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 승리했지만 힘든 표정이 역력했다. | "역시 이세돌이에요. 이렇게 재미있는 바둑은 최근엔 거의 처음이었던 거 같아요. 이 바둑 하나만 가지고도 책 한권은 쓸 수 있겠는데요. '이세돌의 묘'라고 이름붙여서요. 아니면 월간바둑 한권을 관전기 하나로 만드는 것도 가능할 정도에요. 묘수도 많이 나왔어요. 이게 또 워낙 강동윤이 잘 둬줘서 그렇죠. 이세돌이 아무리 잘 둬도 상대가 적수가 안되면 작품이 안나와요." - kt배 결승1국 바둑TV 해설 김성룡 9단
이세돌의 심장이 미세하나마 더 강했다.
10월 26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0 olleh kt배 결승5번기 제1국에서 이세돌 9단이 강동윤 9단을 맞아 229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둬 5번승부를 앞서기 시작했다.
결승 1국은 '이세돌과 강동윤의 묘(妙)'라고 이름 붙여도 될만큼 변화가 많았던 대국이다. 이세돌과 강동윤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버텼고, 서로의 버팀이 극에 이를 때마다 대타협이 벌어지곤 했다. 이세돌 9단의 초반 신수가 나왔고, 이 과정에서 강동윤의 기발한 반발도 여지없이 터졌다.
초반과 중반의 흐름은 강동윤에게 우세했으나 그 틈 사이사이에는 바둑의 신이 아닌 이상 저지를 수 밖에 없는 미세한 실수들과 착각이 있었다. 착각은 강동윤이 했고, 이는 이세돌이 승리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결국 마지막 계가상황을 마무리 지은 멋진 끝내기는 이세돌의 몫(165수)이었다.
- 다행이다,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은 국후 바둑TV 승자 인터뷰에서 "엎치락 뒤치락 했던 한 판이다. 초반이 너무 않좋았는데, 강동윤 9단의 착각이 있었다. 상대의 착각(우변)이 있었는데도 바둑이 쉽지 않았다. 이겨서 다행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결승1국처럼 이렇게 치열하게 두는 까닭은 "서로 끝까지 버티기 때문"이며, 결승무대 처럼 중요한 시합은 "더욱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어쩔 수 없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 9단은 "그러나 항상 말해왔듯이 이기고 싶은 마음과는 별도로 내용도 중요하다.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고 싶다"고 끝을 맺었다.
이세돌 답지 않은 소감(!)도 있었다. 강동윤과 겨룬 결승1국의 초반이 워낙 험난했기 때문에 나온 듯 했다. 자칫 실수했으면 단명국이 될 뻔도 했다. 이세돌 9단은 "초반에 일방적으로 밀린 감이 있다. 초반을 미리 구상하고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준비를 하긴 해야할 것 같다"고 27일 열리는 2국에 대한 대비계획을 밝혔다.
결승2국은 27일 오후 7시부터 바둑TV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사이버오로와 야후바둑에서 허영호 7단의 해설로 인터넷 생중계된다.
▲ 대국직후 복기 장면
------------ 이하 26일 속보 ------------
대국시작/ 이세돌 신수! 강동윤 반발 이세돌 9단이 신수를 꺼내들었다. 그리 대단치 않은 초반포석의 기분전환(?)용일 수도 있으나, 두지 않던 수를 이세돌이 놨기 때문에 해설자, 기록자들이 모두 놀랐다. (신수는 흑17) 강동윤 9단은 당연히 반발했다.
2010 olleh kt배 결승5번기 제1국이 서울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오후 7시부터 열리고 있다. 대국 시작 10분 이전부터 두 대국자는 스튜디오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첫국에서 돌을 가린 결과 흑번은 이세돌의 차지가 됐다. 이세돌 9단은 뭔가 연구가 된 듯, 초반포석에서 잘 쓰이지 않는 수를 꺼내들어 강동윤의 의중을 떠보고 있다. 해설자 진동규는 이 새로운 초반의 형태에 관해 "딱 잘라서 선악을 이야기하긴 힘들다"고 진단.
7시 37분, 초반 포석 30수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후 내용은 속보로 전한다. 이세돌-강동윤, olleh kt배 결승 1국은 진동규 5단의 해설로 사이버오로와 야후바둑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된다.
8:05/ 강동윤 기발한 수로 대응 포석은 30수가 넘자마자 긴장감 넘치는 전투로 발전했다. 이세돌의 좌변 치중(35)에 손을 빼고 하변 붙임으로 두었다. 바둑은 50수도 넘기 전에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한국기원 지하1층에 마련된 검토실에는 후원사인 kt스포츠단 김영진 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모여 생중계를 시청중이다. 같은 날 열리는 농구경기를 제쳐두고 바둑을 찾은 것.
8:27/ 강동윤 중앙 빵따냄, 이세돌 난조? 강동윤이 중앙 빵따냄을 얻어냈다. 강동윤이 확실한 실리 대신 엄청나게 두터움인 중앙 빵따냄을 택한 것. 시원하다. 해설자 진동규는 "(나같이)약한 사람과 뒀으면 실리를 먼저 챙기고 전투를 택했을지도 모른다"고 촌평. 50수까지의 흐름은 강동윤 9단이 앞서고 있어, 이세돌 9단의 고민이 깊어만 가고 있다.
▲ 결승1국 시작, 이세돌이 흑을 잡았다. 8:55 이세돌 대마사냥 강동윤, 그 와중에서도... 이세돌이 대마를 잡으러 갔다. 강동윤은 초읽기에 몰려 있다. 강동윤이 위기의 초읽기 순간에도 묘하게 수순을 꼬며 상대의 간을 떠보고 있다.
9 : 16 중앙대마 공방 강동윤이 우변 대마를 크게 살리고 중앙 대마의 타개에 승부를 걸었다. 이세돌 9단도 타협이 아니라 무조건 잡아야 하는 형세. 백은 살기만 하면 우세하다.
9 : 40 대마 수상전 근래 보기 드문 대마 수상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리란 예측은 불가능했다. 강동윤이 선택한 강공. 그러나 바깥쪽의 흑 대마가 활로를 찾으면 바둑도 끝난다. 또 다른 패싸움이나 타협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09 : 50 대타협 금방이라도 어느 한 쪽이 죽을 듯 하더니 대타협이다. 결승1국의 종착점은 끝내기에 의한 계가싸움으로 변해가고 있다.
10 : 20 이세돌 승리 이세돌 9단이 결승1국의 승리를 거뒀다. 계가에서 밀린 강동윤 9단이 무리한 팻감을 썼고, 이세돌 9단이 이를 응징해 파란만장한 대국의 종지부를 찍었다.
▲ 강동윤 9단의 장고
▲ 이세돌9단의 장고
2010 olleh kt배의 우승상금은 1억원.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는 40초 3회다. 매회 바둑TV에서 생중계로 진행되며, 프로기사의 해설로 인터넷 생중계한다.
○●... 이세돌-강동윤 결승 5번기 (오후 7시)
1국 10월 26일 해설 : 진동규 5단 2국 10월 27일 해설 : 허영호 7단 3국 11월 08일 4국 11월 09일 5국 11월 1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