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달만에 다시 운동다운 운동을 했습니다.
양쪽 다리의 근육량이 워낙 차이가 나다 보니 아직 뛰는 건 무리라서 작은 공부터 시작했습니다.
차 타고 가다가 내려서 채 한 번 휘두르고 다시 차 타고 가는 운동이라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내친김에 어제는 계족산 황토길도 걸었습니다.
친구들이랑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느릿느릿 걸으니 걸을만 하더라구요.
맨발에 느껴지는 황토의 시원함과 발가락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부드러운 촉감이 그만이었습니다.
30도가 넘는 날씨였음에도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시간만 충분하다면 14km 풀코스를 걷고 싶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운동은 코딱지만큼 했습니다.
운동 후에 살쪘다는 사람들 있죠?
딱 저 같은 사람들입니다.
카트 타고 다니면서 작은 공 치고는 풍천장어구이, 황토길 잠시 걷고 나서는 오리누룽지백숙을 배터지게 드셔 주셨지요.
신탄진 IC 근처 장수촌 누룽지백숙은 정말 맛있더라구요.
어제는 몰랐는데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어깨죽지, 허벅지, 장딴지에 느낌이 오네요.
고작 그거 하고 뻐근하다는 것이 어이 없긴 합니다.
그래도 출발이 좋습니다.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오는 거 맞나요?
시원하게 쏟아진다고 누가 뭐랄 사람 없는데 하늘이 어째 여~엉 그러네요.
우리 모두 자기만의 기우제를 지내 보자구요. ~^.^~
♥처음 사랑♥
나그네 두 사람이 먼 길을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걷기 시작해서 한나절이 될 때까지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태양은 작열하고 땀은 비오듯 했습니다.
마치 사막 같은 광야길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습니다.
간간히 준비해 간 물로 목을 축였지만 어디엔가 쉴만한 곳이 필요했습니다.
한참을 걸어가도 쉴만한 나무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그 두 사람은 그림자가 잘 드리워져 있는 나무를 한 그루 발견했습니다.
그 나무는 수많은 바람과 태양열에 휘어지고 굽어진 아카시아 나무였습니다.
그들은 너무도 반가워 그 나무를 향해 지친 몸이지만 더 열심히 걸어갔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나무 그늘에서 잠시나마 편안한 쉼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자신들이 쉬고 있는 나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나무가 왜 여기에 있지?"
"그래, 그러고보니 그렇군. 이 나무가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어. 분명 잘못 심겨진 거야.
그리고 이 나무는 너무 못 생겨서 재목으로도 쓸 수조차 없을 거야" 등등...
그들은 자신들이 쉬려고 그토록 찾았던 나무였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고 불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고마움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이제는 나무가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에 서로의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우리는 처음의 고마움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자기 차를 운전할 때의 기분을 망각하고 끊임없이 추월하고 차선과 신호를 무시하며 교통법규를 자꾸만 어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할 때의 신기함을 잊어버리고 점차 버전이 뒤떨어진다고 지금의 폰에 불평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릴적 잠시라도 매일 자신의 곁에 있어야 할 존재로 조금만 떨어져 있더라도 목놓아 울던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어머니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사람을 우리는 잊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의 소중한 사랑을, 간절함을 해결해 주었던 은인을, 어떤 물건을, 어떤 우연을, 어떤 기회를 처음과는 달리 나중에는 잊어버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항상 잊지 마십시오. 처음 사랑을...
-세상의 모든 이야기/스토리 메이커 박성목