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겨울엔 울주>
방송일시 : 2020년 1월 20일(월) - 1월 24일 (금)
기획 : 김현주
촬영 : 박주용
구성 : 김신애
연출 :박성철
((주)박앤박 미디어)
새해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는 곳, 울주!
억새가 출렁이는 신불산 억새평원과
안개가 뒤덮인 최고봉 가지산에는
겨울 산의 비경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하다.
뿐이랴!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간절곶 역시
간절한 새해 소망과 벅찬 희망을 품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아름다운 자연과 그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치는 곳,
겨울, 울주는 눈부시다!
1부. 굽이굽이 이야기길, 영남알프스
방송일시 : 2020년 01월 20일 (월) 밤 9시 30분
해발고도 천 미터가 넘는 일곱 개의 산군으로 둘러싸인 울주!
그 산세가 마치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 하여
영남알프스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을 네팔에서 온 수잔이 찾았다.
울주의 구석구석을 발로 누비며
수많은 이야기를 발굴해 온 배성동 작가와 겨울 신불산에 오른 수잔,
세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힘겹게 산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경은 말 그대로 절경이다.
그리고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하게 된
60만 평 규모의 억새 군락지!
눈부신 억새 물결 일렁이는 이곳에는
아픈 역사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려올 것만 같은 의병들의 함성소리를 따라
신불평원의 단조성터를 둘러본다.
영남알프스 7개 산군 중 가장 높은 (1,241m) 가지산,
가파른 바위산인 탓에 등반하기는 쉽지가 않은데
이 산을 매주 오르는 사람이 있다.
산을 오르며 건강을 회복한 뒤
고마운 산에게 그 마음을 돌려주고 싶어
매주 산 정상에 올라 훼손된 태극기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강명원씨.
수잔이 그와 함께 가지산 정상에 올라
뜨거운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2부. 배부르다! 언양장
방송일시 : 2020년 01월 21일 (화) 밤 9시 30분
“welcome to 언양”
울주를 찾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는 언양 불고기!
언양의 또 다른 명물 미나리를 올린 언양 불고기 쌈을 맛 본
독일인 셰프 다리오의 엄지가 절로 척 올라간다.
언양 불고기가 유명해진 이유는
오래 전부터 언양에서 크게 열렸던 쇠전 덕분이다.
당시 쇠전 곁에 위치한 도축장에서 고기를 떼어다
연탄불에 구워먹기 시작했던 것이
입소문을 타며 알려진 것이라는데...
“나만 배부르면 되는가”
지금도 울주 축산시장은 경남지역에서 손꼽히는 소 경매장!
소의 상태를 정밀하게 살펴본 뒤 이뤄지는 경매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기대했던 것보다 못 미친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한 농부는
아쉬운 한숨 대신 웃음을 짓는다.
사는 사람도 이윤이 남아야 할 것 아니냐며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는 농부,
모두가 배부르길 바라는 농부의 마음이 소 울음소리만큼 가득하다.
축산시장이 열리는 매월 2일과 7일에 열리는 언양 오일장,
골목골목 자리 잡고 앉은 사람들은 나이 지긋한 할머니들이다.
낯선 방문객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는 할머니들 덕분에
오일장을 찾는 일이 가장 기쁘다는 다리오 셰프
골목 끝 허름한 식당에서 마주한 것은
48년간 소머리국밥을 끓여온 김양수 할머니의 시린 삶의 이야기다.
국밥 한 그릇에 담긴 따뜻한 위로,
언양장, 그곳을 찾으면 언제나 배부른 이유다.
3부. 간절곶, 바다에 기대어 살다
방송일시 : 2020년 01월 22일 (수) 밤 9시 30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간절곶!
많은 사람들에게는 관광명소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대를 이어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바다로 향하는 연세 지긋한 어머니들,
평생 울주 바다에서 물질을 해 온 해녀들이다.
소라를 수확하는 공동 작업이 이뤄지는 날,
잠수복을 갈아입은 해녀들이 챙겨 먹는 것은 멀미약이다.
