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의 전투는 블루 베이스에게는 치명적이고 경악스러운 전투였다. 이제까지 사람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던 엘릭서 파워즈가 사람을 핵으로 사용하는 극악한 전법을 보여줬고, 엘 가이아의 가이아 워리어즈는 크게 손상입은데다가, 엘릭서의 핵을 정화시킨 수수께끼의 여자, [아티](이여자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대체 무슨짓을 한건지는 결국 알아내지 못해, 수수께끼의 여자로 남았다.)로 이어지는 의문만이 있고 하나도 알길이 없는 상황속에서, 블루베이스 수뇌부 둘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결국 어떻게 핵으로 변해버렸는지에 대해서는 알길이 없다는 거군. 소주 더 있나?"
"예. 강력한 존재에 의해 변해버렸다는 것만 추측할 따름입니다. 파워즈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원샷, 입니다."
"아, 그래....."
소주잔을 척 하고 부딛인 둘, 블루베이스 지휘관 류천영 중령과 블루베이스 기술고문 유찬형박사는 단번에 잔을 비워버린후, 다시 부대찌개 전문점에서의 회의를 시작했다.....
"뭐 그건 일단 닥쳐오지 않고서는 별수 없는거고. 그럼 다음 문제네...아줌마!!! 김치추가요!!!"
"밥 한그릇 추가!!....아, 예. 일단 센푸지 콘체른에 맏겨 수리를 하기 시작한 엘 카디온의 문제입니다만.....어제 GGG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드디어 올것이 왔군 그래. 베꼈다고 화내던가?"
엘 카디온의 카디온 머신이 가오가이가의 가오 머신을 베꼈다고(사실 베꼈다고 말하는 것은 불루베이스의 사람들 뿐이고, 센푸지 콘체른이나 브레이브 폴리스는 그냥 참고했다고만 알고있었다.) 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블루베이스의 구조조차 GGG의 것을 상당히 표본삼고 만든거라, 둘은 도둑이 제발저리는 격으로 당황했던 것이었다. 추가로 들어온 김치와 밥을 받아들고, 유박사는 다시 소주를 기울였다.
"GGG의 타이가 코타로 장관을 아시고 하는 소리십니까? 그냥 웃던데요."
"........웃어?"
"예. 어디서 성능좋은 머신들을 보고 참조했냐면서...."
"...........맘씨는 좋은 사람인가 보군."
"그러니까, GGG에서 카디온 머신의 성능테스트와 수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만."
"하아....??"
"아마 엘 카디온과 엘 가이아를 봤나보더라구요."
소주잔을 비운 류중령은 유 박사를 보며 물었다.
"가오가이가를 완성했다던가?"
"그렇다면 UN에서 연락이 왔을겁니다. GGG가 비밀기관은 아니고, 그 가오가이가의 파워가 스펙대로라면 엄청난 것이니까요. 그걸 GGG가 공표도 하지않고 숨긴다면 UN동맹국에서 엄청난 질타가 쏟아지겠죠."
"우리는? 우리 역시 UN에 그런사실을 말하지는 않았잖아."
"뭐....언젠가는 알게되겠지만, 물어보지 않는 한 일부러 보고할 필요는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겠지....귀찮은것은 딱 질색이야......참, 가이아 위리어즈의 상태는?"
"수리를 하지 않았는데 빠른속도로 자기회복이 되고있더군요. 지현이가 그러는데, 별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거참......카온은 수리를 해야되는데, 참 편하군."
"....상부에서 약간씩 눈치를 채고있는것 같습니다. 카온의 개발에 진전이 있느냐고 추궁하던데요."
블루베이스는 스파클 파워즈의 존재에 대해 한국군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스파클 파워즈의 존재를 한국정부가 알아봤자 좋을것은 하나도 없고, 또 정부에 악용당할까봐 염려한 류 중령이 함구를 시킨 것이었다. 군인인 그로써는 예외적인 행동이었지만.
"........그 난리를 쳤는데 모르면 바본데."
"바보들인것 아시잖습니까."
".....후, 그런가."
"어떻게 할까요? 엘 카디온 말입니다."
"....뭐, 일단은 센푸지 콘체른에 맏겨보지. GGG에는 별도의 추가제의사항이 있을때까지 기다려보자고.........아, 진호와 유나는 아직도 거기 있나?"
"재미있게 잘 지낸답니다."
"재미있게 잘 지냈어?"
"누구."
"...............너, 강진호, 너 말야. 혹시 너 자신을 잊었던 거야?"
"비슷해. 너무 지루해서 자신을 잊으며 명상했지."
"............좀, 얼굴 풀고 그런 농담하는게 어떻겠어?"
"싫어. 십년지기를 이런데 버려두고 잘 놀았겠다...."
결국, 유나가 진호팔에 매달리며 손가락으로 진호 볼을 쿡쿡 찔러대자 진호는 표정을 풀어버리는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금방 웃으며 화를 풀어버린 진호를 보며, 유나도 밝게 웃었다.
"미안~~♡"
"알았다고........그만찔러."
그리고,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유우타는, 단말기를 들고 열심히 데이타를 보고있던 마이토에게 말했다.
"마이토. 너하고 요시나가도 저랬냐?"
마이토는 유나와 진호의 모습을 흘끗본후, 다시 단말기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너도 사랑한번 해봐라. 저렇게 된다고."
"............정말?"
"부러우면 너도 사랑해봐........아, 그건 혼자서 하는게 아니지."
"........부러운거 아니라고."
"....부러운가 본데. 내가 소개시켜줘?"
".....요시나가 밖에 모르는 주제에."
"샐리가 일하는 가게에 예쁜 여자애들이 많다고 그러는데."
".......그러니까, 뭐냐, 넌 모르는데 소개시켜주겠다? --;"
"샐리가 소개시켜 주는거지 뭐."
하나는 전세계에 노선을 가진 굴지의 그룹 센푸지 콘체른의 총수, 하나는 국제적으로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브레이브 폴리스의 대장. 그 둘은, 전혀 방향없고 전혀 쓸데없는 대화를 무기력하게 나누며, 막바지 작업으로 치닫고있는 엘 카디온의 카디온 머신과 그 옆의 로코모라이져, 카이져 특급을 보고 있었다.
상체만으로도 카온과 데커드 맥스의 키를 넘기는 가인은, 혀를 차며 다시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가 문득, 가인이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데커드 맥스. 네 제이로더, 괜찮냐?]
[무슨말이지?]
[아니, 브레이브 폴리스에서 제이로더 한대를 오버홀 해간적 있었다. 근데 저 뉴 제이로더는 그때 그게 아닌데.]
[뭐?]
[흐음, 데커드의 제이로더였나? 아, 부품이 꽤나 낡았었으니, 그렇겠군.]
데커드 맥스의 표정이 한순간 굳어지는 것을 카온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이어진 가인의 말에 데커드 맥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데커드의 봉인을 풀려고 그러는 걸까?]
그날 저녁, 유우타와 데커드 맥스, 그리고 진호, 지현, 카온은 카디온 머신의 최종점검작업을 남겨둔채 도쿄의 브레이브 폴리스 본부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그들은 잔업에 열중하는 브레이브 폴리스의 용자로봇들을 볼수 있었다. 원래 보이지 않는 섀도우마루를 뺀 나머지 용자들은,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었다.
[아, 대장, 돌아왔나.]
"아아.....다들 열심인데?"
[보고서가 밀린게 많아서 말이지......드릴보이!!! 놀지말고 여기와서 보고서 써라!!! 네꺼가 제일 많이 남았어!!!!]
[아아~~~~ 지겨워~~~~!!!]
마침내 덤프슨이 억지로 자리에 앉힌 후에야 보고서 작성을 시작한 드릴보이를 웃으며 바라보던 유우타는, 갑자기 입을 열은 맥클레인의 음성에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대장, 데커드의 봉인해제가 내일 모레야.]
