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73) : 설을 쇠다
새해를 맞이하는 명절인 ‘설’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 잘 세세요.”라고 인사들 합니다.
그러나 설은 세거나 새는 게 아니고 ‘쇠는’ 것입니다.
“설 잘 쇠세요.”가 맞는 말입니다.
‘쇠다’는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의 뜻으로,
‘설을 쇠다/환갑을 쇠다/생일을 쇠다/명절을 쇠다’와 같이 씁니다.
‘쇠다’의 ‘쇠-’는 명사 ‘솓’ 또는 ‘솔’이 ‘솔이 > 소리 > 소이 > 쇠’로
변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솓/솔’은 ‘해[태양]’의 원말이라고 합니다.
즉, ‘쇠다’는 태양을 뜻하는 ‘솓/솔’이 변하여 된 동사라는 것입니다.
‘솓/솔’은 ‘설[설날]’이나 ‘살[나이]’과 어원적으로 통하고,
‘햇살’의 ‘살’에도 남아 있습니다.
설을 쇠면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기 때문에 ‘설’이라는 말에는
‘살’의 뜻도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설’과 ‘살’의 모음교체에 의한 분화는 ‘멋’과 ‘맛’의 분화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쇠다’라는 말은 옛 문헌에는 ‘쇠오다’로 나오는데,
‘쇠오다’는 ‘밤을 새우다’의 뜻으로도 쓰였습니다.
또한, 동쪽을 ‘새’라고도 하고 동풍을 ‘샛바람’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니 ‘새벽, 샛별’의 ‘새’나 ‘새롭다’의 ‘새’도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쪽은 해가 뜨는 곳으로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쇠다’를 ‘쉬다’와 관련시킬 수도 있을 듯합니다.
두 말을 어원적으로 관련시킬 만한 증거를 찾기는 어렵지만,
명절 등을 지내는 일은 곧, 쉬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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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흑룡의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 합니당 ^^
총무님~늘~좋은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