나이가 들수록 울렁이는 바다에서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약을 챙겨 먹고서야 잠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세 지긋한 어머니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젊은 남자,
해녀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마을 유일의 해남 장재우씨다.
어린 시절 해녀인 어머니를 쫓아다니며 뛰어놀던 바다가 좋아
결국 고향 바다를 지키는 해남이 되었다는 재우씨,
아들의 선택을 기꺼이 받아주었던 30년 경력의 해녀 이덕숙씨는
아들 덕분에 바다에 나오는 일이 더 든든해졌다.
처음 바다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엄마’라 부르는 마을 해녀들이
망사리에 물건을 하나씩 넣어주며 기운을 줬다는 재우씨는
이제 마을에서 수확량이 가장 많은 1등 상군이 되었다.
풍요로운 바다에 기대어 사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간절곶에 가득하다.
4부. 비밀의 정원으로 오세요!
방송일시 : 2020년 01월 23일 (목) 밤 9시 30분
가지산과 맞닿아 있는 백운산 자락
돌보지 않은 감나무가 제멋대로 자라는 곳,
사람들의 눈길이 좀처럼 닿지 않는 그곳에는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찾는다는 고즈넉한 공간이 있다.
부모님이 일구었던 감나무밭에 작은 컨테이너 하나를 두고
기꺼이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며 지내는
사진작가 손선희씨의 <심심산방>이 바로 그곳!
어린 시절 뛰어놀던 백운산 자락을
매일같이 산책하며 가만히 계절의 정취를 만끽하는 선희씨,
낙엽 밟는 소리, 바위 아래를 흐르는 물소리만 가득한 이곳은
따뜻한 안식처이자 언제나 머물고픈 고향이다.
이토록 고요한 곳에서 홀로 심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더 심심하고 싶다며 환한 웃음으로 답하는 선희씨,
마음을 가만히 위로하고 다독이는
선희씨의 비밀의 정원으로 찾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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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는 고헌산, 동으로는 백운산, 서로는 문복산 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진 분지마을인 소호마을
이곳을 가득 메우는 것은 아이들의 신나는 재잘거림이다.
폐교 직전의 학교를 살리기 위해 문을 연 산촌유학센터,
이곳에 유학 온 도시의 아이들은
마을 논밭과 야산을 놀이터 삼아 온종일 뛰어노느라 분주하다.
길가에서 발견된 야생동물의 배설물 하나마저도 신기해
이리저리 관찰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꽃피우는 아이들에게
자연은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아름다운 비밀의 정원으로 찾아가 본다.
5부. 물길 따라 걷다 보면
방송일시 : 2020년 01월 24일 (금) 밤 9시 30분
울주 여행에 나선 자연여행가 이은지씨에게
이곳은 남다른 인연이 있는 곳이다.
유년 시절을 울주에서 보냈기 때문,
산과 바다를 누비며 보냈던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 때문에
세계 각국의 자연을 찾아다니는 여행가가 된 것 같다는 은지씨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초등학교 시절 종종 소풍을 오기도 했다는 대곡천이다.
반구대 암각화와 공룡 발자국 등
선사시대의 흔적이 생생한 그곳에서 마을 주민을 만난 은지씨,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에서 뛰어놀아
지금도 공룡처럼 건강하다는 박성철 어르신의 안내로
울주에서 가장 오지 마을이라는 한실 마을을 찾았다.
그곳에서 마주한 숲 속 비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인사를 뒤로하고
물길을 따라 걸어 찾아간 곳은 진하항,
여름이면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진하해수욕장
바로 곁에 위치한 진하항은 어민들의 치열한 삶의 터전이다.
이곳에서 미역 포자 작업 중이던 어부를 만나
울주 바다 기행에 나서게 된 은지씨,
간절곶을 품고 있는 울주 바다의 아름다움에
뱃멀미도 잊고 만다.
물길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인정,
이 겨울 울주를 여행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