"뭐?!!"
갑자기 소리친 유우타에 놀란 진호와 유나였지만, 그들을 상관하지않고 유우타는 한발나오며 다시 소리쳤다. 그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 차 있었다.
이제는 폭주하듯 기뻐 날뛰는 유우타를 한심하듯 보다가, 진호는 문득 데커드 맥스의 얼굴을 보았다. 다른 브레이브 폴리스의 용자들의 얼굴에 하나같이 기쁨이 떠올라 있는데 반해, 그의 얼굴에는 침중한 기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카온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가....깨어나는가....!]
비척비척, 본부에서 걸어나온 데커드 맥스가 내뱉은 첫마디였다.
[어째서....그렇다면.....나는.....]
다리에서 힘이 빠진다. 중심이 흐트러지고 정신이 혼란스럽다. 그리고....마음이....마음이 아프다....그것이 기계의 몸인지를, 그리고 그것의 기능이 충실하게 돌아가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런 느낌을 받은 데커드 맥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째서......그렇다면........나는..........어떻게......]
밤늦게 까지 있던 진호와 유나와 유우타는, 유나가 그때까지 머물던 호텔에 가기위해 본부를 나섰다. 그리고 그때까지, 그들은 데커드 맥스를 찾지못했다.
"...데커드 맥스..어디있는거야?"
[호출을 받지 않던데.]
"아까까지 있는줄 알았는데....."
따라나온 듀크의 말에 유우타는 걱정하는 말을 하는 것을 흘려 들으며, 진호는 같이 따라나온 카온에게 말했다.
"여기 있을거야?"
[응.]
별다른 이유를 대지않고 짧게 말한 카온을 이상하다는 눈으로 본 진호였지만, 곧 그는 토달지않고, 앰뷸런스 모드로 변형한 듀크에 올라탔다.
[금방 오겠다. 맥클레인에게 알려줘.]
[알았다.]
진호와 유나와 유우타가 올라탄 듀크를 배웅하고, 듀크의 하얀 차체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카온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불길해........]
[데커드가 봉인당한 이유?]
맥클레인은 카온을 의아한 시선으로 보았지만 카온은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고 다시 말했다.
[그래.]
[왜 알고싶은건가?]
[호기심이야.]
[....]
[..6년전인가. 브레이브 폴리스 BP-110, 데커드가 봉인되었지. 일본정부는 아무런 이유를 대지 않았어. 그게 궁금해서 그래.]
[...........]
잠시 그들을 쳐다보는 다른 멤버들의 시선을 느낀 맥클레인은, 잠시의 주저함 끝에 입을 열었다.
[데커드는 새로운 제이로더와의 합체실험도중 폭주를 일으켰다.]
[폭주?]
[그래. 신형엔진으로 출력을 높인 뉴 제이로더와 데커드가 제이데커로 합체직후 원인불명의 이유로 폭주를 일으켰다. 원인불명이야. 정말로.]
[............]
[그래, 아무튼 데커드는 그때 의식불명이 되었지. 인간으로 말하면 식물인간상태랄까. 가사상태랄까.]
[식물인간?..가사상태?]
[데커드의 어느곳에도 구조적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어. 하지만 데커드는 어떤 방법을 써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지. 그리고, 재 폭주가 우려되어서 봉인 비슷하게 되었던 거야.]
[흐음......]
[그래, 아무튼 그때 엔진을 제작한 천강공업대신 센푸지 콘체른이 뉴 제이로더를 재디자인했지. 그후 그런 사고는 없었어. 하지만 다시 제이데커의 폭주를 두려워한 경찰청 상부는 데커드의 치료를 중지시키고 봉인시켰지...그런거야. 간단하지?]
[봉인 해체란?]
[데커드의 AI에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 봉인 프로그램이 있는데도 반응이 오는것은 데커드가 의식을 차리기 시작한 것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봉인을 해체하기로 한거야. 재폭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때의 상황, 좀더 자세하게 말해주겠나?]
[상황?]
[원인불명이랬지.....혹시 붉은 빛이라던가 그런게 뻗어나오지 않았나?]
맥클레인은 고개를 갸웃했고 뒤에있던 다른 빌드팀들도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대신해, 뒤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던 건맥스가 입을 열었다.
[그건 몰라.]
[아무도 보지 못했나?]
[나와 듀크는 그때 영국에 파견나가 있었고, 빌드팀은 미국에 가 있었어. 여기 있던것은 데커드와 섀도우 마루뿐이었지. 섀도우 마루가 찍은 영상이 있긴한데 그녀석 역시 제이데커를 막느라 전력을 다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좋은 영상은 없어.]
[그런가........]
[응? 그러고 보니....]
덤프슨의 중얼거림에 모든이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그러고 보니.....제이데커의 눈이 붉게 빛났던것 같던데.]
[아---그래그래!! 나도 봤어.]
덤프슨과 드릴보이의 말에 카온의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그때 이어진 파워죠의 말에 그는 궁금증을 털어버릴수 밖에 없었다.
[제이데커는 오버로드하고 있었다고. 눈 붉게 빛나는거야 오버로드의 증거잖아.]
[.........오오!!! 파워죠가 저런 깊이 있는 말을 하다니!!!]
[뭐야 드릴보이!!!! 내가 무슨 바보인줄 알아!!!!]
[단순하잖아.]
[덤프스은!!!!!!]
결국 둘의 말다툼으로 이어진 대화에서 벗어난 카온은 곧 그것을 지겹다는 듯 보고있던 맥클레인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데커드 맥스는 데커드의 대체기?]
[신형기야.]
[하지만.....데커드 맥스도 그렇게 생각하나?]
나란 존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크윽...]
BP-110S 데커드 맥스. 형식번호에 의해 정의되는, 기계로 이루어진 로봇.
[후후.....]
데커드 맥스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래....나는 결국 데커드란 '용자'의 대체 '로봇'이었다는거야. 하하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착각이었을까. 그랬을까.....그의 머릿속에는, 기뻐하는 유우타와 그를 둘러싸는 용자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 사이 자신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유우타는, 그에게는 그런 표정을 지어주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거야....!
[나는 어떻게 될까....]
데커드가 복귀한다면...나는 어떻게 될까, 어찌해야되는걸까.
'당신은 폐기될거에요.'
[!!]
갑자기, 자신의 머릿속에 퍼져온 소리에, 그는 황급히 그의 상념에서 탈출해왔다. 그리고 낮선 풍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아니...여기는....!]
그는 브레이브 폴리스 정문에 있지 않았다. 그는, 도쿄시 외곽의 항구에 있었다. 밤하늘 밑에 펼쳐져 있는 조용한 항구의 풍경.....
[그런....난 움직이지 않았는데....]
'당신은 폐기될거에요.'
다시 들려온 말. 데커드 맥스는 황급히 고개를 들어 항구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바다에는 묶여진 배들과 조용히 철썩이는 파도소리만이 있을 뿐이었다.
'당신은 폐기될거에요.'
[그만해!!!!]
소리를 치며 데커드 맥스는 권총을 뽑아들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 퍼져나가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당신은 폐기될거에요. 아무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아무도. 아무도 당신을 마음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지 않으니까.'
[그렇지 않아!!!]
'당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당신도 방금 말했잖아. 당신은 로봇이라고.'
[닥쳐엇!!!!]
쾅쾅쾅쾅쾅쾅쾅!!!!!!!!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표적없이 쏘아댔다. 탄창이 비어버릴 때까지. 여기저기가 데커드 맥스의 총알에 마구 파이고 상처났지만, 그 목소리는 계속 데커드 맥스의 머릿속에 중얼거렸다.
'당신은 폐기될꺼야. 아무도 당신을 용자로, 친구로 생각하지 않아. 모두 당신을 싫어해. 데커드가 복귀하면 넌 폐기되겠지. 모두의 마음에서 사라질꺼야. 너는 쓸.모.없.으.니.까!!'
