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속에
안개비는 내리고
/梅谷堂 김 경숙
*일시: 9/16-17, 23시 10분 신갈출발
*날씨: 흐리고 비
*산행지 ; 강원 강릉/평창/양양/홍천
(02:25) 진고개(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착
(02;30) 산행 시작
(02;42) 이정표, 동대산 1.2Km/ 진고개 0.5Km
(02;56) 이정표, 동대산 0.7Km/ 진고개 1.0Km
(03;07) 구조목, 오대 02-03
(03:19) △동대산 분기점, 동대산정상 30m
(03:22) ▲동대산정상(1,433m)-삼각점
(04;38) 이정표, 두로봉 3.6Km/ 동대산 3.1Km
(04;45) 이정표, 두로봉 3.2Km/ 동대산 3,5Km(구조목, 오대 02-13)
(04;49) △헬기장(1,260m봉-달빛, 별빛 쏟던..)
(04;51) 이정표(두로봉 3.0Km/ 동대산 3.7Km)
(05;02) 구조목, 오대 02-15
(05;10) 신선목이(1,120m), 구조목 오대 02-16
(05;30) 이정표, 두로봉 1.2Km/ 동대산 5.5Km
(05;43) 구조목, 오대 02-18
(05;51) △헬기장
(05;59) 이정표, 두로봉 0.3Km/ 동대산 6.4Km
(06;08) △두로봉 감시초소
(06;10) ▲두로봉 정상(1,421m)
(07;28) △1,234m봉, 비탐방로 표지 A-5
(07;39) △1,121m봉, 비탐방로 표지 A-6
(07;43) 신배령(비탐방로 두로봉~신배령)-일행들 식사
(08;12) △1,210m봉, 만월봉 1.3Km/ 두로봉 4.2Km
(08;45) 만월봉(1,281m)-삼각점
(08;51) 통마름갈림길, 응복산 1,5Km/ 두로봉 5.4Km/ 응복산 1.5Km
(08;59) 속세군락지
(09;32) 응복산(1,359m), 이정표(구룡령 6.71Km/ 진고개 15.29Km)
- 삼각점, 연곡 11/ 1991 재설
(09;44) ▲마늘봉(1,127m), 이정표(약수산 5.04Km, 구룡령 6.42Km
/ 응복산 0.29Km, 진고개 15.58Km)/ 명개리 1.3Km
(09;56) △무명봉, 구룡령 6.02m/ 응복산 0.69Km
(10;20) "한국의 수목" 안내판, 이정표(약수산 3,74Km, 구룡령 5.11Km
/ 응복산 1.59Km, 진고개 16.88Km)
(10;25) 이정표, 구룡령 5.02Km/ 응복산 1,69Km
(10;31) △무명봉, 이정표(구룡령 4.78Km, 약수산 3,4Km/ 응복산 1,93Km)
- 삼각점, 연곡 436/ 2005 재설)
(10;42) 이정표, 구룡령 4.42Km/ 응복산 2.29Km
(11;06) ▲1,261m봉, 구룡령 3,98Km/ 응복산 2.73Km/ 진고개 18.02Km
(11;32) ▲1,280m봉, 구룡령 3,32Km/ 응복산 3,39Km-"숲의기능" 안내판
(11;45) 이정표, 응복산 3,85Km/ 구룡령 2.16Km
(12;02) 약수산 안부, 구룡령 2.88Km/ 응복산 4.33Km, 진고개 19.62Km
(12;11) 이정표, 약수산 0.5Km, 구룡령 1.88Km/ 응복산 4.83Km
(12;28) 전망대(양양방면~한계령까지 시원한 조망)
(12;33) ▲약수산 정상(1,306m)-삼각점, 연곡 375/ 2005 재설
(12;57) 이정표, 구룡령 0.6Km/ 약수산 0.78Km/ 길없음
(13;07) 이정표, 구룡령 0.3Km/ 약수산 1.08Km
(13;18) △구룡령(1,013m) 도착
밤길을 달려 산을 찾는 일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듯 아무렇지도 않게 집을 나
선다. 누구에게 허락 받을 일도 망설임도 없이 마지막 대간의 마무리를 위하여 달밤
에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진고개 도착한 시간 2시 25분이다.
진고개로 향하는 중 랜턴 건전지를 바꾸려다 헤드랜턴이 파손되어 CY님 것을 대
신 허리춤에 착용하고 산행길에 들게 되었다. CY께선 비상용으로 휴대하였던 핸드
랜턴을 대신 사용하기로 하고서..
동대산과 노인봉 사이 평창과 강릉을 잇는 6번 국도상의 고갯마루인 진고개는 비
만 오면 땅이 질다하여 진흙고개 니현(泥峴), 굽이굽이 고갯길이 길어서 긴고개로
부르던 고개였다. 이처럼 그 유래는 ‘진고개’ 의 어원에 대한 기존 통설적인 ‘니현
(泥峴)’에서 찾고있다. “니현,泥峴”을 그대로 풀어 ‘땅이 질다’는 뜻에서, ‘땅이 진
고개’로 보았던 것이다.
진고개에 와 서있으니 찐빵이라는 별명을 가진 가수 최희준씨의 "진고개신사"가
생각난다. 서울에도 진고개가 있다. 지금의 세종호텔 뒤 충무로 1~2가로 알려져 있
는 곳이다. 니현(泥峴)은 비만 오면 질척거리는 고개였다. 진고개라는 지명은 전국
여러곳에 있다. 금남정맥인 충남 공주땅에도 있고, 강원도 백두대간 상의 진고개도
있다. 고갯길이 길어서 긴고개라 불렸었고 이것이 진고개로 바뀌지 않았나 하는 설
도 있으면서 또한 설득력도 있어 보인다.
