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프렌드 지민]
지민이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 중 한 명이다. 얘가 없었으면 내 학교생활은 이미 쫑 났을 것 같다. 지민이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었고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친구가 지민이었다. 오 마이 디어 프렌드 지민!
지민이는 정말 펀쿨섹하고 옷도 잘 입고 귀엽고 돈도 많은 친구다. 거의 갓벽한 친구라고도 할 수 있다. 서울에 오면 꼭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지민이가 잘살고 있나 확인하는 것이다. 항상 하는 얘기가 똑같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는걸? 지민이와 놀 때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진짜 내가 나오는 것 같다.
이런 소중한 나의 자기 지민이와 오늘 같이 놀았다. 이수역 주변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2를 보고 본죽을 먹고 인생네컷을 찍고 베라를 먹었다. 놀면 놀수록 헐렁헐렁했던 바지의 허리가 슬슬 맞아가는 것을 느꼈다. 이래서 친구하고 놀 때 아침, 점심을 다 먹고 가면 안 된다. 다 굶어야 한다.
지민이와 나는 닮은 점이 없었다. 얼굴, 실력 다 갖춘 친구라 내가 학기 초에 시기했던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다가 어떤 선량한 한 여학생이 우리를 무리에서 슬슬 기피하는 기미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우리 둘이 최종적으로 따로 놀게 되었다.
지민이가 무리에서 가장 먼저 떨어져 나갔다. 계속 혼자 다녔지만, 나는 원래 지민이하고 안 맞는 건 아니어서 같이 놀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원래 속해 있던 무리의 애들과는 멀어지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다.
이때 나는 공부를 포기하고 차라리 ‘퀸카가 돼보자’라는 이상한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어서 무리에서의 퇴출은 나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지민이하고 상담도 받았던 것 같고, 아이들의 따돌림은 정말 가혹했다.
이런 과정에서 있어 주었던 친구 지민이는 정말 like 천사 같았다. 지민, where is your wings? 우리 둘 다 그냥 친구가 간절했고 서로 같이 있어 주었다. 지민이 뒤에 채광이 진짜 촤라락-. 불상의 여래보다 지민이 채광이 더 세다.
사실 지민이에 대한 큰 걱정이 있는데, 바로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깊은 대화가 가능하지 않아서 속상할 때도 많다. 지민이는 옛날에는 교회를 다녔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 다닌다. 내가 서울에 있다면 전도가 가능했겠지만, 전주에 있는 터라 무턱대고 교회에 오라고 하기가 좀 그렇다. 우선 기다려 보려고 한다.
그래도 지민이는 좋은 친구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만나면 또 잘 논다. 내가 서울에 있었다면 지민이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지민이를 보니 좋았다. 오 마이 프랜드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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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에서 글을 쓰느라 책을 못 가져와서ㅜㅠ 원래 쓰던 독후감 대신 친구와 논 일화(?)에 관련해서 쓰게 되었다. 쏘 쌔드.
참고) 이 지민이는 아마 로고스 수업에 있는 분과 동명이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