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_Chan(찬 찬) / Buena Vista Social Club
"Buena Vista Social Club"은 "환영받는 사교클럽"이란 뜻으로 앨범명그룹명이고
영화 타이틀입니다.
이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10대 후반에서 90대까지 신구 모든 세대를
포용하고 있습니다.
즉, 쿠바 음악의 과거를 리드했던 백전노장들과 지금을 이끌고 있는 현역 뮤지션들이
총망라되어 있지요.
앨범의 음악을 쭉 들어보면 가장 먼저 참여한 뮤지션들 모두가 즐겁게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집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자신들이 충분히 "즐기며" 했기에
듣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편안한 감상이 가능한 것이겠지요.
무엇보다 가슴 뭉클한 것은 이제는 노인이 된 거장들이 음악에 보여주는 집중력입니다.
결국 음악은 이들에게 삶이며 동시에 신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자세는 국적과 장르의 구분을 떠나 분명 지구촌의 모든 음악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곡들은 "라이브" 방식으로 단번에 끝내 그 생생함이 마음속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도 이 앨범의 장점이며 모든 수록곡들이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습니다.
제대로 음악교육을 받지도 못했고 그저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음악을 체득한 멤버들을
보며 "감동은 테크닉 위에 존재했다"는 진리를 다시금 마음 속에 새겨보게 됩니다.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이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알토 세드로에서 마키네로
쿠에토를 거쳐 마야리로 가야지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은 부정할 수 없어요
오직 당신만 원할뿐 나도 어쩔 수 없어요
후아니타와 찬찬 해변에서 모래 장난을 칠 때
얼마나 그녀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마나 그가 설레였는지
마른 등나무 잎을 치워줘요 거기 앉고 싶어요
그 나뭇가지에 앉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을래요
알토 세드로에서 마키네로
쿠에토를 거쳐 마야리로 가야지
▣ Buena Vista Social Club(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
본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과거 1940년대 쿠바 하바나에 있었던 가장 유명한 사교 클럽의 하나였다.
유명한 클럽이었던 만큼 당시 쿠바의 많은 유명 뮤지션들이 공연을 했는데 그 중에서도
카차오 로페즈(Cacho Lopez, 베이시스트 올란도 "카차이토" 로페즈(Orlando "Cachaito" López)의
아버지)와 아르세니오 로드리게즈(Arsenio Rodriguez)가 가장 유명했다.
당시 아르세니오의 밴드에서 피아노를 쳤던 루벤 곤잘레스(Rubén González, 1919~2003)의
말에 따르면 보수는 정말 적었음에도 그들 자신들이 정말로 음악을 하는 것이 좋았기에 연주를 했다고 한다.
훗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통해 함께하게 되는 루벤과 꼼빠이 세군도(Compay Segundo,
본명 막시모 프란시스코 레필라도 무노즈(Máximo Francisco Repilado Muñoz, 1907~2003),
이브라힘 페레르(Ibrahim Ferrer, 1927~2005) 등은 그 당시를 대표하는 젊은 뮤지션들이었다.
하지만 쿠바 혁명이 일어나면서 이 모든 상황이 바뀌어버리고 말았는데 1959년 대통령에 오른
마누엘 우루티아 레오(Manuel Urrutia Lleó)는 하바나의 향락적인 문화생활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이후 피델 카스트로가 완전히 정권을 장악하게 됨에 따라 이전까지의 문화는 대부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비록 쿠바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전통 음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후 팝 뮤직과 살사가 쿠바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쿠바의 전통 음악들은 대중들로부터
점차 잊혀지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활동했던 꼼빠이 세군도와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
엘리아데스 오초아(Eliades Ochoa)같은 이들을 제외한 과거 하바나의 클럽들을 주름잡았던 이들
대부분은 음악을 접고 구두닦이나 이발사로 전직하거나 발레하는 아이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해주는 등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늙어가고 있었다.
이후 1995년, 월드 서킷 레코드(World Circuit Records)의 프로듀서 닉 골드(Nick Gold)는 이전부터
쿠바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라이 쿠더(Ry Cooder)에게 쿠바 재즈 뮤지션들과 아프리카의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하는 퓨전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제의를 했고 이에 동의한 라이는 말리의 토속 음악인들과
쿠바 뮤지션들을 섭외해 하바나에서 녹음을 할 것을 계획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말리 뮤지션들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자 닉과 라이는 계획을 바꾸어
쿠바의 전통 음악인 손(Son) 앨범을 내기로 결정하고 당시 또다른 쿠바 음악 프로젝트인
아프로 쿠반 올 스타즈(Afro-Cuban All Stars)를
진행하고 있던 후안 데 마르코스 곤잘레스(Juan de Marcos González)와 함께
작업을 할 다른 뮤지션들을 섭외해 앨범을 녹음하게 된다.
이들이 쿠바를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이 아티스트들과 6일만에 녹음을 완성해 발매한 것이
"Buena Vista Social Club"인데 이것이 대박을 치면서 전세계적으로 큐반 재즈 열풍을 일으킨다.
앨범 발매 이후엔 헤수스 "아구아예" 라모스(Jesus "Aguaje" Ramos)와 피오 레이바(Pío Leyva),
마누엘 갈반(Manuel Galbán)등이 밴드에 합류하였으며 이후 이 어르신들은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몇 차례 공연을 가진 뒤 미국 카네기 홀까지 가서 공연을 하고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후에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름하에 열린 공연들이 몇번 더 있었다.
2003년에는 이브라힘 페레르가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로 무산되었고
유일한 여성 보컬인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2001년 루벤 곤잘레스 및 다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멤버들과 함께 내한한 바 있으며 2005년에도 내한공연을 가졌다.
2006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10주년을 기념하여 생존한 멤버들 일부는 젊은 뮤지션들
카를로스 칼룬가(Carlos Calunga), 퍼커션을 맡았던 아마디토 발데즈(Amadito Valdés)의
딸이며 역시 가수인 이다나 발데즈(Idana Valdés) 등과 함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름으로 월드 투어를 치뤘고 이후 이들은
오케스트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Orquesta Buena Vista Social Club)이란
이름으로 2014년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멤버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그룹을 탈퇴한 상황임에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름을 달고 활동하는 이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요즈음 쿠바를 여행한 사람들에 의하면 이들 공연을 직접 보고 주축이던 세 사람이 없는 것이 뭔가
허전했다고 했다.
또한 나머지 멤버들도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 2009년 2월 9일에는 더블 베이스를
맡고 있었던 올란도 "카차이토" 로페즈가 수술을 받던 도중 사망했고 2012년 2월 11일에는
기타리스트인 마누엘 갈반이 80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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