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득모우송리주(賦得暮雨送李冑)-위응물(韋應物;737-804)
비 내리는 저녁에 이주을 보내며 시를 짓다
楚江微雨裏,(초강미우리), 초강에 내리는 가랑비 속
建業暮鐘時.(건업모종시). 건업엔 저녁 종 우리는 시간
漠漠帆來重,(막막범내중), 아득하여 돛단배 돌아옴이 무겁고
冥冥鳥去遲.(명명조거지). 어둑하여 새들 날아감이 느리다
海門深不見,(해문심부견), 바다 입구는 깊어 보이지 않고
浦樹遠含滋.(포수원함자). 포구의 나무는 멀리 빗 기운 머금었다
相送情無限,(상송정무한), 서로 떠나보냄에 정이 깊어
沾襟比散絲.(첨금비산사). 눈물이 옷깃을 적셔 흩어진 실인 듯하여라
○ 賦得(부득) : 기존의 시 제목이나 시 구절을 제목으로 차용하여 짓는 것을 뜻한다.
○ 李冑(이주) : 자(字)는 공국(恭國), 조군인(趙郡人)이다. 대력(大曆) 3년 저작랑(著作郞)이었던 이앙(李昻)의 아들이다.
○ 楚江(초강) : 장강(長江)을 지칭한다.
○ 建業(건업) : 난징(南京)의 옛 이름.
○ 漠漠(막막) : 흐릿하고 몽롱한 모습으로, 여기서는 가는 비가 내리는 강의 모습을 형용하였다.
○ 冥冥(명명) : 멀고 아득한 모습, 또는 어둡거나 침침한 모습으로,
○ 海門(해문) : 장강이 바다로 유입하는 곳이다. 윤주(潤州: 현재 강소성 鎭江) 부근 장강 근처에 해문산(海門山)이 있다.
○ 沾襟比散絲(첨금비산사) : ‘沾襟(첨금)’은 옷깃이 젖는다는 뜻으로, 상심하여 눈물을 흘린다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여기서는 비에 젖는 것과 눈물에 젖는 것을 모두 의미하는 쌍관의이다. ‘散絲(산사)’는 가는 실이 흩어져 떨어진다는 뜻으로 대개 가는 비를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