진고개 서쪽 아래의 월정사(月精寺)는 서기 634년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慈藏)
스님이 세운 절인데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다가 1964년 이후 탄허(呑虛) 스님 등에
의해 중건됐다고 알려졌으며, 조선왕조실록 등 사서를 보관하는 사고(史庫)가 있었
다.
월정사의 말사인 상원사(上院寺)는 다시 몇 ㎞를 북쪽으로 올라가서 있는데 오대
산 다섯 봉우리의 거의 한가운데 자리한다.
밤공기가 싸늘할 줄 알았더니 1,000m를 넘나드는 고봉들도 아직 가을을 맞이할 채
비가 덜 되었는가 보다. 여름 복장으로도 충분히 밤을 넘길 수 있을만한 기온이다.
개인적으로는 실질적으로 오늘 대간을 마무리 짓는 날이다. 시간을 뒤로 미뤄 2개
월여를 연장시켜온 구간 진고개~구룡령 구간을 잇는 날이다. 해냈다는 자부심과 함
께 마지막 날의 안전산행에 따른 조바심 등이 얽혀 설레이는 듯 하면서도 약간은 의
미심장한 기분으로, 200만평의 품안에 1,000m 이상의 고봉을 24개나 끌어안고 있다
는 오대산 멧등 60여리중 북쪽으로 뻗은 백두대간상의 능선을 향해 밤길을 재촉한다.
오대산(五臺山 1,563m)은 비로봉(毘盧峰, 1563m), 호령봉(虎嶺峰 1,566m), 상왕봉
(上旺峰 1,491m),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연봉이 마치 연꽃처럼 피어올라 있다는 산이
다. 그 사이로 동, 서, 남, 북, 중 다섯개의 평평한 대지에 월정사 적멸보궁을 중심으로
다섯 암자인 중대 사자암, 북대 미륵암, 서대 염불암, 동대 관음암, 남대 지장암을 품고
있다. 모후의 산 5개 봉우리에는 각각 1만의 부처, 5만 불보살이 상주한다고 믿는 5대
신앙의 본산인 다섯 연봉이 있는데, 그 중 대간길인 동대산과 두로봉 두 봉우리를 이번
구간에 지나게 된다.
두로봉에서 상왕ㆍ비로ㆍ호령봉을 거쳐 남으로 다시 서쪽으로 계방산(桂芳山
1,577m)을 지나는 산길은 한강기맥이라고 한다. 한강기맥(漢江岐脈)은 오대산 두로
봉을 기점으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경기도 양평 양수리까지 약 162㎞의 산줄기
다. 기맥은 1대간 1정간 13정맥에 속하지는 않지만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와 비교적 큰
산들을 거치기에 정맥(正脈)에 못지않다고 평가된다. 남한에는 6개의 기맥이 있다.
◈ 산행코스 : 진고개~(1.7)~동대산~(2.7)~차돌백이~(2.2)~신선목이~(2.0)
~두로봉~(3,3)~신배령~(3.3)~ 만월봉~(1.6)~응복산~(1.8)~마늘봉
~(1.0)~1,261m봉~(0>6)~1,282m봉~(2.0)~약수산~(1.4)~구룡령
◈ 산행거리 ; 대간거리 28Km+접속거리 0Km=28Km(실거리)
* 도상거리 23.5Km
◈ 주요고도 ; 진고개(960m)->동대산(1,433.5m)->차돌백이(1,200m)->
신선목이(1,120m)->두로봉(1.421m)->신배령(1,211m)->
만월봉(1,281m)->응복산(1,359m)->약수산(1,306m)->
구룡령(1013m)
언제나 그랬듯이 약간은 들뜨는 마음을 진정시켜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행길에 임하기
로 한다. 가풀막 오르기전 들머리엔 다른 곳에서 온 산행팀들이 더러 있어서 조금은 붐비
는 분위기에, 이름값을 하느라 그런지 고갯마루엔 유독 많은 불빛이 붉은 기운을 내뿜으
며 야간산행길 오르는 대간종주자들의 심장에 방망이질을 해오고 있다. 6번 도로로 이어
지는 진고개 정상엔 평창군 도로표지판이 어둠속을 밝히는 등대가 되어 우뚝 서있고..
바람을 예상하였는데 빗나가버리고 진고개엔 정적만이 감돈다. 그나마 고속도로를 밝
히며 부지런히 따라오던 하현달이 이슬비를 거느리고 어두운 숲에 그림자 드리우는 밤,
이번 구간도 반갑지 않은 계단길을 밟으며 숨가쁜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로 입구에는
진고개에서 동대산 주변 일대를 2017년까지 출입을 제한한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산행로만은 개방되어 있기에 마음만은 편히 오를 수 있어 다행이다.
진고개에서 동대산까지는 1.6Km, 약 500m정도 고도를 높이며 올라야 하는 가풀막이다.
언제나 그렇듯 일행들 모두 오르고 나서야 뒤를 쫓게 되었다. 다소 폭이 넓은 돌계단에 숨
은 턱밑까지 차오르고, 바람은 없어도 거친 숨소리에 잠자던 산죽잎이 화들짝 놀라 서걱
거린다.
진고개로부터 17분정도 거친 숨소리를 달래가며 500m 오른 곳엔 첫번째 이정목이 서있고..
이정표, 동대산 1.2Km/ 진고개 0.5Km..(02;42)
추울까봐 껴입었던 옷가지들을 한가지씩 벗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산샤2님은 아예 민소매
차림으로..ㅎㅎ
두번째 이정목(동대산 0.7Km/ 진고개 1.0Km)를 지나고(02;56), 10분 더 올라 구조목 No.
오대 02-03을 지난 후,(03;07)
진고개에서 54분정도 진행하여 도달한 곳, 목재계단길을 오르며..(03;19)
목재계단과 돌계단 등을 번갈아 한시간 가까이 올라 긴 목재계단길을 올라서면 동대골
갈림길이 나온다. 달아오르는 심장의 열기를 가라앉히며..(03;20)
갈림길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30여 미터 더 올라치면 동대산 정상이다.
