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엔 해충, 거리엔 해차?
광고로 뒤덮은 대형 차량… 불법주차한 채 소음 공해 유발
법이란 무엇일까? 수많은 도덕 중에서 국민이라면 누구나 꼭 지켜야 할 중요한 것들을 뽑아서 만든 것이 법이다. 그래서 법을 '최소한의 도덕'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법이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지키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없으면 그 실효성이 없어진다. 그런데 요즘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하는 법조차도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최근 해운대에는 차체를 온통 광고로 뒤덮은 대형버스와 트럭들이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넓은 도로에는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참 기발한 생각이다. 단속할 근거라고는 불법주차밖에 없으니 주차단속이 이루어지면 운전하여 이동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광고버스나 트럭 옆을 지나는 사람들의 심기는 편치 않다. 당장 시야를 가린다는 점 외에도 날씨가 더워 에어컨을 켜는 탓인지 광고차량들은 계속 공회전을 하면서 엄청난 소음과 공해를 내뿜고 있다. 게다가 차량에서 나오는 열기도 만만치 않아 뜨거운 도로 위에 마치 용광로를 설치한 듯하다.
더운 날 더 열 받게 만드는 것은 광고버스와 트럭의 광고주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이나 유명업체들이라는 점이다. 대기업에서 시민들을 향해 돈으로 제대로 ‘갑질’을 하는 중이다.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온갖 공해를 뿜어대며 광고를 하는 그들은 주민들이야 어찌되든 간에 자기들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식이다.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도덕도 지키지 않고 그들은 그들의 목적만을 위해 일하고 있다.
여름날 나뭇잎을 다 먹어치워 나무를 말려 죽이는 벌레를 우리는 해충이라고 부른다. 허나 해충의 이같은 행위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그러면 거리에서 주민들의 쾌적한 삶을 갉아먹는 이들 광고차량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