[그만-----!!!!]
다리에서 힘이 빠진다. 어떤 전투에서도 이렇게 지치지는 않았다. 이렇게 아프기는, 처음이었다.
'데커드를 죽여.'
마음을 뒤흔드는 소리. 데커드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이 닿아있는 하늘에, 푸른 머리와 대조되는 붉은 날개로 날고있는 소녀가 있었다.
'그를 죽여요. 당신은 죽일수 있어. 그래서 모두의 마음을 네것으로 하는거야.'
그 소녀의 손에서 뻗어나온 붉은 빛이 데커드 맥스의 몸을 감쌌다.
[안...안돼...그럴수....]
하지만, 이미 말할수 없었다. 그렇게 말할수는. 그의 마음에서는 이미 그런 감정이, 나약한 마음이 사라지고 있었다.
'죽여요.'
[데커드.........데커드.......]
'그를 죽이는 거야.'
[그래...그를....죽이는 거야...!!]
데커드 맥스의 눈에서 붉은 빛이 뻗어나왔다. 전힌 피빛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피빛에 휩싸인 데커드 맥스는 천천히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죽인다...죽인다...!]
그리고 멀어져 가는 데커드 맥스의 뒷모습을 보며, [갈티]는 살짝 미소지었다.
- 흥. 저게 도움이 되기는 되는건가?
갑자기 그녀의 뒤에 떠오른 붉은 광채. 갈티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것을 바라봤다.
- 당연하죠. 카르카스. 그리고 실패해도 별 탈은 없어요.
- 흠. 그런가? 하긴 스파클 파워즈 녀석들만 불러내면 되고.....재미있는 생각을 해냈군. 갈티.
- 엘 블러디온은 준비됐나요? 아, 카르카스가 나설건가요?
- 몸을 안 가져왔어. 가져오면 데스카이져가 난리칠꺼라고.
- 그럼?
- 데스카이져가 카젤을 내보냈다. 블러디온과 비슷한 놈이긴 하지만. 아, 엘 블러디온도 올테고.
갈티는 살풋이 미소지었다.
- 자...아티....어쩔꺼야?
"응?"
갑자기 이상한 느낌에, 진호는 고개를 들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던 것이다. 마치 아릿한.....하지만 그의 시선밖의 어둠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기분탓인가..."
그가 창문을 내다보고 있을동안, 불안하게 그의 등을 바라보던 유나역시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더 확실한 느낌을 받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확실하게 말할수도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상해......"
오늘도 섀도우 마루는 브레이브 폴리스 본부의 옥상위에 엎드려 있었다. 이곳에서 본부와 경시청의 폐쇄카메라를 들여다보며 이곳저곳에 해킹하는 것이 섀도우 마루의 새로생긴 취미였다. 오늘도 미국 국방성에 침투해서 이것저것 뒤집으며 놀고있던 그는,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응?]
척...척....
천천히 걷고있는 소리. 적어도 3톤중량의 무게가 지면에 실릴때 나는듯한 그 소리에 섀도우 마루는 경계 은폐 모드로 전환, 내장미러코팅을 전개해 온몸을 투명하게 하고 그대로 일어나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묵묵하게 걷고있던 데커드 맥스를 발견했다.
'뭐지?'
아까 데커드 맥스가 뛰어나가는 것을 본 그였기에, 흥미가 생긴 그는 천천히, 소리없이 날아 데커드 맥스가 잘 보이는 건물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때, 데커드 맥스는 브레이브 폴리스 본부의 문안으로 들어갔다.
빌드 팀과 듀크가 야간 패트롤에 나가서 브레이브 폴리스 데커 룸에는 건맥스와 카온만이 남아있었다. 건 맥스는 아까부터 하고있던 보고서를 끝내느라 죽을 지경이었고, 대조적으로 심심했던 카온은 지금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한번도 쓰지 않았던 핸드캐논을 분해해 손질하던 중이었다.
카온은 의자에서 일어나, 입구와는 반대쪽 벽에 붙어있는 거대한 캐비냇으로 갔다. 문을 열고 윤활유를 찾던 그는, 그때 건 맥스의 심드렁한 소리를 들었다.
[어이, 신참. 왔냐? 어디갔다 온...헉!!]
쾅!!! 쾅!!
건 맥스의 놀라는 소리와 총소리가 동시에 겹치고, 그때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며 앞으로 엎어진 카온의 머리에 데커드 맥스의 핸드캐논이 스쳐지나갔다. 핸드캐논이 캐비냇 안쪽으로 깊숙히 박혀들어가고, 놀라서 데커드 맥스를 돌아본 카온의 눈에, 왼쪽 가슴에 총을 맞고 비틀거리며 서있는 건맥스의 모습이 들어왔다. 건맥스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데커드 맥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크...윽....데커드 맥스?]
[엎드려, 건맥스!!!!]
쾅!!!
무표정하게 건맥스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데커드 맥스였지만, 그 일격은 거의 몸을 날려 건 맥스를 밀어낸 카온에 의해 무산되었다. 데커드 맥스는 신경질나는 붉은 눈으로 카온을 노려봤다.
[이게 무슨짓이야!!]
[...크...윽...죽인다...!!]
갑자기 빛나는 데커드 맥스의 몸체, 그리고 그곳에서 카온은 강력한 엘릭서의 힘을 느꼈다. 엄청나게 타오르는, 전의 블러디온을 능가하는 엘릭서의 힘을.
[엘릭서?!!]
[죽인다아!!!!!]
퍼억!!!!
눈 깜짝할 새애 돌진해 들어온 데커드 맥스의 주먹이 카온의 머리에 작열하고, 전혀 대비하지 못했던 카온은 그 엄청난 일격을 맞고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벽에 쳐박히고 말았다.
[크윽!!!.....크..으...]
[죽인다.....데커드.....죽인다!!]
그리고 데커드 맥스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끝으로, 카온의 의식은 점점 흐려져 마침내 어두워졌다.
"카온, 정신차려, 카온!"
[으으....윽...?]
간신히 정신이 돌아온 카온의 시선에, 딱딱하게 굳은 진호의 얼굴이 들어왔다. 간신히 몸의 감각을 되찾은 카온은, 곧 그를 공격한 상대 - 데커드 맥스 - 를 깨달았다.
"괜찮아?"
[진호...데커드 맥스가...!]
"너희를 공격했나?"
[그래.....건맥스는?]
"지금 긴급 수리를 받고있다. 정확히 제네레이터 위에를 뚫었더라고...."
[어디로 갔나, 데커드 맥스는..]
"우리가 섀도우 마루의 연락을 받고 왔을때는 이미 사라져있었다. 지금 빌드팀이 기지내를 수색하고 있어...."
[제길....!]
힘을 주어 몸을 일으킨 카온은, 진호를 바라보며 힘겹게 말했다.
[데커드.....녀석....데커드를 노리고 있어!!]
진호가 놀란것도 놀란 것이었지만 더 놀란것은 멀리서 지령을 내리고 있던 유우타였을 것이다. 당황한 얼굴로 그곳으로 뛰어온 그는 그대로 화를 내듯 카온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게 무슨소리야!!"
[데커드 맥스가 데커드를 죽인다고 했다. 녀석, 엘릭서 화 되고 있었다고!]
"뭐라고?!!!"
"그런!!"
당황하는 둘의 함성과 동시에, 유우타의 경찰수첩에서 날카로운 경고음 소리가 울렸다. 황급히 경찰수첩을 꺼내든 유우타, 그리고 그것에서, 맥클레인의 날카로운 음성이 퍼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잡음. 치지직 거리는 소리가 경찰수첩에서 퍼져나와 주위를 채웠다. 경악의 침묵으로 가득찬 그곳에서, 진호의 조용한 음성이 그 침묵을 깼다.
