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다는 착각 원제 Mind is flat
"마음에는 이유도, 깊이도 없다. 인간은 즉흥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질 뿐이다."
우리는 각자에게 풍부하고 심오한 내면세계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내면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신념, 가치, 희망, 두려움 등이 우리의 선택과 판단, 행동을 지배하여 움직이게 한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상식적인 관점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내면세계는 사실 우리가 매 순간 창작해 내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착각>은 마음안에 내면세계와 그 세계가 포함하는 신념, 동기, 두려움 등은 모두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급진적 해석의 인지 과학책이다. 행동과학자인 저자 닉 채터는 이 책에서 인간의 뇌는 즉흥적이면서도 순간적인 행동들을 쉴 새 없이 만들어내는 창조 기관이라고 주장하면서, '마음의 깊이'라는 환상에서 빠져나와 표면적인 '과정'에 집중할때,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역설한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내면세계는 없다는 것을, 2부에서는 우리 뇌가 내면세계가 아닌 과거의 생각과 경험에 대한 기억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한다.
이 책은 내면세계를 탐구해 자아성찰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놀랄만한 개념이지만 예전의 생각과 행동을 계속 각색하고 변형해서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답안을 제시해 '내면세계의 탐구'가 덧없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어렵지는 않으나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그렇지만 차근차근 짚어 나가다보면 이 책이 말하는 중요한 진실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신념, 욕망, 희망, 두려움은 미리 만들어진 채 기다리고 있다가 언어적인 표현을 통해 하나씩 나타나지 않는다.
좌뇌 해석기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 생각과 감정을 구성해낸다.
책에 따르면, 풍부하고 깊은 내면세계, 무의식적 생각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상력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에 '파헤칠 진실'이나 '숨은 동기'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과학이 말하는 진실은 따로 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참고하고 재해석하여 현재를 일관성있게 창작하는 놀라운 뇌의 능력으로 '바로 그 순간' 필요할 때마다 즉흥적으로 신념과 가치, 해석을 만들어 낸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감정은 내면에서 샘솟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몸의 상태를 '읽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석하기 위해 표정을 읽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이 말은 감정의 놀라운 빈약함을 의미한다. 빠르게 뛰는 맥박을 사랑의 신호로, 절망의 위기의 신호로 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비논리적인 해석을 하기 때문에 감정은 순간적인 창작물이자 순간에 대한 단순한 해설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우리의 뇌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고 멍청하다는 것을, 또한 신기할 만큼 영리하다는 것을 충분히 납득하게 된다. 우리가 하는 감각적 경험은 생각보다 빈약하다. 우리는 세상을 풍성하고 상세하게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주 한정된 것만 경험한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말, 행동, 감정, 상상은 모두 허술하고 일관성이 없으며 즉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한 번에 하나만 경험할 수 있다. 뇌는 답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요청한 즉시' 정보 토막들을 성공적으로 종합해 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의미'나 '목표' 없이 뇌가 시키는 대로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우리는 과거에 의존하지만 현재를 일관성 있게 자기자신으로 살아간다. 왜냐하면 우리 뇌는 단순히 과거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공명하여 유연하게 재구성, 재창조하여 행동하게 만든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생각과 행동으로 얼마든지 우리의 미래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책은 기존의 마음과 뇌에 관한 개념을 완전히 뒤엎어 우리 마음의 덧없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진정한 자아를 탐구한다거나 일관성 없는 생각과 감정에 의미부여하는 대신, 과거라는 선례를 가지고 지금 이대로에서 시작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음을 주장한다. 마음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무의식은 없다
사실, 정재승 교수님이 얻어맞았단 표현을 할만하다.
이 책은 바로 심리학자들과 예술가, 뇌과학자들이 사랑하는 깊은 무의식이란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에는 어둡고 헤아릴 수 없는 숨겨진 깊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되었다.
숨겨진 진실 같은 건 없다.
뇌과학자들은,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과 동기에 의식보다 더 깊고 넓은 무의식이 있다고 믿어왔다.
프로이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은 무의식이란 말을 연구하고 남발하기 시작했으며,요즘은 내가 하는 행동이 무의식에 의해 지배된다는 식의 심리학을 믿는 사람도 무척 많다.
하지만 생각이라는 착각〉은 말한다.
무의식에 숨어 있는 진짜 동기를 찾지 마라.
이러한 진짜 동기를 찾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찾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내면세계 같은 것은 없다.
찰나적인 의식적 경험의 흐름은 광활한 생각의 바다 위로 반짝거리는 수면이 아니라, 그냥 그게 전부다..
그렇다면 무의식, 감춰진 내면세계가 없다면 대체 우리는 무엇을 찾아 마음을 해석해야 할까?
프로이트, 칼 융은 다 틀렸다
마음은 즉흥시인
우리의 마음은 평면이다. 정신적 깊이라는 개념은 착각이다. 그 대신에 마음은 뛰어난 즉흥시인으로서 매우 유려하게 행동을 만든다. 우리는 자주 말한다.
"무의식이 나를 이러이러한 선택을 하게 만들었어!"
하지만 우리 마음 속 깊이숨겨진 신념이나 욕망, 동기는 모두 지어낸 허구에 불과하다고 <생각이라는 착각>은 주장한다.
우리는 내면의 자아를 표현하기보다는 순간순간의 도전을 다루기 위해 우리 행동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
사실 자아가 없다는 그런 이야기는 불교나 마음챙김 명상에서 자주하는 말이긴 하지만 의식은 있고 무의식은 없다니 이것 참 신기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우리 인간의 행동은 숨겨진 깊이, 무의식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를 계속 참고하면서 현재를 해석한다.
그리고 상상을 통해 이러한 현재를 창의적이고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
새로운 생각과 경험은 신념의 내면세계가 아니라 과거의 생각과 경험에 대한 흔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우리의 정신은 깊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표면에만 머물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은 편평하다는게 <생각이라는 착각〉의주장이다.
과거의 경험이 나를 만든다.
뇌는 똑똑한 기관이지만 생각보다 똑똑하지는 않다.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뇌에 대해 꽤 오랫동안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