동대산 정상은 넓은 공터에 헬기장으로 이뤄져 있고, 넓은 공터에 비하여 아담한 정상
석이 세워져 있다.(03;22)
동대산은 풍수지리상 오대산의 우청룡에 해당하는 산으로, 오대신앙에서는 동쪽 동대
산에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고 믿는 산이다.
처음부터 급오르막을 치고 오르며 만나게 되는 동대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어
슴프레한 달빛과 짙은 안개 속에서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 주진 않는다. 그러나 힘들게
오른 만큼 별유선경(別有仙境)을 내줄 것이란 짐작을 해본다.
한가위를 넘긴 하현달의 풀어내리는 달빛이 정상석 정면을 밝히고, 북쪽에서 마주하는
별빛이 마치 해탈을 꿈꾸듯 해맑은 모습으로 반짝거린다.
허, 이런 비밀한 선경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정상 위로는 달이 떠오르고 그 달빛
이 산릉을 싸고 있는 운무 위에 월색을 번득이며 마치 신선들이 사는 세상에 올라와 선 듯
선경을 백두대간 위에 이루고 있었다.
참 신기하기도 하다. 해발 1,433m 고지에 오르니 산 아래 동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
이 빗어지고 있었다. 안개비 속을 올라 달빛 별빛이 창연한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다니..
산아래 세상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별유선경을 산정에 올라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참으
로 경이롭다.
그동안 얼마나 좁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왔던가? 구름이 떠있는 곳이 우리는 하늘이라 여
기며 그곳이 높은 곳이라 생각하며 살아간다. 단 몇백미터 산봉우리에만 올라서도 구름은
발아래 있다. 하늘은 층층이 구름층을 이뤄내고 마치 구름으로 이뤄진 선상에서 우리는 그
것이 하늘이라고 믿기도 한다.
동대산 정상에 올라서니 운무로 덮여있던 산릉이 달빛 별빛으로 오묘한 분위기를 반하다.
구름층은 얇아져 그 위를 비추는 달빛과 별빛을 통과시킨다. 안개비 속에서 달빛에 젖고
별빛에 감흥을 받아, 황홀한 이 기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 신비로운 대자연의 경이 앞
에 내 마음은 해탈을 꿈꾸려 한다.
"해탈을 꿈꾸며"
깨어나라
작은 언덕을 벗어나
높은 언덕에서
강을 굽어보고
사바를 내려다 보라
너를 가두고 있는
머리속의
가슴속의
네 가족의
울타리를 부수고
이참에 네가 지닌 지위와
그 어떤 권위의식도
모두 깨어 부숴라
한점 이기심도 욕망도 용납하지 않는
신성한 이 자리는
자비와 비움의 도량으로
존재할 뿐
보아라,
저 달의 해맑은 미소를
영롱한 별들의 눈빛을
해탈을 꿈꾸는 저들의 순수를(11.09.17)
달을 향하여 받들어 총! ㅎㅎ..
동대산(東臺山, 1,433m)은 약 6㎞ 전방의 두로봉(頭盧峰, 1421m)과 근소한 차이로 이번
구간에서는 최고봉으로, 강원 평창군 진부면과 강릉 연곡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오대산
은 최고봉인 비로봉을 비롯하여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봉의 5개 대를 합쳐 일컬으
며, 산세가 만만치 않아 주요코스 이외에는 아직도 개발이 안된 부분이 많은 산이다. 월정
사 일대의 전나무들과 가을단풍이 유명하고, 상원사 적멸보궁 등의 명소가 많아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동대산 정상에서는 진고개 너머 황병산에서 흘러오는 불빛과 동쪽 해안가에서 시가지
의 불빛도 보일터인데, 달빛이 있기는 하나 산자락을 덮고 있는 운무로하여 조망은 기대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소리없이 잦아드는 안개만이 땀과 함께 몸속까지 촉촉하게 젖어
들 뿐..
동대산에서 10여분 진행하여 이정표, 동대산 0.6Km/ 두로봉 6.1Km를 지나고, 3분 더 지
난 후 내리막길에서 심하게 가지가 휜 나무를 지나며..
어둠속에서 앞을 가로막는 나뭇가지들에 이마를 박지 않으려 애를 써보지만, 잠시만 다
른 생각에 젖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쿵!"하고 들이받고 놀라 정신을 차리기도..ㅎㅎ
동대산 정상에서 고도를 한껏 낮추면서 30분 경과된 시간에 해발 1,300m지점의 이정표, 두
로봉 5.0Km/ 동대산 1.7Km를 지나고(03;57), 잠시 후면 암릉으로 이뤄진 거친 길을 넘게 된
다. 갑자기 맞닥드린 암릉을 후다닥 넘어서 다시 내리막길로 향하며..(03;59)
갈길이 멀다보니 한숨 돌릴 새도 없다. 앞서간 일행들의 뒤를 쫓아 내달리다 보니 갈증도
나고 잠시 휴식을 취해보기로 하고서.. 동대산에서 1시간 가까이 경과된 시간..(04;22)
그후 12분 후 이정표, 두로봉 4.5Km/ 동대산 2.2Km를 지나면서..(04;14)
동대산 정상에서 고도를 낮추면서 진행하다보면 차돌백이(1,200m) 이정표가 나오는데,
지나는 길 오른쪽으로 커다란 차돌바위가 길목을 지키듯이 우뚝 서있다. 조금 못미쳐 넓
은 공터엔 안내간판이 서있다. 동대산 정상에서 1시간 거리..(04;23)
차골백이(1,200m) 이정표, 두로봉 4.0Km/ 동대산 2.7Km..(04;26)
차돌백이에는 규암이라고 하는 차돌이 커다란 암석 형태로 자리하고 있어 차돌백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차돌 중에서는 가장 크다고 한다. 주변에 서너개가 있는데 정말
특이하다. 어릴적에 차돌끼리 서로 부딪쳐 불꽃을 일으키던 생각이 문득 스쳐간다. 그 불
빛이 지금 머리 위에서 별이 되어 빛을 내고 있다.
