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입하立夏
▣입하는 태양의 황경이 45°인 날로서
대개 5월 5일이나 6일이다.
▣이때가 되면 봄은 완전히 퇴색하여
한낮에는 여름 기운이 느껴지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일기 시작하며 ,
못자리에는 벼의 싹이 터서 쑥쑥 자라고,
보리이삭들은 익기 시작하여
추수를 기다리는 시절이다.
이 무렵 어린 쑥을 뜯어 쌀가루와 섞어서
쑥버무리를 해먹는다.
집안에서는 부인들이 누에치기에 한창이다
▣농촌에서는 이 무렵 잡초가 무성하게 올라오고
해충이 번지기 시작하여 농사일이 바빠지는데,
여름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 종종 있어,
농촌에서는 비를 가리기 위해
짚이나 풀로삿갓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보리가 익을 무렵”이라는 뜻으로
“맥추麥秋”, “맥량麥凉”이라고도 한다.
▣초후初候에는 청개구리가 짝을 찾아 울고,
중후中候에는 지렁이가 땅에서 나오며,
말후末候에는 주먹참외의 싹이 튼다.
▣중국 에서는 입하 전후에
앵두가 익고 죽순이 올라오며
새로 나온 과일과 채소들이 많아
몸을 보신하는 시절이라고 보았다.
또한 삶은 계란을 먹으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정신이 맑아지고,
죽순을 먹으면 다리가 튼튼해지며,
완두콩을 먹으면 눈이 맑아진다고 믿어,
완두콩을 넣어 찹쌀밥을 지어,
삶은 계란과 죽순을 넣은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입하 전후에 수확한 차를 “두물머리”라고 하는데,
보통 “우전차”라고 하여
곡우 전에 첫물로 딴 차를 상품으로 치지만,
다성茶聖이라 불리는 초의艸衣선사는
입하 전후의 차가 더 상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농가월령가 5월령(음력 4월⟫
사월이라 맹하 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비온 끝에 볕이 나니 일기도 청화하다
떡갈잎 펴질 때에 뻐국새 자로 울고
보리 이삭 패어 나니 꾀꼬리 소리 난다
농사도 한창이요 잠논도 방장이라
남녀노소 골몰하여 집에 있을 틈이 없어
적막한 대사립을 녹읍에 닫았도다
면화를 많이 갈소 방적의 군본이라
수수 동부 녹두 참깨 부룩을 적게 하소
무논을 써을이고 이른 모 내어 보세
농량이 부족하니 환자 타 보태리라
한잠 자고 이는 누에 하루도 열두 밥을
밤낮을 쉬지 말고 부지런히 먹이리라
뽕 따는 아이들아 훗그루 보아 하여
고목은 가지 찍고 햇잎은 제쳐 따소
찔레꼿 만발하니 적은 가물 없을소냐
이 때를 승시하여 나 할 일 생각하소
도랑쳐 수도 내고 우루쳐 개와 하여
음우를 방비하면 훗근심 더 없나니
봄나이 필무명을 이 때에 마전하고
메 모시 형세대로 여름옷 지어 두소
벌통에 새끼 나니 새 통에 받으리라
천만이 일심하여 봉와을 옹위하니
꿀 먹기도 하려니와 군자 분의 깨닫도다
파일에 현등함은 산촌에 불긴하니
느티떡 콩찐이는 제 때의 별미로다
앞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 보세
해 길고 잔풍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 백사장을 굽이굽이 남았구나
촉고를 둘러 치고 은린 옥척 후려 내어
반석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 내니
팔진미 오후청을 이 맛과 바꿀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