건설 사업으로 구체화 되었다.
‘국민승리 21’은 이후 2000년 정파들의 연합정당으로서의 대중정당인 ‘민주노동당’으로 창당되었고, 이후 2004년 총선에서 약 13%대 득표를 통해 의회를 진출했다. 그러나 2008년 ‘민주노동당’ 내 패권 논쟁, 종북주의 소동 등으로 분열되면서 ‘민주노동당’이 해산의 길로 접어 들었다.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노동조합 조합원을 표를 찍는 기계와 당 운동의 동원부대로 대상화시켰고, 양날개론으로 불리듯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건설은 하나의 과제가 아닌 ‘따로 또 같이’로 명확히 분리되고 독자적인 과제인 양 치부되었다. 결국 2000년 창당된 ‘민주노동당’은 물론 자본과 정권의 폭압적 탄압이라는 외적 요인이 존재했지만 내적으로 2008년 내부 종파 사상 투쟁으로 인해 2011년 ‘통합진보당’이 창당하면서 역사속에 이름을 지웠다. 2011년 창당된 ‘통합진보당’은 이후 2014년 헌법 재판소의 판결로 해산 결정이 나면서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통합 진보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총선방침으로 표현되는 정치세력화 사업은 귀결 되었다.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사업은 왜 이렇게 마무리 된 것인가? 우선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사업은 ‘실패’ 했음을 자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평가의 지점이 다를수 는 있지만 이를 ‘성공’했다고 자임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렇다면 왜 ‘실패’한 사업일까? ‘노동조합(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의회 정당(민주노동당)을 건설하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노동자 계급의 정치세력화 사업은 애초부터 잘 못 된 것인가? 또는 방법과 경로는 정당했는데 주체적 역량의 부족으로 인한 실패인가?
우선 위에 대한 답을 뒤로 미루고 노동자 계급은 왜 정치세력화를 추구해야 하는것인가? 그리고 정치세력화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상호간에 합의가 필요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