차돌백이를 지나며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일행들을 따돌리고 잠시
홀로 어둠속을 가게 되었다. CY께서는 일행들 사진을 찍어주시다 늦어지는 듯 하기에
한발짝 앞서 걸어보기로 하였다. 안개속을 뚫고 랜턴 불빛에 몸을 드러내는 기이한 나
무들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면서 5분정도 홀로인양 길을 가다 일행들도 기다릴 겸 잠시
참나무 기둥 위에 쉼을 청하며..
늘 보라빛의 투구꽃을 보아왔는데 이 구간에선 하얀 투구꽃이 가끔 눈에 띈다. 이슬비
에 촉촉하게 젖은 그 모습이 더욱 청초해 보이기에..
동대산 정상에서 1시간 12분 진행한 곳엔 이정표, 동대산 3.1Km/ 두로봉 3.6Km가 서있
고(04;48), 0.4Km 더 진행하니 이정표, 동대산 3.5Km/ 두로봉 3.2Km가 나온다. 이 곳이
구조목 No. 오대 01-13 이 있는 지점이다.(04;46)
몇개의 이정표와 구조목을 지나며 울창한 숲속의 달빛 고운 오솔길을 완만한 기복으로
오르고 내리다 보니 갑자기 주위가 밝아지며 아담한 공터가 나오기에 앞서던 걸음을 멈
추어 섰다. 쏟아져 내리는 은은한 달빛이 하도 고와 잠시 일행들 올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04;49)
남쪽 하늘엔 하현달이
북쪽 하늘엔 북두칠성
까만 융단에 금박으로 수를 놓은 듯
비단에 그림을 그린 듯
홀로 걷는 산길이어도
결코 외로움은 없어라
안개비 앞세우고
금강초롱꽃 달빛 담아 마중나오는 길
불현듯 앞을 막아서는 상념에
마음은 갈피를 잃어
꽃잎 위에 맺히는 이슬
님의 숨소리 되어 흐르는 밤
잠시 달빛에 젖다 공터를 나서니 이정표, 두로봉 3.0Km/ 동대산 3.7Km가 반긴다.
해발 1,260m 지점..(04;51)
10분 진행하여 구조목, 오대 02-15(05;02)를 지나면서 바닥을 기듯 드러누운 나뭇
가지 위에 잠시 올라 무료함을 달래보았다.(05;04)
05;10, 신선목이(1,120m)를 지나고.. (구조목 No. 02-16)
청하님이 오셨는데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신선목이를 지나 9분정도 진행
하다 만나게 되었는데..
반가운 마음에 잠시 멈추어서서 인사도 나누고 수분도 보충 하고.. 동대산에서 2시간
가까이 진행하였다.
생각 보다는 진행이 빨라졌다. 비교적 기복이 심하지 않은 능선길을 편안한 마음으로 어둠의
숲길을 즐기고 있다. 묵을대로 묵은 참나무와 괴목들의 달빛 속 아름다운 자태에 빠져 걷다보
니 구조목 No. 오대 02-18 지점에 이르러..(05;48)
날씨만 맑다면 두로봉 정상에서 일출을 감상하리라 기대하였는데, 달빛이 차랑차랑
내리쏟고 있는데도 산등성이 위엔 안개비가 걷힐 줄 모른다. 동쪽 어딘가로 태양이 솟
아오르고 있을 시간인데도 숲은 안개속에서 깨어날 줄 모른다.
헬기장을 지나며 여명은 밝아오고..(05;51)
500m마다 세워져 있는 이정목이 정규산행로임을 알려주고 있다. 두로봉 0.3Km 지점
을 지나며 우람하게 가지를 뻗은 거목과 함께..
동대산 정상으로부터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가면 차돌백이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고, 그 후로는 비교적 편안한 능선을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하게 된다.
촉촉한 안개비 속을 걸어가고 있지만 머리 위에선 기울어가는 달이 제법 밝은 달빛을 내
려주고 있다. 달빛과 별빛 그리고 안개비가 함께 하는 밤길, 기복이 크지 않은 오르내림의
연속으로 한차례 더 고도를 낮췄다가 오름짓을 크게 한번 한 뒤에야 한강기맥의 시작점인
두로봉(頭老峰)에 닿는다.
한참동안 편안하게 잘 달려왔다 싶었는데 두로봉 오름길이 힘에 겹다. 산 높이만큼 오르
막도 올라야 하니 당연한 일, 달빛 곱게 내려앉던 헬기장에서 1시간 정도 달려 왔는가 보다.
두로봉 정상 직전 오르막 길에 뒤돌아보는 대간능선이 볼만하다 하였는데, 오늘은 조망의
기대감은 잊기로 한다. 마음으로 그려보는 지나온 대간길이다. 멋진 조망을 보기 위하여
언젠가는 다시 이 길을 걸어보리라.
06;08, 두로봉 정상 감시초소 도착이다. 이곳부터는 금지된 구역을 지나야 한다. 초소
안에는 아직 근무 전이다. 허겁지겁 인증샷을 날리고..
상원사갈림길 이정표와 함께.. 동대산 6.7Km/ 비로봉 5.7Km/ 상원사주차장 7.6Km..
공원지킴터를 통과하며..
두로봉 정상 도착이다. 오대산 주요 다섯 봉우리 중 하나인 두로봉 정상에서는 정상석 뒤쪽
으로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봉우리이다. 정상엔 이정목과 안내판이 세워져 있
고 정상으로 향하는 입구엔 감시초소(공원지킴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오대산 상원사로 내려
가거나 상왕봉과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을 거쳐 자장율사에 의해 '석가진신사리'를 모신 "적멸
보궁"으로 우회하여 상원사로 이을 수 있는 갈림길이다. 대간길은 출입금지표지판 너머 서쪽
으로 이어진다.
