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오늘 인터뷰 전문 방송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사무국장
[주요발언]
"근로정신대, 소녀 대상으로 강제노역" "귀국 후 위안부로 오해받아 많은 고통" "일본으로 끌려간 근로정신대, 3개기업 1600명 넘어" "미쓰비시, 후생복지 탈퇴수당으로 99엔 지급" "미쓰비시, 협상의지 없이 시간끌기 하고 있어" "미쓰비시, 아리랑위성 당진화력발전소 등 건설" "생존 할머니 80대 중반, 대부분 생을 다해" "근로위안부,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줘야"
[인터뷰전문]
매주 금요일 마련되는 <전국시대, 우리는> 오늘은 광주로 가보겠습니다. 어제 93돌 3·1절였습니다만 여전히 일본과의 과거문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일본정부가 진실된 사과나 피해보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당시 피해자들의 아픔은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일제 강점기 때 이른바 전범 기업들이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끌고가 노역에 동원한 문제역시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당시 어린 소녀들은 이제 할머니가 되었지만 가슴에 한을 품은채 일본과 전범기업의 진실된 사죄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이국언 사무국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사무국장님 안녕하십니까?
-근로정신대 할머니들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먼저, 간략히 설명을 해주시죠. ▶일제가 패전에 가까운 1944-1945년 전쟁 막바지에 후방의 노동력을 조달할 목적으로 아직 성년에 이르지 않은 미성년 소녀들을 대상으로 일본에 가면 공부도 가르쳐주고 중학교도 보내준다고 속여 강제노역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해방 후 고국에 돌아왔는데 정작 위안부로 오인을 받아서 가정을 꾸리기도 힘들었지만 꾸렸다고 하더라도 파혼에 이르게 됐는데 이분들의 아픔이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이런 피해를 입은 분들이 얼마나 되나요? ▶국내를 제외하고 해외 일본으로 끌려가신 분들이 세계기업의 약 1600여명 넘는 분들로 알려져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쯔비시 중공업, 후지꼬시 군수회사, 아사히또 세개공장이 되겠습니다.
-그동안 이와관련해 피해보상과 명예회복을 위해 여러모로 힘을 써왔는데 그동안 추진과정은 어떻습니까? ▶할머니들께서 용기를 내어 1999년도 3월 1일 날 일본 재판소에 정부와 미쯔비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했습니다. 10년 동안 분투했지만 결국 한일 청구권협정을 이유로 2008년도에 10년에 걸친 소송이 최종 패소되었고요. 그 뒤에 아리랑 3호 위성을 하필이면 미쯔비시중공업을 수주한다라고 할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께 후속연금 탈퇴수당이라는 이름으로 99엔(1300원 정도)을 지급하는 사건이 국민들의 반발을 샀고, 이런 미쯔비시 불매운동이랄지 확산되는 시위에 부담을 느낀 미쯔비시가 2010년도에 지금까지 13차례에 걸쳐서 일본과의 협정을 전개해 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그런데 대화에 나선지 2년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죠? ▶사실 미쯔비시는 마지못해서 협상장에 나온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끌기를 하고 있는데 한국 내의 추이를 조금 더 관망할 듯합니다. 미쯔비시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정책권이나 한국정부 분위기가 그다지 미쯔비시를 압박한다거나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협상에 다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수십년이 넘게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힘든 싸움을 해왔지만 우리 정부의 무관심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죠? ▶아쉬운데, 이미 해방 67년에 이르러 우리가 과거사 과거사 이야기 하는데, 해결가능성으로 보면 이미 거의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해당지역을 상대로 해서 재판을 재기해놓은 직접적인 손해배상 소송같은 경우는 다 아예 끝나버려서 이제 기대할 수 있는 재판조차 없을 만큼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물론 역사라고 하는 것은 계속되니까 책임은 물어야겠지만 이 역사적인 협상이 지금 되고 있는데 문제는 정부가 그다지 이 협상에 주목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할머니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도와주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예를 들어 아리랑3호위성을 하필이면 제 1의 전범기업인 미쯔비시가 발사할 수 있도록 발주를 줬고요. 그 뒤로도 당진화력발전소, 평택화력발전소 건설을 아무 거리낌없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오히려 그쪽에 사업을 내주었습니다. 후생연금 탈퇴수당 문제만 하더라도 당시 유명한 외교통상부장관이 황소 두 마리 값을 상식적으로 할머니께 지급하면 되느냐했는데 그 문제를 지적했던 외교통상부는 지금까지 13차례나 일본을 갔다왔다하는 이 어려운 협상이 되고 있는 것인지, 안 되고 있는 건인지, 누가가고 있고 어려움은 무엇인지 전화한 통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 사실 저희들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더라도 좋은데, 설마 이러한 사실을 일본이나 미쯔비시 중공업이 알까, 저희들이 오히려 민망할 지경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되면 그쪽에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리가 없는 것이죠. 동안 이어진 지리한 재판 끝에 돌아가신 분들이 계시고 현재 5명에 불과하십니다.
-현재 생존해있는 할머니들이 얼마나 됩니까? ▶이미 80대중반에 이르렀고 많은 분들이 생을 달리하셨습니다. 재판에 미쯔비시 중공업같은 경우 원고가 총 8분이셨지만 10년이라는 지리한 재판 끝에 이미 돌아가신 분들이 계시고 현재 피해원고분들은 5명에 불과합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최근 광주에서 이들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조례안이 발의 됐지만 앞으로 실질질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지방자치단체에서나마 뒤늦게라도 조례를 통해 할머니들의 어려운 처지를 살필 수 있게 된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다른 자치구로 확산되는 하나의 시발점이 되리라고 보고요. 문제는 이게 왜 지자체 조례로 떠넘겨져야 하냐는 것인데 이 할머니들같은 경우는 해방 후에 대부분 돌아왔지만 지금은 홀로 살고 계십니다. 이른 나이에 파혼아픔을 겪었고 그 젊은 시절에 홀로 거친 세상을 살아오셔야 했기 때문에 설령 자식이 있어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부모를 마실만한 형편이 안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할머니들과 저는 크게 달라야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국가가 법률로서 이 할머니들이 마지막 남은 생이라도 고단함을 덜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이국언 사무국장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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