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엑~~가래 떼내는 소리
꼬꼬댁~카커드들두~처럼 새벽이면 들리는 소리
아침 7시 이쪽 저쪽인 거야.
눈뜨면 현관문부터 열며 시작하는 삼식이 루틴
오늘은 tv소리마저 쩌렁쩌렁
너무 크게 들리는 걸 모르는 가 싶어 살짝 문 열고
"저 옆집인데요, tv소리 조금 줄일 수 있을까요? 많이 크게 들립니다."
말하고 잠시 동작그만하고 있는데
3초 정도의 정적 후 tv소리가 모기 소리 만해지네.
막돼먹은 삼식인 아닌란걸 증명이라도 하는듯.
그렇게 까지는 아니어도 되는데...
살그마니 문을 닫고 다시 누웠는데
삼식이 동거인, 당연히 부인이겠지만, 이 화통을 삶아 먹는 모양.
쩌렁쩌렁...와~ 메가폰이 필요 없겠다.
tv소리와 인간 목소리는 별개? 편리한 인생이네..
할배 할매 금슬도 좋지.
뭔 그리 할 말이 많다냐.
딸그락, 땡랑 땔랑 사기 그릇소리, 숟가락 띵땅 소리
다행히 생선 구이나 된장 없는 아침냄새가 흘러가고
현관에서 할배 목소리가 들리는데,
"조심 조심 갔다 와."
오늘은 할매 혼자 나가는 모양.
그 나이에도 동호회 활동?
할배 종일 혼자 뭐하며 보내려시나? 심심하시겠다.
불과 20분이라 됐으려나? 어라~다시 할매 화통 삶아먹는 소리가 들려.
걍 분리수거 다녀왔나? 편의점?...
고작 20분 외출에 현관 배웅은 뭐지?
와~~감동! 개 부럽!
이 집 싱크대는 종일 풀가동
딸그락, 치익칙, 챙그랑 그리고 할배 할매 수다까지.
삼시 세 끼 꼬박에 간식도 챙기나 봄.
노인들이 실버타운 입주 이유 중 큰 게 '부엌데기 벗어나기'라는데
이 할매는 지겹거나 질리지도 않나?
매일 깨소금도 뽁는 거 같아.
생각해 보니 말되네. 전혀 신기한 일이 아냐.
고작 20분의 외출에 따라나오면서 조심히 다녀와, 라고 하는 할배가 옆지기라면
종일 주방 붙박이라도 레퀴엠 같은 신세한탄 할 일은 없지.
할매 남편 복 대박이다.
비록 새벽부터 가래 꿱꿱이지만..
그래 그러니 질투도 하는 거지.
이사 온 지 얼마 안됐을 즈음, 내 집 도어락 소리가 나니까 앞서 걷던 할배가 뒤돌아 보는 거야.
마주치게 되니 당연히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가볍게 목인사 챙겼지.
할배가 마치 황송하다는 듯 허리까지 접어가며 답인사 챙기는데
할맨 뒤도 안돌아 보더군.
거의 무심코 반사 신경으로 또는 궁금증으로 한 번 쯤 뒤돌아 볼만도 한데.
특히 그 연세 분들은 일부로 사람 빤히 쳐다보기도 하던데 말야.
여튼 할매 뒷모습이 서늘하길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탔어.
할배가 옆집 여자한데 웃으며 굽실 인사하는게 맘에 안들었던 게지.
검은 레이스 블라우스, 베이지 7부 스커트에 낮은 굽의 구두를 신고 있었던 할매는 최대한 정성껏 꾸민 모습이었어.
남편의 삼시 세 끼 챙기는 부엌떼기지만 남편에게 여전히 예쁜 아내이고 싶은 걸거야.
질투도 하는 걸 보니 남편을 사랑하고 있어.
옆집 할배 삼식은 할매의 선물
아무나 삼식이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