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날인 28일, 새벽 4시 반에 벨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고3이 되는 큰애는 시댁에 따라가지 않겠다고 해서 3일 동안 큰 애 먹을 것
챙겨 놓고 까페도 좀 들여다 보고 하느라 2시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기에
떠지지 않는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선아심이나 나나 멀미가 심한지라 빈 속에
차를 타면 더 힘들 것 같아 선아심도 깨워 국에 밥 한 술 말아 먹고 6시경 집에서
나섰다.
7시 20분 대구까지 가는 고속 버스를 예매해 놓았었다.
시댁인 합천에 가는데 울산 있는 거사와 대구에서 만나기로 했던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강남 고속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
표를 끊기 위해 예매한 신용카드를 내밀었더니 웬 청천 벽력 같은 말!
'동서울에서 동대구로 예매되어 있으니 동서울 가서 타세요!"
이 웬 동서울이란 말인가! 지난 추석에는 잘 예매해서 내려갔는데...
동대구로 인해 동서울로 혼동했었나 보다~~
하는 수 없이 제일 빨리 있는 9시 10분 표를 끊고 올라오는 표도 30일
오후 2시경으로 다시 끊었다.
동서울 표를 취소 하려 전화를 했으나 근무시간이 아니라 직원과 연결이 되지
않고 그냥 7시 20분이 지나가 버렸다. 올라오는 거라도 빨리 취소해야 위약금을
물지 않을텐데... 하는 수 없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자고 있는 큰애를 깨워 동서울로
올라오는 표는 인터넷으로 취소를 하라고 했다. 올라오는 표는 출발 2일 전이라
다행히 위약금 부과 없이 취소 되었다.
이제 9시 10분까지 2시간 정도 남았는데 대합실에 앉아 있으려니 추워 덜덜
떨렸다... 만약을 대비해서 내의라도 하나 넣어 올 걸...
선아심 보고 찜질방에 가 있자니 자기는 안 춥다며 안 간단다. 찜질방 앞까지
데려가서 물에는 들어가지 말고 온돌방에 앉아만 있재도 싫단다. 우씨~
애 놔두고 혼자만 들어 갈 수도 없고...
계단을 올라오다 보니 롯데리아가 보였다. 좀 따뜻할 것 같은 안쪽에 자리를 잡고
뜨거운 커피와 코코아를 시켜 마셨다... 대합실보다는 좀 덜 했으나 다리 무릎이
시린 건 여전했다.... 따뜻한 온돌방이 절실히 그리웠다.
다행히 차는 별로 안 막혀 4시간 반 정도 후에 동대구 터미널에 도착했다.
위약금 6000원이 부과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하는 수 없지...
그런데 다음날 다른 카드로 위약금 6000원이 부과되었다는 문자가 또 왔다.
아니 이 카드를 어떻게 알고 위약금 문자가 오며 왜 위약금을 2번 부과 한단
말인가? 집에 돌아 가서 자세히 알아볼 수밖에...
30일 11시쯤 합천을 나섰다. 대구에서 점심 먹고 거사와 헤어졌다.
올라오는 길은 대전이후로 막히기 시작했다. 그래도 버스전용차선으로 달려
승용차 보다는 덜 막혔다. '키미테'를 붙였는데도 속도 답답하고 다리도
저려왔다.
집에 오니 저녁 9시. 속이 답답하고 더부룩하더니 결국 토하고 말았다.
오늘도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다. 어릴 적 버스 타고 다니며 멀미하고 나면
2~3일 동안은 누워 있으면 천장이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
오후에 고속버스 운송조합에 전화를 걸었다. 위약금이 왜 2번 부과 되었느냐고?
그리고 왜 엉뚱한 카드로 위약금이 부과 되었느냐고?
상담원 말이 내가 그 카드로 27일 오후 4시에 동서울에서 동대구로 가는 표를
예매해 놓았었단다.
참~~~ 기가 막혀! 난 전혀 기억이 없다. 단지 27일 내려 갈까 28일 내려 갈까
고민 했던 적은 있지만...
참 어이가 없다~~ 왜 사는지....
첫댓글 보살님, 고향길 다녀오시는 길이 엄청 힘드셨네요~~
ㅎㅎㅎㅋㅋㅋ
중요한 서류 잘 보관해 놓고 하루종일 찿습니다. 시간은 다가오는데 나오질 않습니다 하루가 지난후에 갑자기 생각나지요. 잘모셔두고...... 으...... 이미 버스는 지나갔습니다 . 보살님 시댁다녀오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너무상심하지 마십시요 동감합니다 (^.^)
완벽한 보살님께서 이런일이...ㅋㅋㅋㅋㅋ 혹시 상담원 실수가 아닐까 ...싶기도해요.().
명지행보살님은 자능선보살님을 확실히 밀어주는군요. ㅎㅎ
보살님, 고마워요... 보살님 뿐이야~~~
그건 난감한 일이 아니고 당연한 일입니다. 어디 안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그렇게 고생하면서 시댁에 다녀오시는 보살님이 아름답습니다. 지금 젊은 사람들 남편이 자가용으로 실어다주지 않으면 꼼짝 못하는 줄 아는데 보살님은 구세대인가보죠?
항상 남편 실고 날랐었으니...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