두로봉 정상(1,421m)에서 청하님과 함께..(06;10)
두로봉에서 부터 신배령까지 2017. 2. 28까지 출입금지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정상에 세워
져 있다. 표지판 뒷쪽으로는 신배령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길이 열려있다. 주의할 것은 대간길
우측(정상표지석 뒷쪽)으로도 뚜렷한 길이 나있어 알바하기 쉬우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장
소이다, 대간길과 혼동하지 않도록..
"북쪽으로 난 요길을 조심하시라요!"
두로봉 정상에서 조망되는 선자령과 노인봉 그리고 황병산쪽 방향의 아름다운 대간능선..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오르는 대간능선과 뒤쪽으로 황병산 정상의 모습이다.(줌하여 본..)
가운데 매봉을 거쳐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대간능선도 보이고 그 너머 대관령의 풍력발전기들
도 흐릿하게 조망된다.
두로봉에서 조망된 동대산, 진고개, 노인봉, 황병산..
신배령으로 가려면 월장을 해야 한다. 숨소리를 죽이고 담장을 넘어..(06;13)
두로봉에서 신배령으로 내려가는 길에 바라 본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만월봉을 향해 달려가
던 대간능선이 응복산에 이르러서는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가는 모습이다.
다시 보는 앞으로 가야할 약수산 방향의 대간길.. 구룡령까지도 한눈에 조망되는 곳이다. 갈
길이 멀어만 보인다.
두로봉 정상에서 신배령 가는 길엔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관리하는 주목들도 많이 보
이고, 완만한 내리막과 평탄한 길이 한시간 이상 점차 고도를 낮춰 이어진다. 모처럼만에 편안
한 능선길에 가속을 붙여본다. 제 속도를 낼 수 있어 오래간만에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달려서..
두로봉 정상을 내려오며 바라보는 앞으로 가야할 대간길이다. 응복산을 지나며 좌측으로
뱀처럼 꿈틀이며 휘어져 오르는 대간능선이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펼쳐내고 있다.
과연 오대산이다 할만큼 넓은 대지 위에 널려있는 괴목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기에 지루하지
않은 대간길이다.
둥글래가 열매를 맺은 모습도 보이고..
이 구간은 노루궁뎅이가 많이 나는 구간이라는데,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만 성질 급한 노루가
가끔씩 앙증맞은 궁뎅이를 내놓아 주고 있다.
두로령 정상에서 담장을 넘어 1시간 15분 진행한 곳엔 "A-5"란 표지가 나무기둥에 부착되어
있다. 금지구역 안에서 보아오던 위치표지이다. 신배령까지는 이정표가 없을 것으로..(07;28)
그후 신배령을 향해가며 참나무 글텅에 자라고 있는 잔나비걸상..
"A-5"에서 10분 진행한 후 "A-6"을 지나고(07;39), 3분 정도 진행하여 가는데 앞에서 일행
들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신배령에서 일행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듯..
07;44, 신배령 도착.. 두로봉에서 신배령까지는 멸종 위기의 동.식물들이 살고 있어 출입을
금한다고 한다. 산행로를 벗어나 무분별한 행동 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한참만에 어둠속에서 헤어나와 일행들과 합류하였다. 갈길은 멀지만 금지된 구역에서 해방
된 기쁨과 잠깐동안의 휴식을 취하고, 돌배가 많아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신배령에서 돌배 구
경은 못하고 만월봉으로 향하였다. 약 200년전 어느 시인이 그 산봉우리를 바라보고 시를 읊
었다는데, 바다 위에 솟은 달에서 내리는 달빛이 온 산에 가득하였다 하여 이름이 불려지게
되었다는 만월봉을 향하여..
신배령에서 10분 진행한 곳에 아름다운 가지를 뻗고 있는 아름드리 참나무와..
이 구간엔 금강초롱꽃이 한창이다. 신배령을 지나 만월산 정상까지는 금강초롱꽃이 군락
을 이루고 피어나기에 먼길이 지루하지 않았다. 함께하는 일행들이 있어 즐거움이 더하였던
오르막길에서..
금강초롱꽃! 신배령에서 만월산 가는 길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가끔씩 이름 모를 야생화도 보이고.. "사람들이 널 무엇이라 부르더냐?"
신배령 출발하여 20분 진행한 곳 오르막 길에서..
신배령까지는 비교적 순탄하게 달려온 편이다. 신배령을 지나며 내리막길 보다는 오르막길
이 잦아지고 점점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신배령에서 24분 진행한 곳에 이정표, 두로봉 4.2Km
/ 만월봉 1.3Km를 지나고(08;12), 15분 후면 만월산 정상으로 오르는 긴 목재계단길을 만나게
된다.
만월산 정상을 오르며 뒤돌아 보는 길엔 안개만이 자욱할 뿐, 있어야 할 조망은 기대조차 하
지 말라는 듯..
만월산 정상을 오르며 조망되는 파노라마다. 가운데 우뚝 솟아 보이는 봉우리가 두로봉..
만월산 정상 직전에 뒤돌아 보는, 노인봉에서 동대산을 거쳐 두로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다.
두로봉에서 갈래를 쳐서 상왕봉을 거쳐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오대산의 큰 줄기(한강기맥)가
한 눈에 조망되는 모습..
08;45, 만월봉 정상(1,281m)에 올라..
만월봉에서 바라본 응복산과 산줄기이다. 응복산 뒤로 보이는 산이 설악산이다. 대간능선은
좌측으로 휘어져 오르게 된다.
