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내가 좋아하는 열다섯 가지가 있다.
1. 밭에 채소 심기.
2. 일요일 아침마다 스태드만을 위해 블루베리 레몬 팬케이크 굽기. 그래서 한번도 실패하지 않고 일곱살 배기 아이처럼 좋아하게 만들기.
3. 개들과 함께 앞뜰 잔디밭에서 뛰어놀기.
4. 밭에서 채소 거두기.
5. 비오고 음습한 날, 아궁이에 불 피우기.
6. 위대한 책.
7. 지구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우리 참나무 그늘에 앉아 독서하기.
8. 밭에서 뜯어온 채소로 요리하기.
9. 몸이 일어나고 싶어 할 때까지 잠자기.
10. 진짜 트위터인 새들 조잘거리는 소리에 깨어나기.
11. 격렬하게 운동하고 온몸으로 헐떡거리기.
12. 밭에서 기른 채소 먹기.
13. 가만있기.
14. 고요 감싸 안기.
15. 날마다 받은 복 헤아리며 자기 삶을 축복하기.
- 풍경소리 5월호 : 그건 분명 그렇다 p34
좋은날입니다.
일요일 아침 블루베리 레몬 팬케이크가 아닌 고구마와 인절미로 든든히 챙겨먹고...
남편은 도로 앞산으로 죽순따러 나는 아랫밭 끝자락으로 고사리 따러 갑니다.
일요일아침 각 곳에서 와온으로 차들이 줄줄이 내려갑니다.
일요일아침 배움터에서는 책모임을 위해 모여 앉았겠고요.
일요일아침 여러 종교의 예배당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겠지요.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일요일아침입니다.
우리모두.
‘여기, 내가 좋아하는 ...’
이 모든게 다 같을 순 없겠지만 이 안에서 골라 또는 진짜 자신만이 좋아하는 걸 새로 적어 볼 수도 있겠지요.
‘ 내가 좋아하는 건’ 상상만 해도 좋지요.
또 언제나 그럴 수 있고요.
나도 언젠가는 ‘격렬하게 운동하고 온몸으로 헐떡거리기‘를, 하지만 ’개들과 함께 앞뜰 잔디밭에서 뛰어놀기‘는 그닥 좋아할 것 같지 않아 빼기로 합니다.
‘여기, 내가 좋아하는 ...’ 이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적어보고, 이야기하고, 상상해보고,
재미있겠지요?
일요일 아침 지나, 오후지나, 이제는 밤이네요.
일요일 하루가 어떠셨나요?
저는 이미 충분합니다.
더 좋아할 수 없을만큼으로요...
내가 좋아하는 일요일이 잘 흘렀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님!
허락하신 오늘, 일요일이었습니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