"이러고 있을수는 없다. 너도 알고있겠지."
".......그래.......듀크하고 내가 빌드팀에게로 가겠다. 진호 너는 데커드가 봉인된 섹션으로 가줘.."
"좋아...카온, 가자!!"
[그래.....]
쾅!!!!
브레이브 폴리스 지하 18층의 굳게 잠겨진 게이트를 핸드캐논을 쏴 산산조각 내어버린 데커드 맥스가 발견한것은 지독할정도로 빽빽이 들어차있는 기계들이었다. 그것이 데커드와 제이로더의 구속구란것을 알고있던 데커드 맥스는 있는 대로 그것들을 차버리며 깊숙한 안쪽으로 들어갔다. 기계들을 부수며 앞으로 나온 데커드 맥스는 기계실 중앙에 위치해있던 패널의 붉은 단추를 깨버리듯 눌렀고, 그러자 기긱대는 기계음과 함께, 18층 전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키이이이이잉...........
빽빽하게 들어차있던 기계들이 주위로 밀려나고, 곧 굉장히 큰 공간이 데커드 맥스의 주위에 생겨났다. 그리고, 중앙의 바닥이 열리며, 구속구에 이리저리 묶인 데커드와 제이로더가 천천히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크크크.....]
광기에 찬 웃음을 지으며, 데커드 맥스는 고개를 떨군채 구속구에 매달려 있는 데커드를 향해 걸어갔다. 데커드는 체인과 구속구등에 기체의 거의 전부를 싸이듯 구속당해 있었다.
[그래...이것이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용자'가 구속구에 싸여 무력하게 서있는 것이, 엘릭서에 정복당한 데커드 맥스에겐 미칠듯한 즐거움이었다.
[쿠쿠쿠...그래......저 머리를 뚫어 주겠어.....]
그러면, 저 용자는 깨어나지 않는다.....그리고 나는 폐기당하지 않아.......!
무언가가....나를....노리고 있다.....!
격렬한 살의가 그에게 불어닥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너무나 격렬한. 어째서 자신이 그 살의를 느낄수 있는 지조차 모르겠다. 너무 멍한 느낌이, 그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큭....!
갑자기 느껴지는 고통. 감각이 다 들어오지 않은 몸인데도 그런 극심한 고통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통이, 그의 정신을 그나마 깨어나게 해주고 말았다. 정신이 들자 보이는 것은 그 자신의 모습이었다.
[넌....?]
브레이브 폴리스의 용자경찰, 데커드는 정신을 차리고 핸드캐논을 그에게 겨누고 있는 데커드 맥스에게 멍한 시선을 보냈다.
[깨어...났는가?]
데커드 맥스는 핸드캐논을 다시 쏠려는 충동을 간신히 누른후 데커드를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아까까지만 해도 움직임이 전혀없던 데커드가, 데커드 맥스의 핸드캐논을 가슴에 맞고 정신을 차린것이었다.
[누구...냐....너는...]
[...쳇!]
화나는 마음에, 데커드 맥스는 데커드가 매달린 구속구로 다가가 그대로 데커드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데커드가 숨막힌 신음을 내는것과 동시에 데커드 맥스는 힘을 주어 데커드를 잡아당겼다.
[큭!!]
구속구가 뜯어지며, 데커드의 동체는 억지로 끌려나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리고 힘을 주어 일어나려는 데커드의 가슴을 밟아버린 데커드 맥스는, 그대로 핸드 캐논을 데커드의 머리에 겨눴다.
[내가 누군지 모르나? 난 BP-110S. 저 얼간이 브레이브 폴리스 놈들은 데커드 맥스라고 부르지.]
[너.....]
[난 너의 성능강화신예기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체기라고 생각하지. 그래. 대체기. 진짜가 돌아오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무슨 소리하는 거냐...]
[아, 너 상황을 이해못하지? 잘들어라, 저 바보같은 인간들이 네가 죽어있는 동안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너가 깨어나니까 나를 폐기시키려고 하고!!]
데커드는 전혀 상황을 이해할수 없었지만, 지금 그의 가슴에 뚫려져 버릴듯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과, 저 데커드 맥스라는 용자로봇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 두개는 간신히 이해할수 있었다. 문제는, 그 두가지 상황이 지금 데커드의 상태로는 타개할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너 유우타하고 꽤나 친했나 보지? 언제나 그 녀석이 너를 생각할때면 즐거운 표정을 짓더라고. 다른 녀석들도 그렇고. 난 뭐냐? 너의 생김새를 하고 그 모습을 보는 난 뭐냔 말이야!!!]
[........넌 제정신이 아닌듯 싶다. 조금 자제하지 않겠나..?]
[자제!!!!! 하!!!!! 자제라고!!!!]
퍽!!!
[크억!!!]
아주 무참하게 데커드를 차버린 데커드 맥스.
[여기서 죽여주지....다른 놈들이 날 뭐라고 생각하더라도 좋다!! 폐기가 되더라도!! 그들 사이에 악인으로나마 끼어들을수 있다면...!!]
[집어치워.]
이 말은 고통에 신음하던 데커드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데커드 맥스는 그 말을 한 상대를 알수 있었다. 검은색의 수리검이 그의 오른손에 박혀 들어왔기 때문에. 그 공격에, 데커드 맥스는 핸드 캐논을 떨어뜨렸다.
[큭!]
[누가 누구를 폐기한다는 거냐. 꼬마대장이 너에게 그런 것을 하리라고 생각하냐?]
두 데커드가 서있던 어두운 공간이 일그러지며, 그곳에서 보랏빛의 동체를 하고 서있는 닌자형사 섀도우 마루가 나타났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재차 수리검을 던졌고, 데커드 맥스는 신음을 흘리며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틈을 타, 섀도우 마루는 쓰러져 있던 데커드의 앞에 설수 있었다.
[섀도우...마루..?]
[조금만 참으라고! 꼬마대장이 오니까!!]
하지만 태도를 빼들은 섀도우 마루가 앞을 봤을때, 그곳에는 데커드 맥스가 없었다. 그리고 섀도우 마루가 거의 직감적으로 깨닫고 앞으로 몸을 날렸을때, 공중에서 내려온 데커드 맥스의 주먹은 간발의 차로 섀도우 마루가 서있던 바닥을 아주 쳐서 아주 부셔놓고 있었다. 간발의 차로 피한 섀도우 마루는 이를 악물며 태도를 휘들렀지만, 데커드 맥스는 그것을 맨손으로 받고 잡아당겨 섀도우 마루는 별수 없이 태도를 놓고 뒤로 날으는 수 밖에 없었다.
[쳇!!]
[하아아앗!!!]
데커드 맥스의 손과 뺏은 태도의 일부가 붉은 빛을 뿜어내며 길게 뻗어져 나와 기다란 검의 형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무서운 빠르기로 달려드는 데커드 맥스. 브레이브 폴리스중에서 최고의 기동성을 자랑하는 섀도우 마루를 한순간 당황하게 할 정도의 무서운 빠르기였다. 피할수 없었던 섀도우 마루는 이를 악물며 소도를 당겼고, 그때 데커드 맥스의 붉은 빛의 검이 섀도우 마루의 소도를 때렸다.
채앵!!!
[윽!]
소도가 한순간에 깨져 나가며, 데커드 맥스의 검이 섀도우 마루의 머리를 노리고 베어져오는 그때, 금색 검신의 검이 데커드 맥스의 검을 막았다.
채앵!!
[어이, 너무하는 거 아냐?]
바로, 진호와 퓨전한 카온, 바로 카디온이었다. 카디온은 자신의 검, 카디온 블레이드를 힘을 주어 휘둘러 데커드 맥스의 검을 떨쳤고, 이를 악물며 뒤로 껑충 뛰어오른 데커드는 카디온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착지했다. 그리고 그 사이, 카디온과 섀도우 마루는 데커드를 잡고 멀찍히 뒤로 물러났다.