만월봉 정상 안내판이다. 200여년 전 어느 시인이 바다에 솟은 달이 온산에 비침으로 만월이
가득하다 하여 만월봉이 되었다고 씌여져 있는데, 정상석은 따로 없고 안내판 아래쪽에 만월봉
이라는 표지판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만월봉엔 삼각점만 보이고, 정상석이 원래부터 없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땐 우리도 부드
러운 남자라우~!"ㅎㅎ..
만월봉에서 조망되는 응복산 모습이다.
만월봉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갈림길 이정표다. 통마름 아래쪽이 명개리 마을..
응복산 1.5Km/ 두로봉 5.4Km/ 통마름 2.1Km..
그후 오래 묵어 속이 텅텅 비어 있는 주목을 지나게 되고..
주목에서 7분 더 진행하다보면 오른쪽 숲으로 속새가 군락을 이룬 곳이 있다. 낮은 산골짝도
아닌 높은 대간능선에 속새를 만나볼 수 있다니, 이 능선이 얼마나 기름지고 습한 곳인지 입증
이 되는 듯하다. 속새는 마른 땅에서는 자생하지 않고 속새가 있는 곳에는 우물을 팔 수 있다고
하니..
그럭저럭 젖어드는 안개비가 맞을만 하다 하였더니, 속새군락지를 지나는데 제법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 이쯤에서 햇빛도 보고 못본 조망도 마지막에 즐겨봤으면 하였더니..ㅠㅠ
안될 것 같아 비옷을 꺼내 입고 진행하는 능선길엔 참취꽃이 예쁘게 만개하여 지루한 빗길
에 다소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만월봉 정상에서 40분 진행하여 응복산 정상 오름길에서..
응복산 오르기 직전에 뒤돌아 본 대간능선이다. 앞쪽에 볼록 솟은 1,270m봉에서는 백두대간
이 오른쪽으로 이어져 내린다. 좌측은 복용산능선..
1,270m봉에서 대간능선이 복용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두로봉으로 꺾여 이어지는 모습..
두로봉에서 백두대간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1,419m봉을 거쳐 상왕봉, 비로봉, 호
령봉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의 장엄한 모습이 한눈에 비교된다.
만월봉 정상에서 42분 진행 후 응복산 정상에 올라..(09;33)
구룡령 6.71Km/ 진고개 15.29Km..
산의 모습이 매가 엎드린 형국이라 하여 매복산 또는 응복산이라고 하는 이 산의 표지석은
이런 모습으로.. 삼각점, 연곡 11/ 1991 재설..
응복산 정상에서 뒤돌아본 백두대간 능선.. 만월봉에서 대간능선은 동북으로 뻗어 오르는
것이 한눈에 조망된다. 중앙에서 오른쪽(서쪽)으로 약간 치우쳐서 둥글게 보이는 것이 만월
봉이고 좌측(동쪽)으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봉우리가 1,270m봉이다. 백두대간은 1,270m봉에
서 우측(서남쪽)으로 이어져 내린다.
응복산 정상에서 약수산으로 가려면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데, 응복산 정상에서
내려오며 조망되는 마늘봉-약수산-구룡령-갈전곡봉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가야할 마늘봉과 약수산줄기 그리고 그 너머로 설악산이 아스라이 조망되고..
진행방향 동북방향으로 당겨본 점봉산과 설악산 그리고 신조침령 구간..
가운데 설악산 대청봉에서 좌측으로 중청, 소청의 모습도..(당겨본..)
응복산 정상에서 고도를 300m쯤 낮췄다가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면 마늘봉 정상인데, 그 이후
로 두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린 후라야 마지막 봉우리인 약수산 정상에 설 수 있게 된다.
응복산 정상에서 계단길을 내려와 만나게 되는 안부삼거리 이정표, 응복산 0.29Km/ 약수산
5.04Km/ 명개리 1.3Km/ 구룡령 5.42Km/ 진고개 15.58Km.. 이곳 안부에는 명개리 마을로 내리는
갈림길이 있다. 얄궂은 비는 계속 이어져 내리고..(09;44)
그후 37분 진행한 지점, 이정표 응복산 1.59Km/ 약수산 3.74Km/ 구룡령 5.12Km/ 진고개
16.88Km 있는 곳엔 "한국의 수목" 소개간판이 서있고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 안부에
서 10여분 더 오르면 마늘봉 정상이다. 차츰 먼거리 산행하는 피로감이 엄습해 온다. 잠시 참나
무에 기대앉아 휴식을 취하면서..(101;21)
그후 10분정도 오르막을 치고 올라선 곳엔 이정표, 약수산 3.4Km/ 구룡령 4.78Km/ 응복산
1.93Km가 서있는데, 정상석이 없어 이 봉우리가 마늘봉이 맞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 주변은 잡목
이 울창하여 조망은 없다.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엄강생심 주변을 알아볼 겨를이 없다. 삼각점만
이 정상임을 말해주고 있다. 삼각점, 연곡 436/ 2005 재설..
1,261m봉에서 보면 마치 마늘쪽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진 마늘봉 정상(1,120.6m)에서..
(10;31)
마늘봉 정상을 내려오며..
마늘봉 전망바위에서 담아본 1,282m봉..
마늘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약수산..
마늘봉에서 8분정도 내려와 안부에서 다시 급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서면 1,261m봉이다.
이정표, 약수산 2.6Km/ 구룡령 3.98Km/ 응복산 2.73Km/ 진고개 18.02Km 서있는 곳,
"아미산"님의 "힘내세요"하는 메시지가 담긴 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않으면 정상이라는 생
각을 하지 못하고 지나쳐가기 쉬운 곳이다. 이런 분들의 수고로움으로 좀 더 쉽게 대간길
을 즐길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11;07)
1,261m봉에서 바라 본 1,282m봉과 좌측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다.
1,261m봉에서 바라 본 약수산이다. 우측의 1,282m봉을 지나 좌측으로 약수산과 구룡령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진다.
1,261m봉에서 내려오다 4분정도 경과한 지점에 대간길 양쪽으로 마치 대문을 지나듯 덩치
큰 두 그루의 참나무 사이를 지나게 되고..
2분정도 더 내려와 풍성하게 가지를 뻗고 있는 참나무 위에 올라 잠시 지루한 시간을 달래
보았다.
속이 비어있는 고목의 구멍 안에선 새살이 돋아나고..
그 속에서 새로운 탄생의 속살거림이 들려올 듯 하여 귀를 기울여보는데..?
바위 위에 이끼와 함께 또 다른 끈질긴 생명력이 꽃을 피우고 있다. 미나리싹이 아닐까?
미나리싹(영아자)꽃! 무잔대라고도 한다네요.
비틀비틀 비뚤비뚤 배뚤배뚤 빼뚤빼뚤 삐닥삐닥 빼닥빼닥 삐죽삐죽 빼죽빼죽 비트적
비트적 삐주룩삐주룩 얼키설키 헝클어져서 뒤죽박죽 뒤엉켜져서 배배꼬여 뒤틀어져서
아등바등 매달려져서 휘뚜루마뚜로 피어있는 꽃..
1,261m봉에서 내려오며 고목과 야생화에 한눈을 팔며 또 다시 오르막을 올라서니 이정표 뒷
부분 상단에 1,280m봉이란 표지가 부착되어 있다. 이곳이 1,282m봉? 앞에는 구룡령 3,32Km/
응복산 3,39Km..(11;32)
지리산에서부터 시작하여 20여일간을 계속 대간길을 걷고 있다는 한분을 이곳에서 만나 동행
하게 되었다. 산에서 내려갔다가는 다시 백두대간에 들것같지 않아 계속 이어온다는 그분은 지
난밤 비를 맞아 온 몸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지난 밤 처음으로 진고개에서 지원을 받았다 하
면서 웃고 있다. 정상의 공터엔 북부지방산림청 홍천국유림관리소의 "숲의 기능" 소개판이 서
있다.
그후 13분 경과된 시간 이정표, 구룡령 2.16Km/ 응복산 3,85Km를 지나고,(11;45) 10분 진행
하여 내려온 내리막길에서 고목에 수많은 버섯이 자라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11;56)
1,282m봉에서 30분 진행하여 내려온 지점, 약수산 안부이다.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안부에
서 은비님, 흑장미님 기다리다 뒤처졌던 허풍님과 만나..(12;02)
약수산 정상까지의 오르막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까지 무난히 걸어왔으니
얼마남지 않은 그 길을 못가랴 싶어 마음 단단히 먹고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마음을 비워버렸
더니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았던 듯 싶다.
1,282m봉 정상을 내려와 약수산까지는 두번의 목재계단길을 거쳐야 한다. 약수산 안부쉼터
에서 9분정도 오르막길을 올라서고나니 이정표가 나온다. 약수산까지 0.5Km 숫자가 한결 위로
가 되었던 순간이다. 이정표, 약수산 0.5Km/ 구룡령 1.88Km/ 응복산 4.83Km..(12;12)
그후 17분 정도 오르막을 치고 오르다 오른쪽(동쪽)으로 조망판이 서있는 곳, "이곳이 정상
이 아닐까?"하고 올라보았는데 정상은 좌측으로 좀 더 올라야 한다. 조망은 없고 안개만이
자욱한데, MGD 얼굴을 보니 약수산 오르느라 약발을 좀 받으셨군요? ㅋㅋ.. 그래도 전망대인
데 인증샷이라도 날리고 가야죠?(12;29)
약수산 정상 오르기 직전 동쪽방향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
약수산 정상 오르기 전에 있는 전망대이다. 이곳이 오히려 약수산 정상에 비해 조망이 좋은
곳..
전망대에서 바라 보는 조망이다. 아래로는 구룡령으로 올라가는 구불구불한 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우측으로는 멀리 양양땅이 바라다 보인다.
구불구불한 구룡령 도로 뒤로 갈전곡봉을 지나는 대간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점봉산과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을 당겨서 본..
좌측방향 구룡령으로 올라가는 도로이다. 당겨서 담아본..
아래쪽 도로가 좌측으로 굽이쳐 돌아가는 곳에 구룡령 정상이 있고, 뒷쪽으로 보이는 능선은
구룡령에서 조침령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점봉산을 거쳐서 한계령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다.
전망대에서 한번 더 목재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약수산 정상(1,306m)이다.(12;33)
수없이 약을 받고서야 오를 수 있는 곳이 약수산이라고 했던가? 1,261m봉과 1,282m봉을 힘
들게 넘고서야 이번 구간 마지막 봉우리인 약수산 정상에 설 수 있었다. 예전엔 바위 위에 올
려져 있던 정상석이 바닥에 박혀있다. 삼각점, 연곡 375/ 2005 재설..
약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서쪽의 조망..
약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동쪽 방향의 대간길(지나온 대간길)..
아쉬움의 연속, 벌써 몇번째인가? 계속되는 우중산행으로 이 지역의 조망을 못봐 몸살이 날
지경이다. 언젠가는 다시 밟아보고 싶은 구간이다. 날씨 좋은 날 이쪽 대간길에 들어 속시원히
주변을 돌아보리라 다짐을 하면서, 기대했던 것과는 반대로 비좁은 약수산 정상에서 내려와
2분정도 진행하니 "백두대간 등산안내도"가 그곳에 세워져 있다. 아마도 정상이 협소한 관계로
이곳에 세우게 된 듯..(12;38)
약수산 정상에서 20분정도 내려오다 이정표(구룡령 0.6Km/ 약수산 0.78Km/ ? )가 서있는 곳,
1,218m봉에서..이 봉우리엔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좌측으로 갈림길이 나있다.(12;58)
10분 더 내려와 구룡령 0.3Km 지점에서..(13;07)
300m 하산길은 통나무계단길로 비에 젖어 있었기에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내려
야 했는데, 지리산에서 쉬지 않고 계속 대간길을 왔다는 분의 뒷모습이 지쳐있는 듯 힘들어
보였다.