[네가 데커드군. 괜찮나?]
[넌....?]
[스파클 파워즈 카디온. 저 녀석을 정신차리게 해야되니 일단 설명은 나중에 하지.]
데커드 맥스는 이제는 붉게 타오르는 시선으로 카디온을 노려봤고, 그를 경계하며 카디온은 서서히 옵티마이징 모드를 발동시켰다. 눈부신 황금빛이 카디온의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고, 그때 듀크와 유우타가 급히 들어왔다.
"데커드 맥스!!!"
하지만 유우타의 고함도 소용없이, 데커드 맥스와 카디온은 서로의 검을 곧추세우고 돌격해 들어갔다.
[크아아아아아아!!!!]
[파이어!....블레이드!!!]
촤아악!!!!
데커드 맥스의 검이 깨지며 데커드 맥스의 가슴이 크게 찢겨진것은 거의 한순간이었다. 데커드 맥스의 왼쪽가슴에서 오른쪽 허리까지의 허리의 장갑이 튀어오르며 베인자리에 불꽃이 솟아올랐고, 카디온이 서서히 동체를 돌리는 것과 동시에 데커드 맥스의 동체는 서서히 무너졌다.
"데커드 맥스!!"
[대장, 안됩니다!]
달려들려고 한 유우타를 제지한 듀크는, 무릎을 꿇고 무너져버린 데커드 맥스를 긴장한 눈으로 보았다. 데커드 맥스의 눈에서, 붉은 빛이 사라지지 않고 있던 것이었다.
[크으으으윽....]
[제네레이터가 엘릭서화되었군....저런 방법을 쓰다니.]
카디온의 한숨섞인 소리가 데커드 맥스의 신음소리와 겹쳤다. 데커드 맥스는 상처를 감싸쥐고 신음을 흘리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검자루를 놓지 않고 분노의 눈길을 카디온에게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카디온은 검을 겨누며 천천히 다가갔다.
'용자. 스파클 파워즈. 당신의 분노를, 당신의 투지를, 당신의 힘을 꺾어버릴자....부숴....죽여....소멸시켜요!'
그 목소리를 다시 들은 데커드 맥스. 이젠 그 목소리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자꾸만 빠져나가는 힘을 가다듬으며 크게 외쳤다.
[뉴 제이로더!!!]
콰과과과과과과광!!!!!!!!!
폭발은 한순간이었지만 그 폭발로 생긴 피해는 결고 한순간의 것이라기엔 엄청난 것이었다. 지하에 있던 카디온외 다른 용자들은 몰랐지만, 지상에서 뉴 제이로더가 폭발시킨 엄청난 파워의 에너지가 지면을 뚫고 18층이나 되는 엄청난 두께의 격벽이 눈 녹아내리듯 소멸하며 무시무시한 충격이 18층으로 전해졌다. 그 충격에 카디온과 듀크, 섀도우 마루는 한순간 비틀거렸고, 그때 데커드 맥스의 머리위의 천장이 부서지면서 붉은 빛의 폭염이 18층의 공간을 뒤엎었다.
"왁!!"
[대, 대장!!]
폭염에서 유우타를 보호하기 위해 급히 그를 들어올린 듀크, 그리고 카디온이 한순간 주위가 산만해진 틈에 데커드 맥스가 놀랄만할 파워로 그대로 뛰어올라 부서져 내린 천장의 구멍으로 뛰어들어갔다.
[아니!]
[제길!! 놓쳤다!!!]
그리고 뉴 제이로더가 뚫은 통로를 다라 단숨에 지상으로 나온 데커드 맥스는,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소리질렀다.
[브레이브 업!!! 뉴 제이데커!!!!]
[가지가지 하는군!!!! 합체명령도 제멋대로 내리는 거냐!!!!!!]
뒤따라 올라온 카디온이 소리를 지르며 데커드 맥스에게 뛰어들었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 뉴 제이로더가 부스터를 가동시키며 하늘로 솟구친 후였다.
뉴 제이로더의 탑승석 부분이 양쪽으로 갈리며 이동하는 것과 동시에 탑승석 뒤에 탑재되어있던 매니퓰레이터가 솟아 올랐다. 제이로더의 나머지 부분이 변형해 다리가 형성되고, 팔에서 손이나왔다. 그리고 데커드 맥스가 점프해, 카 모드로 변형했다. 제이로더의 가슴쪽에 있던 윙 부스터가 등쪽으로 이동한것과 동시에, 변형한 데커드 맥스는 제이로더의 가슴쪽으로 이동해 합체하고, 데커드 맥스의 카모드의 차체에서 뉴 제이데커의 헤드가 솟아오르고, 헤드의 비어있는 공간에 데커드 맥스의 머리가 들어가며 페이스가드가 밀려나와 그것을 감쌌다.
[뉴!!! 제이데커!!!!]
그리고 엘릭서에 지배당한 용자는, 붉은 빛을 퍼뜨리며 하늘로 치솟았다....
[여기까지다!!!! 죽여주마~~~~!]
[아악, 제길....]
경악하며 그대로 굳어버린 카디온의 위로 치솟으며, 뉴 제이데커는 오른쪽 다리의 장갑에서 제이라이플을 뽑아들고 난사하기 시작했다.
쾅!! 쾅!! 콰아앙!!!!
아무리 카디온이 날고긴다고 해도 그건 5m내외의 상대한테나 통하는 거였고, 졸지에 18m급으로 합체해버린 뉴 제이데커가 난사해대는 제이라이플한테는 졸지에 엑스트라급의 파워나 자랑할수 밖에 없었다. 옆으로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빔을 필사적으로 피하며, 카디온은 카디온 블레이드를 허리로 넣고, 소리쳤다.
그리고 다시 피하는 수 밖에 없었다(......;). 아오베 공장에서 정비받던 카디온 플라이트와 카디온 로더가 오려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었고(가오머신처럼 빨리 튀어나오는게 아니다...), 또 카디온을 귀찮게 보고 있던 뉴 제이데커가 마구 제이 라이플을 난사해 댔기 때문이었다. 듀크와 섀도우 마루, 유우타, 그리고 상처를 대충 고친 데커드가 브레이브 폴리스 폴리스의 본부 정문으로 나온것은 그때였다.
양팔과 매니퓰레이터가 튀어나오고, 헤드가 튀어나오고, 백팩이 부착됨과 동시에, 마침내 용자특급대의 용자 마이트 카이져가 어두운 밤하늘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사랑의 날개에 용기를 싣고서,돌아라,정의의 대차륜! 용자특급 마이트카이저,기대대로 바로 지금 도착!!!`
!!!]
".........한동안 안하나 했더니 결국 하는군...."
[........기대 안했어. 젠장...;;;;]
저 멋진 변신장면에 찬물을 끼얻는 유우타와 카디온의 말을 싹 무시한채, 마이트 카이져는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와 뉴 제이데커와 약간 떨어진 곳에 착지했다. 뉴 제이데커는 갑작스러운 마이트 카이져의 등장에 당황한듯 그것을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어이!! 왜 삐졌는지 모르지만 다 용서할테니 정의의 품으로 돌아와랏!!]
[........;;;;]
[지금 너의 행동은 사춘기에 갓 접어든 반항하는 꼬마의 행동이라고!!! 지금까지의 싫은일은 다 용서할테니 자아, 돌아오라니까!!]
....저게 도발인지 설득인지는 알수 없지만, 아무튼 설득이라고 한 마이토의 말을 뉴 제이데커는 진심으로 받아들이기는 커녕 불타는 분노와 함께 제이 라이플을 당기기 시작했다. 오히려 이것을 바라고 있었던 듯, 마이토의 명령과 함께 마이트 카이져가 그대로 뉴 제이데커를 향해 돌격했다.
"저게 도발이야 설득이야!!!! 저 엉터리, 사이비 사업가--!!!!!"
[....대장.]
열받아 마구 소리치던 유우타는 데커드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데커드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시선을 뉴 제이데커쪽으로 돌리며, 하지만 유우타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파이어 제이데커로 합체시켜줘. 내가 상대하겠다.]
"안돼!! 넌 상처를 입었다고! 마이토에게 맞겨!"
하지만, 상황은 점점 마이트 카이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마이트 카이져가 최강급의 용자이긴 하지만, 아무리 마이트 카이져가 빠르게 돌격하려고 해도, 제네레이터가 엘릭서 스톤으로 변해버린 뉴 제이데커는 그 마이트 카이져의 공격을 엄청난 파워로 막아내며 거리를 두고 제이라이플을 쏴대기 시작했다. 무기로 근접전 무기인 카이져 드릴만을 가지고 있던 마이트 카이져는 좀처럼 다가갈수 없었고, 결국에는 피하는 데만 급급해 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보던 데커드는 얼굴을 찌푸리며 다시 말을 이었다.
[싸우겠어.....저 녀석은 내가 안정시키겠다. 슈퍼빌드타이거는 움직일수 없고, 듀크 파이어로는 힘들어...그렇지?]
"하..하지만..."
[그렇게 해야겠는걸. 몇놈이 더 오는데.]
카디온의 말에, 그곳에 있던 모든 용자들의 시선이 카디온이 바라보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모두는 신음을 흘리는수 밖에 없었다. 칠흙같이 어두운 하늘 저쪽으로, 붉은 빛에 휩싸인 하나의 로봇이 날아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붉은 피빛의 마이트 카이져...그것을 알고있던 유우타는 신음을 내듯 말을 뱉었다.
"엘 블러디온!!"
[엘릭서 파워즈.....준비한번 철저히 해뒀군.]
더이상 여유를 부릴수 없었다. 근처에 카디온 머신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카디온은, 그대로 앞으로 뛰어나가며 힘을 다해 소리쳤다.
[브레이브!!!!! 이그니션!!!!!]
저 하늘너머에서, 트레일러 형태의 카디온 로더가 스텔스 기 형태의 카디온 플라이트 밑에 부착되어 형성된 카디온 머신이 빠른 속력으로 날아오고, 카디온의 몸이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과 동시에 브레이브 이그니션의 빛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카디온의 주위로, 거대한 황금빛의 폭풍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엄청난 기세로 불어난 황금의 빛은 엄청난 기세로 카디온의 주위를 감싸 돌다가 점점 불어나 마침내 하늘을 뚫고 올라가는 거대한 황금빛의 기둥이 되었다. 그리고 그안으로, 카디온 플라이트와 카디온 로더가 튀어 들어왔다.
- 카디온, 시퀀스 로딩, 드라이브!!!
카디온의 팔이, 어깨쪽으로 접혔다. 접한 팔의 주위로 장갑이 내려와 그것을 감쌌고, 팔꿈치 부분에서 새로운 프레임이 나왔고, 다리도 새로운 장갑과 프레임이 튀어나왔다. 고정장치로 관절을 고정해 십자가모양으로 변한 카디온의 위로 카디온 플라이트가, 밑으로 카디온 로더가 날아갔다.
- 카디온 로더, 시퀀스 로딩, 드라이브!!!
카디온 로더의 탑승석이 양쪽으로 갈리고, 뒷부분이 변형되어 다리가 만들어졌다. 탑승석이 반으로 갈린 카디온 로더의 안으로 카디온이 들어갔고, 카디온과 카디온 로더의 프레임이 접합, 고정되었다. 그리고, 탑승석 역시 어깨로 변형해 카디온의 팔의 프레임과 접합되었다.
- 카디온 플라이트, 시퀀스 로딩, 드라이브!!!
카디온 플라이트의 날개와 그 밑에 달려있는 두개의 큰 엔진이 변형했다. 날개는 뒤로 뻗히고, 엔진은 카디온 로더가 변형한 어깨 밑으로 내려와 접합, 고정되었다. 카디온의 등과 완전히 접합한 카디온 플라이트에서 새로운 헤드가 튀어나와 카디온의 헤드위에 씌워졌고, 동시에 카디온 플라이트의 엔진에서 손이 밀려나왔다.
- 엘 카디온, 하이퍼 드라이브!!!!!
그리고, 두 눈에서 붉은 빛을 낸 '엘 카디온'의 헤드가 치켜 올려지는 것과 동시에, 주위를 둘러싸던 황금빛의 기둥이 엘 카디온을 감쌌다. 그리고, 스파클이 확장되는 것과 동시에, 스파클 파워즈 엘 카디온의 포효가 울려퍼졌다.
[스파클 파워즈!!!!! 엘!!!! 카디온!!!!!!!]
황금빛의 기둥이 흩어지며 엘 카디온이 나타나는 것을 본 엘 블러디온은, 오른손에서는 신체의 일부를 변형해 검의 형상으로 만든 붉은 빛의 검과, 왼손의 드릴을 동시에 빼들며 엘 카디온에게로 돌격했다.
[플라즈마 런쳐!!!!]
화염이 엘 카디온의 오른팔에 엉기는 가 싶더니, 한순간 거대한 화염이 폭사하듯 엘 블러디온에게로 발사되었다. 하지만 어두운 하늘을 가르는 그 화염을, 단지 기체를 한번 흔드는 것을 피한 엘 블러디온은 눈깜짝할새에 엘 카디온의 앞으로 쳐들어왔다.
[이번엔 승부를 낸다!!! 엘 카디온!!!]
[그건 악당의 입버릇이라고!!! 조금더 세련된말을 해봤!!!!]
[..................이번에야 말로 결판을 짓겠다!!!]
[그것도 별로야!!!! 그리고!!! 그럼 정정당당하게 하란말야!!!! 왜 남의 집 귀한 자식을 건드려서 저모양으로 만드냐고!!]
".....누가 귀한 자식인데?"
저 멀리서 싸움을 지켜보던 유우타가 얼빠진 소리를 냈지만, 그것을 듣지못한 엘 카디온은 엘 블러디온의 드릴을 막으며 힘겨운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힘겨운 것으로 말하자면 마이트 카이져의 마이토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일단 뉴 제이데커의 기동성과 파워가 싸우면서 점점 증가하고 있었고, 저녀석은 계속 장거리 공격을 해대고 있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마이트 카이져에 장거리 무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전투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뉴 제이데커와 마이트 카이져의 싸움은, 뒤쫓아온 마이트 가인의 난입으로 마이트 카이져의 우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그널 빔!!!]
마이트 가인이 내쏜 시그널 빔에 뉴 제이데커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몸을 돌려 피했지만, 그것은 마이트 카이져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주고 말았다. 마이트 카이져는 그틈에 카이져 드릴을 장비하고 그대로 앞으로 돌격했다.
[하아아아아아!!!! 드릴...!! 헉!!!]
'드릴 크랏샤'라고 외치려던 마이토의 말이 이어지지 못했다. 갑자기 마이트 카이져의 측면에서 날아온 수많은 미사일때문이었다.
[제길, 뭐야!!!]
콰아앙!!!!!
작지만 많은 수의 마이크로 미사일들이 연이어 날아와 마이트 카이져를 때렸고, 그것에 한순간 움직임이 굳은 마이트 카이져의 앞으로 뉴 제이데커의 펀치가 날아들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드릴로 막아낸 마이트 카이져, 그러나 그 펀치에 카이져 드릴이 금이 가 버리고 말았다.
[뭐....!!!?]
재차 이어진 뉴 제이데커의 펀치가 마이트 카이져의 가슴에 작열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파워가 마이트 카이져의 동체를 뒤로 날려버렸다. 한참이나 날아간 마이트 카이져는 간신히 부스터를 가동해 땅에 착지했다.