고사목이 푸른 숲에 사슴 뿔처럼 솟아있는 내리막길을 내려서..
약수산에서 구룡령까지 40분만에 내려와 "입산금지" 푯말이 서있는 날머리에 도착하여.,
(13;15)
구룡령 정상에서는 동물 이동 통로를 우회하여 구룡령 기상대 옆으로 대간길이 나있다. 숲에
서 빠져나오니 당귀꽃 향기가 코를 유혹하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해 온다. 짙은 향기에 피로감을
잊을 수 있었던 그 곳을 지나..
진고개에서 동대산 까지는 2027년까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이지만 산행로만은 제외
되어 있기에 진고개에서 가슴 졸이는 일은 없어 좋았다. 그러나 진고개를 출발하자마자 처음부
터 고도 500m 정도를 치고 오르는 숨가뿐 오르막길, 동대산 정상까지는 땀을 좀 빼었던 것 같다.
설악산권으로 접어드는 첫 구간에서의 쉽지 않은 땀과의 전쟁을 치른 후 비교적 순탄한 능선길
을 달려서 신배령을 넘은 후, 몇차례 힘겨운 오르막길이 있었지만 긴 거리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게 되었음을 감사히 생각하며..
오대산은 중국 산서성 청량산의 별칭으로 신라시대에 자장율사가 당나라 유학 당시 공부했던
곳으로 그가 귀국하여 전국을 순례하던 중 이 산의 형세를 보고 중국 오대산과 너무나 흡사하여
이 산을 오대산이라 이름붙였다고 전해진다.
오대산은 주봉인 비로봉을 비롯해서 다섯 개의 연봉이 주축을 이루면서 마치 연꽃처럼 피어
올라 있으며, 이들 연봉의 사이사이에도 노인봉, 계방산, 복용산 등 그만그만한 준봉들이 숱하게
솟아있어 그 풍치가 우아스럽다. 다섯 연봉 중 동대산과 두로봉 등 두 개의 봉우리를 오늘 구간
에 가슴 설레며 지나게 되었던 일,
오대산과 설악산을 이어주는 응복산에 올라 오대산과의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봉우
리 같지 않은 마늘봉에 올라 잠시 가뿐 숨을 달랜 후 약수산을 향해 마지막 피치를 가했었다.
응복산에서 약수산까지는 마늘봉을 비롯해 1,261m봉과 1,282m봉의 봉우리를 넘어선 후에야
또다시 가쁜 숨 몰아쉬며 약발을 받아야 오른다는 약수산 정상에 설 수 있었다. 약을 수없이 받
은 후에야 오를 수 있다하여 약수산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힘에 겹다는 이번 구간이 그다지
힘 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음은 여유로움과 함께한 일행들과의 즐거움이 컸던 때문이 아닌
가 생각된다.
산 이름은 남쪽 골짜기에 있는 명개약수에서 생겨났다고 전해지지만 주변에 불바라기약수며
갈천약수가 위치해 있는 약수산 정상을 내려서면 구룡령이다. 일만 골짜기와 일천 봉우리가 일
백이십여리 구절양장 고갯길을 이룬 곳으로 마치 아홉마리 용이 서린 기상을 보이는 곳에서 유
래한 지명이라고 씌여진 커다란 표지석이 있는 구룡령은 본래 이름이 '장구목'이었지만 도로가
포장되면서 달리 지명이 변해버린 곳이라고 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명개리에서 양양군 서면 갈천리를 잇는 번듯하게 포장된 56번 국도가 감
히 '구룡령'이란 이름을 대신 달고 있지만, 진짜 구룡령 옛길은 그 곁의 깊은 숲에 꼭꼭 숨어 있
다. 56번 국도의 구룡령 정상에서 다음 구간에 지나게 될 나무 계단을 따라 백두대간 길을 걷다
가 사거리에서 우측 길을 따라 갈천리 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바로 구룡령 옛길인 셈이다.
문경새재, 죽령옛길, 문경의 토끼비리와 같이 명승으로 지정되어 문화재 길이 된 구룡령 옛길
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설악산권으로 들어가는 첫 구간
의 산행을 마친다.
마늘봉(1126m)보다 오히려 1,261m봉과 1,282m봉 오르기가 더 가파른 느낌이 든다. 마지막
봉우리인 약수산(1306m) 정상 직전의 전망바위에서 제법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는데, 끝내
약수산마저도 조망을 허락해 주지 않았기에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구룡령을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하산할 56번 국도상의 양양군 그 뒤에 대청봉과 왼쪽으로 한계령으로 짐작되는 곳을
바라보는 조망이다. 이곳에서 설악은 지척이다.
응복산(1,360m)은 백두대간의 한계령과 대관령의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 산은 북쪽의
80리 골짜기인 미천골로 더 유명한데, 이 밖에도 통마람골. 약수골. 합실골 등 원시 골짜기들을
여럿 품고 있다.
만월봉을 지나면서부터는 고도차가 심한 오르막길을 힘도 많이 들고 그야말로 구절양장
의 길을 이어서, 가끔씩 멧돼지 떼들이 숲을 훼손시킨 장면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진고개
에서 북으로 설악산과 남으로는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강원 영동(양양군)과 영서(홍천)를
가르는 분수령인 구룡령까지 생각보다는 멀고 힘든 산행길이었다.
구룡령은 일만골짜기와 일천봉우리가 일백이십여리 구절양장 고갯길을 이루었다 하며,
마치 아홉마리 용의 기상이 서려있다는 곳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11.09,17)
첫댓글 훈훈한 연말연시 되시고 메리 크리스마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