[마이토!!]
[조심해, 마이트 가인!!!]
마이트 가인이 날아가버린 마이트 카이져에게 한순간 정신이 팔린 순간, 마이트 카이져에게 미사일을 쏴댔던 것이 빌딩사이에서 튀어나와 마이트 가인을 밀쳤다.
[크악!!]
결국, 마이트 가인도 날아가 마이트 카이져 옆으로 떨어지는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간 마이트 가인을 일으켜 세운 마이트 카이져는, 뉴 제이데커 앞에 서있는 거대한 로봇을 발견할수 있었다. 그것은 마이토도 익히 잘아는 것이었다.
[크레이머 JX.....자위대의 전투로봇!!]
[나는 엘 카젤이다. 잠시 이 로봇을 빌렸지.]
센푸지 콘체른에서도 설계의 일부를 도운 자위대의 전투로봇, 그리고 지금은 엘릭서의 파워가 깃들어 엘 카젤이 된 그 로봇이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사이, 뉴 제이데커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저 녀석에게는 신경쓰지 마라. 나한테 신경을 써주실까.]
마이트 가인과 마이트 카이져는 뉴 제이데커에게는 전혀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다. 크레이머 JX는 제이데커의 데이타에 변형기능을 삭제하고 대신 내구력과 장갑, 무장을 높인 로봇이었는데, 스펙상으로는 마이트 가인을 능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엘릭서에 지배되어 엄청난 파워를 내고 있는 상태.....그것을 알고 있는 마이트 가인과 마이트 카이져는 각각 동륜검과 카이져 드릴을 뽑아든채, 전력을 향해 돌격해 들어갔다.
뉴 제이데커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본 데커드와 유우타, 그리고 듀크, 섀도우 마루. 이제는 어쩔수 없었다.
아까 뚫린 구멍을 통해 지하에 봉인되어있던 제이로더와 대기하던 파이어 로더가 공중으로 뛰어오르고, 데커드와 듀크는 동시에 뛰어오르고, 서로 변형해 순식간에 각각 제이데커와 듀크 파이어로 합체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린 뉴 제이데커가 부스터를 폭사시키며 날아드는 것과 동시에, 제이데커와 듀크 파이어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듀크 파이어의 각 파츠가 섬광과 함께 분리되고, 그 나뉘어진 파츠 사이로 날아들어간 제이데커. 제이데커의 다리에 듀크파이어의 파츠가 장착되고, 듀크 파이어의 듀크가 제이데커의 팔에 합체, 그리고 듀크파이어의 가슴장식이 제이데커의 머리에 붙는 것과 듀크 파이어의 가슴장갑이 제이데커의 가슴에 장착되었다. 그리고 일어나는 불꽃. 바로 브레이브 폴리스 최강의 용자, 파이어 제이데커가 6년만에 깨어난 것이었다.
[파이어!!!!!!!! 제이데커!!!!!!!!!!!!!!]
하늘로 솟아오른 파이어 제이데커를 쫓는 뉴 제이데커. 제이데커가 파이어 소드를 뽑는것과 동시에, 경찰경봉을 뽑아들은 뉴 제이데커는 맹렬한 적의와 기세로 파이어 제이데커를 향해 쳐들어갔다.
간신히 소환진을 발생시켜 천공검을 불러낸 엘 카디온. 하지만 검과 검을 맞부딛쳐도 승부는 엘 카디온에게 훨씬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 이유는, 엘 카디온의 검술이 형편없었다는 것이었다.
'너, 검 쓸줄이나 아냐!!!! 뭐하는 거냐!!!'
[크으.....]
황금빛으로 무섭게 빛나는 천공검의 파워는 대단했지만 엘 블러디온에게는 정작 그 파워가 소용있지 않았다. 힘을 다해 휘둘러도 엘 블러디온은 검을 살짝 미끄러뜨리거나 몸을 살짝 숙이는 것으로 그것의 힘을 죽이고 있었고, 그 때문에 엘 카디온은 결정적인 공격은 커녕 오히려 번번히 역습에 당하고 있었다.
소리치며 근근하게 검을 휘둘러 엘 블러디온의 검을 막아가는 엘 카디온.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엘 블러디온이 왼손을 뻗치며 드릴까지 쓰자, 엘 카디온은 수세에서 완전히 열세로 추락하고 말았다. 검을 막은 빈틈에 엘 카디온의 가슴으로 쳐들어오는 드릴을 막아내느라 이제는 공격조차 포기한 엘 카디온. 하지만, 증원이 왔다(...이번은 참 증원이 많기도 하군.).
[어이---!!!! 검도 못쓰는 바보하고 놀지말고 나하고 놀자!!!!]
[엇!!!]
갑자기 엘 블러디온에게 쳐들어오는 무지막지한 크기의 도끼창. 엘 카디온을 재차 공격하려던 엘 블러디온은 그 매서운 공격에 뒤로 물러났고, 주춤하며 뒤로 몸을 물리는 엘 카디온의 앞으로, 은광을 흩뿌리며 스파클 파워즈, 엘 가이아가 섰다.
아무튼 재차 쳐들어오는 블러디온에 각각의 무기를 치켜들고 공격에 들어가는 스파클 파워즈였다.
[죽여 버리겠다!!!!]
[크윽!!!]
뉴 제이데커의 경찰경봉의 공격은 매서웠다. 파이어 제이데커는 그 공격을 잘 피할수가 없었는데, 경봉에서 피어오르는 붉은 빛이 그것의 파워를 가중시켜주고 있었고, 또 파이어 제이데커의 파워가 잘 나오지 않는 다는 것도 있었다. 데커드와 제이로더의 제네레이터는 구형의 것 그대로였고, 아무리 듀크 파이어의 제네레이터가 GS라이드로 교체되어 있다고 해도 출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아무튼 파이어 소드로 경봉을 간신히 막은 파이어 제이데커는, 곧바로 이어지는 킥에 당하고 말았다.
쾅!!
[큭!!!]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파이어 제이데커의 부스터를 뉴 제이데커의 경봉이 베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파이어 제이데커 역시 검을 휘둘러 움직이던 뉴 제이데커의 윙 부스터를 베어버렸다.
[큭, 이놈이!!!]
[이이익!!!]
뉴 제이데커의 나머지 부스터도 무리해서 베어버린 파이어 제이데커였지만, 그 틈에 뉴 제이데커의 경봉이 파이어 제이데커의 어깨를 찍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당연한 결과로, 두대의 거대한 로봇은 그대로 지상으로 추락해버렸다.
콰-------앙!!
"파이어 제이데커!!!!"
거리를 두고 추락한 파이어 제이데커와 뉴 제이데커. 정신을 못차리는 파이어 제이데커를 노리고, 분노의 마음을 담은 뉴 제이데커의 공격이 전개되었다.
[널 죽이겠다!!!!!! 난---!!]
"그만-----!!!"
쾅!~!!!!
모든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달려드는 뉴 제이데커와 쓰러져있던 파이어 제이데커 사이에 달려 들은 유우타. 그리고 그 유우타를 보고 그도 모르게 멈춘 뉴 제이데커. 그리고 휘둘러진, 목표를 잃고 빗나간 경봉에 맞은 빌딩과 그 빌딩에서 떨어진 잔해. 그리고 유우타에게 떨어지는 잔해를 막은 뉴 제이데커. 모든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그만, 이제 그만해라!!!!"
유우타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뉴 제이데커를 올려다 보는 그의 얼굴에는 증오감이나 분노 따위는 없었다. 있는 것은, 바로 안쓰러운 감정뿐.
[대, 대장....]
자신도 모르게 유우타를 대장이라고 칭한 뉴 제이데커를 유우타는 번쩍이는 눈으로 올려다 봤다.
"아무도 널 폐기하지 않아!!! 아무도 널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대장...?]
"모두의 마음에는 데커드 맥스라는 존재가 새겨져있어!!! 그리고 그 존재는, 우리에겐 생명보다 소중한 존재다!!!!"
뭔가가 뉴 제이데커의, 데커드 맥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뉴 제이데커는 멍하니 들고 있던 경봉을 자기도 모르게 떨어뜨리고 말았다.
"너를 포기하지 마라!!! 넌 브레이브 폴리스의 용자, 뉴 제이데커다!!!! 넌 너의 마음을 가진 용자, 데커드 맥스라고!!!"
퉁--!
경봉이 떨어지며 경쾌한 소리가 울렸지만, 그것에 신경쓰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파이어 제이데커와 뉴 제이데커, 그리고 유우타의 사이에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것을 깨뜨린것은, 바로 파이어 제이데커였다.
[브레이브 폴리스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신입용자.]
그것은 뉴 제이데커에겐, 마치 자신의 존재를 입증시켜주는 말과 다름없었다. 떨리는 마음에, 그리고 감동에, 뉴 제이데커는 파이어 제이데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였다. 냉막한 음성이 퍼진것은. 그리고 마이토의 경악성이 퍼진것은.
[넌 역시 쓸모없군!!]
[조심햇!!!!!!]
뉴 제이데커의 눈 - 트윈아이의 눈 - 이 고통으로 크게 띄여졌다. 한순간 인식하지 못한 유우타와 파이어 제이데커는 곧 깨닳을수 있었다. 뉴 제이데커 뒤의 엘 카젤과, 그 엘 카젤의 팔이 뉴 제이데커의 등을 뚫고 가슴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을.
당신의 혼이 정화된, 조그만 당신의 영혼과.....저 멀리 우주의 스파클, 카이를 융합해...다시 하나의 용자로 재탄생 시킬수 있어요...
....나는?
당신의 혼은 사라져요.....하지만....당신의 마음은 그 용자가....짊어지고 나갈거에요.
......그럼 됐어......그렇다면....됐어.....
............고마워요.
그 용자에게.....부탁해 주겠어? 나의 마음을 잊지 말라고....
그럼요......
푸른 빛이 일어났다.
그것의 이름은 용기.
푸른 빛의 스파클이 우주에서 내려왔다.
그것의 이름은 카이.
푸른 빛의 스파클이 서서히, 데커드 맥스의 가슴에서 엉기기 시작했다.
그것의 이름은 혼.
카이와, 데커드 맥스의 스파클이 하나로 엉겨졌다.
그것의 이름은......스파클 파워즈. 용자......카이져.
데커드 맥스의 몸이 푸른 빛의 안에서 떠올랐다. 파이어 제이데커에게 던져지고, 지금은 길에 나뒹굴어있는 뉴 제이데커의 몸체도 같이 떠올랐다. 푸른빛의 기둥이 어두운 밤하늘에 차갑게, 하지만 격렬히 전개되고, 데커드 맥스의 몸과 뉴 제이데커의 동체가 그 안에서 떠올랐다.
[저...저것은!!!]
[스파클...!?]
푸른 빛의 안에서, 데커드 맥스의 푸른 도장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점점 붉게 타올라진 데커드 맥스의 동체는, 마침내 붉은 빛의 동체를 푸른 빛의 기둥안에서 드러냈다.
[스파클 파워즈 - 카이.]
그것이 그렇게 말했다. 붉은 빛의 용자는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한순간에, 푸른빛이 도는 장갑 - 증가장갑이 그의 몸 전체에 부착되었다. 마치 카디온의 그것과 같은.
[스파클 파워즈 - 카이져.]
뉴 제이데커의 동체역시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원래의 검은빛의 부분만 붉은 빛으로 바뀌어버린 그 뉴 제이데커의 동체는, 마치 물에 떠가는 듯 천천히 카이져의 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카이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자동차형태로 변형했다. 붉은 빛의 도장을 내비치는 형태로. 그리고, 제이데커처럼 뉴 제이데커의 가슴에 합체한 카이져의 차체에서 헤드가, 그리고 카이져의 헤드가 그 헤드안의 페이스 가드 밑으로 합체되었다. 그리고, 그 뉴 제이데커, 아니, [스파클 파워즈 엘 카이져]는 그의 신생(新生)을 알리는 포효를 내질렀다.
[스파클 파워즈!!!!! 엘!!!!!!!!!! 카이져!!!!!!!!!!!!!]
한 용자의 슬픈 마음을 안고, 마침내 깨어난 새로운 스파클 파워즈가, 푸른 빛을 찢으며 검은 밤하늘에 날아올랐다. 붉은 빛으로 빛나는 그의 동체와 함께.
[윽.........!!]
엘 카젤은 당황스러운 듯한 시선으로, 하늘에 푸른 빛을 퍼뜨리는 붉은 도장의 엘 카이져를 노려봤다. 아무도 그런 엘 카젤의 빈틈을 노리지 않았다. 모두 당황해 있었으니까.
[엘릭서 파워즈, 엘 카젤. 너는 데커드 맥스라는 용자를 죽였다.]
엘 카이져의 조용한 음성이 밤하늘을 뒤흔들었다.
[나는 데커드 맥스의 혼으로 깨어난, 그리고 그의 마음을 짊어지고 갈 운명을 지닌 용자. 너에게, 데커드 맥스를 대신해, 심판을 내린다.]
[닥쳐라!!!!! 누가 누구에게 심판을 내린다는 건가!!!!!]
[너희는 용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았다. 그것만으로도 소멸될 이유는 충분해.]
[웃기지 마라!~!!!!!]
엘 카젤은 고함을 지르며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무기를 발출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분노하고 있던 세명의 용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동륜검!!!!! 세로 일문자 베기!!!!!!!!]
[뭣!!!]
마이트 가인의 황금빛 동륜검이 폭풍을 불며 엘 카젤의 가슴을 갈랐다. 엘 카젤의 가슴이 터져나가며 장갑이 이리저리 날아갔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드릴 크랏샤!!!!!]
[크아악!!!!!]
마이트 카이져의 카이져 드릴이 엘 카젤의 복부를 뚫었다. 배를 시작해 등을 뚫고 나간 강맹한 공격. 그리고 그 틈을 탄, 불꽃의 검을 쥔 파이어 제이데커가 그의 분노를 실은 검을 치켜들었다.
[버닝!!!!! 파이어!!!!!! 소드!!!!!!!!!!!!!!!!!]
엄청난 기세로 불꽃이 퍼져나갔다. 이미 동륜검이 베이고 카이져 드릴에 뚫린 엘 카젤의 몸에 불꽃의 검이 가슴을 뚫고 허리를 가르며 지나갔다. 엘 카젤의 만신창이의 몸에 파이어 제이데커의 불꽃이 퍼져나가고, 그때, 엘 카이져는 천천히 그의 '심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파천검, 소환!!]
하늘에 그려지는 푸른빛의 7개의 원과 7망성의 소환진. 그리고 그것이 사라지며, 붉은 검신을 한 엘 카이져의 검 [파천검]이, 푸른 빛에 휩싸여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아아아아..........!!!]
엘 카이져의 손에 들린 파천검의 붉은 검신이 서서히 떨리며 푸른 빛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전신에서 푸른 빛을 뿜어내는 엘 카이져의 동체. 이미 준비는 끝나고, 엘 카이져는 공중을 스르륵 움직여 그의 몸을 앞으로 내던졌다.
[메테오 슬래쉬!!!!!단(斷)!!!!!]
푸른 빛이 어둠을 가렸다. 엘 카이져의 푸른빛이 하늘을 메웠다. 그리고 마치 푸른빛의 운석이 폭발한듯한 엄청난 빛이 번쩍였다고 느꼈을때, 빛은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푸른 빛이 퍼지는 붉은 검신의 파천검은, 엘 카젤의 자주빛 엘릭서 스타를 베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